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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현장취재

2016년, 우리 콘텐츠의 방향은? - 제3차 K-컬처 정책포럼

by KOCCA 2016. 2. 4.

콘텐츠의 모습은 시시각각으로 변합니다. 예전까지만 해도 마이너한 장르였던 1인 미디어가 크게 두각을 드러내기도 하고, 가족을 소재로 한 예능이 유행했다가 어느새 요리를 소재로 한 예능이 모든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 과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길을 전망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지난 1월 28일, 제 3차 K-컬처 정책포럼이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올해 처음 열리는 K컬처포럼이니만큼 이번 포럼은 2015년 결산과 2016년 전망을 주제로 열렸는데요. 융복합 ‘빅킬러 콘텐츠’와 중국 충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글로벌 ‘빅킬러마켓’이 만나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송성각 원장님의 기조연설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포럼. 많은 이들이 참석해 콘텐츠에 대한 열정을 나타내주었고, 저 또한 그 열정을 여러분께 전달해드리기 위해 다녀왔는데요! 제 3차 K-컬처 정책포럼의 현장, 함께 살펴볼까요?



▲ 사진 1. 강경석 산업분석팀장


본격적으로 포럼이 시작되었습니다.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선 과거를 알아야겠죠? 과거, 즉 2015년 콘텐츠산업 결산에 대해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강경석 산업분석팀장님께서 발표해주셨습니다. 우리 콘텐츠 산업은 대부분의 분야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만화 분야의 경우, 웹툰이 다른 장르의 원천시나리오로서 각광 받으며 웹툰의 OSMU 전성 시대가 열렸습니다. 또한 ‘레진코믹스’, ‘탑툰’ 등 19금 전략을 바탕으로 한 유료 웹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음악 분야에서는 <쇼미더머니>, <복면가왕>, <무한도전> 가요제 등 방송을 통해 선보인 ‘방송 음원’이 음원 매출의 51%를 차지하는 등 방송의 힘이 주목되었습니다. 한편 <뉴스룸> 방송을 통해 공개된 음원 불법사재기 논란의 이슈화로 음원 ‘순위 조작’이라는 얼룩진 현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영화 분야에서는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의 3개 작품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반면 230편 이상이 100만도 달성하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러한 양극화 현상 심각화는 분명 타파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한편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어린이와 3040대의 가족 세대를 겨냥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애니메이션 흥행에 2030세대의 선호가 필수가 되었다는 변화를 보였습니다. <인사이드아웃>과 <미니언즈>는 그 대표 사례죠?


방송 분야에서는 웹콘텐츠, 특히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이용이 본격화되면서 여러 콘텐츠의 유통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1인 미디어와 MCN 산업의 성장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게임 분야에서는 e-스포츠의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2015년 ‘롤드컵’을 시청한 전세계 시청자수는 3억 3,400만명이었다고 하니, 정말 놀랍죠? 한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양극화가 심각해졌습니다. TV광고마케팅 경쟁이 심각해지면서, 소규모 개발사몰의 몰락과 대형게임사의 시장 장악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지식정보 / 디지털콘텐츠 분야에서는 카카오택시, 배달서비스앱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겹치는 O2O 시장이 확장되어가고 있다는 점 등이 주목받았습니다. 공연/뮤지컬 분야에서는 메르스 여파로 침체된 공연계에 활로 모색을 위한 공연티켓 1+1사업이 있었는데요. 정책 시행 이후 연극, 뮤지컬 판매량이 전년대비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캐릭터 분야에서는 ‘캐릭터’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스타워즈7>의 극장 수입은 1조였지만, 파생상품의 수입은 6조였다고 합니다. 또한 캐릭터브랜드 <라인프렌즈>가 중국에서 3시간 만에 15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벌어들였다고 하니, 정말 입을 다물 수가 없네요.



그렇다면 2016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콘텐츠를 주도할까요? 한국콘텐츠진흥원 윤호진 정책개발팀장님께서 2016년 콘텐츠산업 10대 트렌드에 대해 발표해주셨는데요. 트렌드 1부터 10까지 함께 살펴볼까요?



▲ 사진 2,3. 윤호진 정책개발팀장


1. 이젠, 웹테이너(Webtainer)라 전해라

다양한 웹콘텐츠의 인기로 웹을 통해 재능과 끼를 마음껏 펼치는 이른바 ‘웹테이너(웹 + 엔터테이너)’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디어 사업자들을 포함해 사람들의 관심이 유통되는 콘텐츠 뿐 아니라, 이를 생산하는 엔터테이너에게로 가기 시작하면서 그들 자체에 주목하기 시작했는데요. <냉장고를 부탁해>의 김풍, <마이리틀텔레비전>의 이말년 등은 온오프를 종횡무진하는 웹테이너 선구자들이죠. 또한 아프리카TV와 유튜브의 스타들인 대도서관, 양띵, 윰댕 등의 BJ들은 지상파를 넘나들며 여러 플랫폼에서 매력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2. 보다 현실처럼, 더욱 생생하게 : 실감콘텐츠의 본격화

집에 가만히 앉아서도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다면 믿으실 건가요? 입체감과 고화질을 바탕으로 실제 눈앞에서 보는 것 같은 현장감과 실재감을 제공하는 실감영상 콘텐츠(R-contents)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모바일, 게임콘솔, TV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답니다. 또한 증강현실, 가상현실을 통해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게임 뿐 아니라 뉴스, 다큐멘터리, 스포츠 중계 등에서도 시도되고 있으며, 드론, 360도 카메라 등 촬영기구 등의 가격 인하 등으로 확산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3. 웹툰노믹스의 만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다

웹툰이 대중화된 것은 한참 된 이야기이고, 포털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각종 플랫폼에서 사랑받고 있는데요. 웹툰의 OSMU 전성 시대가 열리면서 2차 부가가치를 내기도 하고, 브랜드 웹툰이나 엡툰을 이용한 간접광고가 증가하는 등 웹툰의 수익 원천이 다양화되고 있기도 합니다. 바야흐로 ‘웹툰노믹스’가 만개한 것이죠. 이러한 웹툰의 경제적 가치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시키려는 시도들도 있었습니다. 레진코믹스는 일본, 미국 사이트를 개설했고, 탑툰은 대만으로 진출했습니다. <마음의 소리>, <신과함께>, <노블레스> 등은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웹툰이죠. 이러한 웹툰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2016년에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랍니다!


4. 게임 IP 활용, 온오프 장르경계를 넘나들다

웹툰 <갓오브하이스쿨>이 게임으로 개발되는 등 다른 콘텐츠와 게임의 연계가 활성화, 다양화되고 있는 지금, 이제는 게임 IP를 활용한 사례 또한 보이고 있습니다.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은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을 가지고 만든 뮤지컬이고, 넥슨에서는 <아르피엘>, <엘소드>, <클로저스>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게임은 온오프라인 간, 콘텐츠 장르간 융복합의 새로운 주체로 부각되어 더욱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5. 상품에 친근감을 입히다,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캐릭터의 힘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요! 이모티콘의 이용이 일상화됨은 물론, 캐릭터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개선되면서 이용 연령층 또한 확대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사회 각 영역에서 캐릭터 이용은 보다 보편화될 전망입니다. 갤럭시 아이언맨 에디션, s오일의 캐릭터 ‘구도일’ 등 캐릭터 마케팅은 많은 기업에서 각광받고 있고, 타요버스, 고양고양이 등 2015년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도 캐릭터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이미지를 구축했는데요. 이러한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2016년에는 캐릭터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겠죠?


6. 분산된 플랫폼의 시대, 마이크로 콘텐츠(micro-contents) 전쟁

구글에서는 ‘한국인이 향후 마이크로 모먼츠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이크로 모먼츠(micro-moments) 시대란 소비자가 알고 싶고, 하고 싶고, 사고 싶은 욕구를 모바일 기기를 통해 즉시 충족하는 시대를 말하는데요. 모바일 중심 콘텐츠가 확산되고, 콘텐츠를 구매에서 렌탈하는 경향으로 변화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빠르게 우리 삶 속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또한 쪼개고 나뉘어져 다양한 플랫폼에 유통되는 마이크로콘텐츠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기도 하답니다!


7. 레드 머니의 확산, 레드 콘텐츠의 역습

한국 콘텐츠에 대한 중국 자본의 지속적 유입과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친 중국 자본 투자액은 약 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고, 중국에서는 넷마블게임즈, 영실업, 초록뱀미디어 등 국내 콘텐츠 기업의 지분을 인수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 중국에 장악당하기 보다는 그것을 활용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잘 세워야 할 것이라고 윤호진 팀장님은 말씀하셨습니다.


8. 아날로그 소비로의 복귀, ‘오감’에 충실해지다

디지털 시대이지만 종이책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중고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편안하게 책을 읽고 다양한 문화상품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변신한 대형서점은 스마트 환경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거라 할 수 있습니다. 홍대 웨스트브릿지, 압구정 핑가스존 등은 복고형 음악감상공간을 통해 ‘청각’ 또한 아날로그로 복귀하고 있으며, ‘후각’, 즉 향기를 통한 힐링이 널리 퍼지면서 대한민국은 향기에 빠져 2015년을 보냈습니다. 그에 힘입어 2015년 하반기 디퓨저 판매량은 302%로 급증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디지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오감을 활용해 느끼는 소비가 활성화되고 있답니다.


9. 콘텐츠와 비즈니스의 결합, 커머셜 콘텐츠의 확산

콘텐츠 따로, 비즈니스 따로였던 시대는 가고, PPL, 네이티브 광고, 브랜디드 콘텐츠 등 콘텐츠 자체에 광고, 마케팅, 구매, 결제가 녹아 있는 브랜디드 콘텐츠가 확대되었습니다. 패션 웹드라마에서는 배우들이 입은 패션 아이템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직접 구매로 연결시키며, 키즈방, 먹방, 게임방, 뷰티방 등의 BJ 콘텐츠들과 상품이 연계되어 마케팅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또한 메시지를 콘텐츠 형태로 제공하는 네이티브 광고가 광고 효과를 높이기도 하죠. 이러한 커머셜 콘텐츠는 마케팅 효율성을 제고하지만, 지나친 상업화는 콘텐츠에 대한 신뢰와 품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10. 한류 확산 전략의 재구성, 세밀하게 강력하게

지금 한류는 일본의 혐한류 지속과 중국의 위협적 성장으로 인해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한류의 확산을 주도해야 합니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멀티 아방가르드, 즉 이종간의 교배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며, 이를 시장규모, 한류 호감도, 전략적 중요성에 기반을 두고 주요 시장을 거점화해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 또한 한류 확산의 키입니다.



▲ 사진 4. 종합 토론 현장


글로벌 콘텐츠산업의 이슈와 전망, 그리고 콘텐츠 분야 소비 동향과 전망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 후 콘텐츠 산업 전문가들의 토론이 시작되었는데요! 정말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그중 몇가지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꼽아보았습니다!


음악 분야에서는 CJ E&M 음악사업부문의 안석준 대표님이 ‘음악콘텐츠를 뛰어 넘어 K-Fasion 등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패키지로 연관시켜 노출시킨다면 외부에서 우리 K-pop에 대한 관심을 더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현재 강조하고 있는 융복합 콘텐츠에 더해 맥락 속에서 즐기는 K-콘텐츠가 지속과 확산의 키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인상깊었답니다.


게임 분야에서 웹젠의 천삼 실장님은 ‘정부 부처와 유저들이 동참해 인디게임이 살아남을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2015년 결산에서도 언급했듯, 모바일게임은 현재 빈익빈부익부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데요. 언제부터인가 유명 연예인들을 내세운 게임 광고가 증가했고, 그렇지 않은 게임은 이름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의 타파가 시급합니다.


만화 분야에서,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박석환 교수님은 ‘웹툰은 컬러와 에피소드 기반의 스토리 컨텐츠로, 미국형 만화를 좋아하는 이들과 일본형 만화를 좋아하는 이들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컨텐츠’라며 웹툰이라는 한국의 독자적 형식을 해외에도 알릴 수 있도록 힘써야한다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융복합 분야에서 지디넷 미디어연구소 김익현 소장님은 네이티브 광고 등 ‘콘텐츠’를 활용한 것들에 대해 우려를 이야기하셨는데요. ‘콘텐츠답게 포장하면 이용자가 열광할 것이란 건 착각이며, 기술적 투자가 선행되어 콘텐츠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긴 시간 동안 모두가 자리를 지킨 채 콘텐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했던 제 3차 K-컬처 정책포럼. 유형에서 무형으로 소비가 변화하고 있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콘텐츠의 형식들이 어느새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콘텐츠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다가와 있으며, 우리도 모르게 하루에도 몇 십 개, 몇 백 개의 콘텐츠를 접하며 살아가는데요. 과연 2016년이 이번 포럼에서의 전망대로 잘 흘러갈 수 있을지, 함께 지켜봐주세요!


Ⓒ 사진 출처

표지, 사진 1-4. 직접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