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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문화기술

두 남자의 생각이 현실이 된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청년 발표>

by KOCCA 2014. 5. 30.




여러분, 지난번에 기사가 올라왔던 C-School을 기억하시나요? C-School은 얼마 전 개소한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코리아랩에서 진행하는 아이디어 융합프로그램 시범운영사업의 하나로 ‘문화 기술 기반 아이디어 융합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 사진1 아이디어 융합 프로그램 개념도

작년 11월, '상상이 현실이 되는 학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자기 아이디어를 세상에 실현시키고 싶은 사람, 다른 분야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하여 자기 분야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하여 최종 30명의 인원을 선발하였습니다. 그 중 아이디어 상상컨테스트를 통하여 6팀이 선정되었고 4월 11일, C-School 참가자들의 최종 프로토타입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5월 23일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하 세바시) 청년무대에서 이들 중 2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 사진2 세바시 현장 분위기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청년 무대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진행자의 소개대로 다목적홀에서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진행되었습니다. 많은 청중이 자리를 꽉 채웠습니다.

세바시 청년 무대를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게임이 있었습니다. 진행자가 위트있는 진행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어가자 청중은 적극적으로 게임에 참여하였고 회장의 분위기가 달아올라 게임은 성공리에 끝났습니다. 게임이 끝난 후 발표 본무대가 시작되었는데 많은 청중이 진행자와 발표자의 말 하나하나를 경청하며 빠른 피드백을 보여주었습니다. 각각의 무대가 끝날 때마다 발표자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청중들이 적극적으로 발표자에게 질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사진3 김광연 대표 발표 장면


유바이오헬스케어 대표 김광연 씨는 트레이너를 트레이닝하는 트레이너입니다. 건장한 체격을 가진 김광연 대표는 청중들에게 간단한 운동을 가르쳐주며 발표를 시작하였습니다.


김광연 대표가 가르쳐 준 간단한 운동 중에 하나는 목 스트레칭이었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는 스마트폰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목 근육이 뻐근할 때가 있지요. 그럴 때 목이 잘 안 돌아가는 쪽 관자놀이와 볼에 손바닥을 길게 갖다댑니다. 그리고 5초 동안 목과 손에 힘을 줘서 버텨보세요. 그리고 다시 목을 돌려 보면 목이 잘 돌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손바닥으로 저항의 힘을 주어 몸의 신경을 깨운 것입니다. 아주 작은 움직임으로 몸의 신경을 더 활발하게 움직이게 하는 거죠. 김광연 대표는 이렇게 근육, 신경 그 밖의 신체의 여러 작용들을 이용하여 지난 14년 동안 맞춤식 운동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김광연 대표는 어릴 때 덩치가 작았는데 우연한 기회로 운동을 접하게 되면서 할머니의 바지런한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자라 트레이너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몇 해 전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유품을 정리하다가 서랍 속에서 봉투를 하나 발견합니다. 


봉투에는 김광연 대표가 그 동안 일하며 할머니께 드렸던 용돈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그때 김광연 대표는 태어나서 그렇게 많이 운 적이 없을 정도로 울었다고 합니다. 슬픔, 죄책감, 미안함이 몰려왔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는 본인이 이렇게 자랄 동안 손자를 아껴주고 사랑해주셨는데, 자신은 남의 건강 챙긴다고 가족인 할머니의 건강을 챙기지 못했으니까요.


그런 죄책감이 고민으로 변했습니다. 왜 할머니들은 아플까? 할머니들이 건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나처럼 손자, 손녀들이 용돈만 드리는 게 하니라 할머니의 건강을 위해 해드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운동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고민을 하게 된 것입니다.


노인들은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근육량이 줄어들고 근신경 떨어집니다. 반대로 말하면 근신경이 꺼지면서 근육량이 줄어들고 움직임이 줄어들기 때문에 계속 악순환이 반복되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근신경을 더 활성화할 수 있을까? 김광연 대표는 이런 시각을 가지고 접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스토리를 풀어나가며 그는 한 가지 운동을 더 가르쳐주었습니다. 두 사람이 하이파이브 하는 것처럼 손을 겹쳐셔 잡고 서로 밀듯이 당기듯이 힘을 주어서 따라가고, 힘을주어서 당기고 반복합니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의 근력이 느껴지는데 상대방의 근력이 곧 자신의 저항력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헬스장에 가서 할 수 있는 중량저항 운동, 아령, 역기 등 웨이트 트레이닝은 저항이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김광연 대표가 소개한 운동처럼 변화하는 저항이 작용하는 운동들은 꺼져가는 근신경을 다시 키워줍니다. 힘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근신경 감소를 막을 수 있는 운동이죠. 이 상호작용적 운동을 김광연 대표는 근력으로 통하고 마음으로 공감하는 공감트레이닝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공감트레이닝을 하면 사람과 사람이 더 친밀해 질 수 있습니다. 함께 호흡을 맞춰가야 하기 때문이죠. 할머니와 손자·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 그리고 할머니를 건강하게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운동을 소개한 후 그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운동을 이 시대의 영웅 할머니들께 바칩니다."



▲ 사진4 최대규 씨 발표 장면


세바시 청년 무대의 마지막 순서로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최대규 씨가 등장했습니다. 스스로를 높고 큰 별, 최대규라고 소개한 그는 위트 있는 말투로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는 아픔에 대하여 이야기했습니다. 보통 우리는 아픔을 싫어합니다. 고통스럽기만 하고 좋은 점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죠. 최대규 씨는 이러한 틀을 깨버렸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보살피고 치료하려는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그는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몸과 마음 등 다양한 종류의 아픔을 겪습니다. 그런 분들께 아픔이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사람들은 아픔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최대규 씨는 아픔이 고통이 아닌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아픔이 인생의 고난이 아닌 인생의 행복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는 본인이 아프고 힘들었을 때 힘과 위로가 되었던 현상을 청중에게 소개했습니다. 트라우마 이후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트라우마를 갖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울감에 빠집니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예전의 상태로 회복이 되지만 몇몇 사람들은 회복이 안되고 더 깊은 우울감에 빠지게 되는데 이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라고 하죠.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몇몇 사람들은 트라우마를 겪은 후 예전보다 더 행복해지고 성숙해지기도 합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지요. 사람들은 보통 힘든 일에 빠지면 계속 좋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거나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고만 생각하지 더 밝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니까요. 그렇다면 트라우마에 빠졌던 사람을 긍정적인 상태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관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병실에는 3가지 관계가 있습니다. 첫 번째 관계는 환자-환자 관계입니다. 환자는 자기 옆에 있는 환자에게 정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회진을 할 때면 괜히 옆 사람의 이야기를 엿듣곤 합니다. '아, 이 환자는 어떤 상황이고 뭐 때문에 아프구나', '치료 잘 하고 있구나' 등등.. 서로 엄청 관심이 많은데 직접 터놓고 다가가진 못합니다. 그가 생각하기에 환자들의 아픔을 가장 잘 알고 잘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병을 똑같이 느끼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그는 환자들의 관계를 '아픔을 함께 하고 아픔을 함께 이겨내는 친구로 만들어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습니다.


두 번째 관계는 환자-보호자 관계입니다. 병원 밖에서는 오히려 보기 힘들지만 병원 안에서는 하루종일 옆에 있는 존재가 가족이지요. 정말 고맙고 미안하지만 슬프게도 환자들이 가장 많이 짜증을 내고 화풀이를 하는 존재입니다. 최대규 씨는 병원 안에서의 시간이 가족에게 정말 귀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의 시간이 가족이 힘든 시간이 아니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족의 사랑을 돈독히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 관계는 환자-자신의 관계입니다. 사람들은 아프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일단 지난 삶을 반성하게 됩니다. '아, 잘 좀 살 걸', '진작 운동할 걸', '술 덜 마실 걸' 등의 생각을 하면서 점점 미래의 자신을 꿈꾸고 다짐하게 됩니다. '이번 병이 나으면 반드시 착하게 살겠다', '운동 하면서 살겠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며 더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다짐하는 과정. 이것이 아픔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최대규 씨는 역설했습니다. 즉, 환자들이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서 조금 더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외상 후 성장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이지요.


이 세 가지 관계가 아픔이 줄 수 있는 선물입니다. 그는 구체적인 것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 함께 모여서 이 선물을 잘 만들어서 많은 분들께 나누어드리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최대규 씨는 올해 7월부터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외상 후 성장을 잘 할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직접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합니다. 그가 많은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많은 청중들에게 감동과 힘, 그리고 유머와 웃음을 주었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청년 무대. 청년 무대 답게 그들의 패기와 열정이 무대를 달아오르게 하였습니다. 그들의 아이디어가 세상에 널리 퍼지는 그 날까지, 청년들의 마음 속 불은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김광연 대표와 최대규 씨가 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성장을 선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사진출처

- 표지 직접촬영

- 사진1 한국콘텐츠진흥원

- 사진2~4 직접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