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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SICAF2012에서 좋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만나세요!

by KOCCA 2012. 8. 12.

 

이 름 : 손 기 환

주요경력
현재 상명대 디지털콘텐츠학부 만화전공 교수
(사)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집행위원장
청강문화산업대학 애니메이션과 조교수
(사)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 회장
(사)부천국제학생애니메이션페스티벌(PISAF) 조직위원장
(사)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부집행위원장 엮임

 

‘제16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SICAF2012)’이 오는 7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 동안 삼성동 COEX를 비롯해 명동역CGV,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서울애니시네마, 남산공원 팔각광장 등에서 열릴 예정이다. 만화,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열리는 SICAF2012에서는 전시회를 비롯해 영화제, SPP(Seoul Promotion Plan)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조직위원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손기환 집행위원장과 만나 이번 행사에 대한 소식과 국내 만화, 애니메이션에 대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견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두근두근 행복 파라다이스 ‘SICAF2012’
“한국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위상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SICAF는 첫째는 대중들에게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해 알리는 것이고, 둘째는 한국의 만화애니메이션 산업을 발전시키고, 셋째는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교류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SICAF는 횟수로 올해 17년째를 맞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 관련 행사로는 가장 오래되고 규모도 제일 큽니다. 또한 국제적으로도 가장 잘 알려져 있는 행사이기도 하구요.” 상명대 디지털콘텐츠학부에서 만화전공을 담당하고 있는 손기환 교수는 SICAF2012에서 집행위원장을 맡아 지난 행사를 돌아보는 한편, 새로운 비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손기환 집행위원장은 올해 SICAF2012는 ‘두근두근 행복 파라다이스’를 메인 테마로 일상에서 벗어나

재미와 감동을 주는 다양한 만화와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SICAF는 기본적으로 앞서 이야기했던 세 가지 주된 틀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시가 SICAF 주관 단체로 들어오게 되면서 서울시 정책에 따라 만화와 애니메이션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알리는데 주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16회를 맞는 올해 SICAF는 서울시가 10년 동안 주최하며 지원해 온 마지막해입니다.” 손기환 집행위원장은 올해 SICAF는 새로운 모습을 변모하기 위해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며, 일상에서 벗어나 재미와 감동을 주는 휴식의 개념이 도입되었다고 말했다.


“SICAF는 1회 때부터 행사를 지켜봐 왔어요. 그 당시에도 학생들을 데리고 행사에 참가해 여러 가지 체험들을 했었는데, 2005년에 SICAF 부집행위원장을 맡았고, 2008년부터는 집행위원장을 맡게 됐는데 벌써 5년째입니다. SICAF 행사 초기에는 관객 수가 30만이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이나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들이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많이 식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20만 정도의 관객 수를 기록할 만큼 안정적인 행사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SICAF의 가장 큰 성과에 대해서 손 집행위원장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을 꼽았다. 인터넷의 발달과 다양한 미디어들의 활성화에 비해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큰 성장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국제적인 교류를 통한 다양한 활동에서는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10년 넘게 행사를 이어오다 보니 한국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국제적인 위상도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함께 다루다 보니 초창기에는 만화만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영화제만 하자는 등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다양한 장르들이 서로 융합하고 결합하는 시대가 되다 보니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공존하는 SICAF가 하나의 트렌드를 이끌어가게 됐습니다.” 손 집행위원장은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SICAF를 벤치마킹할 만큼 많은 발전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의 정책방향도 문화와 예술로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잡혀가고 있어 새로운 방향설정을 위한 중요한 길목에 서 있다고 평했다.

 

▲ SICAF2012 공식 기자간담회 현장 모습. SICAF2012 전시는 문화예술 존, 콘텐츠 결합 존,

작가와 관객의 소통 존, 놀며 배우기 존 등 총 4개의 테마공간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만화, 애니메이션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다!
손 집행위원장도 어려서부터 만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어려서부터 좋아하는 만화를 베껴 그렸고, 고등학교 때는 학교 회지에 만화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대학에서는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민중예술에 많은 관심이 있었죠. 그러다 보니 일반적인 그림보다는 판화나 벽화, 만화적인 장르에 관심을 쏟게 됐고, 자연스럽게 만화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습니다.”


1995년과 1996년에 대학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 관련 학과들이 생기면서 교육을 담당할 강사들이 필요했다. 이때부터 학교와 인연을 맺게 된 손 집행위원장은 청강문화산업대학에서 3년 정도 애니메이션을 가르친 후, 상명대로 옮겨와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가르치며 학생들을 길러내고 있다.


“학교에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 들어오기 때문에 저희도 나름의 기준을 갖고 시험을 통해 선발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만화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들어오지만 만화가의 길을 걷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출판이나 게임 등 만화와 애니메이션 관련 분야로도 많이 취업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를 보고 뽑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림이 좀 안 되더라도 기획이나 시나리오를 담당해서 좋은 성과를 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최근에는 디지털 만화 장르에 대한 수업도 늘렸습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은 이제 새로운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수업 방향도 이러한 부분들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한다.

 

손 집행위원장이 SICAF와 같은 행사들이 더 발전하길 희망하는 것은 바로 만화와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꿈을 키워가는 많은 젊은이들이 미래에도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더 크게 성장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는 늘 학생들에게 꿈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 꿈은 바로 만화이고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시각문화 예술을 선도하는 것은 만화가 될 것입니다. 아직은 작가들에 대한 인식도 낮고 사회적인 시각이나 정부차원의 정책적인 지원도 많지 않지만 이런 점들을 개선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는 또 하나 만화도 다양한 장르로 분화되고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 좋은 인력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고, 더 많은 지원을 통해 더 좋은 성과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느 분야든지 사회적으로 인정해 주면 좋은 인력들이 많이 생기고 질적인 면들도 좋아집니다. 과거에 만화가들이 생활고로 인해 예술성 있는 작품 활동을 많이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의 문화를 가꾸고 창조적으로 변화시키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상의 체험적인 이야기들에 주목
올해 만화와 애니메이션 분야의 트렌드가 궁금했다. 손 집행위원장은 리얼리즘이 살아있고, 다큐멘터리 적이면서 체험적인 이야기들을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안시 영화제에 갔을 때 벨기에 입양됐던 융 헤닌(Jung Henin)이라고 불리는 한국인 전정식 작가의 자서전적인 내용의 만화를 본 적이 있어요. 입양이라는 슬픈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구요. 중요한 것은 이제 만화도 자기중심적인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그려낸 것들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입니다.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구요.”

 

▲ 올해 열린 프랑스 안시 영화제에서

 

그는 올해 SICAF2012에서 꼭 보아야할 작품으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냐시오 페레라스 감독의 ‘노인들’을 권했다. 이 작품은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노인들의 소소한 일상과 우정을 완성도 높은 영상과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내 올해 가장 주목받는 애니메이션이 됐고 많은 상도 받았다. “예전에는 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상상해서 그렸다면 이제는 ‘노인들’처럼 자신이 경험한 것들이나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도 수업 중에 자서전적인 만화나 여행만화를 많이 그려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을 갔다가 와서 3페이지 이상의 컷 만화로 그려 보라고 한다든지, 어린 시절에 다녔던 동네를 돌아보게 하고 있다. 작가가 경험한 것들을 통해 작가가 그려내는 세계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전시회는 되도록 오전에 가서 조용할 때 메인이 되는 전시를 보면 좋습니다. ‘자유롭게 날며 꿈을 꾸는 작가, 김산호 특별전’도 좋구요. 한국 프로야구 30주년 기념 전시 ‘달려라, 야구만화로!’, 외국 초청작가전이나 만화작가 15인이 재능기부로 참여한 ‘아트툰’, 그리고 31명의 작가들이 꾸미는 ‘상상박스 작가마을’도 빼놓지 마시기 바랍니다.”

 


▲ SICAF2012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개막작은 스페인 출신 이냐시오 페레라스 감독의

가슴 따뜻한 휴머니즘이 담긴 장편 애니메이션 ‘노인들(Wrinkles)’이 선정됐다.  

 


▲ SICAF2012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경쟁 장편에 오른 이대희 감독의 ‘파닥파닥(Padak)’

 


▲ SICAF2012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경쟁 장편에 오른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The King of Pigs)’

 

SICAF2012 행사를 알리기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손기환 집행위원장은 미술을 전공해서인지 그림체가 좋은 작품들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일본 만화의 수준을 문학적으로 끌어올린 쓰게 요시하루의 작품이나 국내 작가로는 ‘돌개바람’ 등을 그린 박흥용, ‘남한산성’을 그린 권가야 만화가의 작품을 추천했다. 또한 “올해 SICAF2012에서는 좋은 만화와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을 갖고 보러 오시기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 글 _ 박경수 기자 twinkak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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