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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현장취재

런닝맨, 장수 프로그램이 되기까지

by KOCCA 2015. 9. 2.



일요일 저녁 예능은 프로그램중의 핵심이죠. 일요일 저녁, 지나가는 주말을 아쉬워하며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보는 예능은 평일 예능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지난 8월 26일 통기타에서는 5년 동안 꾸준히 방영되고 있는 SBS 주말 예능 '런닝맨'의 임형택 PD님이 런닝맨의 스토리를 전해주셨습니다.



△ 사진 1. 런닝맨 한 회가 탄생하기까지

 

런닝맨은 매 주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을까요? 런닝맨은 "누구와 / 어떤 컨셉으로 / 어디서 할까"를 토대로 매주 콘텐츠 미팅 - 방송 제작 - 피드백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제일 중요한 건 '어떤 컨셉으로' 할 것이냐입니다. 컨셉이 정해진다면 그 컨셉에 따른 장소, 즉 '어디서'가 절로 따라오게 되고 게스트도 어떤 게스트를 섭외할지가 쉬워진다는 것이죠. 컨셉을 '공포'로 잡는다면 공포를 줄 만한 장소는 한결 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8월 23일 방영된 '나를 찾아줘'는 이렇게 공포를 컨셉으로 폐교에서 촬영된 편입니다.


기획단계, 즉 콘텐츠 미팅에서 누구와, 어떤 컨셉으로, 어디서 할까를 약 3일 동안 회의하고 정하면, 방송 제작에 들어가게 됩니다. 촬영, 편집을 거치고 나면 프로그램 방영이 되고, 방영된 프로그램을 피드백하는 것으로 런닝맨 한 회가 끝납니다. 임형택 PD는 이 과정 중에서도 편집을 특히 강조하였습니다.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서 10이었던 방송의 재미가 100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장면에서는 어떤 음악을 넣을지, 자막체, 심지어 자막이 들어가는 타이밍의 사소한 차이가 재미의 차이를 만든다고 합니다.




△도표 1. 런닝맨 History


런닝맨은 2010년 7월 1회 방영을 시작으로 2015년 현재까지 5년 동안 방영해온 주말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임형택 PD는 지난 5년간의 런닝맨 히스토리를 1년 단위로 소개하며 어떻게 런닝맨이 성장해 왔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2010년 1기에는 하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추어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며 방향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실제로 갇힌 공간에서 추격전을 하는 등 해보고 싶던 다양한 컨셉을 시도하는 1년이었습니다. 1기가 하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2011년 2기는 '잘하는 것'에 집중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잘하는 것을 찾아 그것을 프로그램의 장점화 시킨 것이죠. X맨 제작진이었던 스탭들이 다수 참여했는데, 스탭들이 자신 있던 게임 형식의 진행을 첨가하고 자연, 시골 컨셉을 벗어나 도시의 모던함과 세련됨을 합쳐보자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런 시도가 도시 한복판에서 추격전, 이름표 떼기, 방울 에이스, 게스트 찾기 등의 게임을 진행하는 '런닝맨스러움'을 탄생시켰죠. 2012-13년 3기는 이런 런닝맨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확고히 하며 아이템의 스펙트럼을 넓혀보는, 런닝맨의 전성기였습니다. 더불어 태국 특집이 대박이 나면서 시청자들의 인지도도 높아지는 한 해였습니다.


△사진 2. 해피 광수 데이! 편 생방송 장면


2014년 4기 때는 1박 2일, 진짜 사나이와 함께 주말 예능 타임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며 '달라져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2015년 올해 5기에서는 장수프로그램의 반열에 들어가면서 지난 4기에서 했던 '달라져야 한다'는 고민을 가지고 소통을 위한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멤버 이광수의 몰카를 진행했던 방송에서는 촬영 분량이 방송된 직후 이광수 씨가 자택에서 방송을 보고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가 생방송으로 방송되었습니다. 여태껏 기존 예능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행보로 인터넷 상에서 많은 화제를 낳았죠.



△사진 3. 런닝맨 멤버들 


런닝맨의 역사를 소개한 임형택 PD는 이어서 런닝맨의 캐릭터를 소개했습니다. 캐릭터 메이커인 유재석, 평온개리 강개리, 월요커플, 멍지효인 송지효, 배신기린 이광수, 왕코형 지석진, 능력자 김종국, 하로로 하하. 7명이 만들어내는 캐미는 런닝맨을 보게 만드는 한 요소입니다. 캐릭터가 분명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예상치 못한 재미를 주기 때문이죠. 임형택 PD는 캐릭터는 연출이 아닌 실제 본인들의 색깔로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도 캐릭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출연진들을 내버려뒀다가 캐릭터의 모습을 캐치하는 쪽이라고 합니다. 만들어진 것이 아닌, 본인들의 캐미로 진행이 되어야 시청자들도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며 즐거워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진 4. 런닝맨 태국특집


2012년 런닝맨 태국특집은 런닝맨이 해외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보여주는 방송이였습니다. 공항에 나오자 수많은 팬과, 런닝맨 멤버들을 응원하는 직접 만든 플래카드가 멤버들을 반겼는데요, 실제로 태국뿐만이 아니라 아시아권에서는 가히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는 각 나라의 언어로 자막을 만들어서 해당 나라의 팬들이 런닝맨을 보고 있는데요, 심지어 런닝맨의 자막체까지 그대로 입혀 자신의 나라의 언어로 편집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런닝맨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런닝맨은 더 나아가 해외 팬 미팅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물론 2015년에는 중국의 8개 지역 팬미팅을 개최하는 등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 여러 지역에서 팬미팅을 개최하는 만큼, 중국에서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데요, 이런 런닝맨의 인기는 중국판 런닝맨의 제작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런닝맨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임형택 PD 본인도 그 이유를 생각해보았다고 하는데요, 우리 콘텐츠, 우리 캐릭터의 힘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놀이 등의 게임 방식 등이 우리에게는 익숙했지만, 해외 팬들에게는 낯설고 신선한 소재였던 것이죠. 실제로 딱지가 등장한 절대딱지 편 등을 보고 해외 팬들이 딱지 대회를 여는 등 콘텐츠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 콘텐츠, 우리 캐릭터와 더불어서 Simple하고 원초적인 형식이 범용으로 받아들여지는 형식이 아니었나 생각해보셨다고 합니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승자와 패자가 구분되고 복잡하지 않은 '런닝맨스러움'이 해외 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나 봅니다.


△사진 5. 임형택 PD와 청중들

 

앞으로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들어 갈지에 대한 질문에 임형택 PD는 제일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섞어 런닝맨스럽지 않은 것도 시도해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5년이란 긴 시간 동안 해온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데, 그것을 경계하면서 여태껏 보지 못했던 런닝맨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시청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해진 만큼, 쌍방향의 흐름을 중시하며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이제까지 런닝맨의 비결과 더불어서 앞으로 런닝맨이 나아가고 싶은 방향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PD님의 말씀대로 새로워질 런닝맨을 기대하면서 기사를 마칩니다.


ⓒ 사진 출처

사진 2, 4 런닝맨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