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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현장취재

넘나 좋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즐겨보자! 대문화전당여지도

by KOCCA 2015. 12. 23.


건립이 결정된 지 10년. 2015년이 까마득하게 느껴졌던 시기를 지나, 어느덧 2015년이 저물어가는 계절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했습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와 만들어가는 세계 속의 문화공간’을 추구하는데요. 민족평화교류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 총 5개 시설이 각 원들의 특성에 따른 콘텐츠로 이뤄져 있습니다. 오래 걸렸던 공사 일수만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규모 면에서도, 콘텐츠 면에서도 스케일이 남달랐는데요. 공간, 놀이시설 하나하나까지 의미가 담겨 있던 아시아 문화의 집약체였습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만큼 볼거리가 많아도 너무 많았는데요. 필자는 하루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알짜배기를 느껴보고자 전당투어부터 공연 관람까지 스페셜 반나절코스를 만들어 이용해봤습니다. 그러면 아래에서 아름다운 문화공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함께 떠나보실까요?



▲ 사진1. 민족평화교류원 (구 도청)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에 관심은 있으나, 어디부터 구경을 해야할지 모르는 분들에게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바로 무료로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전당투어’입니다. 전당투어는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3타임씩 진행되는데요. 인터넷 사전예약 후에 교육을 이수한 도슨트와 함께 1시간동안 전당 5개 원을 빠르게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운 좋게도 혼자서 전당투어를 하게 됐는데요. 도슨트분과 얘기도 하면서 여유롭게 전당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투어의 모임 장소는 분수대 주변인데요. 분수대를 둘러싼 5.18민주광장은 역사적 사건 때마다 광주 시민들이 모여 토론하고 소통하던 상징적인 장소라고 합니다. 분수대 바로 옆에는 아직 개관하지 않은 민족평화교류원이 있었는데요. 민족평화교류원은 지하에 있는 여타 다른 시설과 달리 지상에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때 당시의 건물을 유지 보수한 민족평화교류원 뒤로 화려한 새 건물이 들어섰을 때, 사람들의 시선이 옛 우리의 역사가 아닌 화려한 건물에만 쏠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도슨트의 말을 들으며, 자주 지나다녔지만 깨닫지 못했던 건축물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의 역사를 보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민족평화교류원을 뒤로 하고 아래로 내려갔는데요. 지하에 있는 건물이었지만, 지하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고 확 트인 느낌이었습니다.


▲ 사진2. 아시아문화광장에서 바라본 모습


문화전당의 건립목적은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자원을 분산시키고, 아시아문화의 場을 만들기 위한 것인데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의 일환이라고 합니다. 곳곳에 의미가 담겨 있던 문화전당은 재미건축가 우규승이 설계했는데요. 세계 유명 건축물에 도입된 지상공원화, 지중건물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빛의 숲이란 이름으로 건물과 빛, 숲 등 자연과 조화되는 모습을 추구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지하에 위치한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대지 전체에 빛이 충만한 모습이었습니다. 건물의 천장에 위치한 채관정은 낮에는 빛을 내부로 들여보내고, 밤에는 빛을 하늘로 쏘아 올려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한다고 합니다. 역사적 현장의 원형을 보전하고, 주변 경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인문학적 건축미학이 담긴 곳이었습니다.


▲ 사진3. 어린이문화원


한국의 전통적인 마당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아시아문화광장에서 어린이문화원을 지나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순으로 투어가 진행되었는데요. 어린이문화원에는 어린이들이 다문화사회에 적응하고, 아시아문화를 배울 수 있는 어린이도서관부터 놀면서 소리·건축 등 문화를 배우는 어린이체험관이 있었습니다. 곳곳에 있는 디지털포토존, 트램펄린, 도시락쉼터 등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영유아들을 위한 베이비 드라마 <달>, 인형음악극 <깔깔나무>와 같은 공연도 진행됐다고 합니다.


▲ 사진4. 문화정보원 라이브러리파크


▲ 사진5. 문화정보원 아시아의 소리와 음악 전시


▲ 사진6. 아시아의 실험영화 전시


▲ 사진7. 아시아의 근현대 건축 전시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문화원이 있다면, 어른들을 위한 문화정보원 라이브러리 파크도 있는데요. 문화정보원은 도서관과 디지털 아카이브가 결합한 형태의 기관으로, 아시아 문화에 대한 연구와 아카이브, 교육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아시아를 바라보고 담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합니다. 문화정보원에는 다양한 아시아 문화 자료가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2014년부터 연구 및 수집해온 16개의 아카이빙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아시아의 공연예술’, ‘아시아의 소리와 음악’, ‘아시아의 도시’ 등 다양한 주제에 따른 전시를 볼 수 있었는데요. 옛 시대의 음악을 들으며 추억을 회상할 수 있기도 하고, 실험영화를 보며 다양한 스토리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문화의 실제를 보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바로 앉아 공부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살아 있는 박물관이자 도서관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전시와 열람, 체험을 통합한 새로운 인터페이스 공간 그 자체였습니다. 현재 전시된 16개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꾸준히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투어는 문화정보원에서 문화창조원, 그리고 예술극장을 구경하고 끝이 났는데요. 한 시간만에 문화전당의 5개 시설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 시간이라는 짧고 알찬 투어가 끝나고 저는 가장 이용해보고 싶었던 예술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했는데요. 소리극 <비는 오지 않지만, 우리에겐 우산이 있지>작품이었습니다.



▲ 사진8. 예술극장 정문


▲ 사진9. 예술극장 극장1 (가변형의 무대)


예술극장은 국내외 공동제작 프로젝트와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창·제작된 공연예술 작품들을 선보이는 곳인데요. 장르와 형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작품들을 다채롭게 변형되는 공연장에서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지난 11월 무라카와 타쿠야의 <에버렛 고스트 라인즈(Everett Ghost Lines)>를 보며 예술극장에 흥미를 갖게 되었는데요. 작가가 광주에서 만난 인터뷰이들에게 죽음에 대한 경험을 묻고, 이에 대해서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 새로우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관람했던 <비는 오지 않지만, 우리에겐 우산이 있지> 작품은 광주 일대의 기억 속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소리극인데요. 예술극장의 커뮤니티 윈도우 공모를 통해 제작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무등산 수박, 해태, 5.18 등 광주와 관련된 키워드와 함께 영상을 듣고 소리를 보았는데요. 관객석보다 낮은 무대에서 이뤄지는 복합적인 퍼포먼스는 순식간에 관객을 장악했습니다. 이렇듯 예술극장에서는 다양한 작품들이 창·제작되고, 공연되는데요. 쉽게 볼 수 없는 장르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 사진10. 2015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 모습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문화전당을 살펴보며,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생겼는데요. 그 이유는 이런 엄청난 스케일의 문화공간이 생겼다는 점에서 기쁘면서도 앞으로도 유지가 될 것인가 하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장르의 성격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람들이 이용하는 장르는 한정적이었으며, 무료와 유료 공간을 이용하는 이용객수의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화정보원의 선택된 아시아 문화콘텐츠 자료를 보며, 이 공간을 꾸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생하며 머리를 맞댔는지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들의 노력을 더 많은 사람이 즐기고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까우면서도 먼 아시아 문화는 우리에게 아직은 많이 생소한데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이 ‘아시아’로 세계와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사진 출처

- 사진11,12.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갤러리 ‘공공누리’

- 이외 사진. 기자 본인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