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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따뜻한 인간미를 영상에 담고 싶어요!

by KOCCA 2012. 4. 27.

 

 

이 름 : 김 승 철

 

주요 경력
현재 (주)펜타브리드 영상사업본부 수석
2012년 ‘2012여수세계박람회’ 한국관 전시관 3면 디오라마 영상 외 다수 진행 중
2011년 국립중앙박물관 ‘초상화의 비밀전’ 전시영상으로, ‘2011 & Awards’ 디지털영상

Illustration & Animation 부문에서 최우수상 수상


 

지난해 이맘때쯤 펜타브리드(Pentabreed) 영상사업본부로 자리를 옮긴 김승철 감독. 그는 요즘 5월에 열리는 ‘2012여수세계박람회’ 전시영상 작업을 준비하느라 무척 바빠서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펜타브리드에서 준비 중인 전시영상의 기획 및 연출 등 영상제작의 총괄을 맡아 진행하고 있는 그의 영상 스토리가 궁금하다.

 

3D 작업자에서 감독이라는 자리까지
“기존의 영상사업본부는 CF와 홍보영상을 주로 기획 및 제작하는 ATL(Above the Line) 기반의 영상을 진행해 왔다면, 펜타브리드의 영상사업본부는 새로운 시장개척과 전시영상(BTL: Below the Line) 분야에 매진하고 있죠. ATL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내며 같이 성장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김승철 감독도 현재의 ‘감독’이라는 위치에 오르기 전까지는 3D 작업을 도맡아 온 작업자 출신이다.

 

하지만 그는 어느 누구 못지않게 3D작업에 대한 열의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다른 사람이 기획해준 내용이 아닌 자신이 기획한 프로젝트를 연출해 보는 것이 작업자들의 로망이죠. 저도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려 노력해 왔죠. 그러던 차에 모 민간기업의 전시영상을 총괄하는 PM으로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게 됐어요.”

 

▲ 2007 파주운정전시장 (360˚서클 비젼) 서클비전 제작에 참여하면서 전시영상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기존의 3D방식과 시스템으로는 그 프로젝트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기존의 습성과 사고에 색다른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그래서 찾은 답이 ‘모션 그래픽’이었다. “모션 그래픽을 이용하면 단기간에 다이내믹하고 효율적 작업진행이 가능하죠. 그래서 3D작업 못지않은 모션 그래픽의 매력에 단번에 매료됐어요.”

 

2000년 중반 이전에 그는 3D에 대한 이해와 다방면의 퀄리티 작업을 주로 했다. 특히 포스트 프로덕션인 서브마린에서는 3D합성을 통해 2D작업과 호흡을 알게 되었다. 그 후, 프로덕션인 애니프레임에서는 전시영상으로 범위를 넓혔고 기획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3D 입체영상 제작업체인 레드로버에서는 영상 기획 및 연출을 하며 평면이 아닌 3D 입체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었다. “현재 일하고 있는 펜타브리드에서는 지금까지 거쳐 온 업체들에서 익힌 노하우들을 모두 한데 모아 전시영역에서 제 능력을 펼쳐가고 있습니다.”

 

 

▲ 2008 Communic Asia (LED 10m x 1.7m). 본격적으로 모션 그래픽에

3D를 접목시킨 예술적 감각이 돋보여 호평받은 프로젝트이다.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크로스미디어
김승철 감독은 펜타브리드가 실사영상뿐만 아니라 디지털영상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스케일에 상관없이 최상의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른 업체와 차별화되는 점이라면 기존의 포스트 프로덕션(Post Production) 기반의 섬세한 완성도와 전시영역의 예술적 스케일감이 접목해 보다 높은 완성도를 구현한다는 점입니다. 또,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전시영역에도 Flame 작업실과 전문 인력을 두고 있어 후반작업의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죠.”

 

현재 펜타브리드는 CF 및 홍보영상 기획 제작 외에도 3차원 스테레오스코픽 시스템(Stereoscopic System) 기반의 CG입체영상(3D입체영상, 4D입체영상, 5D입체영상 등)에 연출과 특수효과를 더해 감동을 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미디어 시스템(Media System) 기반의 영상을 모니터에 상영하는 수준을 넘어 예술적인 감각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입한 다양한 영상시스템의 설치를 비롯해, 다면 멀티영상의 세팅을 통한 예술적 이미지와 웅장함을 추구하는 영상들을 제작해 오고 있다. 여기에 인터랙티브 시스템(Interactive System) 기반의 터치스크린, 미디어 테이블, 디지털 병풍 및 홀로그램 영상 등 다양한 양방향 첨단 콘텐츠들을 기획 및 제작하고 있다.

 

 

▲ 2009 CES (LCD 42“ 35대) 다면 멀티영상으로, 국제적인 박람회에서도 모션 기반의 인상적인 연출이 돋보였던 프로젝트


“현재 펜타브리드는 기획 파트와 제작 파트로 나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수동적으로 주어진 일만하는 사람보다는 자신의 의견도 어필하여 나눌 수 있고, 더 좋은 기획안과 영상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능동적인 인재를 원하고 있어요.” 그는 서툴더라도 조금씩 아이디어나 기법 등을 제안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좋은 평가를 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작업자들은 무엇보다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 2010 롯데건설 3D 입체 홍보영상. 글로벌한 건설사의 국내외의 사례들을 잘 보여줘 박수를 받았던 프로젝트


영상에 인간미를 불어 넣다!
지난 2011년 가을, 박진호 카이스트 연구원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된 국립중앙박물관의 <초상화의 비밀전>은 그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작품이 됐다. 지난해 연말에 이 전시영상으로 ‘& Awards’ 디지털영상 Illustration & Animation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거장 루벤스의 ‘한국인 초상’을 모티브로 기획했던 작품이에요. 루벤스가 서양미술의 기법인 드로잉으로 한복 입은 남자(한국인 초상)를 표현했다면, 영상 속에 등장하는 조선 사람은 드로잉 버전이 아닌 전시 콘셉트에 맞게 동양화풍의 초상화 버전으로 한지 위에 한복을 입은 남자(한국인 초상)로 만들었죠. 실존 인물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영상후반부 드로잉에서는 생명력을 불어 넣어 살아 움직이게 하는데 중점을 두었죠.” 그는 몇 백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시대의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조선 사람이라는 자부심과 기개를 잃지 않은 인물로 재탄생 시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한다.

 

 

▲ ‘& Award 2011’에서 디지털영상 Illustration & animation 부문 최우수상 수상한 국립중앙박물관 ‘초상화의 비밀’ 전시영상

 


하지만 그에게도 모든 작업이 수월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09인천도시축전’ 당시에 3면 서클입체영상 작업을 할 때는 많이 힘들었다. 그 당시 제작일정은 3개월 밖에 주어지지 않았고, 파주 Ubi-park 서클영상 제작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어서 의욕만 앞섰다고 한다. “첫 입체영상 제작인데도 3D 입체영상에 대한 노하우나 연출 등 제작진들과 3D 입체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제작을 해서인지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많이 속상했죠.”

 

그때의 실패를 거울삼아 그는 3D 입체영상 작업에 대한 기획과 제작에서 충실한 준비를 함으로써 그가 참여한 작품이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하게 활용되는 등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기획과 연출을 할 때면 참신한 컨셉과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저는 감수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업할 때 초심의 감수성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더라구요.”

 

새로운 영상 디자인, 기대하세요!
현재 그는 GL Associates, 조풍연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와 함께 ‘2012 여수세계박람회’ 한국관의 전시관 영상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프로젝트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일정에 쫓기다 보면 아이디어나 컨셉들이 기계적으로 나온다며 사람이 사람에게 전하는 메시지에 따뜻함을 담아 전달할 수 있다면 영상에 대한 이해도 쉬워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 ‘2012 여수세계박람회’ 한국관의 태극 LED가 인상적인 야경조감도와 전시관 3면 디오라마관의 예측도


“현재 작업 중인 전시관 영상은 실사영상과 디지털 영상을 혼용한 작품이에요. 한국의 아름다운 연안과 바다, 그리고 바다와 함께 해온 한국인의 오랜 삶이 미니어처 디오라마(Diorama) 라이브 세트와 멀티 레이어 다면 영상무대로 구현될 예정입니다. 먼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해양역사와 삶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죠.” 그는 영상과 모형, 퍼포먼스가 함께 하는 흥미로운 복합 전시로 관람객들을 새로운 감각의 세계로 안내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 2012년 시무식 때 직원들과 함께


“제게 모션그래픽은 작은 소우주 같다고 할 수 있어요. 신과 같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는 못하지만 저만의 우주공간에 무한한 상상력으로 빈 공간을 채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소우주는 어떤 의미에서 각자의 역량이나 창조적인 자세, 그리고 열정에 따라 그 크기나 색채 등이 천차만별로 나타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영상을 준비하는 그에게서는 항상 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미소를 볼 수 있다. 그가 만드는 새로운 전시영상이 어떤 느낌을 전해줄 것인지 사뭇 기대된다.

 

 

■ 글 _ 박경수 기자 twinkak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