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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현장취재

Always Peaktime! 광주음악창작소 PEAKMUSICNIGHT에 다녀왔다 전해라

by KOCCA 2016. 1. 7.


It's Your Peaktime! 광주음악창작소의 슬로건인데요. 이 기사를 읽는 분들의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이신가요? 저는 음악이나 영화 등, 제가 좋아하는 것으로 온전히 시간을 채울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인데요. 지난 달 12일, 저와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과 모여 2015년의 마지막을 뜨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바로 광주음악창작소에서 주최한 <Peakmusic Night> 페스티벌 덕분이었는데요. 광주음악창작소 뮤지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5팀과 기존 실력파 뮤지션들이 펼치는 화제의 현장, 그리고 그중 신진뮤지션 어니의 인터뷰를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사진1. Peakmusic Night 포스터

 

공연 현장을 살펴보기 전에, 이러한 공연을 만들어준 광주음악창작소에 대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광주음악창작소 ‘Peak Music’은 지난 6월 사직골 광주콘텐츠산업지원센터에 안에 들어서고, 8월에 공식 개관했다고 합니다. 음악에 대한 기획, 교육, 창작, 제작, 유통, 지원, 소비까지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원스톱 뮤직 스페이스를 지향하는데요. Redpeak THEATER, Yellowpeak STUDIO, Bluepeak ACADEMY, Greenpeak LOUNGE, Backpeak CAFE로 구성된 공간 안에서 신진 뮤지션부터 기존 지역 뮤지션들까지 음악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피크뮤직나잇 페스티벌도 광주음악창작소의 ‘뮤지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신진 뮤지션들의 쇼케이스를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뮤지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지역 음악예술계를 이끌어갈 역량 있는 신진 뮤지션들을 발굴하여 지역 음악 산업의 발전과 뮤지션들의 자립기반을 강화해주고자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합니다.


위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팀들은 쇼케이스에 출연하며 대중을 만날 기회를 얻는 것뿐만 아니라, 상위 3팀은 음반제작비 ‧ 홍보마케팅비 ‧ 유명 인디레이블과의 멘토링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고 하니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가 되지 않을 수가 없겠죠? 위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음반제작 지원사업, 공연제작 지원사업, 블루피크 뮤직아카데미를 운영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사진2. 신진뮤지션 허즈밴드 (2016년 ‘그란디’로 활동 예정)


▲ 사진3. 기타치는 위기와 노래하는 위보로 구성된 Wedance팀


▲ 동영상1. Wedance 공연 영상


공연은 신진 뮤지션 5팀의 공연으로 시작됐는데요. 다양한 장르의 기존 실력파 뮤지션들의 공연도 좋았지만, 이번 쇼케이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신진뮤지션들의 공연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사람의 감정을 차분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뮤지션 어니부터, 온몸을 들썩이게 했던 루버스틱까지 다양한 장르와 분위기를 가진 5팀의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인디 음악의 매력은 음원으로도 들을 때보다 공연장에서 더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무대와 정말 가까운 객석의 위치부터, 공연 사이에 자리를 이석하고 무대에 걸쳐 앉아 있기도 하며 여유롭게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분위기가 ‘인디’ 스럽고, 자유로움 그 자체로 느껴지곤 합니다. 필자도 잔잔한 분위기의 곡에서는 눈을 감고 노래를 듣기도 하고, 신나는 분위기에는 공간 구애 없이 방방 뛰며 공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남자남자’스럽던 Summer Never Comes와 루버스틱의 공연은 기존 뮤지션들과 같은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특히 썸머네버컴즈는 기타, 드럼 사운드만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며 드라마틱한 멜로디를 선보였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리듬 진행으로 베이스를 치는 서요한과 기타 치는 편영도의 결투 장면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노이즈를 기반으로 한 슈게이징 사운드를 지향하는 그룹인 만큼 특유의 시니컬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습니다.


아무 말 없이 왔다가, 노래만 부르고 아무 말 없이 시크하게 떠났던 뮤지션도 있었는데요. 바로 뮤지션 이승준입니다. 이승준은 울림 좋은 목소리로, 어머니의 마음에 대한 느끼게끔 해주었는데요. 더 오래 보고 싶었던 뮤지션이었습니다.


노랑, 핑크색을 무장한 귀여운 19살 동갑내기 뮤지션 허즈밴드는 공연 내내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로고송을 부르기도 하고, 뽕짝 리듬의 곡을 선보이기도 하며 공연장에 밝은 에너지를 전달해주었습니다.


공연의 첫 시작을 알렸던 어니는 활동한 지 약1~2년 된 신진 뮤지션인데요. ‘소녀’스러운 느낌의 곡이나 사랑을 다룬 곡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어니는 가장 보람 있는 일이 무대 앞에서 노래하고, 듣는 이에게 좋은 노래를 선물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어니의 노래를 듣다 보면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써 내린 예쁜 글귀가 적힌 편지를 선물 받은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니를 공연 끝나고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아래에서 뮤지션 어니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인터뷰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Q1. 광주음악창작소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서 선정되었는데, 이 프로그램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참가하게 된 계기


뮤지션 인큐베이팅은 다양한 장르의 신진 뮤지션 양성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항상 동기부여를 가지고 음악을 하는데요. 예를 들어 이번 해에는 ‘앨범을 두 개 이상 내보자’ 이런식으로 목표를 정해서 하는 편인데 어느 날 SNS에 포스터 하나가 올라왔더라고요. 그게 바로 뮤지션 인큐베이팅에 대한 것이었는데 사실 이게 오디션형태의 진행이어서 망설였어요. 저는 오디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번 도전하면 선정이 되지 않더라도 내가 성장할 수 있겠다 싶어서 신청했죠. 실제로 저는 인큐베이팅에 선정돼서 동상을 수상했고 광주음악창작소에서 실행한 쇼케이스 형식의 다양한 공연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또 멘토링을 받으며 뮤지션으로서 한층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코치를 받으며 지금은 미니앨범에 참여중입니다.


Q2. 어니의 음악을 들으면서 사람의 사소한 감정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가사도 서정적이며 예쁜 편인데, 가사를 쓰면서 어떤 생각으로 임하는지, 가사를 쓸 때 가장 영향 받았던 노래나 글을 무엇이었는지?


제가 곡을 쓸 때의 스토리는 제 개인적인 이야기들입니다. 이 이야기들을 풀어보면 별것 아니고 우리의 일상들인데요. 이 이야기를 예쁘게 표현하기 위해서 저는 단어를 선택하는 편입니다. 제 곡 중에 <단둘이>로 예를 들면요. 제가 말을 할 때 단 둘이라는 말을 많이 쓰더라구요. 그래서 그때의 심정을 더해 ‘단둘만의 공간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어떤 그림을 봐도, 어떤 영화를 봐도 그 사람이 생각나더라고요. 이처럼 저는 솔직하게 제 생각을 전하려는 편이고 무대에서나 음악을 작업할 때도 예쁜 곡을 만들기 위해 그때의 감정을 되새김질해서 곡으로 담아내려고 해요. 가사를 쓸 때 영향을 받는 건 노래나 글이나 영화보다 사람에 대해서 영향을 받아요. 제 주변에 지금 어떤 사람이 존재하는지 그 사람과 나는 요즘 어떤 대화를 하는지 그것에 따라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제 음악을 보면 누군가에게 항상 말하는 이야기들이 많고 실제로 누군가를 생각해서 곡을 써요.


Q3. 광주에서 음악 하는 싱어송라이터로서 광주인디음악이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이나 모습


광주에도 훌륭한 뮤지션들은 참 많아요. 이 많은 뮤지션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다양한 지원 혜택을 보고 도전해보는 것도 광주인디음악이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갈 방법인 것 같아요. 여러 뮤지션분들이 광주음악창작소에서 지원하는 공고를 많이 확인하면 좋을 것 같아요.


Q4.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지


제가 어릴 적 썼던 음악이 그때 당시는 너무 창피했던 곡이었어요. 그래서 한참이나 숨겨두다가 이번 해에 제가 슬럼프에 왔을 때 어떤 곡도 손대지 못했을 때 발견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 곡이 참 예쁘고 좋더라고요. 제 앨범이 앞으로 예쁜 곡을 담아낼지 슬픈 곡으로 가득 찰지는 아직 몰라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때의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가져올 수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소중한 거라 저의 감정을 기록해나가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저는 진실은 아무것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 진실이 통했을 때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공감이 되고 진실을 전달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듣는 사람의 평범한 일상을 소리라는 풍경으로 예쁘게 만들어 주고 싶어요.


▲ 사진5. 포즈 취하는 뮤지션 어니



▲ 사진6. PeakMusic Night 공연장 외부



필자는 스무 살 때 광주 소극장 네버마인드라는 공연장을 알게 되면서 인디음악과 인디가수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작은 공간에서 땀 흘리고 함께 시간과 감정을 공유하는 기분이 저를 사로잡았었습니다. 뮤니션 어니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리고 공연을 보면서 이전에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인디음악에 그리고 가수들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노래하는 게 가장 즐거워서 노래를 시작했지만, 노래만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기엔 어려운 현실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디 가수들은 꾸준히 자기만의 길을, 노래를 갈고 닦아 가고있습니다.


음악은 듣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는 말처럼, 더 많은 사람이 인디음악으로 울고 웃고, 행복했으면 하는데요.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지는 인기 가수의 노래들과 다양한 공연소식처럼 2016년 새해에는 더 많은 인디 가수들이 많은 곳에서 Peaktime을 만들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모두, It’s Your Peaktime!


◎ 사진 출처

- 사진1. PeakMusic Night 포스터, 광주음악창작소

- 그 외 사진. 기자 촬영

- 동영상1. 기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