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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딩 음악 시장 : 글로벌 실물 음반 시장의 20년 만의 반등

by KOCCA 2023. 2. 2.

2021년 글로벌 레코딩 음악 시장은 259억 달러로,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과 실물 음반 성장이 겹친 결과입니다. 2015년 이후 레코딩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온 스트리밍 시장과 함께 실물 음반 시장의 20년 만의 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합니다. 절대 금액 수준 자체로 봐도 2018년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레코딩 음악 시장 매출 추이

출처: IFPI(2021), 「Global Music Report 2022」

특히, 실물 음반의 고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컴백 일정 지연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상위 5개 시장 모두에서 실물 음반 시장이 역성장한 데 비해, 2021년에는 글로벌 1위, 3위, 5위 음악 시장인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 두 자릿수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각국 실물 음반 시장 안에서 비중이 각각 63%, 48%, 35%인 바이닐 시장이 고성장한 결과입니다.

 

■ 글로벌 레코딩 음악 시장 매출 추이

출처: IFPI(2021), 「Global Music Report 2022」

글로벌 바이닐 판매량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MZ세대로, 연간 TOP 10 판매량에서 해리 스타일스·빌리 아일리시 등 21세기 아티스트들의 비중이 50%를 넘어섰습니다. 이미 2020년 이후 실문 음반 매출 내 바이닐 비중이 과반을 넘어선 미국에서는 2022년 상반기 해리 스타일스의 바이닐 초동이 18만 장을 넘기면서 30년 만에 미국 바이닐 초동 판매량을 갱신한 바 있기도 합니다. 정확한 바이닐 판매 통계가 부재한 국내에서도 2030의 바이닐 소비 증가에 힘입어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YES24에 따르면 2020년 바이닐 판매량이 YoY로 73% 성장했으며, 국내 유일 LP 제작업체 마장뮤직앤픽처스에 따르면 2021년 주문량은 YoY로 2.5배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레코딩 시장 규모로 미루어 볼 때 글로벌 음악 이용자의 주요한 음악 청취 창구는 스트리밍으로 넘어온 지 오래입니다. 더군다나 무료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을 활용하면 약간의 광고 시청만으로 음악을 무료로 청취할 수 있는 환경에서 실물 음반, 그것도 크고 번거로운 바이닐의 고성장은 일견 비합리적인 흐름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스포티파이의 Merchbar 아티스트 데뷔 시점별 판매 품목 비중 데이터를 살펴보면 바이닐 소비의 진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20년대에 데뷔한 아티스트들의 경우 Merchbar 판매 품목 내 바이닐 비중이 60%로, 1980년대 이전 아티스트들의 티셔츠 비중인 66%에 가깝습니다. 즉, 1980년대 이전에 데뷔한 아티스트들의 대표 MD가 티셔츠였다면 2020년대 이후 아티스트들에 있어서는 바이닐이 유사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최근 글로벌 바이닐 판매 증가 경향은 레트로 열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음악 소비자들의 스트리밍을 통해 청취한 음악 경험을 물질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의 결과인 셈입니다.

 
바이닐 연간 판매량 TOP 10 21세기 가수 앨범 수
출처: MRC(2022, 2021 U.S. Year-End Report,)

■ 데뷔 시점별 아티스트 판매액에 셔츠·레코드판 기여도

주: ’17년-’21년 사이 스포티파이 Merchbar를 통해서 판매된 내역 기반 비교

바이닐 구매로 엿본 글로벌 MZ세대의 소유욕은 최근 K-POP 음반 판매량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K-POP은 일찍이 포토 카드 및 팬 미팅 등을 통한 음반 수익화 구조를 정착시켰기에 2014년 이후 꾸준히 음반 판매량이 성장해왔습니다. 특히 2020년~2021년 사이에는 급격한 고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K-POP 팬덤의 구매 증가가 2020년~2021년 음반 판매량 증가의 큰 축을 담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 K-POP 음반 판매량은 37% 성장한 5,700만 장을 기록했는데, 같은 시기 음반 수출액은 2.2억 달러로 77% 성장하면서 판매량 성장률을 상회했습니다.주목할 점은 기존에 K-POP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일본 등 아시아 시장보다도 북미·유럽 등이 포함된 비아시아 비중이 29%로 성장했는데, 이는 앞서 살펴본 글로벌 MZ세대의 바이닐 구매 증가와 유사한 맥락의 소비로 보입니다.

 

■ 써클차트 TOP 400 합산 음반 판매량 추이

출처 : 써클차트(2022)

 

■ TRASS 앨범 수출 총액 추이

출처 : 한국무역통계정보포털(2022)

정리하면, 2021년 실물 음반 시장의 성장은 그동안 디지털 환경에서 음악을 저렴하게 소비해온 MZ세대가 ‘유료 경험’에 눈을 뜬 결과로 볼 수 있으며 단기간에 그칠 유행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음악 소비자들의 성향 변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음악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