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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현장취재

지역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전략 포럼

by KOCCA 2015. 9. 21.



여러분의 지역은 콘텐츠가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나요? 수많은 콘텐츠 소스가 지방에 산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이러한 지역콘텐츠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떤 일이 필요할까요?


지난 9월 1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는 ‘지역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전략 포럼’이 열렸습니다. 여러 지역콘텐츠산업 진흥기관 관계자 및 전문가들이 모여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중장기 발전 전략에 대한 의견수렴을 하는 자리였는데요.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었는지 살펴볼까요?



▲ 사진 1. 애니메이션 <꽉잡아> 발표 중이신 디피에스 남진규 대표님


행사는 지역콘텐츠산업 성공사례를 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올해 실시한 지역특화 문화콘텐츠 개발지원 사업에서 선정된 작품 두 가지가 발표되었는데요. 먼저 춘천에 위치한 애니메이션 기획사 ‘디피에스’의 남진규 대표님께서 애니메이션 <꽉잡아>의 사례를 발표해주셨습니다.


서울 외 지역의 콘텐츠회사들은 기존 미디어 시장에서 활동할 때, 지역 디스카운트를 겪어 활동이 어렵다고 하는데요. 뉴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지역, 규모 상관없이 공정하고 자유롭게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꽉잡아>는 그런 뉴미디어 시장을 노린 애니메이션입니다. 유튜브, 네이버 티비캐스트, 그리고 중국의 유쿠 등 뉴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해 아시아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요. 중국과의 합작 구도를 형성함으로써 제작비 부담을 더는 것은 물론이고, 중화권 수출을 보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년 7월 방영할 예정인 <꽉잡아>는 ‘춘천특성화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고등학생들의 고민과 자유로움을 담는 작품입니다. 꿈도 없이 세상이 요구하는 대로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의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꿈을 ‘꽉 잡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작품이지요. 이 작품이 나오게 되면 춘천이라는 지역이 가진 매력을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관광지 및 축제 등을 홍보, 춘천의 지역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효과도 가집니다. 그러한 기대효과를 잘 어필해 강원정보문화진흥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을 받을 수도 있었죠.


▲ 사진 2. 아쿠아 퍼포먼스 <고양 한구슬전> 발표 중이신 홍성욱 센터장님


다음으로는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의 홍성욱 센터장님께서 고양시에서 추진 중인 아쿠아 넌버벌 퍼포먼스 <고양 한구슬전>에 대해 발표해주셨습니다. 고양시는 풍부한 방송영상, 문화, 관광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신한류 문화, 관광벨트로 주목받고 있는 지역입니다. 지난 2월에는 ‘K-컬처밸리’가 조성된다고 발표되기도 했죠. 고양시는 이를 배경으로 일산 호수공원에서 아쿠아 넌버벌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하는데요. 홀로그램 영상을 띄운 워터스크린을 이용해 멋진 퍼포먼스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고양시의 ‘한구슬 설화’, 캐릭터 ‘고양고양이와 웅어’에 고양시의 평화와 소통, 그리고 첨단 미래에 대한 이미지를 담아 멋진 퍼포먼스가 벌어질 예정이죠. 이는 지역문화융성은 물론, 우수한 콘텐츠 제작 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며, 야간 관광에 최적화된 쇼로서 고양의 관광산업에도 큰 도움을 준답니다. 또한 이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퍼포먼스이기에, 지역 랜드마크인 호수공원을 글로벌 관광 상품화함으로써 글로컬 콘텐츠로도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퍼포먼스가 추진되어 단계를 잘 밟아나가고 있는 것은 경기도와 고양시의 정책적 지원, 주관기관의 전문성, 참여기관의 적극성, 그리고 고양시민의 공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요. 홍성욱 센터장님은 단순히 고양이라는 지역이 특성화되어 널리 알려지는 것을 넘어, 지역과 지역이 사업 협력을 통해 각 랜드마크에서 다함께 펼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사진 3. 중장기 전략 진행상황을 발표 중이신 정종은 부소장님


다음으로 메타기획컨설팅의 정종은 부소장님께서 지역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 연구의 진행상황에 대해 발표해주셨습니다. 국내 콘텐츠산업은 2000년 이후 계속해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출액, 사업체수, 종사자수 모두 수도권 지역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또한 비수도권지역 콘텐츠 사업체수는 40%를 넘는데 반해 매출액은 약 13%에 불과하다는 것을 통해 큰 규모의 사업체들은 수도권에 몰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콘텐츠산업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에 큰 격차가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지원을 통해 지역콘텐츠산업을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때 콘텐츠산업은 지역 간에 규모 및 활성화 정도에서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유사한 성격을 지닌 지역끼리 그룹핑해 그 유형에 따라 접근해야 하며, 지원 방식도 서로 달라져야하죠. 또한 기존 지역콘텐츠산업 관련 정책은 지역의 현황을 고려하지 않은 단기적, 경쟁적 방식의 지원 사업, 외부와의 협력 네트워크 활성화 부족 등의 한계를 가졌는데요. 이번 로드맵 연구에서는 이를 지역에 맞춘 장기적, 특수적 지원과 타산업과의 연계·융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한다는 점 또한 이야기했습니다. 



▲ 사진 4. 토론 중인 진흥기관 관계자 분들


종합 토론에는 청운대학교 설기환 교수님을 좌장으로 각 지역의 진흥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주셨습니다. 전문가들이 각 지역을 대표해 모인 자리인만큼 유익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이 열띠게 오갔는데요. 로드맵에 대한 지적부터 제안까지 많은 의견이 나왔습니다. 


우선 중앙에서 로드맵을 혼자 수립하다보니 정보가 원활하게 공유되지 않아 자료 속 현황조사가 다소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자료의 재정비가 이뤄질 필요성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셨고,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김우태 부장님은 중앙에서 로드맵 수립 주기를 정하면 그에 맞춰 지역마다 로드맵을 수립해 중앙에서 취합 및 정리를 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하셨습니다. 


현 콘텐츠산업의 문제점으로는 실질적 예산 편성을 담당하는 지자체에서 콘텐츠산업의 중요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인천정보산업진흥원 이진형 부장님은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에 ‘문화예술과’ 등만 있을 뿐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담당하는 과가 없다는 것을 지적하며 예산 확보 및 활성화를 위해 콘텐츠 주요 과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울산문화산업개발원 강종진 원장님 또한 ‘문화예술’과 ‘문화산업’의 개념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예산 편성을 담당하는 지자체 공무원 분들은 이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으며, 이에 대해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 이민석 매니저님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교육의 시행을 건의하셨습니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오경환 부장님은 지자체에서 명확하게 문화산업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며 지자체의 의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콘텐츠산업이 중요함에도 편협하게 다뤄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충남문화산업진흥원 김동규 팀장님은 문화산업이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가치 등 다양한 가치를 함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문화부에만 갇혀서 다루고 있다는 것이 답답하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각 지방에서 문화 산업을 다른 산업과 융합해 제도, 법적 정비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세시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후끈후끈한 열정으로 가득 채워졌던 이번 포럼. 사실 저 또한 비수도권에 살면서 수도권에 대해 가장 부러웠던 것이 바로 연극, 축제 등 콘텐츠 산업이 많이 발달되어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이번 계기를 통해 그러한 것들이 많이 개선되고, 각 지역에서 내세울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가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이렇게 콘텐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작자의 역량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적극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는데요. 많은 지역에서 관계자뿐만 아니라 지역민 모두가 큰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다함께 지역콘텐츠를 만들어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