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사랑하는 장르음악, 케이팝(K-pop)

 다소 촌스러운 말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솔직히 말해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대중음악을 이야기하며 '빌보드'를 이렇게 당연하게 이야기하게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한국 가수의 음반과 노래가 발매와 동시에 전 세계 수십 개 음원 차트에 이름을 올리고, 발매 후 수개월에 걸쳐 오대양 육대주 방방곡곡을 누비며 월드 투어를 펼치는 일상이 당연해진 요즘, 케이팝의 인기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해 현실은 냉정하게 그러나 놀라운 것은 놀라운 그대로 순순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한 지경이 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팝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이 완성도 높은 세련된 음악을 기반으로 함께 선보이는 강렬한 퍼포먼스와 몰입도 높은 세계관을 새로운 대륙을 탐험하듯 단계적으로 받아들이다 보면 '몰라서 못하지, 한 번 알면 안 할 수 없다'는 케이팝은 지금, 전 세계인들에게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음악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눈에 보는 국가별 케이팝 현황 *출처: 블립(2019), <2019 GLOBAL K-POP MAP>

 그렇게 해와 달이 다르게 성장해 가고 있는 케이팝과 형제자매처럼 붙어 다니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해외’ 입니다. 글로벌 시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케이팝을 만들거나 소비하고 있는 이들 사이에서는 이미 케이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케이팝에 있어 해외는 이제 단순히 상품 출시 후 고려해야 할 변수 가운데 하나가 아닌 기획, 제작 단계에서부터 연구하고 고민해야 하는 상수 중의 상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8월 팬덤 연구소 블립이 공개한 <2019 GLOBAL K-POP MAP>의 국가별 케이팝 소비 현황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케이팝 유튜브 영상 조회 수 가운데 대한민국의 비중은 고작 10.1%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조사 대상 국가 가운 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뒤이어 자리한 인도네시아(9.9%), 태국 (8.1%), 베트남(7,4%)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은 수치입니다. 이외에도 미국, 일본, 필리 핀, 브라질, 멕시코,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상위 10개국이 전체 조회 수의 68.1%를 차지했습니다. 나머지 1/3인 31.9%에 자리한 기타 국가들의 비중까지 생각하면, 적어도 유튜브를 통해 소비되는 케이팝은 이제 비단 대한민국만의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글로벌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독특한 장르 음악이 되어 버렸다고 이야기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케이팝 가수별 유튜브 글로벌 조회 수 비중 2020 *출처: 가온차트

 이번에는 가수별 비중을 보겠습니다. 가온차트가 2020년 공개한 자료인 <케이팝 가수별 유튜브 글로벌 조회 수 비중 2020>은 2019년 9월에서 2020년 8월까지 케이팝을 대표하는 34개 가수의 유튜브 조회 수 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글로벌 지표 입니다. 대한민국을 제외한 글로벌 지수가 가장 높은 가수는 최근 해외를 중심으로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는 JYP 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남성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입니다. 전년도에 비해 0.2% 하락하긴 했지만 전체 조회 수의 98.3%가 해외에서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해외에서 인기 높은 룹’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단순한 소문이 아닌 사실임을 알렸습니다. 이외에도 역시 해외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JYP 남성 그룹 갓세븐(GOT7)(98.0%)과 올해 정식 미국앨범을 발표한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남성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95.7%) 등이 높은 글로벌 지수를 보였습니다.

 

 ‘글로벌 한류’의 선두주자인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역시 수치가 높았습니다. 블랙핑크가 96.7%, 방탄소년단이 94.5% 수치를 보였습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경우 해외에서의 인기뿐만 이 아닌 국내 인기도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비해 해외 비중을 0.6% 늘리며 여전히 해외 팬덤의 크기를 꾸준히 늘려 나가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2018년에서 2019년을 기준으로 한 이전 조사에서는 미국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데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에 비해 2.8% 증가한 9.9% 수치를 기록한 인도네시아가 현재 해외에서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를 가장 즐겨 보고 있는 국가 1위에 올랐습니다. 블랙핑크 역시 제 1부 음악산업 총론 제1절 한국 대중음악의 글로벌 확장: 케이팝 해외진출 다각화를 중심으로 MUSIC INDUSTRY WHITE PAPER 75 인도네시아가 가장 조회 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일반적으로 충성도 높은 강력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남성 그룹에 비해 여성 그룹의 글로벌 지표가 더 높다는 사실입니다. 일례로 에버글로우, 모모랜드, CLC 같은 여성 그룹의 조회 수 수치가 평균적으로 2~50만 장 내외의 초동 음반 판매량을 보유한 NCT127, NCT DREAM 같은 남성 그룹들에 비해 높거나 준하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 데뷔한 신예 여성 그룹 에버글로우(94.7%)의 경우 2010년대 케이팝을 대표하는 남성 그룹 엑소(EXO)(93.0%)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주목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트와이스(TWICE), 마마무, 청하 등이 전년도에 비해 각각 4.1%, 7.0%, 10.2% 상승한 수치를 보이며 최근 해외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대표적인 그룹으로 지목 되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청하의 경우 국내 유튜브 전체 조회 수가 전년 대비 70%가량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해외 조회 수가 가파르게 높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국내 점유율이 낮아진 경우로, 그만큼 해외 시장과 해외 팬들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대표적인 가수인 것으로 조사 되었습니다.

 

 

전 세계 케이팝 유튜브 검색량 추이(2015~2020) *출처: 가온차트, 구글트렌드

 더불어 유튜브를 통한 개별 그룹들의 글로벌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동시에 케이팝 전반을 검색하는 수치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폭의 상승세와 하락세를 반복하며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케이팝 검색량 추이는 코로나19의 타격을 직격으로 맞은 2020년 초반 잠시 주춤한 모습이었다가 다시 반등하는 추세로, 2018년 기록했던 고점 에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앨범(Physical) 판매량 400 *출처: 가온차트

 유튜브 조회 수가 해외에서의 주목도를 의미한다면 음반 판매량은 곧 탄탄한 팬덤을 의미합니다. 최근 케이팝 시장의 확장 일로는 케이팝의 세계적인 부흥에 선봉장 역할을 한 유튜브 뿐만이 아닌 음반 판매량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온차트에서 발표한 2018년 상반기에서 2020년 상반기까지 TOP 400 음반 판매량을 보겠습니다. 2018년 1천만 장 고지를 넘으며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한 TOP 400 음반 판매량은 2019년 약 30% 이상 상승한 1,290 만 장 선을 넘은 뒤, 2020년에는 상반기에만 1,800만 장을 넘어선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 기록에 앨범 한 장으로 약 49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린 방탄소년단의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외에도 NCT127(약 140만 장), 세븐틴(약 130만 장), 아이즈원(IZ*ONE)(약 1백만 장), 백현(약 1백만 장) 등 음반 판매량 상위권에 위치한 가수들이 전년 동기에 비해 부쩍 늘어난 음반 판매고를 보여준 점도 눈여겨볼 만 합니다. 더불어 전반적인 음반 판매량도 상승했는데, 실제로 2020년은 상반기 판매량만으로 전년도 TOP 400 전체 판매량의 73%를 달성했습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음악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권 음반 판매량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CT127, 세븐틴, 아이즈원 유튜브 국가별 트래픽 추이 *출처: 가온차트

 

 이처럼 유튜브에서 음반 판매량까지 케이팝과 관련한 전반적인 수치가 긍정적으로 상승할 수 있었던 건 역시 케이팝을 소비하는 층 가운데 해외가 비중과 규모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년도에 비해 큰 폭으로 음반 판매량이 상승한 NCT127, 세븐틴, 아이즈원의 경우 모두 유튜브 트래픽 부문에서 미국과 일본의 점유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충성도 높은 팬덤은 음반 판매량과 직결된다는 업계 정설을 적용해 볼 때,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음악 시장을 보유한 두 국가에서 안정적인 인지도와 팬덤을 확보한 이들이 유튜브 조회 수와 음반 판매량에서도 자연스럽게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이 추론을 조금 더 확장해 적용시켜보면, 이제 적절한 해외에 대한 고려와 언급 없이는 케이팝도, 케이팝을 만드는 사람도, 케이팝을 소비하는 사람도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가까워오고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음악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음악 피지컬 음반 구매 현황

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2021. 4. 14. 14:08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악 감상 시 이용 수단 또는 서비스는 '음원 스트리밍'이 63.2%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60.3%), '텔레비전 음악 프로그램(39.3%)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더불어, 전년 대비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텔레비전 음악 프로그램', '피지컬 음반' 을 통한 음악 감상 비율이 증가하였습니다.

 

오늘은 '피지컬 음반' 구매 현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음악 피지컬 음반 이용 경험

 

* 최근 1년 음악 피지컬 음반 구매 경험

 

CD/DVD/블루레이/카세트테이프/LP/키노앨범 등의 피지컬 음반 구매 경험률을 20.2%로 나타났으며, 2019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피지컬 음반 구매 경험은 성별로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연령별로는 15~19세(29.4%)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 최근 1년 음악 피지컬 음반 구매 경험

 

 

* 음악 피지컬 음반 구매 빈도

 

피지컬 음반 구매 빈도는 '6개월에 1~2회' 33.2%, ‘1년에 1~2회’ 32.5%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10~14세(47.4%)’는 ‘6개월에 1~2회’ 구매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1년에 1~2회’ 구매 비율은 ‘여성(38.8%)’, ‘15~19세(43.4%)’, ‘20~24세(41.5%)’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 음악 피지컬 음반 구매 빈도

 

* 음악 피지컬 음반 주 구매 장소

 

피지컬 음반 구매 경험자들의 구매 장소는 ‘온라인 음악 전문 매장/온라인 쇼핑몰’이 58.1%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는 ‘오프라인 음반 전문 매장’이 24.8%, ‘소속사 공식숍 (온오프라인 몰)’이 8.9%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2019년 대비 ‘온라인 음악 전문 매장/온라인 쇼핑몰’과 ‘소속사 공식숍(온오프라인 몰)’ 에서 피지컬 음반을 구매하는 비율이 증가하였습니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여성(61.6%)이 남성(54.5%)보다 ‘온라인 음악 전문 매장/온라인 쇼핑몰’ 구매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연령별로는 20~24세(69.2%)에서 ‘온라인 음악 전문 매장/온라인 쇼핑몰’ 구매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남성(26.8%), 50~59세(31.0%)에서는 ‘오프라인 음반 전문 매장’ 구매 비율이, 15~19세(17.0%)에서는 ‘소속사 공식숍(온오프라인 몰)’에서 구매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 음악 피지컬 음반 주 구매 장소

 

 

* 음악 피지컬 음반 구매 월평균 결제 금액

 

음악 CD/DVD/블루레이/카세트테이프/LP/키노앨범 등 구매 경험자들의 월평균 결제 금액은 ‘1만 원 이상~3만 원 미만’이 49.7%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 다음으로 ‘3만 원 이상~5만 원 미만(23.8%)’, ‘1만 원 미만(17.2%)’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 대비 ‘1만 원 미만’ 응답 비율은 증가, ‘1만 원 이상~3만 원 미만’ 응답 비율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남성(19.4%)’, ‘10~14세(23.7%)’와 ‘15~19세(24.5%)’에서 ‘1만 원 미만’ 결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1만 원 이상~3만 원 미만’ 결제 비율은 ‘여성(53.1%)’, ‘30~39세(53.9%)’, ‘40~49세(53.4%)’, ‘50~59세(55.0%)’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3만 원 이상~5만 원 미만’ 결제 비율은 ‘20~24세(32.3%)’, ‘25~29세(32.6%)’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 음악 피지컬 음반 구매 월평균 결제 금액

 

* 음악 피지컬 음반 구매 이유

 

음악 CD/DVD/블루레이/카세트테이프/LP/키노앨범 등 구매 이유(1+2순위)는 ‘음반으로 소장하고 싶어서’가 69.0%로 전년도에 이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 다음으로 ‘아티스트 자체를 좋아해서/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반이라’라는 응답이 61.1%, ‘음반으로 듣는 것이 음질, 성능이 더 좋다고 생각해서’가 21.9%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남성(71.2%)’이 ‘여성(66.8%)’보다, 연령별로는 ‘30~39세 (76.6%)’에서 ‘음반으로 소장하고 싶어서’라는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아티스트 자체를 좋아해서/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반이라서’ 응답 비율은 ‘여성(71.3%)’ 과 ‘15~19세(79.2%)’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음반으로 듣는 것이 음질, 성능이 더 좋다고 생각해서’ 응답 비율은 ‘남성(28.1%)’, ‘50~59세(46.0%)’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 음악 피지컬 음반 구매 이유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음악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지역 음악창작소 현황

 

2019년 조사 당시, 국내의 음악창작소는 총 10개소였습니다. 강원음악창작소, 경남음악창작소 뮤지시스, 광주음악창작소 피크뮤직, 대구음악창작소, 부산음악창작소 뮤직랩부산, 서울마포 음악창작소 뮤지스땅스, 전남음악창작소 오감통, 전북음악창작소 레드콘, 충남음악창작소, 충북음악창작소 뮤지트입니다. 울산 음악창작소 음악누리는 2020년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며 세종음악창작소 누리락과 제주음악창작소는 2020년 12월에 개관했습니다. 2021년에는 경북과 인천의 음악창작소가 개소할 예정입니다.

 

 

 

지역 음악창작소 사업 배경

 

지역 음악창작소 사업은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독립음악 창작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마포구 및 한국음악발전소와 2013년 8월 30일 음악창작소 조성부지(구 마포문화원, 아현동 소재) 현장에서 업무협약을 맺으며 처음 시작했습니다. 당시 구 마포문화원(마포대로 238, 지하 1, 2층, 720㎡)을 리모델링해 공연장/녹음실/연습실 등의 창작 인프라를 조성하고, 음악아카데미 운영과 홍보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자생 기반을 마련할 계획으로 시작한 사업입니다.

 

음악창작소 사업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는 2012년부터 독립음악인(단체)들과 소통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연구를 추진한 후, 신규 사업 예산을 확보해 음악산업 관련 예산을 2013년 53억 원에서 2014년 85억 원으로 늘렸습니다. 당시 홍익대학교 지역이 상업화되면서 임대료가 크게 올라 홍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독립음악인(단체)들이 창작의 터전을 잃고 외곽으로 떠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시작한 사업입니다. 2014년 12월 22일(월) 서울 마포의 뮤지스땅스를 시작으로, 광주와 부산 음악창작소가 이어서 개관했습니다. 매년 문화체육 관광부의 지역기반형 음악창작소 조성 사업 공모를 통해 2개 지역 내외의 음악창작소가 새롭게 문을 열고 있습니다. 해마다 다른 지자체에서 지역 음악창작소 조성 사업에 공모하면서 경쟁률이 높은 편입니다.

 

 

 

지역 음악창작소 운영 절차

 

 

음악창작소의 목적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악창작소의 목적을 한국 대중음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다양하고 실험적인 음악 창작 생태계 조성과 음악인들에게 창작에서부터 작품이 음반(음원)으로 재생산되는 과정에 필요한 기반시설 제공 및 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통한 자생력 강화 도모라고 규정했습니다.

 

음악창작소 운영방향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악창작소의 기본방향을 ① 음악인들의 창작 활동과 작품이 음반(음원)으로 재생산되는 과정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창작될 수 있는 안정적인 활동 공간 제공, ② 음악 아카데미 운영, 음악 비즈니스 멘토링 프로그램, 컨퍼런스 및 세미나 개최 등 지원, ③ 지역주민에게는 문화향유의 공간으로서 다 양한 문화콘텐츠 체험 및 학생들의 진로탐색의 장으로 운영이라고 공지했습니다. 기능별 주요 내용으로는 ① (음악창작 기능) 녹음스튜디오, 연습실 등의 사용에 대한 심사 및 지원, ② (음악아카데미 기능) 창작 워크숍 및 기획・홍보・마케팅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지원, ③ (음 악비즈니스 기능) 창작 프로젝트에 대한 컨설팅 및 비즈니스 멘토링 연계 지원, ④ (음악네 트워크 기능) 다양한 주제의 컨퍼런스 및 세미나 개최 지원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음악창작소 조성 시 정부 지원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기반형 음악창작소 조성 사업 공모를 통해 광역자치단체 (광역시・도 단위)에서 지원할 수 있으며, 지원 규모는 총 20억 원의 2개소로, 각 지자체당 최대 10억 원 지원과 지자체 경상보조라는 규정을 고지했습니다. 국비와 지방비는 1:1 매칭, 지방비는 현물(건물, 토지 등) 매칭 가능한 조건입니다. 지원기간은 단년도 지원이며, 인프라 조성・운영(시설 리모델링, 음악창작 장비 구입비 등)으로 한정했습니다.

 
 
음악창작소 신청 자격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는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한 자치단 체는 별도의 기관(해당 지역소재 공공기관 등)을 지정(위탁)하여 ‘지역기반형 음악창작소’를 조성・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참여 공공기관 등이 신청일 현재 각종 협약 또는 계약 위반으로 인해 참여 제한조치 중인 기관, 대표자 및 책임자는 신청에서 제외된다고 한정했습니다. 또한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국세, 지방세, 과징금, 과태료 통지를 받은 날로부 터 신청서 신청일까지 납부하지 아니하거나, 체납사실이 있는 자도 신청에서 제외된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신청 자치단체는 사업신청서 및 사업수행계획서, 시설 공간구성도, 시설보유 확인서류, 유사 사업 추진실적, 자부담 출자확약서, 공동주관 참여확약서, 그 외 예산계상 증빙 자료 등을 함께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심사기준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악창작소 조성・운영 사업에 대한 이해도, 지역기반형 음악 창작소 조성시설 확보 여부, 지역기반형 음악창작소 조성계획의 구체성 및 추진계획의 현실 성, 음악아카데미 프로그램(안), 음악 비즈니스 프로그램(안)의 구체성, 지방자치단체 재원 확보 여부 및 확보금액, 지출 계획의 적정성 등을 서류 평가(30%)와 PT 발표평가(70%) 방 식으로 심사했습니다.

 

* 출처 : 전남음악창작소 홈페이지

 

 

지역 음악창작소 운영 현황

 

 

* 2019년 지역 음악창작소 현황

 

* 출처 : 대구음악창작소 홈페이지

 

 

지역 음악창작소 운영의 성과

 

 

지역 음악인들에 대한 기회 제공 및 음악 신 조성
 

 

음악을 만들고 알리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많은 돈과 인력, 노하우가 필요헙니다.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에서는 인적 네트워크와 충분한 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음악 활동이 용이한 편인데 반해, 일부 지역은 다양한 음악 생태계가 구축되지 못해 같은 활동을 하는데 더 많은 비용과 시행착오를 감당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음악창작소는 지역의 전업・비전업 음악인들에게 음악 관련 활동을 위한 시설과 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교육・제작・활동 등을 지원함으로써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있지 않거나 자비를 들이지 않아도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소규모 예산으로 음악활동을 펼치는 다수의 비주류 음악인들에게 음악창작소가 보유한 양질의 시설과 지원 프로그램은 음악활동의 버팀목이 되었으며, 지역에서도 음악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디딤돌의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 음악 생태계가 끊어지지 않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지역 음악창 작소의 시설과 지원 덕분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더 많은 창작과 활동의 기회를 갖게 되었고, 더 많은 작품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좋은 작품이 더 많이 선을 보였습니다. 지역 음악창작소는 그동안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던 지역 음악인들의 존재를 드러내면서 지역에 얼마나 많은 음악인들이 존재하고 활동하는지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현재 지역 음악창작소는 지역의 음악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 음악창작소들이 꾸준히 사업을 펼치면서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음악활동을 펼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지역의 음악에 주목하는 이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동안 지역 음악창작소는 수도권 중심의 음악 생태계에 휩쓸리지 않아도 지역에서도 존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출처 : 부산 음악창작소 홈페이지 

 

 

지역 음악인들의 거점 역할

 

지역 음악창작소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 음악창작소는 지역 음악인의 존재를 확인시킬 뿐만 아니라, 음악인들이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음악창작소는 음악인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역의 음악 커뮤니티가 두터워지고 음악역량이 꾸준히 강화되고 있습니다.

 
지역 음악창작소의 프로그램 변화

 

일부 지역 음악창작소의 경우 꾸준히 사업을 운영하면서 음악계의 상황과 트렌드에 맞게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에서만 정해진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 수도권이나 해외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음악 비즈니스 교육을 신설하고 온라인 활동을 돕는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음악인들의 새로운 지향을 수용하고, 음악인들이 필요를 느끼는 영역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음악창작소의 사례처럼 음악창작소의 프로그램도 음 악계의 현실에 맞게 꾸준히 변화・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음악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문화 향유 측면에서 본 트로트와 트로트 열풍

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2021. 3. 10. 13: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2019년 12월, 전년도였다면 전혀 이해할 수 없었을 법한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만 13~59세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가수와 그룹을 조사한 결과, 상위 10명의 가수와 그룹 중 4명이 트로트 가수였던 것입니다. 그 해 빌보드 차트를 석권한 1위 방탄소년단(26.3%)을 뒤이은 가수는 2007년 이후 매해 행하고 있는 조사 결과에 그 이름이 처음 등장한 송가인 (18.5%)이었습니다. 3위는 장윤정(11.6%)이었으며, 9.0%의 지지를 받은 홍진영이 5위, 4.2%를 기록한 김연자가 9위였습니다. 송가인은 특히 20대와 30대에도 각각 6%, 12%의 지지를 받아 한 해를 대표하는 높은 인기를 체감하게 했습니다.

 

 

단지 가수의 인지도만 높았던 것은 아닙니다. 같은 조사에서 2019년 최고의 가요 역시 상위 10곡 중 트로트가 6곡을 차지하며, 2007년에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4.1%)가 2018년 8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고, 홍진영의 <오늘밤에>(3.6%)가 3위, 방송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의 신곡 미션이었던 송가인의 <무명 배우>(2.8%)가 5위, 마찬가지로 송가인의 <한 많은 대동강>이 방탄소년단의 2017년 발표 곡 <봄날>, 장윤정의 <초혼>과 함께 공동 6위(2.7%), 장윤정의 신곡 <사랑 참>(2.6%)이 9위를 기록했습니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올해의 가요 10위권에 트로트 곡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것을 감안하면 크나큰 변화입니다. 2010년에 한 곡,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두 곡, 2018년에 세 곡이 포함됐던 정도입니다. 대체 2019년에 무슨 일이 있었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 여야 할까요?

 

트로트가 대중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유구한 역사를 지녔고, 2019년 이전에도 여전히 무수히 많은 사람에 의해 소비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에서는 오랜 시간 온전한 대중음악의 지위를 부여받지 못했고, 언제부터인가 아예 공식적인 창구에서 소비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긴 시간 동안 학계와 산업계에서 흔히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2019년의 트로트 열풍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트로트를 향한 주요 인식 및 소비 패턴의 변화도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트로트 방송의 변화와 인기: 미디어론을 중심으로

 

방송 프로그램
 

2019년 갑자기 불어닥친 트로트 열풍의 시초는 단연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입니다. 이는 지역축제 등 행사나 지역방송에 산발적으로 명맥을 유지하던 트로트를 단숨에 주류 무대로 끌어 올렸습니다. 2월 28일부터 5월 2일까지 약 두 달 동안 방영한 TV조선의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과 9월 21일(<놀면 뭐하니?> 9회 방송)부터 시작해 연말을 지나 다음 해 (2020년 1월 11일, 25회 방송)까지 이어진 MBC의 <놀면 뭐하니?>의 자체 코너인 ‘뽕포유’ 특집이 시청률과 미디어 화제성에 있어 연이은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특히 해당 프로그램 출신 스타들은 각종 방송과 광고, 이슈를 모조리 흡수한 대세 중 대세가 되었습니다. TV조선 <송가인 이 간다 - 뽕 따러 가세>(2019년 7월 18일~2019년 10월 10일 방영), KBS <노래가 좋아 - 트로트가 좋아>(2019년 10월 19일~11월 23일), MBN <보이스퀸>(2019년 11월 21 일~2020년 1월 23일 방영) 등 출연진과 트로트의 인기를 바탕으로 유사 기획과 프로그램이 줄줄이 쏟아졌지만, 이 역시 많은 사람이 예상한 피로도와 상관없이 모두 성공했습니다. 2010년대 이후 가장 대표적으로 <트로트 엑스>(2014)처럼 분명 이전에도 실제 트로트 가수나 트로트를 소화하는 유명인들을 중심으로 한 경연 및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2019년 트로트 방송의 히트는 무척 이례적이었습니다.


 

먼저 <내일은 미스트롯>이 2화부터 최고 시청률 7.337%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해당 방송사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시청률 기준). 이후 3화 7.7%, 5화 9.4%, 6화 11.2%, 7화 11.8%, 8화 12.9%, 9화 14.4% 등 신기록을 연이어 자체 경신하며 최고의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는 TV조선만이 아닌 2019년 종합편성채널 예능 프로그램 부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으며, 수도권 시청률 18.1%는 <효리네 민박>(2017)을 앞서는 역대 종합편성채널 예능 프로그램 최고의 기록이었습니다. 최근 여성 참가자들이 출연한 타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2016), <프로듀스 48>(2018)의 기록(각각 4.4%, 3.1%)을 크 게 앞서는 수치이기도 했다. 한국 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하고, 15세 이상 소비자의 대 국민 투표로 진행한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20~3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고등래퍼 3>, <더 팬>, <슈퍼밴드> 등을 제치고 ‘올해의 음악예능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가인이어라~”라는 유행어를 남기며 ‘진’에 오른 우승자 송가인은 가히 국민의 아이콘이 되어, <내일은 미스트롯> 방송 종료(5월 2일) 후 8개월 동안 110회에 달하는 공연 일정을 소 화할 정도로 열풍을 끌었습니다. 그의 고향인 진도군에는 ‘송가인 마을’이 생겼으며, 이곳은 2019년 12월 기준 하루 2,000명이 찾을 만큼 관광 명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놀면 뭐하니?: 뽕포유> 역시 최고 시청률(닐슨 코리아 집계, 수도권 시청률 기준) 9.6%를 기록하며 토요일 예능 전체 시청률 1위를 기록한 특집이 되었습니다. MBC는 유재석의 제2의 방송용 캐릭터인 ‘유산슬’에 2019년 12월 29일 ‘MBC 방송연예대상’ 신인상을 안기며, 프로그램 성공을 자축했습니다.

 

* 출처 : TV조선

 

일차적으로는 젊은 시청자들의 이탈로 이미 TV의 주요 소비층이 노년층으로 바뀐점을 공략한 것이 유효했습니다. 그렇다고 <내일은 미스트롯>이 맨 처음 방영했을 때부터 해당 프로 그램의 성공과 트로트 열풍을 예측한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당시 TV조선의 평균 시청자 연령은 56세였고, 트로트 음악에 관한 미디어의 전반적인 관심 역시 2010년대 이후 꾸준히 지지부진했기에, 많은 이들이 이 역시 중장년층을 안정적으로 겨냥한 평범한 가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쉬이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내일은 미스트롯>은 기획과 제작 단계부터 이전 트로 트 관련 프로그램과의 차별화를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무엇보다 방송의 초점이 ‘트로트’만이 아닌 ‘경연’에 함께 맞춰져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최초 기획이 중고등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경연이었다는 것만 봐도 전형적인 트로트 프로그램 답습 너머를 바라본 방송사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방송은 그것이 이전까지 많이 있었던 성인가요 음악 방송으로서가 아닌, 젊은 세대도 익숙하게 소비하고 열광할 만한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으로 비치기 위해 근래 여러 경연 프로그램의 포맷을 참고하고 모방했습니다. 대부분 유명인 혹은 각종 사연 가득 한 100명에 달하는 다수 참가자를 받아 12명의 심사위원이 합격을 가르는 예선부터 방송에 공개했고, 본선에서는 ‘장르별 팀 미션’, ‘1:1 데스 매치’ 등 다양한 경연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12명의 심사위원에 전문성 부족 논란이 있기도 했던 일반인이나 다른 분야 연예인을 섭외한 것은 다분히 대중성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습니다. 기획 단계부터 스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경연의 특색은 시청자에게 출연자를 향한 깊은 연대감과 높은 충성도를 갖게 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방송은 트로트를 이미 좋아했지만 신선한 볼거리에 목 말랐던 중장년층과 익숙한 방송 포맷을 통해 트로트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춘 젊은층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 출처 : 지니뮤직

 

트로트 인기에 박차를 가한 <놀면 뭐하니?: 뽕포유>의 경우 익숙한 포맷보다는 익숙한 인물을 통해 저변을 넓힌 사례입니다. 유재석이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데뷔한다는 신선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노래 제작 등 데뷔까지의 상세한 여정을 프로그램에 담은 것입니다. 특히 제작 과정에서 ‘박토벤’ 박현우, ‘정차르트’ 정경천 등 트로트 전문 작곡가나 작사가 등 그동안 주류 미디어에 잘 노출되지 않았던 숨은 인물을 재조명하되 이들 고수가 어설픈 유산슬을 차근차근 키워내는 과정을 통해 트로트 문화 자체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를 높였습니다. 프로그램 포맷을 트로트나 트로트 가수에 맞춘 게 아니라, 트로트를 기존 예능 프로그램 및 1인 크리에이터 중심의 최신 유튜브 콘텐츠 포맷의 소재로 접목함과 동시에 성장 서사를 부여한 것입니다. 진지한 의도와 가벼운 접근이 만나 새로운 문화 창출을 시도함으로써 트로트가 내포한 긴 역사의 잠재력이 발휘된 결과였습니다.

 

 

 

미디어 환경 및 트렌드 변화

 

<내일은 미스트롯>과 <놀면 뭐하니?: 뽕포유> 등 특정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의 성공으로부터 촉발된 트로트 열풍은 변화한 미디어 환경이나 트렌드에 힘입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했습니다. 유튜브 플랫폼의 비약적인 성장은 방송 프로그램 성공에 이은 기성 팬덤의 결집 및 젊은 팬덤의 유입을 이끌었습니다. 2019년, 장노년층 사이에 이미 깊숙이 파고들어 있었던 유튜브 컬쳐는 <내일은 미스트롯>을 기점으로 더욱 비약적인 확장과 성장을 거뒀습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발표한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세대별 사용 현황에 따르면 2019년 8월 기준, 유튜브 앱 사용 시간은 50대 이상의 122억 분, 10대의 117억 분 순서로 나타났습니다. 젊은 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아이폰이 아닌 안드로이드 사용 현황임을 고려해도 절대 적지 않는 수치입니다. 20대 91억 분, 30대 68억 분, 40대 62억 분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자 2019년 4월 한 달 기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배에 달하는 수치이기도 합니다. 물론 같은 시기, 유튜브에 트로트 메들리, 트로트 인기곡과 전국노래자랑 출연 영상 모음과 트로트 전용 채널 수가 증가한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내일은 미스트롯>이 너무 급작스러운 성공을 거두어 이를 이어나갈 부가 콘텐츠가 부족하던 차에 유튜브 속 과거 콘텐츠가 이를 보충함으로써 열기를 이어나갈 수도 있었습니다. 방송 프로그램의 공백 사이에 주요 시청자의 주된 음악 소비 채널이 유튜브가 됐고, 역으로 유튜브 활동만으로 ‘중통령’(중년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트로트 가수들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놀면뭐하니 유튜브 채널 : youtu.be/i0TatPKl2xM

 

유튜브는 물론 이제 지극히 일상화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젊은 세대는 젊은 세대대로 트로트를 소비했습니다. 개인화된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과 긴 역사 속에서 다채로운 변주를 낳은 트로트의 조합은 젊은 세대에게도 무궁무진한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방송을 통해 재조명 된 곡들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손쉽게 찾아 듣고, 그와 관련된 정보를 검색, 획득하는 것도 자유로워 진입 장벽은 한껏 낮아졌습니다. 한편 2010년대 중반부터 슬금슬금 그 용어가 생겨난 ‘뉴트로’(newtro) 경향이 앞서 수년째 지속함으로써 젊은 세대의 트로트 소비의 발판이 되었다는 해석도 존재했습니다. 물론 과거 꾸준히 맥락과 명맥을 이어온 트로트와 현재 밀레니얼 세대가 함께 열광하는 트로트가 엄밀히 다르다는 측면에서 그것이 뉴트로와 무관 하다는 의견도 일면 타당합니다. 하지만 시대성이 무척 노골적이고 핵심적인 온전한 이전 세대의 음악과 이를 바탕에 둔 콘텐츠를 그것이 인기를 끌었던 당대와 전혀 무관한 세대가 거부감 없이 소비하는 데에는 뉴트로 현상과 분위기가 배경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내일은 미스트롯> 콘서트의 경우 방송 직후 펼쳐진 6개 도시 공연이 전석 매진되었습니다. 서울 콘서트의 경우 20대 예매자는 무려 23.4%에 달했습니다. 부모 세대인 장노년을 위한 대리 예매를 감안하더라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행위가 별도의 독립된 공간이 아닌 온라인상 같은 창구에서 이루어져 트로트 소비의 신구(新舊) 경향을 뒤섞고, 소통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앞서 <프로듀스 101 시즌 2>(2017)가 30, 40대 여성 시청자까지 사로잡으며 영역을 확장하고, 소비 방식을 뒤섞었듯 변화된 환경은 특정한 취향을 단지 개인 차원에서 소비하는 것이 아닌 여럿이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게 함으로써 트로트 소비의 확장을 도왔습니다.

 

 

진화하는 트로트의 침투성: 세대론을 중심으로

 

 

전 세대의 고른 관심

 

세대론의 관점에서 트로트 열풍을 바라봤을 때, 장노년층이 일방적으로 그 중심에 있었을 것이라 예상하기 쉽지만, 세대와 트로트 간 역학 관계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언뜻 트로트 음악과 문화의 주요 소비층이라 예상하는 기성세대 중 지금의 중장년층이 사실 트로트에 대한 기호나 기억이 그리 크지 않은 까닭입니다. 현재의 40, 50대는 트로트 음악의 마지막 전성기인 1970년대 전후에 막 태어난 이들로, 그들에게 있어 트로트는 엄밀히 말해 현재진 행형의 문화가 아니었습니다. 부모 세대가 안겨준 간접 추억의 산물이었습니다. 오히려 청소년 내지 는 청년 시절, 부모의 취향과 대립각을 세웠던 그들입니다. 1980년대, 10~20대의 그들이 접한 건 트로트가 왜색 짙은 일본 엔카의 후예라느니, 수준 낮은 하위문화일 뿐이라느니 앞서 언급한 트로트가 짊어졌던 대표적인 오명들이었습니다. 말하자면 트로트 열풍은 특정 세대의 압도적인 지지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70대 이상의 노년층에 있어 트로트의 지위는 절대적입니다. 2019년 이후 전반적으로 뚜렷한 정치권 스타가 사라지며, 정치에 관심 있었던 노년층이 문화와 예술에 관심을 돌리고, 열광적인 트로트 팬덤을 형성했다는 등의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내일은 미스트롯>이나 <놀면 뭐하니?: 뽕포유>의 채널이 TV 매체였음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2019년 1년 동안 여가활동으로 TV 시청을 가장 많이 했다는 연령대는 70세 이상(92.3%), 60대(86.5%), 50대(80.0%), 40대(76.3%), 30대(62.6%) 순으로 나타났으며, 2019년 한 해 동안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여가활동 유형 역시 TV 시청의 경우 70세 이상 (9.3%), 60대(7.0%), 50대(6.1%), 40대(4.3%), 30대(3.9%), 20대(2.9%), 10대(1.9%) 순서로 나타났습니다. 음악 감상의 경우 10대(8.5%), 20대(6.4%) 다음이 70세 이상(5.3%)이었으며, 40대(3.5%)보다 60대(3.8%)가 더 높은 비율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눈을 들어 보면, 전술한 방송 프로그램 및 미디어 환경과 더불어 다양한 요인에 의해 트로트 문화에 몰입하는 세대의 저변이 폭넓게 확대된 측면이 더 큽니다. 노년층은 노년층대로, 중장년층은 중장년층대로, 젊은층은 젊은층대로 트로트 문화에 유입되었습니다. 특히 미국발 대중문화의 폭발적인 성장 시기를 겪었으나 그로부터 발전한 현재의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트로트가 낯익고 익숙하지만 직접 즐길 기회가 드물었던 중장년층이 추억을 소환하며 소비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2030의 경우 2000년대 대중매체에 꾸준히 노출된 3세대 트로트 가수 장윤정, 박현빈, 홍진영 등으로부터 트로트에 친근한 이미지를 약간은 갖고 있던 이들이 낯설지 않게 열풍에 동참했습니다.

 

 

오팔 세대의 부상과 트로트 '덕질'
 

노년층 외에 현재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경계에 있는 베이비붐 세대가 핵심적인 축으로 작용했습니다. 2019년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가 ‘올해 10대 소비 키워드’ 중 하나로 ‘액티브 시니어’, 이른바 ‘오팔(OPAL) 세대’를 주목한 것이 그와 같은 맥락입니다. ‘OPAL’은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을 뜻하는 약자로 베이비부머의 평균 연령대인 58년생 개띠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나 1960년대에 한창 미국의 원조물자를 배급받으며 유소년기를 보냈고, 청년기에 들어 한강의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1970년대 후반 불어닥친 ‘중동 붐’과 1980년대 중반 ‘3저 호황’이 이어지며 큰 어려움 없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고도 성장기에 취업하고 결혼해 가정을 꾸린 만큼 자산도 모든 세대 중에서 가장 많습니다. 심지어 1990년대 중반 IMF 외환위기를 경험했지만, 아직 젊었던 이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선배들이 대거 물러나 며, 오히려 외환위기는 이들이 한국 사회의 중심 무대로 좀 더 빠르게 진출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한편 밀레니얼 세대(1980~95년 출생자)나 Z세대(1995년 출생자)에 가려져 사회적이나 경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부모 세대보다 훨씬 이르게 시니어 혹은 노년층 취급을 받으며 존재감 없이 살아왔습니다. 오팔 세대는 자식에게 의존하던 기존 노년층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들은 은퇴 후에도 여전히 새로운 일자리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으며, 그것을 스스로 쉽게 받아들입니다.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인생 제2의 황금기를 맞아 ‘나’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고, 여가생활을 활발하게 즐기기도 합니다. 인터넷이나 모바일에도 어느 정도 능해서 젊은층 못지않게 자신만의 취향과 브랜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며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 보헤미안 랩소디

 

 

전년 도에 흥행 열풍을 일으켰던 <보헤미안 랩소디>(2018)가 대표적입니다. 배급사인 이십세기폭 스코리아가 당시 예상한 관객 수는 최대 150만 명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소비를 했든 하지 않았든 퀸의 향수가 있었던 오팔 세대가 서서히 영화관에 모여들었고, 이 영화는 개봉 2주 만에 흥행 1위에 올랐습니다. 2019년 초에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뒤늦게 퀸과 프레디 머큐리 신드롬을 만들어냈습니다. 기업들은 앞다투어 오팔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바꾸거나 이들을 겨냥한 콘텐츠를 내놓았습니다.

 

오팔 세대의 소비 트렌드는 팬덤 소비 시장에 즉각적인 지각변동을 일으켰습니다. 대중음악에 있어 소비할 만한 마땅한 음악 트렌드가 없어서 부유하던 이들에게 익숙한 트로트 콘텐츠가 눈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그것은 세대론에 따라 개인 경험에 따라 절대적인 취향은 아니었지만, 분명 익숙함을 바탕에 두고 있었으며 나름의 최신 포맷을 갖추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세대를 아우른 전 세대의 관심을 통해 트렌드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포맷과 유재석이라는 인물의 인지도가 트로트를 마땅한 콘텐츠로 소비하거나 그럴듯한 퍼포먼스로 감상할 기회가 적었던 오팔 세대의 관심과 소비에 날개를 달았습니다.

 

유통가는 트로트 가수와 협업 상품을 출시하거나 트로트 가수를 모델로 섭외했고, 간접광고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오팔 세대의 소비 촉진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주류, 건강식품, 제약회사, 쇼핑몰 등 다양한 브랜드의 모델로 발탁된 송가인이 대표적입니다. 20년 넘게 축적된 아이돌 소비문화와 엠넷의 <슈퍼스타K 시리즈>(2009~), <프로듀스 101 시리즈>(2016~)로 대표되는 경연 프로그램 제작 및 소비 노하우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졌습니다. 방송은 먼저 익숙한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부각해 쇼를 마치 다채로운 드라마 처럼 구성했습니다. 예컨대 고생한 어머니께 노래를 바친 떡집 딸 김소유의 사연으로 대표되는 ‘효’의 서사, 셋째 아이를 출산한 지 4개월밖에 안 된 몸으로 무대에 오른 정미애와 그의 남편의 지극한 부부애 등 기성세대가 관심을 가질만한 끊임없는 이야깃거리를 생산했습니다. 소비층 역시 ‘덕질의 재미’에 눈을 뜨며 오디션 리얼리티 쇼를 즐기는 법을 익혔습니다. 이들은 덕질 소비를 아끼지 않는 중년 덕후로서 <내일은 미스트롯> 관련 팬덤 소비를 이끌었습니다. 많은 중년이 온라인에서 공연 티켓, 굿즈, 음반들을 구매하면서 이전보다 온라인 쇼핑에 관한 접근성을 점차 높여갔습니다. 실제로 관련 상품들을 구매하기 위해 굿즈 판매처에 직접 가입 하거나 콘서트 티켓 양도, 굿즈 구매 방법, 정모 공지 등을 팬카페에 공유하고, 애플리케이 션을 다운받고 활용하는 등 활발한 정보 공유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미스&미스터트롯 공식 계정 : https://youtu.be/WFosgsEn-Ik

 

 
생산과 소비의 세대 교체

 

트로트 열풍에 전 세대가 동참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것은 장노년층의 전유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러나 생산과 소비 측면에서 최근 새로운 인물이나 세대가 거의 없다시 피했던 트로트를 전 세대의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습니다. 이전까지 소위 ‘젊은 트로트’로 인식되었던 가수들은 2004년 <어머나>로 본격적으로 인기를 끈 장윤 정과 2006년 데뷔한 박현빈, 트로트 가수로서 2009년 데뷔한 홍진영 등입니다. 이들 모두 데뷔한 지 10년이 훌쩍 넘은 80년대 초중반생으로 최근 10년 동안 새로운 트로트 스타는 전무했다시피 합니다. 그러나 <내일은 미스트롯>을 통해 80년대 중반생, 2010년대 중반 데뷔로 앞선 스타들과 시기적으로는 큰 차이는 없지만, 적어도 바로 다음 세대라고 할 수 있는 무명의 송가인, 정미애, 홍자 등이 나란히 1, 2, 3위인 ‘진’, ‘선’, ‘미’를 차지함으로써 세대 간극을 좁혔습니다.

 

소비 측면에서 젊은 시청자를 공략하는 데 있어서 각종 포맷이나 환경이 변화된 것 외에는 특별히 군부대 장병을 대상으로 진행한 <내일은 미스트롯>의 팀 대결 1~2라운드 미션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출연자들이 장병을 사로잡기 위해 무대 커버 곡으로 선정한 최신 아이돌 댄스곡이나 발라드, 록 등이 마찬가지로 이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에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단지 트로트가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해 주목을 받지 못했던 숨은 인재들이나 트로트에 대해 어느 정도 흥미나 관심은 있지만, 막상 소비할 콘텐츠가 적었던 젊은 세대를 적극적으로 끌어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내일은 미스트롯>의 성공 이후에도 온라인상에는 여전히 자신의 나이나 정체를 숨기고 ‘금례’, ‘영자’, ‘순이’ 등 예스러운 이름을 일부러 쓰면서 더 나이 많은 사람인 양 활동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미국 밀레 니얼 세대가 SNS에서 베이비부머 행세를 하는 ‘베이비부머 역할 놀이’와도 비슷합니다. SNS에서 다양한 계정에 가명, 익명으로 활동하며 여러 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멀티 페르소나’ 의 일환이자 트로트 소비가 세대를 뛰어넘어 침투했다는 증거입니다.

 


트로트와 부가 콘텐츠의 변형, 그리고 원형의 미덕

 

<내일은 미스트롯>, <놀면 뭐하니? - 뽕포유>를 통해 대중에게 노출된 2019년의 트로트가 스스로 진화한 측면도 있습니다. 물론 그것에 대한 저평가와 무관심으로인해 이미 다채로운 변화와 자구책을 모색한 트로트가 제대로 감상할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다는 관점도 있습니다. 트로트는 일찌감치 해방 이후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왔습니다. 처음에는 리듬과 템포가 변화했으며, 음 체계가 변했고, 다른 장르와의 유기적인 결합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오늘날의 트로트는 초창기 트로트가 지녔던 음악 양식과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0년대의 트로트 가수들은 이미 충분히 화려한 의상과 신나는 음악, 끼로 무장하기도 했습니다.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2013)처럼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과 결합하고, “결혼은 선택, 연애는 필수”와 같은 시대를 반영한 가사로 뒤늦게나마 젊은 세대에게 충분히 어필한 사례도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부 장르 팬만을 겨냥한 한정적인 음악이나 일시적인 쇼에 불과했습니다. 그것이 2019년의 사례처럼 트렌드와 보편성을 갖춘 ‘요즘 예능’의 형태로, 다양한 연령대를 모두 만족하게 하는 풍성한 볼거리, 들을 거리를 갖춘 음악으로 변화한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내일은 미스트롯>을 통해 트로트는 이제 기존의 문법들을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참가자 분야에 걸그룹부, 고등부, 대학부가 있을 만큼 전반적인 연령대가 대폭 낮아졌고, 현역 가수들의 경우에도 20~30대의 젊은 가수들이 대거 참여해 트로트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쇄신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비단 나이만 어릴 뿐만 아니라 세련된 의상과 무대 매너, 그리고 시대에 맞는 흥과 끼로 무장한 채 2019년식 트로트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소비층의 연령대나 창구가 다양해진 만큼 결과적으로 보는 이들의 기대치는 전체적으로 높아졌지만,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추기도 했습니다. 이전까지 다른 장르를 접목하되 퍼포먼스는 여전히 트로트의 방식을 따랐던 퓨전의 경우에도 이를 본격적인 퍼포먼스의 영역까지 끌어들임으로써 트로트의 더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국악인 출신 출연자의 정통 트로트 무대, 주류 발라드 음악에 차용될 법한 잔잔하고 섬세한 감성을 선보인 무대, 아이돌 음악을 신개념 트로트 팝으로 재해석한 무대, 미국 대중음악 속 가스펠의 솔(soul)을 접목한 보컬 등 색다른 무대와 장면들이 예선전부터 쏟아졌습니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 그와 같은 무대를 처음 접한 시청자들은 대부분 트로트가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접목과 다채로운 연출이 가능한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이 같은 무대는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트로트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번져갔습니다.

 

TV조선 유튜브 채널 : youtu.be/1ZBPmJy1ZoM

 

트로트의 저변을 넓히는 데는 전술했듯 유산슬의 공이 컸습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은 유재석이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함으로써 <내일은 미스트롯>까지만 해도 트로트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이 뒤늦게 트로트 열풍에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유산슬이 트로트 업계 사람들을 만나며, 노래를 직접 만들고 부르는 과정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즐길 거리가 되었습니다. 트로트의 변화된 모습만이 아니라 쉽게 변하지 않는 원형의 미덕 또한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방 이전의 트로트 노래들은 그 가사에 대체로 슬픔과 비탄, 외로움과 쓸쓸함, 동경과 그리움, 기쁨과 환희를 주로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정서적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트로트 음악이 다른 장르에 비해 정서적으로 훨씬 진중하거나 재미있는 가사가 많은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공통적으로 매우 솔직하며, 음악 역시 아예 흥겹거나 애절한 분위기가 주를 이룹니다. 트로트는 개인적이고 감상적이기보다 유희적이고 공동체적인 음악에 가깝습니다. 하위문화론의 편견 속에서 촌스럽고 경박해 보인다는 평을 낳은 특성은 반대로 확장성에 있어서 크나큰 장점이 되었습니다. 갖은 변주와 혼합을 거쳐도 누구나 그것이 트로트라고 인지할 수 있는 명징한 개성은 재현 및 활용이 용이하다는 특성을, 반대로 어떤 장르와도 결합할 수 있다는 보편성을 낳았습니다. 이와 같은 특징들을 통해 트로트 히트곡은 마치 팝의 스탠더드 넘버처럼 끊임없이 다시 불리고 재생산하게 해 긴 생명력을 담보했습니다.

 

실제로 트로트 히트곡은 다른 장르의 히트곡에 비해 훨씬 천천히 알려진 후 더 오랫동안 사랑받는 특성을 보여 왔는데, 이는 맨 처음에 언급한 한국 갤럽 조사를 통해서도 드러납니다. 한국 갤럽 최고의 가요 조사에서 장윤정의 2010년 발표곡 <초혼>은 2016년 5위, 2017년 4위에 오른 뒤 2019년 다시 6위에 올랐고, 오승근의 2012년 발표곡 <내 나이가 어때서>는 2015년 2위, 진성의 2012년 발표곡 <안동역에서>는 2016~2018년 5~6위에 올랐습니다. 김연 자의 2013년 발표곡 <아모르 파티>는 무려 5년 뒤인 2018년에 처음 8위를 차지했고, 2019년에 2위로 상승했습니다.

 

 


2019년은 비단 트로트 가수와 노래만이 아니라 ‘트로트’ 자체에 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해이기도 합니다. 온라인상에서 트로트가 언급된 결과는 2018년 13만 5,250건에서 2019년 24만 4,150건으로 무려 1.8배가 뛰었습니다. 이를 직접 검색한 수치로 기록을 바꾸면 무려 37만 9,583건으로 2018년과 비교해 10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게다가 10대 이하부터 5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트로트를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트로트 음악계 에 있어서나 대중음악 산업계에 있어서나 분명한 기회입니다.

 

 

국내 대중음악 시장이 1990년대 이후 댄스음악 위주로 재편된 이래 트로트는 단 한 번도 주류 장르로 언급된 적이 없습니다. 대중문화 영역에서 철저히 저평가되고, 외면되어 왔습니다. 산업 적으로도 많은 부분이 감추어져 왔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저 새로 탄생한 트로트 스타와 뒤이어질 히트곡에 주목할 게 아니라, 대중음악사 거의 최초부터 대중음악과 문화의 한 축으로서 우리 일상 곳곳에서 향유했던 트로트를 다시금 연구하고 그에 합당한 지위를 부여하 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건 없는 상찬이나 평가의 격상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닙니다. 단지 역사성과 전통, 그것이 지녔다는 모호한 국민 정서를 들어 트로트를 옹호하는 것은 오히려 시대를 역행하는 일입니다. 트로트 연구와 이해는 그것의 소외로 인해 전체적인 인식이나 이 해 차원에 있어 분열되거나 구멍이 생겼던 대중음악 역사와 그 자체를 온전히 통합하고 틈을 메우는 과정입니다. 더불어 2019년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종사하고 힘을 바치게 될지 모르는 트로트 업계의 산업 구조를 이해하고 개선함으로써 더욱 건강한 대중음악 생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대한민국 음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대중음악과 AI 기술 : 플레이리스트로 듣는 음악

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2021. 2. 10. 13: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개인화된 큐레이션 : 플레이리스트로 듣는 음악

 

2017년부터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듣는 시대로 전환되면서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스포티파이가 있었는데,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큐레이션으로 사용자별 맞춤 플레이리스트가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추천 알고리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 분석 관련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해왔습니다. 2013년 음악 추천 앱 ‘투니고’를 시작으로 2014년엔 음원 데이터 분석업체 ‘에코네스트’를 인수했습니다. 에코네스트의 음악 유사성을 분간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좋아할 만한 음악을 찾아주는 AI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시드사이언티픽’, 인공지능 기반 음악 추천 스타트업 ‘닐랜드’, 콘텐츠 추천 기업 ‘마이티TV’ 등을 차례로 인수했습니다. 날씨에 맞는 음악 추천을 위해 기상 정보 업체 ‘아큐웨더’와 제휴를 맺었습니다. 이러한 AI 기술들을 통해 선택된 곡들은 최종적으로 DJ들의 손을 거쳐 제공됩니다.

 

 

* 출처 :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유튜브의 자동 플레이리스트 알고리듬도 음악 소비 방식을 바꾼 예입니다. 오픈서베이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음악 콘텐츠 사용자들이 1순위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유튜브입니다. 이용 비율은 25.1%로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1순위로 유튜브 뮤직을 이용하는 이용자(10.8%)들까지 합치면 2위 멜론(23.7%)과의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유튜브와 유튜브 뮤직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로 다른 서비스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한 항목은 ‘많은 음악이 있어서’와 ‘내게 맞는 음악 추천을 잘해서’입니다. ‘많은 음악이 있어서’를 선택한 응답자 비율은 유튜브, 유튜브 뮤직 각각 64.9%와 53.9%이입니다. ‘내게 맞는 음악 추천을 잘해서’는 두 서비스 각각 차례대로 20.9%와 47.1%의 응답자 가 선택했습니다. 다른 음악 서비스들이 10%대 근처인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수치입니다. 많은 음악을 가지고 있는 것만큼이나 취향에 맞게 음악을 추천해주는 것 또한 음악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인 것입니다.

 

 

* 출처 : 오픈서베이(2020),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20>

 

 

* 출처: 오픈서베이(2020),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20>

 

취향 위주의 음악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부분은 유튜브에서 플레이리스트 채널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때껄룩 TAKE A LOOK’(구독자 87.7만 명), 벅스에서 운영하는 ‘essential(에센셜)’(구독자 33만 명), ‘Yellow Mixtape(옐로 믹스테이프)’(구독자 30.3만 명) 채널 등이 있습니다.

 

때껄룩 유튜브 채널 : youtu.be/_gB-TMGfa-o

 

국내에서도 2018년에 바이브(VIBE)와 플로(FLO)가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음악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멜론, 지니뮤직 등 기존 음원 서비스들도 AI 기술을 바탕으로 추천 및 플레이 리스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개인화된 플레이리스트가 바꾼 음악 소비

 

 

차트 중심의 음악 서비스에서는 이용자가 차트에 올라 있는 곡 위주로 듣게 되는 획일화 된 소비를 유도합니다. 수천만 곡이 서비스되는 음악 서비스에서 취향에 맞는 음악을 직접 찾아 듣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일어 차트의 권위는 더욱 하락, 개인화된 큐레이션을 통한 접근이 더욱 요구되는 시기를 맞았습니다.

 

2018년 말 서비스를 시작한 플로는 홈 화면에서 실시간 차트를 없애고, AI 음원 추천을 배치, 취향에 기반한 플레이리스트에 집중했습니다. 2020년 8월, 플로는 2019년 4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약 1년간의 이용 데이터를 분석, 음악 소비 다양성 확대에 대한 성과를 공개했습니다.

 

 

* 출처 : 플로 홈페이지

 

 

플로의 주간 순 재생 트랙수(Weekly Unique Track)는 이용자가 얼마나 다양한 음악을 감상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조사 기간 동안 이용자 1명당 38곡에서 58곡으로 약 53% 증가했습니다. 또한 한 주 동안 이용자 1명당 감상하는 평균 아티스트 수는 24명에서 35명으로 46% 증가했습니다.

 

전체적인 콘텐츠 소비의 변화도 있었는데, 한 달에 1번 이상 재생된 곡 수는 117만 곡에 서 160만 곡으로 약 37% 증가했고, 플로 재생 기준 1만 등 이하 곡들의 월간 재생 횟수의 합도 133% 증가한 1.27억 회로 나타났습니다.

 

* 출처 : 플로 홈페이지

 

플로의 개인화된 추천 플레이리스트 이용 비율도 2019년 1분기 3%에서 2020년 2분기 30%까지 증가했습니다. 장르 기반으로 추천하는 ‘나를 위한 새로운 발견’은 좋아할 것 같지만 들어보지 않았던 곡을 알려줍니다. 또한 많이 들은 곡과 비슷한 음악을 추천하는 ‘오늘의 추천’, 그리고 선호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새로운 음악을 추천하는 ‘좋아할만한 아티스트 MIX’가 있습니다.

 

2020년 5월 플로는 차트 정렬 순서도 개인 맞춤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내 취향 MIX’ 기능을 공개했습니다. 그 결과, 하위권에 있는 곡들뿐만 아니라 상위곡에서도 음악 소비의 변화가 있었는데, 플로 차트 Top 10 진입곡 변동성은 약 41%, 순위 변동 횟수는 24% 증가했습니다. Top 100 진입곡 변동성과 개인화 차트로 재생하는 시간도 각각 6%씩 증가했습니다.

 

이제 창작자들은 개인화된 플레이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대한민국 음악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실감형 음악 서비스 : 5G 시대와 음악 산업의 성장

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2021. 2. 3. 13: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5G 시대와 실감형 콘텐츠

 

VR, AR 콘텐츠는 물론 여러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멀티뷰 서비스 역시 기존 영상 대비 훨씬 많은 데이터 전송량과 빠른 응답속도를 요구합니다. VR을 예로 들면 QHD (2560*1440)의 해상도를 지원하고 시야각이 110도인 HMD의 경우 360도 영상이 되려면 QHD의 3.27배 해상도인 8K()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QHD 화질로 360도 영상을 즐기려면 8K로 촬영이 이루어지고 이를 스트리밍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5G에서는 최대 전송 속도가 LTE 대비 20배, 응답 속도는 10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4G에서는 원활히 서비스되기 어려운 대용량의 실감형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습니다. 5G 시대에 실감형 콘텐츠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아직 5G 환경이 이러한 대용량 콘텐츠를 스트리밍할 만큼 안착한 상황은 아닙니다. 2020년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5G 품질 평가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내 5G 서 비스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56.56Mbps로 LTE(158.53Mbps)보다 약 4배 빠른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당장은 이상적인 5G 환경이 아니더라도 실감형 음악 서비스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상현실(VR) 음악 서비스 : 360도 영상

 

VR 콘서트 서비스는 공연장에 직접 가지 못하더라도 180도 혹은 360도 영상을 통해 공연 현장을 감상할 수 있게 합니다. 해외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하는 곳은 대표적으로 MelodyVR, NextVR(2020년 5월 애플이 인수), 그리고 페이스북의 Oculus Venues 등이 있습니다.

 

MelodyVR은 2018년 12월에 원디렉션(One Direction)의 멤버, 리암 페인(Liam Payne)의 공연을 VR 생중계했습니다. 사용자는 HMD를 착용하고 무대 뒤나 위, 객석 1열 등 공연장 여러 곳에 설치된 카메라의 시점으로 변경하면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Oculus Venues에서는 2019년 9월,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의 마드리드 공연을, 10월에는 포스트 말론(Post Malone) 의 노스캐롤라이나 공연을 VR로 생중계했습니다.

 

* 출처 : KT 공식 포스트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의 주도로 VR 음악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KT는 2019년 7월, 국내 최초 4K 무선 VR 서비스 ‘슈퍼VR’을 출시했습니다. 10월에는 네이버와 제휴하여 V LIVE VR 앱을 슈퍼VR 플랫폼을 통해 공개했는데, 추후 공연을 VR로 생중계하는 기능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슈퍼VR 이전에도 ‘올레tv모바일’(현재는 ‘시즌’으로 서비스명 변경)에서 VR 콘서트 VOD 및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2019년 4월, ‘웨스트브릿지 with KT 5G’에서 열리는 <라이브클럽데이>를 VR로 생중계했습니다.

 

* 출처 : 지니뮤직

 

새로운 앨범의 형태도 등장했습니다. 지니뮤직은 12월에 마마무의 대표곡의 공연 영상을 담은 버추얼 플레이(VP) 앨범을 출시했습니다. HMD가 함께 제공되는 VP 앨범에는 360도 공연 영상이 8K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현재는 기기에 다운로드한 뒤 플레이하는 방식이지만 추후에 초고화질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직 5G 환경이 초고화질의 영상 스트리밍에 적합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송 방식 기술로 극복한 사례도 있습니다. 2020년 3월에는 세계 최초로 KT에서 8K 360도 VR 스트리밍을 시작 했습니다. 알카크루즈(AlcaCruz)의 슈퍼스트림(Superstream) 솔루션을 사용하여 데이터 사용량을 4K 수준(20Mbps 이하)으로 크게 낮췄기 때문에 서비스가 가능해졌습니다.

 

 

증강현실(AR) 서비스 :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와 홀로그램

 

AR을 이용한 음악 서비스는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 기술을 이용하여 공연자를 촬영한 콘텐츠가 주를 이룹니다.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의 결과물은 촬영 대상의 360도 3D 데이터이므로 통상적으로 홀로그램이라고도 부르고 있습니다. 홀로그램은 VR, AR, MR 콘텐츠에 모두 활용 가능합니다.

 

Metastage 앱 구동 화면과 AR 퍼포먼스 * 출처 : Google Play

 

2019년 11월 브라질/라트비아의 싱어송라이터 라우라 히조투(Laura Rizzotto)는 새 싱글을 미국의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 스튜디오인 메타스테이지 (Metastage)에서 촬영, 메타스테이지 앱을 통해 최초의 홀로그램 퍼포먼스를 공개했습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라우라 히조투의 퍼포먼스를 AR로 불러와 360도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출처 : (주)EMK뮤지컬컴퍼니 / LG U+

 

국내에서는 2020년부터 S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하여 점프스튜디오를, LG유 플러스는 미국의 8i와 독점 제휴하여 AR스튜디오를 구축하여 홀로그램 콘텐츠를 제작, AR 앱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2020년 6월, LG유플러스는 U+AR 앱을 통해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한 가수의 무대와 뮤지컬 배우의 무대를 AR 콘텐츠로 선보였습니다. 가수 창모는 4월에 발매한 <Swoosh Flow>의 라이브 공연을 U+AR 앱에서 최초로 공개했고, 뮤지컬 <모차르트>는 뮤지컬 최초로 주요 공연곡을 AR로 공개했습니다.

 

 

멀티뷰 서비스

 

최종 송출 화면 이외에도 다양한 각도나 특정 부분을 보고 싶어하는 사용자의 니즈는 아이돌 직캠 영상의 인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5G의 상용화로 복수의 고화질 화면을 동시에 보면서 화면 간 전환이 지연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가능해지자 통신 3사는 각각 멀티뷰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 출처 : SK텔레콤

 

 

* 출처 : 한국경제

 

SKT는 12개의 시점을 동시에 시청이 가능한 ‘뮤직 멀티뷰’를 출시했습니다. <뮤직뱅크>와<올댓뮤직>, <주간아이돌> 등 음악/예능 프로그램을 멀티캠으로 제공합니다. 멤버별 1:1 직캠을 제공하고, <올댓뮤직>의 경우 밴드 무대에서는 악기별로 연주를 확인할 수 있는 앵글을 제공합니다. 여러 개의 화면을 각각 전송해서 구성하는 기존의 멀티뷰와 다르게 하나의 화면으로 만들어 한번에 전송하는 기술이 특징으로 단말기 성능에 상관없이 많은 수의 화면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KT는 <뮤지션 Live>를 통해 멀티뷰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엠카운트다운>과 오리지널 콘 텐츠 등에서 최대 5개의 화면을 선택해 FHD 화질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U+아이돌 Live>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중입니다. <더쇼>와 오리지널 콘텐츠, 그리고 시상식 등 일부 콘서트 무대들의 멀티뷰를 지원합니다. 멤버별 영상은 최대 3명까지 골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고, 무대 정면, 옆, 후면에서 촬영한 영상을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카메라별 영상도 지원합니다. 멀티뷰 이외에도 화면을 2배 확대해도 화질 저하없이 FHD로 볼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합니다. 또한 초당 60프레임의 화면으로 스트리밍되기 때문에 움직임이 더 부드럽게 표현됩니다. 무대를 확대하거나 느린 배속에서 더 부드럽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콘서트 생중계에도 멀티뷰 기술이 사용되었다. 큐브 엔터테인먼트는 키스위모바일 (Kiswe Mobile)과 협약을 맺고 2018년에 큐브 패밀리 콘서트인 <2018 United CUBE Concert ONE>을 멀티뷰로 라이브 스트리밍 했습니다. 자체 앱인 <큐브TV>를 통해 12개의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고, 그중 원하는 화면을 선택해서 전체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해외 지역을 대상으로 대만, 미국, 일본, 태국 등 11개 국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2019년에는을 멀티뷰로 라이브 스트리밍했습니다.

 

 

초고음질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지니뮤직은 국내 최초로 초고음질인 FLAC 24bit 무손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FLAC 24bit 192㎑는 MP3 대비 4배 이상 정교한 소리를 표현하고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담아내기 때문에 스튜디오 원음에 가깝습니다. 용량은 평균 240Mb로 MP3가 평균 9Mb 의 용량인 것에 비해 약 28.8배나 큽니다. 요구되는 전송 속도는 9.216Mps로 FHD 영상이 요구하는 5Mbps보다 2배 가까이 큽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그동안 CD 음질의 FLAC 16bit를 스트리밍 제공했지만 24bit 음원은 다운로드해서 듣는 방법만을 지원했습니다.

 

* 출처 : Amazon Music HD

 

해외에서는 대표적으로 타이달(Tidal)과 코부즈(Qobuz)가 초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마존(Amazon)이 2019년 9월, <아마존 뮤직 HD(Amazon Music HD)> 서비스를 통해 FLAC 24bit 스트리밍을 시작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5G 환경이 마련되고 저가의 하이파이 오디오 제품들도 늘어나면서 초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대한민국 음악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포함하는 확장현실(XR), 홀로그램, 인공 지능(AI)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그 실용적인 적용이 점차 확대되며 대중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VR/AR 기술은 최근 몇 년간 이머징 기술로 여겨져 왔지만, 가트너 (Gartner)의 에서는 VR/AR 항목이 제외되며 성숙한 기술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또한 5G의 상용화가 이루어지면서 음악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실감형 콘텐츠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나타나는 가운데, 또 다른 4차 산업 핵심기술인 AI도 음악산업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VR, AR, MR 그리고 XR 용어 및 개념

 

가상현실(VR)은 사용자가 가상의 세계에서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사용자는 HMD(Head Mounted Display)를 머리에 쓰고 현실과 격리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환경을 볼 수 없습니다. 반면 증강현실(AR)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객체를 얹어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로 <포켓몬 GO>가 가장 잘 알려진 예입니다.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의 AR 필터도 익숙한 활용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혼합현실(Mixed Reality, MR)은 실제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혼합되어 가상의 물건과 환경을 모두 조작하고 이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VR과 AR이 혼재되어 있는 환경입니다. HMD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현실 환경을 보면서 가상 객체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출처: Wondershare Filmora(https://filmora.wondershare.com/virtual-reality/difference-between-vr-ar-mr.html)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은 VR, AR, MR을 포함하여 아직 등장하지 않은 형태의 현실도 포괄할 수 있는 개념으로 모든 실감형 기술을 통칭합니다(‘X’는 변수를 의미). VR/AR은 자주 접하는 용어지만 MR의 경우는 이를 포괄하는 XR이란 용어가 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음악산업에서 말하는 ‘XR 무대’의 구체적인 형태는 이후 <확장현실(XR)의 활용> 항목에서 다룹니다.

 

출처: University of Rochester(https://www.dslab.digitalscholar.rochester.edu/dpp/vr-ar/)

 

 

가상현실(VR)의 활용

 

VR은 HMD를 착용하고 현실과 단절된 가상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연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대신 공연장이 아닌 환경에서 공연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뉘는데, 첫째는 완전한 가상공 간에서 이루어지는 VR 공연의 형태이고, 둘째는 실제 오프라인 공연 장면을 360도 카메라로 촬영 혹은 생중계하여 현장에 없는 사람이 공연을 관람하는 형태입니다. 360도 영상은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 세계만으로 구성된 VR과 개념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구분되지만 실감형 콘텐츠의 개념 하에 일반적으로 VR에 포함하여 이야기합니다. 두 번째 경우에 관한 내용은 이후 <실감형 음악 서비스> 항목에서 다룹니다.

 

완벽한 가상공간에서 콘서트가 이루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플랫폼은 WAVE(wavexr.com) 로, 최초의 라이브 콘서트를 위한 멀티채널 버추얼 플랫폼입니다. 공연자는 가상공간에서 아바타화되어 퍼포먼스를 펼치고 관객은 VR HMD를 통해 관람하거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서 HMD 없이도 관람이 가능합니다. 공연자는 모션캡처 수트와 글러브를 착용하고 퍼포먼스를 펼치기 때문에 아바타는 실제 공연자의 움직임을 그대로 재연합니다. 2019년 8월, 크로스오버 바이올리니스트 린지 스털링(Lindsey Stirling)은 WAVE를 통해 VR 콘서트를 열었는데 약 40만 명이 시청했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VR 콘서트에서는 그의 연주는 역동적인 안무와 함께 다양한 그래픽 효과들과 어우러져 가상공간다운 경험을 만들어냈습니다.

 

* 출처: WAVE(https://vimeo.com/356344845)

Lindsey Stirling 유튜브 채널 : https://youtu.be/mK5Jb1vgrgw

 

게임 역시 VR 콘서트를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2019년 2월, 게임 포트나이트 (Fortnite)에서 DJ Marshmello(마시멜로)는 약 10분 가량의 셋으로 공연을 펼쳤습니다. 1천만 명이 넘는 유저가 게임 내에서 시청했습니다. 유저들은 공연 중 쏟아지는 공을 게임 캐릭터로 쳐내는 등 인터렉티브한 요소들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증강현실(AR)의 활용

 

AR 기술이 활용된 무대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18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개막식에서 선보인 K/DA 무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 속 캐릭터와 실제 가수가 합동 공연을 펼치는 모습은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고 유튜브 조회수는 4,300만 회를 넘습니다(2020년 11월 기준). 에미넴(Eminem)과 밴드 U2도 2018년에 무대에서 AR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에미넴은 코첼라(Coachella) 무대에서, U2는 <eXPERIENCE + iNNOCENCE tour>에서 관객의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AR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관객이 서로 다른 스펙의 스마트폰 기기를 사용하고, 콘텐츠 정합의 정확도가 다소 불안정하여 떨림 현상이 생긴다는 점, 미리 AR 콘텐츠가 담긴 앱을 다운받아야만 볼 수 있다는 점,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통해서 각자의 고정된 앵글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몰입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고품질의 AR 콘텐츠를 방송환경 수준의 카메라 및 영상 시스템을 바탕으로 정확한 카메라 트래킹(trackcing) 기술을 통해 보여주는 K/DA의 무대와는 기술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복수의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각도에서 콘텐츠를 연출 의도에 맞게 보여줄 수 있고 큰 아이맥(IMAG: 현장 중계 화면)을 통해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K/DA 무대

 

* 출처: League of Legends 유튜브

League of Legends 유튜브 : youtu.be/p9oDlvOV3qs

 

 

U2 공연의 AR 콘텐츠

 

 

 

 

setlist.fm 유튜브 : youtu.be/KgNymkZovTc

 

이러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2019년에는 음악산업에서 AR을 활용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lboard Music Awards) 2019>에서 마돈나(Madonna)는 디지털 버전의 마돈나 4명과 함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디지털 버전의 마돈나는 볼류 메트릭 비디오 캡처(Volumetric Video Capture) 기술을 사용하여 마돈나의 360도 영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의 가공을 거쳐 탄생했습니다.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 방식을 이용한 AR 무대는 TV 방송상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2020년 6월에는 SKT의 ‘점프스튜디오’에서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을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로 촬영, 슈퍼주니어의 온라인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에 AR 콘텐츠를 적용했습니다.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 기술을 사용한 AR 콘텐츠

마돈나 유튜브 채널 : youtu.be/9Z1GdMuC9E8

 

BTS의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World Tour>에서는 라이브 콘서트 최초로 AR을 사용했습니다. 주로 극장 환경에서 구현하거나 일회성으로 선보였던 이전 사례들과는 달리 스타디움 환경에서 투어 스케줄에 맞춰 구현한 사례로서 의의가 있습니다. RM의 솔로 무대에서 AR 하트, 텍스트, 로고 이미지가 무대 위에 나타났고, 현장에 있는 관객은 아이맥(IMAG)을 통해 AR 콘텐츠를 확인했습니다. 특히 스타디움 환경에서는 공연자와 가까이 있는 일부 관객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관객이 아이맥(IMAG)에 의존하여 공연을 관람하기 때 문에 AR 콘텐츠가 현장에서 더 자연스럽게 연출될 수 있습니다.

 

K/DA와 마돈나의 무대에 사용됐던 카메라 트래킹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정면에 있는 고정식 카메라와 무대 위 핸드헬드 카메라, 총 2대의 카메라가 AR을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카메라의 움직임을 트래킹하고 해당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AR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렌더링됩니다. AR 콘텐츠가 위치하는 가상공간이 실제 무대의 스케일과 완벽히 정렬되었기 때문에 두 카메라 간 화면을 전환하더라도 일관된 AR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BTS 무대의 AR 콘텐츠
* 출처: disguise(https://www.disguise.one/en/solutions/concert-touring/bts/)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RM의 위치와 움직임에 맞춰 AR 하트들이 나타나고 사라지게 할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가 AR 하트를 뚫고 들어가 RM에게 가까워졌다가 다시 하트 밖으로 나오는 장면은 AR의 개념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곡이 끝날 때는 RM의 머리 위로 투어 도시마다 다른 텍스트를 AR로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아이맥 화면 의존도가 높은 큰 규모의 공연장이나 최종 수용자가 스크린을 통해서 시청 하는 방송환경에서 AR을 활용한 무대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확장현실(XR)의 활용

 

 

XR은 개념적으로 실감형 기술을 통칭하는 용어지만, XR 스테이지 혹은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사용될 때는 구체적인 프로덕션 형태와 솔루션이 존재합니다. XR이라는 이름이 붙기 전에는 ‘가상 스튜디오(Virtual Studio)’라는 이름으로 방송이나 영화 제작 환경에서 그린스크린(Green Screen)을 배경으로 구현을 해왔습니다. 미국 최대 규모의 방송장비 전시인에서 디스가이즈(disguise)는 그린스크린 환경보다 더 진보한 XR 스테이지를 구현할 수 있는 ‘xR’을 소개했습니다. 고해상도의 배경 LED와 바닥 LED로 구성된 스튜디오에서 AR과 MR을 구현하여 몰입감 있는 가상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입니다. 카메라 트래킹을 통해 LED에 나타나는 영상이 카메라 시점에서 실시간 렌더링됩니다. 공연자는 실제 영상을 보면서 상호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린스크린 환경보다 더 몰입할 수 있습니다. 퍼포먼스가 이루어지는 만큼의 공간만 LED가 설치되고 그 밖은 확장된 가상 그래픽으로 채워집니다.

 

 

* 출처: disguise

 

2020년 5월, 케이티 패리(Katy Perry)는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 결승 방송에서 무대를 xR 스튜디오에서 선보였습니다. 케이티 페리는 주변 LED를 통해 영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퍼포먼스 중 좁은 공간에서 떨어질 듯 말 듯 한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8월에는 가 xR 스튜디오에서 제작, 방영됐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대한민국 음악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음악산업의 투명성 제고 노력

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2020. 12. 2. 13: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2018년과 2019년은 유독 음악산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논란과 이슈가 많이 발생한 발생했습니다. 정부는 음악서비스 사업자들이 2018년 기준 약 3,775억 원 규모(추정액)의 미분배수입을 수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음악산업발전위원회의 연구용역을 통해 음원시장이 변화하는 상황을 파악 중입니다. 미분배수입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 2018 6,저작권 사용료 징수규정을 개정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점유율 1위 서비스인 멜론은 과거 저작권료를 불법적으로 편취한 정황으로 인해 형사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외에도 일부 뮤지션과 소속사가 주요 음악서비스의 차트를 대상으로음원사재기를 행해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한편 음악산업과 밀접한 관계인 방송 사업자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업무 행태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 음악 방송 프로그램은 방송을위해 뮤지션과 소속사가 제작비를 부담하여 만든 음원을 공급받아 판매한 후, 해당 음원판매 수익을 제대로 정산하지 않아 뮤지션이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청자 투표 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처럼 한국음악산업계에서 일어난 투명성 논란과 개선 노력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미분배수입의 규모 파악 과정과 개선 노력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 6월 승인한 저작권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전송 부분)에‘매출액 비율에 근거한 수익분배조항을 포함시켜, 미분배(낙전)수입의 발생 원인을 원천차단했습니다.

미분배수입의 존재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기구인음악산업발전위원회가 추진한연구용역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연구는 연결된 연구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총 2회 진행했습니다. 이 연구는 음악산업의 현황을 투명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틀을마련해 저작권 정책 결정의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음악산업발전위원회의 성과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미분배수입은 2013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2018년에는 그 규모가 약 3,775억 원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10,469억 원에 달하는 2018년 음원시장 규모의 36% 수준입니다.

 

 

미분배수입은 주로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다량 혹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서 발생합니다. 소비자가 음원 다운로드를 하지 않았을 때, 상품 사용료 중 최대 66% 수준(소비자 정가 월 10,500원 기준)에 이르는 금액이 창작자에게 분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음악서비스 사업자가 저작권 사용료 징수규정을 위배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앞의 연구용역에서 정확한 규모가 밝혀지기 전까지 음악 창작자들은 미분배수입의 존재와규모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미분배수입은 그동안 음악서비스 사업자의 이익으로 계속 귀속되었습니다. 미분배수입은 낙전수입, 미판매수입 등 다른 이름으로 지칭되기도 합니다.

 

 

위 표를 참고하면, 2018년 음원시장 전체 매출 중 음악서비스 사업자에게 귀속되는 금액의 비율이 약 58.5%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당시 징수규정에 내포되어 있는 본래의 취지[창작자60):음악서비스사 = 6:4(스트리밍) 혹은 7:3(다운로드)]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것입니다.

음악서비스 사업자들은 미분배수입에 대해음악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신규 고객을 모집하는 가격 할인 등 프로모션 비용으로 일부 사용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현재 시장 확대를 위해 각 음악서비스 사업자가 비용을 얼마나 사용했으며,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리고음악서비스 사업자 사이의 시장점유율 경쟁을 위해 사용하는 비용이 음악 창작자에게 전가되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한편 2018 6월 발표된 저작권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은 음악업계의 숙원이었던 불공정하고 과도한할인율문제도 함께 해소하여, 정당하고 투명한 저작권산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얻었습니다. 저작권 사용료 징수규정의 해당 조항들은음악산업발전위원회의 정기 회의를 통해 개정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며, 이후 세 차례의 음악업계 토론회와 한 차례의 공청회를 주최하여 음악업계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 해당 징수규정은 연도별로 차등 적용되어 해당 내용이 음악시장에서 완전히 자리잡는 2021년까지 약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음악 저작권 사용료 배분 투명성 확보 노력

 

 

음악 저작권 사용료 편취 사태에 대해서 당사자인 멜론은 아직까지 공식 재발방지 대책이나 보상방안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이미 불법적으로 저작권 사용료를 편취한 것이 확실시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우선 사과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는 주장과, 아직 검찰조사에 이은 재판결과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어느 부분까지 위법사항으로 인정하고 대응해야 할지 규정짓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나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비롯한 저작권 신탁단체들은 공동 TF팀을 구성하여 공동 대응하고 있습니다. 멜론을 제외한 다른 음악서비스 사업자들 역시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하며 이번 저작권 사용료 편취 사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피해자라 할 수 있는 뮤지션과 레이블(소속사, 음반제작자)들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업자가 거의 없어 보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멜론이 과점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멜론과 반대되는 목소리를 높였을 때 앞으로 계속 음악과 관련한 사업을 영위함에 있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는 의견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일부 사업자들은 저작권 사용료 편취 사태와 관련해 멜론에 집단 및 개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피해자가 멜론을 제외한 모든 사업자와 뮤지션인 것을 고려할 때, 극히 일부만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및 저작권 신탁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한편 정부도음악 저작권료 정산 투명성 제고 토론회를 후원해 음악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해당 토론회에는 음악서비스 사업자들부터 음반제작자, 뮤지션, 법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토론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토론회는한국음악시장 투명화를 위한 행동강령을 발표하고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서명하면서 마무리했습니다.

 

음악 저작권료 정산 투명성 제고 토론회     출처 : 정부24(www.gov.kr)

 

 

행동강령은 서명의 대상을 음원서비스 사업자, 권리자단체, 제작자단체 및 그 각각의 창작자, 제작자, 실연자로 규정합니다. 실제로 음악산업에 종사하는 당사자들이 위의 행동강령에 서명함으로써 음악산업의 투명성을 지켜 나가려는 노력에 동참하도록 하여, 앞으로 멜론의 저작권 사용료 편취 사태와 음원사재기 등과 같이 음악업계의 투명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사태가 벌어졌을 때, 음악업계가 공동으로 엄정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틀이 될것이라는 기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산업 내 상대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디지털 음악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짐 등을 행동강령에 담았습니다. 하지만 행동강령 같은 방식은 실효성이 떨어지고, 정산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가지 검증 방안을 도입하려는 저작권 신탁단체들의 최근 노력과는 별개로, 명백한 부정행위에 대해 본보기가 될 만한 정부 및 음악업계 차원의 행정적인 처벌이나 조치가 부족하거나 거의 없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음원사재기 의혹

 

한편, 일부 소속사 및 뮤지션들에게음원사재기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음원사재기는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주요 음악서비스의 차트 혹은가온차트등 전문 차트 서비스가 제공하는 공식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기 위해 다수의 ID를 활용하여 실제 감상과 무관한 재생 로그를 인위적으로 발생시키는 행위입니다. 이는 차트 순위 변화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나 상황에 따라 뮤지션 팬덤의 캠페인용으로 진행합니다. 또한 SNS 채널에서의 마케팅 성과 등과 혼합되어 활용되기도 하는데, 순위 조작 과정에서 다수의 명의도용 계정 등이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음원사재기를 하는 이유는 차트의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방송이나 공연 등 연계된 사업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함입니다.

 

 

출처 : JTBC News

 

출처 :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음원사재기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5년 유명 뮤지션 겸 음반제작자인 박진영이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음원사재기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입니다. 2019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일부 뮤지션이 직접음원사재기를 제안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음에도 현재까지 피해 관계에 근거한 형사고발 및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부분이 의혹으로만 남아있고, 확실하게 밝혀진 사실은 많지 않습니다. 여러 의혹과 많은 관계자들의 민원에도 불구하고 음원사재기를 근절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차트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음원사재기는 어떠한 형태로든 계속 존재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주장도 있습니다.

 

반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음원사재기를 억제하거나 그 효과를 극단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차트 조작의 주된 대상이 되는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자는 주장입니다. 실시간 차트를 폐지함으로써 일간 혹은 주간 차트의 노출을 높이고, 조작해야 하는 데이터의 크기를 키워 음원사재기의 효율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원사재기가 프로그램 등을 활용한 기계적인 조작에 기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조작 대상이 되는 데이터의 양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현재 주요 음악서비스 사업자들은 음원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사용으로 의심되는 재생로그를 차트에 반영하지 않고, 사용자 수가 적은 새벽 시간대에 발매된 음원은 발매 다음 날부터 차트 집계에 반영하는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음원사재기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그 동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음원 저작권 사용료 정산 구조를 빅풀 방식에서 ID별 정산으로 변경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한, 음악산업을 대표할 수 있는 공인된 대표 차트를 정책적으로 구축하여 특정 음악서비스의 차트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상황을 해소하자는 주장을 비롯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출처 :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유튜브

 

이 외에도 음악산업 단체들이 모여건전한 음원음반 유통 캠페인 윤리강령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음악업계 차원의 다양한 노력이 이어졌습니다.

 

 

 

 

방송사업자의 불공정한 제작 관행 해결 노력

 

 

유명 방송 프로그램의 음원제작과 관련한 불공정 관행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슈가 된 방송사업자와 뮤지션이 맺은방송 가창 및 음원 계약서내용에 따르면, 음원 매출에서 유통수수료 및 제작비를 공제한 후 순이익의 일부를 뮤지션에게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정산 내역을 일정 기간 내에 함께 제공하기로 명문화했습니다. 이에 뮤지션은 자비로 음원을 제작하여 방송국에 납품했고, 해당 음원은 발매 당시 월간차트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뮤지션 측이 별도의 기자회견을 개최하기 전까지 약1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이 발생했음에도 방송국에서는 음원 수익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협의 과정에서 방송사업자 측은 기존 계약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인해 정산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문제가 된 뮤지션의 대리인(레이블)과 방송사는 2018년 하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을 추진했으나, 의견일치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결국 뮤지션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방송사업자의 부적절한 관행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방송사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또한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음원정산과정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아울러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정산시스템 등을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해당 프로그램 출연자는 출연 회차에 따른 음원 정산서를 받고, 출연자 계약서를 새로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와 노력의 이면에는 방송사업자의 불공정한 업무 관행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방송사업자가 절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음악산업계 특성상, 유사한 피해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공론화하기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방송사업자가 책임을 다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에 대해 뮤지션과 소속사에게 그 피해를 고스란히 전가시키고 있다는 것이 음악산업계의 통념입니다. 한편 음악계에서는 이러한 선례가 발생함에 따라 ‘타 방송국의 유사 프로그램도 서면으로 된 출연계약서 등을 제안하는 경우가 생겼다, ‘방송사업자의 사업 방식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투표 조작 사안

 

 

2019년 시리즈를 거듭하며 파급력과 인지도가 매우 컸던 오디션 프로그램프로듀스시리즈의 투표 결과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시청자를 대상으로 유료 문자투표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합격자를 선출하는 방식을 통해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시리즈에서 투표수가 조작되었음이 밝혀져 해당 프로그램 애청자를 비롯한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시청자들이 투표 조작 사태 초창기에 의혹을 제기하고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계속 조작이 없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러나 검찰수사 과정에서 모든 시즌의 투표 결과가 조작되었음이 밝혀지면서 더욱 큰 실망을 안겼습니다.

CJ ENM은 사태 발생 5개월만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투표 조작 사태로 인해 상처받은 피해 연습생들에게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해당 투표 조작 사태는 개인의 일탈이란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와 함께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모두기금으로 조성하여 음악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K-Pop의 지속 성장에 사용할 계획이며, 외부의 콘텐츠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시청자 위원회를 구성하여 방송 제작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피해 보상 방안과 향후 대책을 밝혔습니다.

 

 

 

 


 

 

 음원 사재기 근절 캠페인 송 'With A Song'

 

2019년은 유난히 다사다난한 한 해였습니다. 이를 K-Pop을 앞세운 한국 음악산업의 성장통으로 보아야 할지, 음악산업의 왜곡된 생태계의 단면으로 해석할지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전 국민적 인기를 모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투표 조작 이슈는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검찰기소 이후 공개사과, 대책발표라는 반향을 이끌어 냈습니다. 일부 음악 관련 방송프로그램의 불공정 계약은 뮤지션 당사자의 용기 있는 문제제기를 계기로 공개사과에 이은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과 후속조치가 시행되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반면 음악업계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 중에는 시간이 흐르고 공론화 해도 크게 변화하지않거나 뚜렷한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음원사재기와 최신음악 추천제도 문제입니다. 그리고 멜론의 저작권 사용료 편취 사태로 인해 음악 저작권에 대한 투명한 정산 배분 시스템 구축 논의가 촉발되었습니다. 어쩌면 영원히 밝혀지지 않았을 수도 있는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2019년 현재 해당 사건의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건들 속에서도 음악업계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정부는 저작권 사용료 징수규정을 대폭 개정함으로써 미분배(낙전)수입의 존재를 밝혀낸 이후, 이를 적절하게 분배할 수 있도록 해 음악산업 생태계가 처해있던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초석을 다졌습니다. 그리고 음원 상품에 대한 과도한 할인구조를 해소해 음악 창작자의 오랜 요청에 응답했습니다.

다만 음악업계 앞에는 아직 다양한 문제들이 남아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유튜브와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재생되는 음악을 정확하게 수집하고 관련 수입을 창작자에게 투명하게 분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음원사재기는 팬들을 향한 거짓말이자 음악산업 생태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부정행위로, 이를 사전에 방지하거나 사후에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음악산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규모 및 현황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도구도 필수적입니다. 시장 투명성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음악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아주 기초적인 인프라로 작동할 것이라는 견해엔 이견의 여지가 있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태생적 이슈 등 복잡한 특성을 고려할 때, 음악산업의 투명성과 산업 지원 정책의 전문성 및 시의성 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정부와 산업계 공동으로 지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협조 시스템이 자리를 잡게 되면음악산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공동의) 노력’도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음악업계 전체가 상생할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 음악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K-pop, 그리고 팬덤: 성장과 진화

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2020. 10. 14. 13: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출처 : Billboard(www.billboard.com)

 

2017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는 방탄소년단이 시상식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문구는 “ARMY, IT’S HAPPENING”이었습니다. 간단한 이 한 줄은 방탄소년단의 팬덤아미를 아티스트의 소식을 전하는 대상으로 직접 호출했다는 데에 특이점이 있었습니다.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lboard Music Awards)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수상을 시작으로 본격화한 방탄소년단의 북미 흥행에서 아미의 이름은 늘 함께 불렸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출연 소식을 알리는 트윗     출처 :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공식 트위터

 

K-Pop을 향한, 특히 북미시장에서의 관심은 팬덤에 대한 호기심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K-Pop 콘텐츠를 팬덤 활동까지 포함한 일종의종합 패키지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각종 온라인 투표, 집단 스트리밍, 해시태그 운동 등 온라인에서 시작해 오프라인으로 번져 가는 팬덤의 단체행동과 그 원동력인 열정을 흥미로워 하는 셈입니다. 팬덤에서 음악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고 싶음은 물론일 것입니다.

 

팬덤 담론은 대체로 몇 가지 형태를 띱니다. 또래 커뮤니티로서의 팬덤이나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팬덤, 또는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아티스트의 홍보를 헌신적으로 대신하는 집단으로서의 팬덤 담론입니다. 이들 담론은 1990년대부터 팬덤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틀로 작용해 왔지만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팬덤은 아티스트와 추종자로서 관계를 맺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K-Pop산업의 성장과 함께 팬덤의 자기인식이나 아티스트와의 역학도 크게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팬덤의 자기인식 변화

 

 

멤버 변동 관련 팬덤 발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팬덤의 발언력이 커지고 그 대상 범주 역시 확장한다는 점입니다. 아티스트 처우, 이벤트 현장의 팬 대응, 콘텐츠 내용에 대한 항의 등 사안은 다양합니다. 이중 가장 극단적인 것은 멤버 퇴출 요구입니다. 2019년 마약류 취급과 성매매 알선 등 다양한 혐의로 구성된 이른바버닝썬 게이트가 발생하자 빅뱅의 팬들은 핵심인물로 드러난 빅뱅 전 멤버 승리에 대한 퇴출을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어 씨엔블루의 이종현 역시 불법촬영물이 공유된 단톡방 가담자로 알려지자 팬덤에서 퇴출 요구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일부 해외 팬들은 승리의 콘서트가 예정돼있던 공연장 앞에 모여 승리 지지 시위를 펼쳐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간극은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겠지만, 반드시 국내 팬이 해외 팬보다 윤리의식이 높아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 변동에 대해 팬덤이 집단적으로 습득한 경험의 차이가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찍이 슈퍼주니어의 멤버 추가(2007) 2PM의 멤버 탈퇴(2010) 사례에서 볼 수 있듯, K-Pop 아이돌 팬덤은 멤버 구성 변화에 무척 민감한 성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그룹의 모든 멤버가 팬덤과 함께 운명 공동체라는 의식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2014년 엑소, 소녀시대 등의 멤버 탈퇴는 팬들에게 빠르게 받아들여졌다. 이후 팬들의 시선에서 그룹 활동에 불성실한 멤버, 갑작스럽게 결혼이나 출산, 연애 등을 발표한 멤버 등에 대해서는 그룹퇴출 요구가 팬들로부터 일어나는 일이 일반화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팬덤, 모든 경우의 일관된 반응은 아닙니다. 아이돌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 대해 언급될 때마다 강력히 반발하는 방식으로 완강한 지지를 이어나가는 팬덤도 있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멤버 변동이라는 가장 민감한 사안에서도 팬덤의 대응은 점차적으로 변화해 왔다는 점입니다. 전력으로 저지하려던 시대에서 수용하는 시대로, 다시 경우에 따라서는 스스로 멤버를 보이콧할 수도 있는 시대로 말입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팬덤의 자기인식과 맞물립니다. 1세대 아이돌이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우상 같은 존재였다면 이후 아이돌은 데뷔 과정이 리얼리티 방송으로 중계되거나 팬들에 의해 선발되는 형태로 바뀌어 왔습니다. 팬덤에게 아이돌은 숭배의 대상에서 지지하고 육성할 대상으로, 그래서 팬덤은 숭배자에서 지지자로 자기인식을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지지자로서의 팬은 아이돌을 보살피고 후원하며 그의 커리어가 성공적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존재입니다. 팬의 인식 변화는 더 나아가서 소비자로 변했습니다. 소비자로서의 팬은 아이돌에게 금전적, 감정적 자산을 지출하고 그에 따라 유무형의 재화를 제공받기를 기대합니다. 그것은 혼자만의 즐거움일 수도 있고, 환상의 유지일 수도 있으며, 구체적인 감정 노동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돌의 매력이 반감되거나 흥행이 실패하는 등 구매한 상품의 가치가 떨어질 때, 또는 기대했던 재화가 제공되지 않을 때, 팬은 더 이상 참지 않게 되었습니다. 가요계에 복귀한 1세대 아이돌 팬덤에서 발생한 몇 가지 잡음은 시대의 변화를 잘 드러내 줍니다. 어느 팬덤이라도 아이돌과 팬덤 사이에 갈등은 발생할 수 있지만, ‘오빠로서의 아이돌의 역할에 익숙한 몇몇 이들은 왜 팬덤이오빠 말씀토를 다는지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압적이거나 안하무인의 태도로 팬덤의 불만을 산 1세대 아이돌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콘텐츠 관련 팬덤 발화

 

팬덤이 기획사 또는 아이돌을 향해 발언하는 일은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숭배자보다는 지지자와 소비자가 결합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과거보다 뚜렷한 경향을 보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6년 방탄소년단의여성혐오 공론화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일부 팬들이 SNS에 계정을 만들어, 방탄소년단의 과거 가사 속에 여성혐오적 표현이 있다며 개선을 요청한 사건입니다.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결국 이 비판을 받아들이고 공식 팬카페에 피드백을 게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여성학 서적을 읽거나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고 있음을 어필하기도 하고, 전향적인 의지를 담은 곡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 실질적 의미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논란이 남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이후 이들의 “Love Yourself” 연작을 관통하는 주제의식 속 소수자의 연대나, 여성혐오적 가사로 비판받은 초기곡상남자 (Boy In Love)’를 스스로 빗대어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ove)’를 발표하며 보다 성숙한 연심을 보이는 인물상을 제시한 사례 등은 방탄소년단이 팬덤의 불만을 수용하여 자신들의 콘텐츠와 성장서사 속에 적극적으로 융합한 성취로 이해하기에 충분합니다.

 

결말은 긍정적이지만 당시 방탄소년단의 팬덤은 극단적으로 양분되었습니다. 일부에서는 방탄소년단안티와 팬의 충돌로 이해하기도 하고, 숭배자 형태의 전통적 팬과 지지자/소비자 형태의 새로운 팬의 충돌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2016년 당시 방탄소년단을 견제하고자 하는 타 보이그룹 팬들의 움직임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제기된 수많은 비판과 비난 중 일부가 여성혐오 논란으로 이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2015년부터의 통칭페미니즘 리부트와도 맞물린 이 사건 이후로, 특히 젠더 이슈에 관련된 팬덤의 공론화는 수시로 발생했습니다. 아티스트와 소속사 측의 대응도 적지 않게 이어졌습니다. 개중에는 태도의 변화나 사과만이 아니라 이미 발표한 뮤직비디오나 음원을 수정해서 재배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SNS를 통한 팬덤의 의견 교환이 활발해지고 서로 다른 팬덤이나 팬덤 외부 집단과의 접점도 많아지면서 이와 같은 사례는 앞으로도 자주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이슈와 팬덤 집단행동

 

 

방탄소년단 팬들이 운영하는 자선 모금 단체 'One In An ARMY' 소개 자료     출처 : One In An ARMY 홈페이지

 

‘원 인 언 아미(One In An ARMY)’는 전 세계의 방탄소년단 팬들이 기부가 필요한 사안을 선정해 기부금을 조성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18년 한 팬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는데, 난민 주택 마련이나 어린이 예술 치료 등 다양한 이슈에서 각급 NGO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활동합니다. 방탄소년단 멤버의 생일을 기념하여지민과 함께 집을(Home With Jimin)”, “정국과 함께 힘을(Strengthen With Jungkook)” 등의 표어를 걸고 다채로운 사안에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2019 2월 진행된호석과 함께 미소를(Smile With Hoseok)”은 페루의 구순구개열 치료에 미화 8천 달러 이상을 모금하기도 했습니다.

특정 아티스트의 팬덤이 모여 사회적 사안에 기부금을 조성하는 사례는 이외에도 적잖이 있습니다. 일례로 공연장 등의 현장에 팬들이 보내는 화환은 불우이웃 돕기를 위해 기부되는 쌀 화환으로 대체되어 한국 대중음악계 고유의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이런 현상이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1990년대부터 팬덤이 아이돌에게 오토바이나 차량 등 고가의 선물을 하는 사례가 있었고, 이는 세간의 눈총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에 따라 콘서트나 생일 등을 기념하는 방식으로 아티스트 명의의 기부나 숲 조성 등이 대안으로 등장한 것입니다. 아이돌 팬덤이 갖는 특유의 인정욕구와 스타와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교차하는 지점인 셈입니다.

 

 

흑인 인권 위해 100만 달러를 기부한 '원 인 언 아미'     출처 : One In An ARMY 트위터

 

‘원 인 언 아미는 분명 방탄소년단이 직접적으로 천명한 주제의식과 유니세프 캠페인에서 영감을 받아 이뤄졌고,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팬덤이 있기에 가능한 기획으로 보입니다. 모든 팬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기에는 방탄소년단의 특수성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아티스트의선한 영향력이 점차 K-Pop의 중요한 화두로 부상함에 따라, 사회적 이슈에 대한 팬덤의 기부 활동은 앞으로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티스트 비호 활동: '여자 연예인 연검 정화봇'의 사례

 

 

‘연검 정화라는 이름의 활동이 있습니다. 가장 많은 빈도로 연결되는 연관 검색어들이 포털사이트에 노출되므로, 부정적이거나 모욕적인 연관 검색어보다 많은 검색 이력을 생성함으로써 긍정적인 연관 검색어의 순위를 끌어올리는 행동을 말합니다. 2019년에는 조금 특이한 사례가 발견되었는데, ‘여자 연예인 연검 정화봇이라는 트위터 계정이 그것입니다. 여성 연예인의 악플 문제가 대두되었고, 이에 따라 선정적이고 모욕적인 연관 검색어를 긍정적인 키워드로 대체해 보자는 움직임입니다.

 

출처 : 여자 연예인 연검 정화봇 트위터

 

해당 계정의 신원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지만, K-Pop 아이돌 팬덤 문화에 익숙한 인물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를 들어, 계정이 안내하는정화법은 몇 가지 행동요령을 수반합니다. 포털 사이트의 어뷰징 차단 알고리듬을 피하기 위한 대책으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며 팬덤에 팬덤을 거쳐 전승되는 방법들입니다. 또한 부정적인 어휘가 연관 검색어로 결합되는 것을부정한 상태로 간주하거나, 이를 집단적 노력으로정화한다는 것 역시 팬덤에서 자주 발견되는 사고방식입니다.

규모가 있는 아이돌 팬덤이라면 연검 정화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여자 연예인 연검 정화봇’은 각자의 팬심을 떠나 여성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응원하겠다는 취지로 개설되었습니다. 팬심은 흔히 경쟁의식을 동반하므로, 팬덤이 다른 아티스트를 위해 움직이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그러나 K-Pop산업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여러 팬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돌 팬덤 출신 혹은 유사한 멘탈리티를 가진 인물에 대해 반드시 특정 아티스트를 향한 배타적 팬심으로서만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이 아니며, 팬덤의 양식 그대로 다른 이슈에 행동하는 일도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여성 아이돌의 여성 팬덤

 

 

 

여성 팬의 가시화

 

 

출처 : (좌)마마무 공식 홈페이지, (우)레드벨벳 공식 홈페이지
출처 : (좌)선미 공식 페이스북, (우)태연 공식 홈페이지

 

1990년대 1세대 아이돌은 남성 아티스트의 여성 팬을 중심으로 산업에 뿌리를 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콘서트 예매자 중 여성 비율이 80%에 달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마마무를 비롯해, 레드벨벳, 선미, 태연 등 다수의 여성 아티스트 팬덤이 여초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성 아티스트의 여성 팬이 최근에야발생한 것은 아닙니다. 1세대 걸그룹으로 분류되는 베이비복스(1996년 데뷔)도 유망 보이그룹 팬덤의 괴롭힘으로 고통 받았던 팬들의 회고가 뒤늦게 여초 커뮤니티에 등장해 회자되기도 했고, 2007년 데뷔한 소녀시대, 원더걸스 역시 상당한 비중의 여성 팬덤이 형성된 바 있습니다. 다만 여성 팬은 남성 아티스트를 추종한다는 통념에 가려 최근에야발견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9 11월 마마무의 팬 쇼케이스의 경우 여성 예매자가 91.6%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콘텐츠의 변화

 

 

여성 팬의 가시화는 콘텐츠에도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남성 아이돌은 코어 팬덤을 중심으로, 여성 아티스트는 대중적 인지도를 중심으로 한다는 기초 전략이 과거의 것이 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여러 음반을 관통하는 복잡한 서사적 설정(세계관)은 팬덤형 아티스트의 것으로 간주됩니다. 단발적 히트와 대중적 노출을 중심으로 할 때는 굳이 필요하지도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까지 하기 때문입니다.

 

 

출처 : (좌)여자친구 공식 페이스북, (우)우주소녀 공식 페이스북

 

최근 여성 아이돌은 세계관을 도입하며 충성도 높은 팬층을 노리고 있습니다. 여자친구(2015년 데뷔), 우주소녀(2016년 데뷔)는 데뷔 당시 각각 학교를 무대로 한 연작이나 우주 공간을 뛰어넘는 만남이라는 테마를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2~3년 차에는 연속적인 세계관보다는 단발성으로 대중에게 어필하는 팝적 성향의 곡들을 잇따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우주소녀가 2018년부터, 여자친구가 2019년부터 다시 서사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은 팬덤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팬덤이 모이고 특히 여성 팬들의 관심이 유수의 걸그룹에게 몰리는 환경적 변화에 힘입어 다시 세계관이 중요한 무기가 된 것입니다.

 

 

드림캐쳐 - Piri     출처 : Happyface entertainment 유튜브

 

이외에도 드림캐쳐(2017년 데뷔)악몽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일련의 서사를 구축해 놓고 신곡을 발매할 때마다 뮤직비디오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방식으로 팬들을 끌어들였습니다. 드림캐쳐는 특히 해외 팬들의 큰호응과 함께 데뷔 1년 차에 유럽 투어에 나서는 등 중소기획사 신인 걸그룹으로는 매우 드문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물론 팬덤의 성별 차이를 일관된 취향으로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티스트와 이성 팬덤이라는 이분법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콘텐츠가 보이던 뚜렷한 성별 이분법 역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달의 소녀 - Butterfly     출처 : Danal Entertainment 유튜브

 

변화는 상업적 전략만이 아닌 태도에도 적용됩니다. 이달의 소녀(2016년 프리데뷔, 2018년 정식 데뷔)는 처음부터 각 멤버가 다른 세계에 속한다는 설정과 함께 뮤직비디오와 가사 속에 수수께끼 같은 기호를 삽입하며세계관을 강하게 내비친 바 있습니다. 그러나 2018년 이들의 정식 데뷔곡 ‘Butterfly’는 가상 세계의 픽션에 머물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려는 소녀들에 대한 송가로 완성했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세계 각지에서 억압과 절망을 뚫고 일어나 춤추고 달리는 소녀들의 이미지로 구성되었고, 이들의 프로덕션 자체가 종종 비판받았던 피상적소녀성의 기호인 교복 치마 등이 말끔히 제거된 채 힘 있고 우아한 군무를 선보여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트와이스(TWICE) - Feel Special     출처 : JYP Entertainment 유튜브

 

트와이스의 사례 또한 흥미롭습니다. 과거보다 눈에 띄게 활달한 이미지의 ‘Fancy’를 선보인 데 이어 걸그룹으로서의 동료애와 자존감을 주제로 한 ‘Feel Special’을 발표한 것입니다. 트와이스는 팬덤의 남초 성향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고,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특히 걸 그룹 콘텐츠에 있어서 서사성이나 메시지보다는 매력적인 리듬과 멜로디의 러브송이라는 팝송의 고전적 미덕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여 왔습니다. 그래서 트와이스가 아티스트의 실제 삶과 메시지를 콘텐츠에 녹여낸 것은 이례적인 행보라 할 만합니다. ‘Feel Special’은 일부 멤버의 건강 문제와 맞물려 K-Pop 팬덤 전반에 반향을 일으켰는데, 연대의 의지와 건강한 자존감이라는 메시지 또한 여성 팬들에게 각별하게 다가올 수 있는 주제의식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여성 팬과 '걸 크러시'

 

 

출처 : (좌)청하 공식 페이스북, (중)블랙핑크 공식 페이스북, (우)ITZY 공식 홈페이지

 

소위걸 크러시이미지는 이미 2015년 경부터 K-Pop산업에서 익히 회자되는 기호가 되었습니다. 2012년 경부터 대대적인 붐을 일으킨 통칭청순걸그룹의 유행이 조금씩 쇠퇴하며걸 크러시의 유행이 점쳐졌고 상당수의 여성 아이돌이 이를 표방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성에게 어필하는 여성을 정형화한다는 비판, 성소수자를 지우는 워딩이라는 비판, 무분별하게 차용되는 콘셉트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2018년을 기점으로 과감한 스타일링과 도전적인 태도, 진취적인 내용, 긴박감 있는 곡풍 등이 여성 아티스트의 곡으로 대거 등장한 것 역시 사실입니다. 선미, 청하, 태연 등 여성 솔로 아티스트들과 레드벨벳, 마마무, 블랙핑크 등이 이러한 맥락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데 이어, 특히 2019년에는 에버글로우, 있지(ITZY) 등 신인 걸그룹들도걸 크러시이미지를 통해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는 시장에서의 차별화와 단면적인걸 크러시이상의 이미지를 구사하고자 하는 기획 차원의 노력이나, 각을 드러낸 아티스트들의 영향력도 주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여성 팬들의 지지가 촉매로 작용한 부분도 있습니다. 물론 여성 팬이 여성 아티스트의 강한 이미지만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성 아티스트가 평면적으로 대상화되지 않고, 보다 다양하고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는 수요가 커지고, 그 일환으로서걸 크러시의 지분이 확대되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여자)아이들 - Lion     출처 : Mnet K-pop 유튜브

 

오마이걸 - Destiny     출처 : Mnet K-pop 유튜브

 

 

2019 8월부터 방송된 엠넷퀸덤이 그 한 예입니다. 여성 아이돌들이 출연해 경쟁하는 서바이벌 쇼로, 아이돌들이 직접 콘셉트를 설계하고 수행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AOA너나 해’, (여자)아이들의 ‘Lion’ 등 진취적인 이미지의 무대들이 시청자의 열광적인 반응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청순’, ‘섹시’, ‘걸 크러시등으로 분류된 여성 아이돌의 이미지가 보다 복잡한 스펙트럼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방송을 지켜보는 여성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사며 각별한 감흥을 제공했습니다. 그러한 수요를 평소 현장에서 느껴온 이들이기에 이를 믿고 도전을 할 수 있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여성 팬들의 존재가 여성 아이돌들에게 편견을 딛고 새로운 모습을 일구는 바탕이 되었다고 볼 만한 대목입니다.

 

2019년의걸 크러시를 단순히 돌고 도는 유행의 하나로 간주할 수도 있습니다. 2010년 전후의 애프터스쿨, 포미닛 등의 카리스마 걸그룹을 단순히 리바이벌하는 것이 아니라 섹슈얼한 어필을 덜어내고 새로운 감성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도 트렌드의 변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십대 여성에게 동경을 일으킬 수 있는 이미지로 기획된 있지의 모습이나, (여자)아이들이편견을 무너뜨리고 여왕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가사를 직접적으로 발화하는 장면 등은 대중의 어떠한 요청에 부응한 흐름이 분명 존재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줍니다. 애초에 K-Pop 아이돌산업의 탄생이 1990년대 젊은 여성층에게 불었던꽃미남’ 붐과 맞물렸던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 아티스트들의 콘텐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여성 팬덤의 존재는 어쩌면 몇 가지 유행에 그치지 않고 K-Pop산업의 취향을 조금은 더 핵심적인 영역까지 바꿔나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팬 카페와 팬덤 커뮤니티의 변화

 

출처 : Google Play

 

출처 : Google Play

 

2019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위버스(Weverse), SM엔터테인먼트는 리슨(Lysn)을 각각 론칭했습니다. 팬덤 전용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위버스에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 함께 여자친구의 커뮤니티가 개설됐습니다. 리슨에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의 팬 커뮤니티가 각 팬덤 이름으로 등록됐고, 소속사와 무관하게 팬들이 관심사에 따라 커뮤니티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두 서비스는 단순한 애플리케이션이라기보다는 팬덤 플랫폼으로서 흥미로운 양상을 보입니다. 보다 미시적으로는 기존의공식 팬 카페를 대체하는 플랫폼들입니다.

 

 

 

 

 

팬 카페

 

 

잘 알려진 것처럼 1990년대 팬덤은 지역 팬클럽과 전화 사서함 등을 통해 조직화되어 있었고, 2000년대 들어 각종 연예 커뮤니티로 활동 거점을 옮겼습니다. 특히 공개 게시판 형태의 커뮤니티가 많은 이용자를 흡수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디시인사이드, 베스티즈 등이, 2020년 현재는 인스티즈, 더쿠(theqoo) 등의 사이트에서 여러 팬덤의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웹사이트들이 비교적 개방된 공간이라면, 팬 사이트는 같은 아티스트의 팬들만 모이고 여러 가지 팬덤 활동을 해나가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중앙 커뮤니티가 전부 명맥을 잃은 것은 아닙니다. 다음(Daum) 카페에 집중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통칭공식 팬 카페는 기획사의 직접 관리 하에 팬과 아티스트가 소통하는 공식 창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스케줄 등의 정보 전달이 주된 목적이라면 공식 웹사이트로 충분할 수 있고, 가입 절차가 번거롭다는 점에서, 팬 서비스의 관점에서 이상적인 플랫폼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팬 카페가 여전히 중요한 수단이 된 것은내밀한 소통에 주력한다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티스트에 관한 퀴즈를 맞혀야 가입 신청을 할 수 있고, 신청이 승인된 이후에도 회원 등급 상향조정을 따로 신청해야 하는 등, 외부인의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팬 카페의 회원 수가 팬덤의 규모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인식되어 온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회원끼리도 일단은 서로가 팬이기에 카페에 들어와 있음을 전제하게 됩니다. 아티스트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올리기도 하고, 반대로 아티스트가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다만 브이라이브, 인스타 라이브, 트위터 등을 통한 아티스트와의 직접 소통이 활발해지면서내밀한 소통이라는 팬 카페의 강점도 점차 퇴색했습니다. 리슨이나 위버스는 이런 팬 카페를 대체하는 차세대 플랫폼으로서 기획되고 등장했습니다.

 

 

 

 

 

리슨과 위버스

 

 

두 플랫폼 모두 게시판 중심의 다음 카페와는 달리 타임라인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채택했습니다. 아티스트로부터의 메시지와 팬들의 메시지 모두를 담고 있으며, 티저나 뮤직비디오 등 일반적인 아티스트 콘텐츠도 게재됩니다. 그 외에 일정 시간대에만 코멘트나 응원을 할 수 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비롯해, 공연이나 이벤트의 티켓, MD 등 역시 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매하도록 해 충성도 높은 팬덤의 관심사를 모두 한 곳에서 해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러 나라 팬들이 모이는 공간인 만큼 팬들이 서로의 메시지를 번역해서 소통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위버스의 경우 팬이 메시지를 등록할 때아티스트에게 숨기기(Hide from artist)’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부정적인 이슈에 대한 집단행동을 비롯, 굳이 아티스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내용을 팬들끼리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서비스 초기에는 팬덤의 강한 반발을 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위버스에 대한 팬들의 불만은 팬 카페에 대한 상대적인 것이었습니다. 팬 카페는 까다롭기로 널리 알려진 가입 퀴즈를 통과한진짜 팬들이 폐쇄적으로 모여 있는 곳이었습니다. 누구나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열린 플랫폼으로 이행한다는 것은 과거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도 활동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소속감의 희석, 아티스트와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팬덤의 ‘분탕’, 티켓 사재기, 기자들의 염탐 등 외부인 유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이런불만은 팬 카페라는 폐쇄적 공간이 주는 내밀함에 대한 팬들의 애착을 엿보게 되는 지점입니다. 그러나 잡음에도 불구하고 두 서비스는 모두 다른 대안 없이 해당 팬덤의 공식적인 창구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리슨(Lysn)

 

SM엔터테인먼트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 이런 플랫폼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우선 다음 카페의 특성상 쉽지 않았던 외국인 팬의 접근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합니다. 또 타사 플랫폼인 다음 카페가 제공하는 기능에 용도를 맞춰야 했던 팬 카페와 달리, 팬덤과 기획사, 아티스트 측의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기능을 변경하거나 추가할 수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당장 음반이나 굿즈 등의 쇼핑 기능만 해도 다음 카페에서 구현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아티스트에게 높은 관심을 가진 사용자들의 연령대, 성별, 지역 및 활동 빈도, 구매율 등의 데이터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매력으로 작용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위버스(Weverse)

 

흥미로운 것은 게시판 형태의 팬 카페에서 SNS 타임라인 형태로의 변화입니다. 10건 이상의 게시물 제목을 보여주고 선택해 읽도록 하는 게시판에 비해, 타임라인 형식은 한 화면에 들어오는 정보량이 적습니다. 게시한 지 오래된 글을 보려면 스크롤을 많이 내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즉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게시물의 노출 빈도가 빠르게 낮아집니다. 동시에 모든 게시물의 본문이 노출되므로 각 게시물의 정보값 밀도도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팬들이 놓치고 싶지 않은 콘텐츠, 즉 아티스트로부터의 메시지는 별도의 메뉴로 분리돼 있고, 팬덤 내부의 소통은 보다 즉각적이면서 캐주얼하게 이뤄지도록 설계했습니다. SNS 시대의 감성과 가독성에 보다 부합하는 외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팬들 사이에서 불필요한 분쟁이나 매우 뜨거운 의견 교환이 발생할 만한 형태를 의도하지는 않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점차 발언력이 증대되고 있는 팬덤이 아티스트의 커리어와 콘텐츠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지금, 팬덤의 여론을 견제하기 위해 플랫폼을 바꿨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 것입니다. 팬 카페는 그 자체로 기획사의 관리 하에 있고 팬들도 공식적인 공간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기존에도 토론이나 분쟁은 다른 폐쇄 커뮤니티나 SNS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만 팬 카페와는 확연히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플랫폼은 팬덤 행동양식의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이외의 아티스트도 향후 리슨이나 위버스에 커뮤니티를 개설하거나, 혹은 이와 유사한 독자적인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팬덤의 공식 팬 카페 시대가 저물고 다음 시대가 열림에 따라, 기획사와 팬덤의 관계 및 역학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앞으로도 관심을 두고 지켜볼 만합니다.

 

 

 

 

 


 

 

최근 몇 년, 해외의 음악 매체나 서비스들이 K-Pop 팬덤을 호명하며 온라인 투표를 독려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K-Pop 팬덤의 열정이 갖는 상업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 국내의 팬덤 담론 역시 선행을 하는기특한 소녀들이나 기획사의 홍보 업무를 대신 해주는 경제적 자원으로서의 시각이 고작인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아이돌 팬덤에 성인의 비중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진지 10년이 넘도록 팬덤은 십대 소녀들이라는 고착화된 편견을 유지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살펴본 바와 같이 팬덤은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고,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 소비하고 지지하며, 아티스트의 커리어와 콘텐츠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팬덤의 구성이 산업 자체에 변곡점을 가져올 잠재력을 지니기도 하고, 다시 산업의 환경이 팬덤에 변화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팬덤은 단일한 의견이나 성향을 가진 집단도 아니고, 시대의 흐름과 함께 늘상 변화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 짧은 글에서 논하는 팬덤 역시도 그 복잡한 실체의 일부를 다룬 것에 불과할 것입니다. K-Pop산업의 변화와 그 방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팬덤을 이해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편견 없고 정확한 관찰과 담론이 더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 음악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음악 소비 방식의 패러다임 변화

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2020. 9. 2. 13: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변화하는 21세기 음악 시장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음악을 좋아합니다. 장담컨대, 길을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음악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무척 좋아한다는 대답을 할 것입니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노래를 부르는 나라,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이 빠지지 않는 나라, 취미에 음악 감상이 결코 빠지지 않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그런 한국이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한국의 음악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미국(34.9%)과 일본(15.0%), 영국, 독일, 프랑스에 이은 세계 6위입니다.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순위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시장이 가진 잠재력을 바탕으로 무서운 기세로 몸집을 불려 가는 중국을 뛰어 넘은 놀라운 기록입니다. 이외에도 2020년대 음악 시장의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한국시장 규모는 3.7%를 기록했습니다. 1위를 차지한 미국(41.4%), 영국(7.7%), 독일(5.4%), 중국(5.4%), 일본(4.0%), 프랑스(4.0%)에 이은 7위였습니다.

 

 

고무적인 것은 이렇듯 성장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 단지 한국 음악 시장 뿐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IFPI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음악 시장은 전년도에 비해 9.7%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성장세는 전년도인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8%대를 기록한 성장수치를 웃돈 것임은 물론, 2010년을 전후로 바닥을 친 세계 음악 시장 규모가 새로운 활로를 찾아 점차 자생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어 더욱 긍정적입니다.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띠던 세계 음악 시장 규모는 2014년을 최저점으로 회복에 들어선 모습을 보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장 전반을 뒷받침하는 주요 분야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피지컬 음반 판매량과 스트리밍 시장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2001년도만 해도 전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230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두었던 피지컬 시장은 매해 1~20억 달러씩 꾸준히 수익 하락을 이어가다 2018년에는 총 매출 47억 달러까지 규모가 축소되었습니다. 반면,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이 놀랍습니다. 스트리밍은 2012년 처음으로 총 수익 10억 달러를 넘긴 뒤 점차 가속도를 붙여 2018년에는 89억 달러를 상회하는, 음악계를 대표하는 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는 2018년 전 세계 음악 시장 총 매출 191억 달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수치이며, 같은 해 피지컬 시장의 두 배, 공연 수익의 세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2014년 이후 음악 시장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것은 스트리밍 시장의 확대와 공연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이 보다 고무적인 것은 전체 스트리밍 시장 상승세(34%)와 유료 스트리밍 시장 상승세(32.9%)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무제한 정액제 스트리밍 서비스나 창작자와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 사이의 적절한 수익 분배 구조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다수 남아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스트리밍 시장에 있어서만은 대가를 지불하고 음악을 듣는다, 당연하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당연하지 않은 전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모양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2012 44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디지털 음원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이 추세는 피지컬 매체가 줄 수 있는 물성과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접근 편의성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자연스러운 하락세이므로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 음원시장은 전체 음악 시장에서 12%(2018년 기준)를 차지하며, 유료 스트리밍 시장, 피지컬 시장, 공연시장을 이은 네 번째였습니다. 피지컬 시장 역시 아직까지는 25%, 전체 시장의 1/4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위기 상황임은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2000년대 이후 피지컬 음반시장은 위기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스트리밍 시장에 이은 업계 두 번째로 큰 시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지난 시절의 영광이 워낙 눈부셨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까지 굳이 시계를 돌릴 필요도 없이, 당장 2001년 지표만 보더라도 음악 시장은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피지컬 시장과 공연 시장으로만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렇듯 특정 시장에 힘이 쏠린 상황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한 해당 분야의 급격한 하락세가 전체 음악 시장의 위기로 여겨졌던 것도 어쩌면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결과였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시장 구조의 전반적인 체질 변화보다 더욱 예측하기 힘들었던 일이 한국에서 일어났습니다. 피지컬에서 디지털까지, 전 세계가 이제 돈을 지불하고 개별 단위의 음악을 구입하는 행위를 지난 세기 유행처럼 취급하는 사이 한국 음악 시장만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날개를 펼쳐 나간 것입니다. 가온 차트가 2019년 상반기 발표한 국내 음악 시장 현황(2018년 기준)’에 따르면, 국내 연간 음원시장은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모두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2012년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하락세를 띠기 시작한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시장이 한국 통계에서만은 스트리밍 시장을 넘어서는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간 차트 상위 400곡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연간 스트리밍 이용량은 전년 대비 6%, 다운로드 이용량은 전년 대비 31%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스트리밍 시장의 경우 2017년에 전년 대비 30%가 넘게 성장한 뒤 성장세가 다소 주춤해진 반면, 다운로드 시장의 경우 2018년에 다른 해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는 사실입니다.

 

 

한국 음악 시장의 움직임은 연간 음반 판매량 수치를 확인하면 더욱 흥미로워집니다. 1990년대생 이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분 뉴트로 붐을 타고 LP나 카세트 테이프 등 전통적인 피지컬 매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도 꾸준한 판매량 감소와 그에 따른 수익 하락에 놓여 있는 세계시장과 달리, 한국 음반시장은 2014년을 기점으로 점차 판매량이 늘어나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TOP 400 앨범의 경우 가온차트가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2016년 처음으로 연간 음반 판매량 1,000만 장을 넘겼습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총 판매량 1,690만 장을 돌파하며 전년도에 비해 6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상승세는 꾸준히 이어져 2018년에는 무려 2,300만 장에 가까운 연간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2년 만에 기존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시장 변화와 그 원인 - 음원 시장의 경우

 

 

음원 다운로드 시장의 이색 성장

 

 

 

한국 음원 시장의 흐름 가운데 이례적인 부분은 음원 다운로드 시장의 성장입니다. 이 흐름이 얼마나 독특한 것인지는 세계 음악 시장의 기준이자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미국시장과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2016년에서 2018년까지 한MP3 다운로드 소비량 변화를 보면, 3년 간 연속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미국 다운로드 시장과 달리 한국시장은 3년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나타냅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 각각 7%, 9%로 한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한 것에 비해 2018년에는 무려 31%에 달하는 성장세가 눈에 띕니다. 일견 이상 현상으로 보이는 이러한 성장세의 바탕에는 아이돌 팬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음반 판매량이나 '음원 총공'으로 대표되는 팬덤의 영향력이 다운로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근거는 국내 대부분의 음원 사이트들이 공유하고 있는 음원 사이트 순위 집계 방식입니다. 보통 다운로드 60%, 스트리밍 40%의 비율로 숫자를 합산해 차트 순위를 발표하는데, 같은 곡이라도 다운로드를 하면 60, 스트리밍을 하면 40점이 부여됩니다. 쉽게 말해 다운로드 한 번이 스트리밍 한 번에 비해 50%높은 점수가 부여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 세계 어떤 음악 소비자보다 차트 순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 아이돌 팬덤을 자극시키기에 더 없이 좋은 미끼 상품입니다. 음원 차트 순위가 TV 음악 프로그램 순위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MP3 다운로드에 대한 욕망을 더욱 거세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팬덤의 순위에 대한 집착은 순위와 팬덤의 크기로 모든 서열이 정해지는 아이돌 시장 특유의 권력 공식과 아이돌 음악 팬들의 묘한 인정 욕구가 결합된 독특한 욕망 구조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는 결국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이름을 조금이라도 높은 자리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로 전이되었습니다. 이 열기는 ‘1위 공약’, ‘줄 세우기등의 유례없는 특수한 문화까지 만들고, 세계 음악 시장 흐름을 맹렬히 거스르며 한국 음악 시장만의 특이점을 탄생시켰습니다.

 

 

 

이렇듯 아이돌 팬덤의 조직적인 음원 구매 움직임을 막기 위해 2018년 업계에서는 차트 프리징(Chart Freezing)이라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음원 사이트에서 이용자가 급감하는 오전 1시에서 7시 사이 실시간 차트를 운영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심야 시간대를 노린 음원 사재기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입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음원 사이트 이용자들이 급감하는 새벽 시간대 차트 순위를 높이기 위한 아이돌 팬덤의 조직적인 움직임에 대항하는 음원 사이트들의 고육지책이었습니다. ‘새벽 음원 총공은 업계에서는 실제로 암암리에 권장되던 방식입니다. 그러나 차트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차트 프리징제도는 궁극적으로 차트에 긍정적 변화보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선 수년째 한국 음원 차트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특정 사업체들을 통한 음원사재기 의혹은 외면한 채,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가지고 운영되는 아이돌 팬덤의 음원 공동구매만 차트 교란의 원흉으로 삼았다는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외에도 해당 시간대 순위만을 공개하지 않을 뿐 누적 횟수는 차트에 그대로 적용되는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차트 프리징을 통해 음원 차트 자체의 자연스러운 순환이 막혔다는, 일명 벽돌차트논란이 대표적입니다.

 

 

 

 

차트에서 큐레이션으로

 

 

음원 다운로드 시장의 이색적인 고속 성장의 한편에 자리한 스트리밍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도 놓칠 수 없는 주요 의제입니다. 다운로드 시장이 팬덤의 힘을 등에 업고 질주 중이라면,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세는 세계 음악 시장 전반에 발맞춘 자연스러운 변화의 흐름과 이어집니다. 특히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LTE 무제한 요금제 등장 등의 호재에 힘입은 스트리밍 시장은 앞으로의 성장 전망도 밝은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입니다. 다만 국내 스트리밍 시장의 경우, 시장의 성장세와 상관없이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것이 있으니, 바로 차트 중심의 음원 사이트 구조입니다. 국내 음원서비스 도입 이래 줄곧 정상의 자리를 차지해 온 업계 1위 멜론을 중심으로 지니뮤직, 벅스, 네이버뮤직 모두 실시간 차트를 중심으로 디자인한 메인 화면을 줄곧 유지했습니다.

 

 

 

음원 차트가 중심이 된다라는,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 같던 명제가 조금씩 깨지기 시작한 것은 2018년 새롭게 등장한 음악 플랫폼 플로(FLO)와 바이브(VIBE)의 영향이 큽니다. 멜론 매각 이후 다시 한 번 음원 사업에 도전하는 SKT의 플로와, 네이버가 네이버뮤직 이후 새롭게 런칭한 뮤직앱 바이브는 기존의 음원 사이트들과는 사뭇 다른 접 근방식으로 사용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두 플랫폼의 가장 큰 공통점이라면 바로 메인 화면에서 음원 차트를 없앴다는 점입니다.

 

출처 : 플로 홈페이지

우선 플로의 경우, 가장 먼저 앞세운 것은SKT 미디어 기술원 딥러닝과 인공지능(AI) 센터 음원 분석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한 매일 바뀌는 홈 화면입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감상하는 음악 리스트와 좋아요기록을 조합해 이용자 취향에 맞는 음악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형식입니다. 실제로 플로에 접속하면 가장 상위에 뜨는 것은 사용자 취향에 따라 살랑살랑 춤추고 싶은 국내 라틴팝, 어스름한 저녁, 정류장에서 듣는 알앤비등 서비스 내부에서 직접 큐레이팅한 큐레이팅 리스트입니다. 해당 메뉴 아래에 자리한 것은 최신 음악카테고리로, 이 역시 순위가 아닌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음악을 스스로 발견하게하는 플랫폼 측의 의지가 발현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바이브 홈페이지

 

바이브 또한 메인 화면에서 차트를 없앴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는 각 분야 전문 큐레이터들이 직접 큐레이팅한 리스트나 특정 음악가, 셀레브리티가 추천하는 음악 리스트 들려주고 싶어서가 자리합니다. 하단 역시 음악계 뉴스나 분위기에 따라 고려된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하는 메뉴를 배치했습니다. 특히 바이브의 경우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 사용자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직접 선택하게 하거나, 특정 아티스트 검색 시 바로 아래 유사한 아티스트를 나열하는 식으로, 사용자의 능동성에 따라 취향에 맞는 새로운 음악을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고려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출처 : 멜론 홈페이지

 

멜론의 경우 사이트 개편을 통해 취향에 따라 골라 들을 수 있는 큐레이션 메뉴를 보강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지니뮤직은 인공지능 음악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개인 사용 이력 기반 1:1 맞춤 유사곡 추천, 타임머신 서비스 등 다양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하며 점차 개인화되어 가는 시대에 발맞춘 개편 방식으로 2017~2018 2년 간 일간 평균 스트리밍 이용건수가 41.8%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출처 : 지니뮤직 홈페이지

 

지니뮤직은 인공지능 음악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개인 사용 이력 기반 1:1 맞춤 유사곡 추천, 타임머신 서비스 등 다양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하며 점차 개인화되어 가는 시대에 발맞춘 개편 방식으로 2017~20182년 간 일간 평균 스트리밍 이용건수가 41.8%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 기존 음원 사이트들도 차트 의존적이었던 과거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성장하고 변화해가는 업계 흐름에 비해 정액제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서비스 운영 전반에 대한 음악계와 창작자들의 불만은 여전히 많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근 10여 년 간 지속적인 수익 구조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꿈쩍 않는 기존 음악 플랫폼에 지친 창작자들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생존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튜브, 사운드 클라우드, 틱톡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플랫폼들 역시 이런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동반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시장 변화와 그 원인 - 음반 시장의 경우

 

 

K-Pop의 하드캐리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 음반 시장의 이상 성장은 현재 세계 음반시장의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입니다. 21세기 들어 단 한 번의 반등도 없이 지속적인 감소세에 놓인 전 세계 음반 업계로서는 2015년을 저점으로 상승세를 회복한 것은 물론, 매해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음반 시장의 움직임이 기이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바로 K-Pop시장의 비약적인 성장 덕분입니다.

 

 

 

 

출처 : 방탄소년단 공식 홈페이지

 

방탄소년단 -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출처 : Big Hit Lables 유튜브

 

 

출처 : 엑소 공식 홈페이지

 

엑소 - Tempo     출처 : SM TOWN 유튜브

 

일례로 가온차트의 2018년 통계에 따르면, 20181 1일부터 12 31일까지 집계한 음반 판매량 상위 50개 가운데 49장이 K-Pop 아이돌 가수의 음반이었습니다. 연간 음반 판매량 1위와 2위는 모두 방탄소년단(BTS)이 차지했습니다. 정규 3집 리패키지 음반인 [LOVE YOURSELF ‘Answer’]가 발매 약 4개월 만에 219 7,808장을 판매하며 2018년도 앨범 판매량 1위에 올랐습니다. 이어진 2위이자 정규 3 [LOVE YOURSELF ‘Tear’]는 약 7개월 간 184 9,537장을 판매했습니다. 뒤이어 엑소의 정규 5 [DON’T MESS UP MY TEMPO The 5th Album]가 발매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45 2,030장이 판매되었고, 뒤이어 4위에서 6위까지를 모두 휩쓴 워너원의 경우 3장의 앨범을 통해 2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얼핏 보면 어느 정도 비중인지 가늠이 어려운 이 판매량을 점유율로 바꿔보면 숫자가 보다 선명해집니다. 상위 400위권 기준 가수별 앨범 판매량을 점유율로 환산하면 방탄소년단이 22.6%, 워너원이 9.6%, 엑소가 9.3%의 비중입니다. 단 세 그룹의 판매량을 합친 수치가 전체 음반 판매량의 41.5%에 달합니다. 2019년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4년만에 국내 음반 최다 판매량 기록을 경신하며 화제를 모은 방탄소년단은 [MAP OF THE SOUL : PERSONA] 한 장으로만 총 371 8,230장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워너원의 활동 중단으로 음반 판매량 하락세를 우려한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 빈자리를 세븐틴, 트와이스 등의 그룹이 메우며 지난해에 비해 10%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외에도 방탄소년단은 전작과 OST 앨범을 포함해 한 해 동안 총 600만 장의 음반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음반 총 판매량의 상승이 특정 가수의 활동 유무에 따라 달라지고, 최상위권 음반들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 현상은 음반이 더 이상 음악을 듣기 위한 수단이라는 고전적인 의미가 아닌, 일종의 소장품이나 아티스트 굿즈로서의 역할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명성이 자자한 아이돌 팬덤을 상대로 하는 기획사들은 음반에 포함되는 수장에서 수십 장에 이르는 포토카드 등의 MD, 구매량이 많을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팬 사인회 같은 이벤트 등으로 팬들이 음반을 살 수밖에 없게 만드는 다채로운 마케팅 전략을 발휘하는 중입니다. 일례로 아이돌 가수 중 음반을 1종으로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음반 커버를 최소 2~4종으로 나눠 제작하는 것은 물론, 내지나 CD 자체의 프린트가 다른 경우도 허다합니다

 

 

 

'뉴트로'가 가져온 호황

 

 

(좌) 빛과 소금 - The Complete Studio Albums /  (우) 마로니에 - 칵테일 사랑     출처 : 서울 레코드 페어 공식 홈페이지

 

(좌) 방탄소년단 - DYNAMITE, 출처 : 위버스샵 / (우) 백예린 - Every letter I sent you, 출처 : 블루바이닐 페이스북

 

한국 대중음악계의 주요 키워드인 뉴트로역시 피지컬 음반시장의 활성화를 이끈 주요 원인입니다. 덕분에 다양한 피지컬 매체 가운데 가장 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LP 시장입니다. 1990년대 들어서는 보관과 관리가 쉬운 CD에 밀려 멸종 위기 취급을 받은 것도 잠시, 뉴트로 붐은 LP 21세기의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불러들였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 곳은 2016, 미국과 함께 세계 음악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영국이었습니다. 2016 12, BBC는 자국 내 LP 판매량이 120만 파운드(17 5천만 원)에서 거의 두 배나 늘어난 반면, 음원 다운로드는 440만 파운드(64억 원)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비교분석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결국 영국은 그 해 25년 만에 최고 LP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1991년 이후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것임은 물론, LP 음반 총 판매금액이 디지털 음원 판매금액을 넘어선 첫 사례였습니다. 같은 해 국내 음반시장에서도 흡사한 분석이 나왔습니다. 인터넷 음반·도서 판매업체인 예스24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LP 판매량은 2010 3,838장에서 2015 4 7,148장으로 5년 새 1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출처 : Universal Music Korea 공식 페이스북

 

변화의 바람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 음악 판매량을 집계하는 닐슨 사운드스캔’이 발표한 2019년 시장 동향 조사서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2019년 한 해 동안 팔린 LP는 총 1,884만 장이었습니다. 집계를 시작한 1991년 이래 최대치이며 무려 14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한 수치였습니다. 영국 역시 2019년 한 해 동안 430만 장의 LP를 판매하며 12년 연속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국내 시장도 세계 흐름에 발맞추고 있는 추세입니다. 김밥레코즈, 도프레코드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LP 구매를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젊은 소비자들을 보는 것이 드물지 않게 되었습니다. 국내 최초로 음반이 중심이 되는 축제를 표명한 레코드 페어2019년 제9회를 맞이해 역대 최대 규모의 관객과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5종의 한정반과 역대 최다 수량인 40여 종의 최초 공개반을 소개한 것은 물론, 이틀에 걸쳐 20회의 공연과 80팀이 넘는 전문 셀러들이 참여하며 음악과 음반을 사랑하는 이들의 축제로 공고히 자리매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음악 시장, 앞으로의 10년

 

 

음악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2019년 세계 음악 시장을 떠들썩하게 한 가장 뜨거운 아이콘 빌리 아일리시, 릴 나스 엑스, 방탄소년단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Billie Eilish - Ocean Eyes     출처 : Billie Eilish 공식 유튜브

 

사운드 클라우드에 공개한 ‘Ocean Eyes’ 한 곡을 통해 정식으로 레코드 레이블과 계약까지 하게 된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는 2019년 발표한 데뷔 앨범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로 제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신인 등 본상 4개 부문을 모두 휩쓸었습니다.

 

 

 

Lil Nas X - Old Town Road     출처 : Lil Nas X 공식 유튜브

 

릴 나스 엑스(Lil Nas X)의 경우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트위터에서 NasMaraj라는 이름으로 니키 미나즈(Nicki Minaj)의 팬 계정을 운영하며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18 12월 사운드 클라우드에 ‘Old Town Road’라는 곡을 올렸고 그 길로 스타가 되었습니다. 이 노래가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Yeehaw Challenge’라는 이름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그대로 빌보드 차트 진입까지 이루어졌습니다. 2019 4 13일 싱글 차트인 HOT 100 1위를 차지한 뒤 무려 19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2019년 최고의 히트곡이자 빌보드 사상 최장 1위 기록을 갱신하는 역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출처 : 방탄소년단 V LIVE

 

'Dynamite' MV Reaction     출처 : BANGTAN TV 유튜브

 

방탄소년단의 경우 트위터와 유튜브를 떼어놓고는 결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2013년 데뷔 이후 한국 대중음악과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된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를 견인한 것은 이들의 음악을 세계로 알리고 국경을 넘어서 팬들을 결집시킬 새로운 세대의 플랫폼이었습니다. 데뷔 초기부터 유튜브, 브이 라이브 등 각종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자체 제작 콘텐츠를 꾸준히 공개한 이들은 노래와 뮤직비디오, 퍼포먼스로 유입된 팬들을 다양한 서브 콘텐츠를 통해 충성도 높은 팬으로 공고화 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며 팬덤의 크기를 급속도로 키울 수 있었습니다. 멤버들이 함께 사용하는 트위터 계정을 중심으로 단합된 국제적 팬덤은 국내외를 막론한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언제 어디서나 화제를 불러 모았습니다.

 

출처 : (좌) SBS KPOP CLASSIC 유튜브 / (중) MBC 옛송TV 유튜브 / (우) KBS KPOP Classic 유튜브

 

방송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탑골 GD'로 불리며 주목받은 양준일     출처 : KBS KPOP Classic 유튜브

 

이외에도 새로운 음악 소비 사례는 다양합니다. 구독자 수가 많은 페이스북의 특정 페이지들을 중심으로 붐업된 노래들이 음원 차트를 역주행해 오랫동안 상위권을 차지하는 모습이나, 1990~2000년대 사이 음악 순위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며 온라인 탑골공원열풍을 불러온 각 지상파 방송사들의 유튜브 채널까지. 이제는 어떤 음악이 어디에서 어떤 식으로 소비되고 사랑 받을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바야흐로 음악 소비 춘추전국시대. 음원 사재기, 메이저와 언더그라운드의 불균형 등 아직 산재한 문제들을 뒤로 하고 그래도 나아갈 수밖에 없는 오늘. 이 혼돈의 끝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시대의 흐름을 바라보는 혜안, 그 흐름에 휩쓸리지 않는 굳건한 의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가 가진 힘에 대한 믿음입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 음악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