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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우리나라 캐릭터 업계의 현실

by KOCCA 2012. 4. 28.

우리나라 캐릭터 업계의 현실

 


 

윤 홍 진 ㈜씨툰 디자인실장


캐릭터 디자인을 전공하고 갓 대학을 졸업한 초년생 디자이너라면 대부분 잘 나가는 캐릭터회사나 디자인전문회사에 취직하여 안정적으로 근무하며 적절한 급여를 받으며 실력을 쌓아나가길 바랄 것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자신만의 꿈을 안고 남들과 다른 길을 가기 원하는 소수의 무리들이 있다. 이들의 꿈을 살펴보면, 캐릭터 하나 잘 만들어서 대박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치밀한 계획없이 지극히 단순하고 직관적인 열정만으로 뛰어드는 경우도 있고, 차별화된 캐릭터를 만들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작가적인 마인드로 뛰어드는 경우도 있고, 극소수지만 보다 원대하고 당찬 포부와 함께 치밀한 계획가운데 단계적인 세부계획을 세워 일류캐릭터디자이너가 되고자 하는 거장의 마인드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어찌 되었건 현재 대기업 산하의 안정적인 캐릭터 회사를 제외한 독립 캐릭터회사로 창업하여 지금까지 살아남은 캐릭터 업계의 대부분은 이러한 남다른 비전과 꿈을 안고 태동한 회사들이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홀로서기까지의 힘겨운 여정 (태동기)
당찬 포부와 꿈을 안고 시작한 캐릭터회사의 사장은 바로 눈앞에 직면하는 ‘재정’이라는 커다란 벽을 실감하게 된다. 당장 사무실 임대부터 시작하여 매월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급여 등 사장으로써 신경써야 할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디자인진흥원이나 콘텐츠진흥원, 또는 중소기업청에서 매년마다 제시되는 다양한 지원책 및 사업공고 등을 면밀히 알아보고 제안하여 최대한 끌어올 수 있는 정부지원금을 알아보기도 하고, 캐릭터사업 외의 다른 부가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며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게 된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가장 큰 장벽이라고 한다면 아무런 포트폴리오가 없는 상태에서 지속적인 프로젝트 수주가 어렵다는 점이다. 더구나 인맥도 없고 경험도 없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힘든 상황의 연속일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버티며 이러한 홀로서기의 힘겨운 여정을 인내하게 된다면 캐릭터회사로 살아남게 되지만, 대부분은 이 과정을 견디지 못해 도중하차하게 된다.

 

 

다양하고 탁월한 캐릭터 포트폴리오를 부지런히 쌓아나가는 것이 최고의 마케팅이다.



단순디자인용역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까지 (성장기)
창업 초기에는 캐릭터 디자인개발 업무를 대부분 자체적으로 소화하며 가급적 많은 디자인용역들을 수행하며 포트폴리오를 부지런히 만들어 가야 한다. 이렇게 하여 어느 정도 포트폴리오가 쌓이게 되면 조금씩 프로젝트의 규모도 커지고 의뢰건도 많아지게 되며 다양한 디자인적인 필요들이 생기기 때문에 자체제작으로는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어, 기획파트를 제외한 아트웤부분에서 아웃소싱을 활용함으로 프로젝트 수행의 범위를 넓혀 나간다. 그리고 점점 고부가가치를 지향함으로써 투자대비 효율성을 모색하고 디자인 업무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적절한 디자인단가책정과 긴밀하게 팀웤할 수 있는 꾸준한 외주인력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 된다.

 

캐릭터의 본질에 이르다 (완숙기)
캐릭터사업의 가장 강력한 마케팅 툴은 포트폴리오이다. 10년 이상의 업력이 쌓이게 되면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그동안 쌓아온 양질의 포트폴리오 자체로 지속적인 프로젝트 수주로 연결된다. 어느 정도의 매출규모에 이르게 되면 이제 자사의 캐릭터를 제작하여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OSMU나 온라인 콘텐츠, 앱, 어플 등의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 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위에 두서없이 나열한 캐릭터회사의 창업, 성장스토리는 우리나라 캐릭터 업계의 현실을 100% 반영한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는 없지만, 가상의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몸으로 부딪치며 배운 현장 디자인실무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서술한 것이기에 어느 정도 국내 캐릭터 업계의 현실을 다분히 반영한 설득력있고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국내 캐릭터시장에 대한 바램
한류의 열풍, K-top 붐, 국산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의 선전 등 대한민국의 문화콘텐츠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캐릭터 시장 역시 점점 그 규모가 커져가고 다양한 모양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 그리고 SNS, 스마트폰 메신저 등을 통하여 ‘캐릭터 커뮤니케이션’이 소통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앞에서 국내 캐릭터 업계에서 감당해 주어야 할 역할은 무한대이다. 캐릭터가 단순한 제품홍보, 마케팅툴로서만 활용되는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쉽게 감성을 담아내며 자신의 스토리를 캐릭터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매개체로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창조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제4의 물결 스마트시대를 통과하며 앞으로 쓰나미처럼 몰려오게 될 제5의 물결은 캐릭터 커뮤니케이션 시대임을 직시하고 이에 대응한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