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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현장취재

MCN 콘텐츠, 어떻게 기획할 것인가, 제3차 MCN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by KOCCA 2015. 12. 9.


내가 만든 콘텐츠,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으신가요? 주류 미디어를 통해서만 '보여지는' 콘텐츠를 소비하던 시대는 어느새 과거가 되어버렸습니다. 디지털 미디어가 발달한 덕분에, 지금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업로드하고, 소비자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요. 바야흐로 1인 창작자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죠. 12월 2일, 대학로 콘텐츠코리아 랩에서는 1인 창작자를 위한 MCN 크리에이터 커뮤니티가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는 "주제별 1:1 상담소"와 "오픈 클래스", 이렇게 두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었는데요. 주제별 1:1 상담소에는 리액션의 차이에 대한 콘텐츠를 주로 업로드하는 sw yoon 크리에이터, 그리고 뷰티·메이크업 콘텐츠를 제작하는 다또아 크리에이터가 참여했고요. 오픈 클래스에서는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이필성 대표님께서 MCN 콘텐츠 제작에 대한 팁을 전수해주셨습니다. 콘텐츠 창작에 대한 열기로 후끈했던 MCN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현장,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까요?




▲ 사진 1-2.  아이디어 빌리지에서 열렸던 sw yoon 크리에이터의 1:1 상담소


콘텐츠코리아 랩 10층 아이디어 빌리지에서는, 크리에이터 sw yoon 님과 함께하는 1:1 상담소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참가자들이 가장 궁금했던 것은 "어떻게 사람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보게 하느냐"는 것이었는데요. sw yoon 님 또한, 가장 처음에 올렸던 영상은 당연히 며칠간 조회수가 0에 머물렀다고 해요.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서 "이 영상을 봐 주세요"하고 홍보할 성격이 아니었기에, 그 영상은 아무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계속 방치되어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어느 날, 술의 힘을 빌려 온종일 평소 자주 방문하던 해외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게시물 댓글마다 유튜브 영상 링크를 올리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상이 커뮤니티 간, 또는 커뮤니티 내에서 더 많이 공유되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러더니 다음에는 '해외의 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영상'이라고 한국 언론사에도 소개되었고요. 언론에 소개된 이후에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 끊임없이 영상이 퍼져나갔고, 결국 몇십 만에 달하는 조회 수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곧이어,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고 영상을 제작하는 법은 모르는 상황인데, 영상 제작 기술은 어떻게 배울 수 있느냐"는 고민 상담이 이어졌는데요. 이 질문에 대해, 자신의 스승은 '유튜브'였다고 sw yoon 님은 답변하셨습니다. 자신은 신문방송학과를 다녔지만, 입학 전에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영상 연출을 구체적으로 배우는 시간은 없었다고 해요. 결국 영상 효과 만드는 법을 유튜브에 검색해보고, 그대로 따라하면서 영상 편집 과정을 익히셨다는데요. 화면 전환이나 자막 삽입, 간단한 효과 삽입 등은 한 달이면 충분히 독학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응용 툴이나 편집 프로그램을 어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조언과 함께요.



▲ 사진 3-4.  카카오 상생센터에서 진행된 다또아 크리에이터의 1:1 상담소


한편, 같은 시간 카카오 상생센터에서는 뷰티 크리에이터 다또아 님이 진행하는 1:1 상담소의 열기 역시 뜨거웠습니다. 뷰티 콘텐츠의 특성상, 주로 여자 참가자가 많을 것이라는 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는데요.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1인 콘텐츠 창작'에 대한 열의가 있는 모든 분들께서 쉴새없이 질문을 이어나가고 계셨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은 '차별성 있는 뷰티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다또아 님의 노하우였는데요. 이에 대해 다또아 님은 항상 구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제품 협찬을 너무 많이 받아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곧바로 협찬 제품 사용 횟수를 줄이고, 협찬 제의가 들어왔다 하더라도 하나하나 미리 사용해보고 너무 아니다 싶은 제품은 사용하지 않으셨다고 해요. 또한, 전문적인 메이크업 영상뿐만 아니라 제품 나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구독자와의 친밀도를 높여나갔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조명을 갖춘 스튜디오에서 메이크업을 시연하는 동영상뿐만 아니라 출근길에 차에서 빠르게 메이크업을 하는 다또아 님의 영상 역시 업로드하는 식으로요. 또한, 솔직한 평을 찾기 위해 뷰티 카페의 익명 게시판에 들어가서 주기적으로 검색을 해보신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다양한 의견을 모아서, 다음번 콘텐츠 제작에 곧바로 반영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신경을 쓴다고 하더라도 모든 구독자들의 반응이 항상 좋을 수는 없는 법이죠. 악플이나 인신공격을 담은 소수의 댓글에 상처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하는데요. 시간이 지나며 대처 방법을 터득하셨다고 합니다. 기분 나쁜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댓글의 내용을 받아들이면서 더 예쁘게, 돌려 말하는 것이 그 팁이라는데요. 당장 핸드폰을 꺼내서 다또아 님의 영상을 구독하고 싶게 만드는 답변이었어요. 다또아 님은 학생 때부터 뷰티 블로그를 돌아보며, '나도 이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셨다는데요. 핸드폰카메라로 자신의 뷰티 블로그를 운영하던 시절부터, MCN 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꿈꿔왔던 모든 것을 하나씩 이루어가는 지금이 무척이나 행복하다고 웃으셨습니다.



1:1 상담소가 얼추 마무리된 후, 콘퍼런스 룸에서는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이필성 대표님이 강연하는 오픈클래스가 이어졌습니다.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크리에이터가 직접 창업한 MCN으로도 유명한데요. 창업 6개월 만에 지금은 도티·잠뜰 등 35명의 크리에이터, 그리고 이들을 보조하고 비즈니스 업무를 지원하는 15명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다고 해요. 샌드박스 네트워크 소속 크리에이터들의 채널은 유튜브 트래픽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전체 3위 정도를 기록한다는데요. 유튜브 홈 화면에 소개되는 '게임' 분야의 인기 동영상 코너에서는, 항상 샌드박스 네트워크 소속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MCN의 대표님이 진행하는 강연인 만큼, 이날 오픈클래스는 현업 크리에이터, 편집 PD, 그리고 기존의 주류 미디어 콘텐츠 제작자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범주의 청중들로 콘퍼런스 룸이 가득찼는데요. 크리에이터, 또는 1인 창작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필성 대표님은 과연 어떤 조언을 해주셨을까요?


▲ 사진 5.  MCN 콘텐츠 기획에 관한 다섯 가지 팁을 전수하는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이필성 대표님


첫 번째로 소개된 전략은 "모바일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2015년 현재, 유튜브의 트래픽 출처를 살펴보면 핸드폰과 태블릿을 포함한 모바일 기기 트래픽이 약 78%, 그리고 컴퓨터에서 유입되는 트래픽이 약 20%를 차지한다고 하는데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모두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모바일 유저들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더 높은 효율성을 보장하는 것이죠. 영상 제작자들은 주로 컴퓨터를 이용해서 작업하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을 고려하지 못한 채 모든 기준을 컴퓨터에 맞추기 마련인데요. 이럴 경우, 모바일 기기의 특성상 제목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을 때도 있고, 영상이 모두 재생되지 않는 사고도 종종 일어난다고 합니다. 따라서, 영상을 업로드한 후에는 핸드폰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세가 꼭 필요합니다.


두 번째 전략은 "블루오션을 노리라"는 조언이었어요. 유튜브 채널 '기리TV'는 오직 한 게임, <세븐나이츠> 플레이 영상만 집중적으로 업로드된다고 합니다. 물론 <세븐나이츠> 유저 외에는 확산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지만, 그래도 <세븐나이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리TV'로 유입되는 것이죠. 불특정다수를 타겟으로 하는 주류 미디어 사업과는 달리, MCN 사업에서는 이렇게 특정 계층을 시청자로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데요. 적당한 콘텐츠를 제공받지 못하는 소외계층, 즉 '딱히 볼 것이 없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생각하고, 그들을 위한 콘텐츠를 기획해야 한다고 대표님께서는 강조하셨습니다.


▲ 사진 6.  높은 참가율을 기록한 샌드박스 네트워크 이필성 대표님의 오픈클래스


이어서, "매일 영상 올리기"가 세 번째 조언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영상이 업데이트되지 않는 채널은 곧 송신이 끊긴 지상파 방송과 똑같다는 비유가 인상적이었는데요. 되도록 매일, 또는 불가피할 경우는 매주 특정 요일에 업로드하겠다는 약속이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구독자에게 기대감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능동적으로 채널을 찾아와야 하는 구독자들의 특성상, 영상이 오랫동안 업로드되지 않거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크리에이터는 곧 신뢰를 잃고, 바로 버려진다고 해요. 영상을 조금 자르는 한이 있더라도, 매일 업로드하는 편이 낫다고 합니다.


연장선상에서 네 번째 팁이 발표되었는데요. "흥행사업과 다른 길을 가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어요. 많은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서 완성도 높은 블록버스터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지나친 욕심이라고 합니다. 기존 영화나 TV 프로그램과 달리, MCN에서는 저렴하고 빠르게,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결국 핵심은 '콘텐츠', 그리고 시청자들과의 '소통'뿐, 그 이상의 시도는 불필요한 것이죠.


마지막 팁은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것이었어요. 조회수는 영상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유동적인 숫자입니다. 영상을 한두 개 올려보고, 반응이 없으니 계속 무언가 다른 시도를 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는데요. 하루도 빠짐없이 1년 동안 꾸준하게 영상을 올리다 보면, 분명 반응이 온다는 것이죠.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들은 1년을 견디지 못한다면서 대표님께서는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이필성 대표님의 강연이 끝난 후, 오랜 시간 동안 열띤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요. 참가자들은 자신이 구상 중인 아이템을 설명한 후 그에 대한 대표님의 조언을 듣기도 하고, 라이브 방송에 대한 대표님의 견해를 요청하기도 하고, 다른 MCN과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차별점을 질문하기도 하며 크리에이터에 대한 남다른 열의를 보였습니다.


▲ 사진 7.  이필성 대표님께 자신이 만든 영상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오픈클래스 참가자의 모습


1:1 상담소에서도, 그리고 이어진 오픈클래스에서도 무척이나 적극적인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MCN의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또 홍보까지 담당한다는 것은 분명 힘든 일입니다. 내가 만든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오지 않으면 무척이나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날 이필성 대표님이 말씀하신 다섯 가지 조언, 그리고 선배 크리에이터들의 조언을 몸소 실천한다면, 자신의 콘텐츠가 빛을 발할 날이 꼭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자신의 콘텐츠가 많은 사랑을 받는 날을 위해 오늘도 각지에서 노력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열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