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재즈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나요? '재즈'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서 단어가 익숙하긴 한데 재즈가 뭐냐고 물으면 막상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또는 재즈를 한번 들어보고는 싶은데 어떤 음악을 어떻게 들어봐야 할지 궁금한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재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재즈의 이론적인 이야기를 먼저하고 우리나라 재즈 음악가들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정말이지 재즈는 친해지기 어려운 음악입니다. 게다가 들을 기회도 별로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우리나라 음악이 아닌 미국에서 생겨난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렵습니다. 사실 모든 재즈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모든 재즈라고 말한 이유는 미국에서 재즈가 유행하고 전 세계에 퍼지면서 스윙재즈부터 비밥, 아방가르드 그리고 프리재즈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스타일의 재즈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김연아 선수가 모기업의 에어컨광고에서 불렀던 친숙한 멜로디부터(Benny Goodman의 <Sing Sing Sing>) 정말 이건 도대체 무슨 멜로디인지 이해도 안 될 많은 음을 쏟아내는 Bebop, 정말 난해하기 그지없는 프리재즈까지 무엇부터 들어야 할지도 몰라서 대부분은 음원 사이트 상위차트에 있는 친숙한 음악을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많은 곳에서 재즈페스티벌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많은 학교에서 재즈를 다루고 있죠. 이는 재즈가 시대를 반영하며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독주 같은 개인 연주기량을 즐길 수 있는 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 재즈를 더 풍부하게 즐기려면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이제부터 천천히 살펴보겠습니다.
글의 집중력을 위해 이 기사에선 재즈에 영향을 준 음악들(예를 들면 흑인영가, 노동요, 블루스 등)을 다루진 않겠습니다. 우리가 홍대에 위치한 재즈클럽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재즈 음악과 가장 비슷하고 그 기본 형식이 완성되기 시작한 스윙시대부터 다룰 것입니다.
1. 형식
사실 재즈의 형식은 익숙한 기성 가요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재즈에도 후렴구와 절 그리고 주제부들을 이어주는 브릿지 등 가요에서 찾을 수 있는 형식들이 다 있기 때문입니다. 빅밴드 시대의 연주자들은 주제 멜로디에 맞춰서 편곡된 부분을 연주하고 후렴구에 들어가면 그 멜로디와 별개로 편곡된 악절을 연주하거나 한 악기의 독주를 시작했습니다. 독주가 끝나고 다시 주제 멜로디를 연주하기 위해 브릿지를 연주하거나 바로 주제 멜로디를 연주하고 곡이 끝납니다. 이런 방식도 편곡의 방향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전통적인 형식을 받아들이는 연주라면 오늘날 클럽에서 볼 수 있는 광경도 이와 비슷합니다. 주제 멜로디를 부르고 각 솔로 악기 연주자들은 자신의 차례가 되면 독주를 시작하고 연주자 간에 솔로를 주고받기도 하죠.
▲ 영상1 Glenn Miller<In The Mood>
▲ 영상2 우리에게 익숙한 Glenn Miller Orchestra <Sing Sing Sing>
2. 레퍼토리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연주자들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즐겨 연주되는 나름의 레퍼토리들이 있는데 이를 통칭해서 재즈에서는 스탠다드 레퍼토리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오래전부터 형성되어온 재즈 스탠다드의 유형은 다음과 같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 뮤지컬 등에 사용된 옛날 히트팝송들
재즈가 태동하던 1920년부터 전성기였던 1950년대에 걸쳐 당시 유행하던 팝송들이 레퍼토리로 쓰이고 있습니다. 당시의 대중음악과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넘버들이 대부분인데 조지 거쉰, 리처드 로저스, 제럼 컨, 호기 카마이클 등 유명 작곡가들이 만든 작품들입니다. 대표곡으로 <Over the rainbow>, <All the things you are>, <Summer Time> 등이 있습니다.
② 재즈 뮤지션들의 오리지날 작품들
Duke Ellington, Miles Davis, Thelonious Monk, Herbie Hancock등 걸출한 재즈뮤지션에 의해서 직접 창작된 작품들로서 팝형식으로 만들어진 곡과 블루스형식으로 만들어진 곡들이 있습니다. 대표곡으로 <Round Midnight>, <All Blues>, <Caravan>, <Watermellon Man>, <Misty> 등이 있죠.
3. Improvisation 독주 혹은 즉흥연주
재즈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 중에 첫 번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재즈의 형식에서 독주자들의 솔로는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비밥시대부터 그 독주는 단순히 클래식에서 연주되던 협주곡에서의 독주 개념을 넘어서 연주자들 간의 대화라는 점에서도 다루어지며 그 즉흥연주의 기법은 이론적으로나 기교적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아래에 첨부한 동영상은 비밥시대의 명연주자인 Charlie Parker의 연주에 한 코미디언이 연기한 것입니다. 굉장히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색소폰과 트럼펫 연주자가 서로 토론을 하는 장면을 연상시켜 재즈가 대화적 요소가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여기까진 재즈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짚어봤습니다. 그러면 이제 익힌 내용을 토대로 노래를 들어봐야겠죠? 우리나라 재즈뮤지션 중 재즈듣기 연습에 좋은 뮤지션들을 세 팀 소개하겠습니다. 밴드를 소개하기 전에 재즈에서 편곡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하겠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재즈 밴드들이 연주하는 레퍼토리는 당시 브로드웨이의 영화나 뮤지컬 산업에서 일하던 작곡가들의 곡이 많은데 이 곡들이 보통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형태로 쓰인 형태가 많았습니다. 캄보밴드(소규모편성밴드)는 어떤 곡의 도입부에서 연주되는 멜로디를 그 편성에 맞게 바꿔서 연주하는 경우도 있고 새로 편곡을 해서 연주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곡이 끝날 때 Ending 섹션을 연주하는데 Duke Ellington Orchestra가 자주 연주하던 멜로디를 음악가들끼리는 Duke Ellington Ending이라는 식으로 얘기합니다. Lead Sheet에는 코드와 멜로디 그리고 곡의 진행 순서와 같은 최소한의 정보만 표기합니다. 나머지는 연주자들이 만들어가는 것이죠.
▲ 사진1 최소한의 정보만 표기한 재즈 악보
▲ 사진2 Duke Ellington Ending 멜로디
이 밴드들은 정통 재즈 즉, 스윙을 연주합니다. 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정통 재즈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밴드들의 공연을 더욱 즐길 수 있습니다. Golden Swing Band와 Swingable은 Vocal이 있는 재즈캄보앙상블이고 Neo Traditional Jazz Trio는 Piano와 리듬섹션으로 구성된 트리오입니다. 보컬이 있는 공연과 악기들로만 구성된 밴드로 일단 나눠서 시작하겠습니다.
1.Golden Swing Band
▲ 사진3 골든스윙밴드 2013 공연 포스터
강력한 편곡이 일품인 밴드. 아직 스윙이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은 청자들의 몸을 들썩거리게 할 공연을 선사할 연주자들이죠. 스윙시대의 사운드를 멋지게 연주하는 밴드입니다. 스윙시대의 영향을 받은 편곡과 'swing feel' 충만한 네 멤버의 연주가 당신을 들썩거리게 할 것입니다. Let's SWING!
▲ 영상4 골든스윙밴드 in 제주
※ 공연 보러 가기 전에 들어 들어볼 뮤지션 : Nat King Cole
2. Swingable
▲ 사진4 Swingable
앞의 밴드와 같이 스윙이라는 재즈의 중요한 요소를 메인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밴드의 공연은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스윙을 연주하는 밴드이지만 동시에 Bop 레퍼토리와 현대적인 곡부터 브라질리언 레퍼토리까지 다루는 구첩반상 같은 공연을 선보이기 때문입니다.
▲ 영상5 Swingable <Let's fall in love>
-※ 공연 보러 가기 전에 들어 들어볼 뮤지션 : Diana Krall
3. Neo Traditional Jazz Trio
▲ 사진5 Neo Traditional Jazz Trio
피아노트리오. 보컬 없이 악기로만 구성된 재즈공연이 생소한 사람들에게는 아마 이 트리오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막 재즈를 듣기 시작한 사람에게 가수가 없는 공연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트리오 연주자들은 공연을 즐겁게 이끌 수 있는 관록의 프로들이기 때문에 재즈 연주에 대해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영상6 Neo Traditional Jazz Trio @ c cloud 2014/04/05
※ 공연 보러 가기 전에 들어볼 뮤지션 : Red Galrand Trio, Oscar Peterson Trio
마치며
재즈가 위대한 음악이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시대를 반영하며 변화하는 음악이고 '연주자 간의 음악을 통한 대화'라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는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상품화 과정을 통해 대중매체로 접하는 예술과 다르게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지는 예술을 접하는 일은 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중의 기호에 맞춰져서 만들어진 음악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재즈는 상대적으로 많은 인내를 요구하는 음악이라서 듣기 힘들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이 멋진 마술을 즐길 수 없게 방해하죠. 지친 당신을 위로해 줄 음악의 가사가 꼭 그대의 이야기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즈공연을 보러 가서 마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감탄하고 즐기고 오시길 바랍니다. 음악은 이어폰으로 듣는 것보다 온몸으로 듣는 것이 더 감동적이니까요.
ⓒ 사진 및 영상 출처
- 표지 Sacha chimkevitch (1920-2006)
- 사진1 재즈기타리스트 장기홍 제공
- 사진2 Duke Ellington (1899.4.29 ~ 1974.5.24)
- 사진3 골든스윙밴드 제공
- 사진4 Swingable 제공
- 사진5 Neo Traditional Jazz Trio 제공
- 영상1,2 youtube 'glenn miller' http://youtu.be/teJfuKdzbOo http://youtu.be/eR1Rd6yjUuQ
- 영상3 youtube 'jazz dispute' http://youtu.be/gsBC5C5ERho
- 영상4 골든스윙밴드 제공
- 영상5 Swingable 제공
- 영상6 Neo Traditional Jazz Tri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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