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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CG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최고의 VFX 스튜디오를 만들 터

by KOCCA 2013. 1. 9.

 

이 름 : 손 승 현

주요 경력
2010년 4월 ~ 현재 (주)디지털아이디어 비주얼 이펙트 수퍼바이저 및 제작총괄 본부장
1998년 3월 ~ 2010년 3월 영화 전문 비주얼 이펙트 및 디지털 필름 스튜디오 (주)인사이트비주얼

제작이사(비주얼 이펙트 수퍼바이저)

주요 작품
<퇴마록, 텔미썸딩, 춘향뎐, 리베라 메, 살인의 추억, 태극기 휘날리며, 아라한 장풍대작전,

혈의 누, 가을로, 천년학, 식객, 님은 먼곳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의형제, 평양성, 마이웨이>

등 다수의 CG/VFX 제작에 참여


 

국내 최대 규모의 VFX 스튜디오를 표방하고 나선 디지털아이디어. 이 회사는 프리비주얼라이제이션부터 뉴미디어, 3D 입체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상 분야를 소화하며, 한국영화의 CG산업을 세계무대로 이끌고 있다. 특히 3D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인 디지아트프로덕션과 사운드 이펙트 및 믹싱으로 유명한 라이브톤 인수를 통해 영상 제작 분야에서 최대의 시너지를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최고의 CG 노하우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VFX 스튜디오를 만들겠다고 자부하는 손승현 디지털아이디어 제작총괄 본부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광고디자인에서 영화 CG의 매력에 빠지다!
“대학에서는 광고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공부를 해보니 저와는 잘 맞지 않았어요. 광고라는 것이 제품의 컨셉을 잘 부각시켜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제품도 그렇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기쁘지만은 않았어요. 진로를 고민하던 때에 대학 친구가 실제 레이저로 찍지 않고도 일러스트에서 RGB를 분리해서 움직이는 입체처럼 보이게 하는 레인보우 홀로그램을 이용해 ‘빙빙따조’란 제품을 만들었는데 굉장히 인기가 많았어요.” 그때부터 보편화되지 않은 기술에 많은 관심이 생긴 손승현 본부장은 레이저 작업도 하고, 스터디도 하면서 영상이 갖고 있는 새로운 기술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다 인사이트비주얼을 함께 만들게 된 대학 친구인 강종익 대표와 함께 <퇴마록> CG 작업에 참여하면서 영화에 눈을 돌리게 됐다.

 

 

▲ 오랜 시간 쌓아온 CG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최고의 VFX 스튜디오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손승현 디지털아이디어 비주얼 이펙트 수퍼바이저 및 제작총괄 본부장

 

 

박광춘 감독의 <퇴마록>은 한국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3D와 FX 요소를 결합시킨 첫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때는 광고에서도 3초 이상 CG 작업을 하지 않았어요. 3초 이상 CG를 쓰면 무조건 튀어 보여서 관객이 눈치를 챈다고 생각했죠. 더욱이 영화에서는 CG를 잘 믿지 않았어요. 실사로 찍어서 괜찮으면 CG는 쓰지 않았죠. <퇴마록>은 전체 러닝타임에서 8분 정도가 CG로 제작됐는데, 당시로서는 꽤 이례적인 일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현장에서 최대한 실사로 찍고 원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을 때에만 CG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CG는 후반작업팀이라는 명칭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촬영하고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도맡았죠. 화면에 와이어가 보이거나, 카메라가 보이게 되면 다시 찍는 비용이 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CG를 썼지만 촬영해서 별 문제가 없으면 CG팀은 필요가 없었거든요.”

 


처음 영화 CG 작업을 할 때만해도 계속 같은 길을 걸어올 줄은 몰랐다고 손 본부장은 말했다. “생각해 보니 어렸을 적부터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광고디자인도 영상을 다루다 보니 영화 CG에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수월했던 것 같아요. <퇴마록> CG 작업을 하면서 영화 촬영장에 가보니 한 장면을 찍기 위해 80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매력을 느꼈어요. 또, 한 작품 한 작품 CG 작업에 참여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영화라는 세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죠.”

 


손 본부장은 <퇴마록>을 진행할 때부터 가능하면 현장에서 소스를 촬영해 사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CG가 들어가는 컷에만 집중하다 보니 때로는 촬영팀과 의견 충돌도 많았어요. 지금은 CG 컷에 대해 수퍼바이징을 통해 전체적인 리듬감을 살리거나 앞뒤 컷과 잘 맞도록 해서 튀어 보이지 않게 하지만 당시에는 CG 컷에서 카메라가 멈춰 보이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CG가 들어간 장면은 유난히 더 튀어 보였죠.”

 

 

▲ 현장 경험을 통해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스태프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는 손승현 본부장  

 

 

영화에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했다!
특정한 장면을 촬영해서 관객에게 보여준다는 큰 틀에서 보면 영화는 비슷비슷한 것들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은 매번 달라진다. “같은 연기자가 연기를 하는 것 같지만 영화마다 새로운 장면을 찍는다고 말하죠. 우리도 똑같은 컴퓨터와 툴을 가지고 일하지만 CG 작업도 매번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텔 미 썸딩>, <춘향뎐(春香傳)>, <엽기적인 그녀>, <청연>, <친구> 등 이슈가 됐던 작품들은 10명에서 20명 내외의 소수의 인원들로 구성되었지만 CG에 대한 열정으로 좋은 컷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찍는 세트장도 비슷하고 사람들도 같았지만 CG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새로운 영화를 계속해서 할 수 있는 힘이 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영화 CG 작업을 하다 보니 지금까진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 중 하나가 사운드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된 것이죠. 양윤호 감독의 <리베라 메>를 할 때는 밤샘작업을 하면서 우리 스스로 원하는 CG 컷이 나올 때까지 계속 테스트를 하면서 만들었어요. 하지만 우리만 잘한다고 모든 것이 다 되는 것은 아니었어요. 영화 장면에 환풍기를 통해서 나오는 불을 만들었는데, 불에 대한 질감에만 신경을 썼지 사운드는 생각하지 못했죠. 나중에 영상을 보니 일반적인 불 소리에 CG 컷이 합성돼서 어울리지 않고 답답해 보이는 장면을 보면서 영상만이 아닌 사운드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손 본부장은 CG로 유명한 작품은 아니지만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에서 쓰인 CG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임 감독님은 나이 차이도 많이 났지만 80여 편이 넘는 작품을 해왔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스태프들도 많은 현장 경험을 갖고 있었어요. 촬영장에 가 있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됐죠. 무엇보다 <춘향뎐>에 왜 CG가 필요한 지 궁금했어요.”

 


촬영장에 가보니 콘티도 없는데다 현장에서는 감독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었다. 영화에 대한 이해 없이는 CG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없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영화에 장원급제 시험을 보는 장면이 있어요. 어느 정도 사람들을 모아 놓고 찍어야 할지 잘 모르던 때에, 임 감독님이 이 장면을 CG로 찍고 싶어 하셨어요. 당시에 CG 작업은 사람들을 뒤로 옮겨가며 여러 컷을 찍고 나중에 하나로 합성하는 방법을 썼어요. 하지만 감독님은 사람들을 배치만 잘하면 두 번 정도만 찍어도 될 것 같다고 하셨죠.”

 


그는 카메라 각도를 위에서 보는 것과 사각에서 보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로 여러 번 촬영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위치를 잘 조절하면 적게 찍고도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었다. “단순히 사람들을 옮겨 찍는 것만 생각했는데, 감독님 말대로 했더니 정말 그렇게 되더라고요. CG 컷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오랜 경험이 쌓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무엇보다 임 감독님이 자신 있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해야 많은 스태프들이 저를 믿고 따라온다고 충고해 주셔서 기술적인 능력 외에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는 것을 이때 처음 알게 됐어요.”

 

 

▲ 적으로 만나 서로의 희망이 된 조선과 일본의 두 청년이

국적을 초월해 인간애의 드라마를 보여준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My Way), 2011>

 

특별한 장면 연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다!
그 후부터 손 본부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CG 장면을 스태프들에게 자신 있게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촬영장에 갈 때면 CG 컷에 대한 준비를 하는 습관을 키우게 됐다고 한다. 지금처럼 프리비주얼이나 컨셉이 없던 시절이어서 어떤 CG 컷을 만들지 미리미리 고민해 간 것이 작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춘향뎐>에서는 시험 보는 장면과 원님이 부임하는 장면에 CG가 사용됐어요. 이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서산에 있는 해미산성 앞부분과 민속촌에서 찍은 초가집, 그리고 남한산성에 찍은 앵글들을 모두 합성해서 감독님이 생각했던 장면을 만들 수 있었죠. 이 영화의 인연으로 임 감독님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됐고 다른 사람들보다 감독님의 작품을 가장 많이 하게 됐어요.”

 


한편,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에 사용된 CG 컷은 550~600컷 정도였다. 전체 영화 3,000컷 중에서 CG가 6분의 1 수준으로 사용된 것이다. 당시 영화에 사용되는 CG 컷은 100~200컷 정도였다. “보통 100~200컷 정도를 할 때는 CG 아티스트들이 장면들을 기억할 수 있었지만 500컷이 넘다 보니 장면들을 일일이 기억하기가 힘들었어요. 한 컷 당 CG 소스가 5~6컷 들어가는 장면도 많았죠. 또 3D팀에서 와야 되는지, 2D팀만 있으면 되는지, 혹은 다 완성되면 속도 변환을 해야 하는지 등 많은 컷들을 제대로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컷들을 관리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게 됐어요.”

 


이때부터 CG 컷과 스케줄을 관리해 주는 PM을 쓰게 됐다고 손 본부장은 말했다. “중소규모의 CG 업체에서는 모두가 아티스트로서 CG 장면을 만드는 일에 투입되어 왔기 때문에 문서나 데이터를 관리해 주는 PM을 별도로 쓰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모던보이>, <청연>, <태풍> 등 연달아 하게 된 작품들 모두 CG만 400~500컷이 넘다 보니 PM을 써야 했어요.”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대작전> 찍을 때는 일반적인 VFX 장면이 아닌 고층건물 위를 뛰어다니는 장면이 있어서 어떻게 찍을지가 고민이 되었었다. “이런 장면은 촬영현장에서 찍기도 힘들지만 고층건물에서 와이어에 매달려 찍을 수도 없었죠. 그래서 이런 식으로 뛰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프리비주얼까지는 아니지만 카메라 앵글을 잡아서 감독님에게 알려줬어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는 10만 명이 넘는 중공군이 몰려오는 장면을 찍어야 했는데, 일단 규모가 어마어마했죠. 어디다 카메라를 설치해서 어떻게 찍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어요.”

 


이런 장면들을 CG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때에 ‘데이빗 핀처’ 감독의 <패닉룸> DVD에서 장면 연출을 위해 프리비주얼이란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현장에서 디렉팅을 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애니메이션으로 프리비주얼을 만들어 보면 감독이나 스태프들보다 그것이 우리에게 더 필요한 작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황비홍> 시리즈의 명콤비를 이뤘던 서극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 이연걸과 19년 만에 다시 힘을 합쳐 만든 무협 액션 <용문비갑(龍門飛甲, Flying Swords Of Dragon Gate), 2011>. 용문객잔이 불타 없어진 3년 후를 그린 <신용문객잔> 속편 같은 작품이다.

 

현장에 맞는 프리비주얼 작업이 필요하다!
한 편의 영화에 맞게 CG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 프리비주얼이라면 세트를 어느 정도의 크기로 만들고 카메라 위치나 조명은 어떻게 설치할 것인지 기술 스태프들에게 필요한 것은 테크비주얼이다. “우리는 두 가지를 모두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부분은 프리 작업을 하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진행했지만 점점 더 표현하기 어렵거나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프리비주얼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의 경우에는 사전에 콘티를 만들고 카메라 동선을 미리 세팅해 놓고 현장에서 찍었기 때문에 잘 나왔다고 손 본부장은 설명했다. “물론 촬영장에서 프리 비주얼 작업을 한 것처럼 찍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는 멋진 CG 장면을 생각했지만 실제 카메라로는 찍기 어려운 컷들이 있었죠. 그림만 멋지게 만들었을 뿐 테크 비즈가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경우죠.”

 


그는 아무리 좋은 영상을 생각한다고 해도 카메라로 제대로 찍을 수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찍을 수 없는 앵글은 소용이 없죠. 그래서 영화 현장에서는 스태프들과 의견 교환이 잘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외국영화에서 나온 멋진 장면들을 CG로 만들어서 보여준다고 해도 국내에서 그런 장면을 찍을 만한 장비가 없다면 어설픈 장면이 연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손 본부장은 프리비주얼 작업을 할 때면 촬영감독과 이야기해서 새로운 장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현장에서는 어떻게 찍으면 좋을지 등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 “할리우드에 비하면 국내 영화의 CG 제작 환경은 열악하지만 적은 예산에서도 그나마 괜찮은 CG 장면들을 볼 수 있는 것은 이런 노력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200억 원이 넘는 제작비와 강제규 감독의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 <마이웨이>는 흥행은 저조했지만 국내 CG 역사의 새 장을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의 경우에는 한국인이 주인공이지만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포함한 일본, 중국에서 싸우는 전쟁씬들이 나온다. 하나의 작품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어서 영화를 준비하던 초기에 로케이션 헌팅을 어떻게 할 지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촬영지를 컨택하여도 80명 넘는 인원이 촬영 장비를 가지로 해외로 로케이션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무리 열심히 시나리오대로 콘티를 짜더라도 막상 찍을 만한 장소를 섭외하기 어렵거나 많은 비용이 든다면 영화 촬영 자체가 불가능해지죠.”


그래서 그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음을 말했다. 결국 노르망디만 해외 로케로 진행하고 중국이나 러시아, 독일 장면은 국내에서 비슷한 지형을 찾아서 세트장을 꾸며 놓고 촬영을 했다. “1930년대 경성은 전주에 세트장을 만들어서 찍었어요. 노르망디는 비슷한 지역을 찾았지만 청전지역이라 안 되서 결국 해외 로케이션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기술적인 이슈 외에도 처음부터 CG 기획이 잘되면 촬영이 불가능해 보이는 영화도 합리적인 예산으로 찍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이웨이>가 장소에 대한 이슈였다면 최근 개봉한 <타워>는 건물이 문제였다. 여의도에 두 개의 108층 타워를 가상의 공간에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건물에 불이 나고 헬기가 건물에 부딪히는 등 실제로는 촬영하기 불가능한 장면들이 많았어요. 세트를 만들고 배경과 건물을 풀 CG로 만들기도 했는데 영화에 사용된 CG 장면은 1,700컷 정도 됩니다.”

 

▲ 올 겨울 국내 최고의 블록버스터로 관심을 모은 김지훈 감독의

<타워(Tower)>는 크리스마스라는 행복한 순간에 초고층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에 화재가 발생하며 대참사를 예고한다.

 

영상 사업다각화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때
한편, 그는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CG지원사업이 좀 더 탄력적으로 운영돼서 프로젝트가 연기되거나 무산될 경우에 국내 CG 업체들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디지털아이디어는 150여명 정도의 인원이 있는데, 할리우드 작품을 받기 위해 하나의 조직으로 만들었다가 올해 3개의 본부로 나눠 CG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반 CG회사보다 디지털아이디어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마이웨이> 같은 작품을 할 경우에는 2~3개 본부가 함께 협력해서 작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정비 했습니다. 그 안에는 메인 수퍼바이저를 비롯해 코디네이터, 2D, 3D, TD, FX, 모션 그래픽팀이 모여 있습니다.”


그는 이제 영화 CG업체들이 CG/VFX 하나만 바라보고 움직이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노하우를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파트별로 경험을 쌓고 그 아래 사람들을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디지털아이디어의 강점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디지아트가 있고, 사운드를 만드는 라이브톤이 함께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콘텐츠를 제대로 만드는데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입니다. 또,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영화를 공동제작으로 기획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예전에는 CG 일만 받아서 진행했다면 이제는 하나의 콘텐츠를 같이 개발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죠. 김태용 감독의 <신과 함께>는 디지털아이디어가 기술개발 지원은 물론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디지털아이디어에서 CG/VFX 제작에 참여한 작품들

 

손승현 본부장은 올 연말 개봉하는 <타워> 이후, 내년에는 50억 이상의 큰 영화들이 나오지 않고 있어 해외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외계 생명체에 감염된 개(크리처)가 나오는 <더독>을 비롯해 VFX 비중이 큰 홍콩영화 <만주쾌차> 등의 CG 작업을 위한 계약이 진행 중입니다. 해외수주 물량이 50%는 안 되더라도 그 정도는 되어야 현재 인원들에게 적정한 연봉을 주면서 회사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회사 전체가 영화 CG만 한다면 좋겠지만 이제는 전시영상이나 뉴미디어 등 새로운 영상 분야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 글 _ 박경수 기자 twinkak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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