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1 뮤지컬 <화랑> Vol.2 앨범 커버
화랑(花郞)은 누구나 들어봤을 만한 친숙한 단어입니다. 화랑은 신라 진흥왕 때 인재(人材)를 선발할 목적으로 만든 조직, 또는 그에 소속된 사람을 말합니다. 지금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뮤지컬 <화랑>이 공연 중입니다. 네이버 웹툰에는 완결된 <옆집화랑>이라는 만화가 있지요. 그리고 지금 트레일러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애니메이션 <플라워 보이 화랑>이 제작 중에 있습니다. 이 세 작품의 공통점은 바로 '화랑'을 소재로 한다는 것입니다. 위 세 작품을 하나씩 소개하고 화랑과 역사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 뮤지컬 <화랑>
▲ 사진2 뮤지컬 <화랑> 포스터
신라의 화랑 k-pop의 옷을 입고 재탄생하다.
서라벌시대 슈퍼스타가 있었다면 누구였을까요. 출중한 외모는 물론 모든 것에 능했던 화랑이었을 것입니다. 요즘말로 화랑은 ‘엄친아’ 집단이었습니다. 화랑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김유신이 있죠. 기록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찬기파랑가’라는 시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있는 기파랑도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기파랑을 포함하여 역사 속에 이름이 남은 화랑 5명이 각각 개성 넘치는 하나의 캐릭터로 재탄생되어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 <화랑>을 소개합니다.
▲ 사진3 뮤지컬 <화랑> 무대 모습
뮤지컬 <화랑>의 줄거리 및 등장인물
꽃 화(花) 사내 랑(郞), 화랑? 꽃 같은 사내들! 꽃미남 화랑들이 서라벌에 떴다. 외모는 단연 1위! 실력은 단연 꼴찌? 알고 보니 화랑 오디션에 가까스로 통과한 꼴통 부대. 자칭 서라벌의 엄친아 ‘기파랑’은 콧대가 하늘을 찌르고, 툭하면 흥분하는 ‘유오’와 기 싸움 하기 바쁘다. 꽃도령 ‘무관랑’은 검술도 율동으로 바꾸는 귀재에 어리광 작렬인데다 팀의 에이스 ‘사다함’마저 꽃도령 지키기에 한 눈 팔려 있다. 실질적인 리더 ‘문노’는 엄마 미소만 짓고 있다가 탈영(?) 시도에 동참해 장 100대를 선사 받는데... 이런 그들에게 주어진 미션, 비재통과! “그래도! 나 화랑하고 싶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고 싶은 것이 생겼어요.” 화랑에 의한, 화랑을 위한, 화랑을 향한! 서서히 꿈을 향한 진심과 열정을 드러내며 점점 멋진 남자로 변해가는 그들! 간절히 바래왔던 꿈이 이뤄지는 찬란하게 피어나는 이곳 화랑의 도시, 서라벌! 과연 그들은 미션을 통과할 수 있을까?
등장인물
유오 | 화랑이었던 아버지와 여자 도적떼의 우두머리였던 어머니 사이의 외아들
기파랑 | 왕의 첩인 어머니와 궁에서 권력을 잡은 아버지 사이에서 자랐다.
문노 | 지방의 산골에서 자란 화랑의 후예
사다함 | 관랑의 의붓형제이자 가까운 친구
관랑 | 무참판댁 외아들로 다함의 의붓형제
극 중 다섯 화랑의 실제 이야기
주인공은 문노, 기파랑, 유오, 무관랑, 사다함입니다. 이들은 유명한 화랑들의 이름을 빌려오긴 했지만 역사 속 화랑들의 사료가 부족하기에 극에 맞추어 창작된 캐릭터입니다. 극중에서 이들은 화랑시험을 간신히 통과하여 꼴통부대에 편성됩니다.
하지만 문노는 실제로 최고의 화랑인 ‘풍월주’였고 기파랑은 ‘찬기파랑가’에서 알 수 있듯이 위대한 화랑이었습니다. 유오는 사료가 적어서 자세한 정보는 없지만 후진양성에 힘쓴 유오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관랑과 사다함은 그 우정의 깊이가 죽음까지 같이 할 정도로 유명합니다. 인물배경의 대부분은 사료에서 가져왔습니다. 문노는 아버지를 전대 풍월주로 설정했고 유오는 역사에 기록된 부모님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사다함과 무관랑의 우정관계도 잘 살렸습니다. 가장 기록이 없는 기파랑은 실력만 반영한 듯합니다.
우리나라 뮤지컬 <화랑>
이 뮤지컬을 다 보고 나오면 마치 k-pop콘서트를 보고 온 느낌이듭니다. 꽃미남 5명을 내세운 것부터 아이돌 느낌이 나죠. k-pop은 한류의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k-pop열풍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죠. 우리나라의 역사 콘텐츠를 우리나라 음악으로 풀어내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을 포함하여 세계 각국에서도 이런 점 때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 웹툰 <옆집화랑>
어느 날 주인공 옆집에 화랑이 이사 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현대가 배경이지만 과거의 화랑모습 그대로 부용이라는 적들을 색출해 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결말에 갈수록 감동적인 요소도 있는 재밌는 웹툰입니다.
▲ 사진4 웹툰 <옆집화랑> 중
▲ 사진5 웹툰 <옆집화랑> 중
◎ 애니메이션 <플라워 보이 화랑>
뮤지컬 <화랑>은 여성관객이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즉, 여성향 뮤지컬입니다. 화랑을 직역하면 '꽃처럼 아름다운 사내'라는 뜻입니다. 이것을 중점으로 잡아서 여성관객을 겨냥한 뮤지컬입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제작중인 <플라워보이 화랑>은 제목에서도 노골적으로 알 수 있듯이 순수 여성향 국산 애니메이션입니다. 화랑이 현대에서 아이돌로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화랑의 이야기보다 꽃미남 아이돌이라는 것에 포인트를 둔 것 같습니다. 뮤지컬 <화랑>은 배경도 서라벌이고 이야기도 화랑들의 이야기인 반면 <플라워보이 화랑>은 거의 현대인으로 재탄생 시킨 느낌입니다.
▲ 동영상1 <플라워 보이 화랑> 트레일러
첫째 유능함입니다. 역사를 소재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보면 영웅물이 많습니다. 비범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적들을 무찌르는 부분에서 쾌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신라의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한 화랑은 매력적입니다.
둘째 이유는 수려한 외모 입니다.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은 이제 흔한 용어가 되었습니다. <꽃보다 남자>, <미남이시네요>와 같은 드라마가 제작되고 흥행하는 것을 보면 콘텐츠에서 미남이라는 소재는 언제나 환영받습니다. 일찍이 신라에는 수려한 외모를 가진 집단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군사조직으로 말이죠. 화랑의 기록에는 '낭장'이라는 화장을 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만큼 화랑에게 외모란 아주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화랑정신이 제작자들을 매료시키는 이유입니다. 화랑의 정신은 교훈적으로 아주 훌륭합니다. 화랑정신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세속오계는 신라 진평왕 때 승려 원광(圓光)이 화랑에게 일러 준 다섯 가지 계율입니다. 내용은 1.사군이충(事君以忠:충성으로써 임금을 섬긴다) 2.사친이효(事親以孝:효도로써 어버이를 섬긴다) 3.교우이신(交友以信:믿음으로써 벗을 사귄다) 4.임전무퇴(臨戰無退:싸움에 임해서는 물러남이 없다) 5.살생유택(殺生有擇:산 것을 죽임에는 가림이 있다)입니다. 이 정신은 지금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교훈이 되며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는 훌륭한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위의 세 작품은 모두 화랑을 소재로 한 창작물입니다. 부족한 사료 위에 상상력이 더해져 우리나라의 고유성을 띤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위의 세 작품을 보면서 상상력이 더해지면 역사속의 같은 소재들도 다양하게 재창조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록되어 온 모든 기록물들은 문화콘텐츠의 원석 같은 존재입니다. 수 많은 역사서 뿐만 아니라 설화 등의 이야기를 통해 소재를 찾아내고 가공한다면 양질의 콘텐츠가 많이 창작될 수 있습니다. 이름 정도만 알려진 화랑들로도 <화랑>같은 좋은 뮤지컬이 탄생했습니다. 고전에 관심을 갖고 상상력을 더한다면 우리나라 콘텐츠의 금맥을 찾게 될 것입니다.
이야기의 매력은 다양한 형태로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뮤지컬 <화랑>처럼 뮤지컬이 될 수 있고, 웹툰 <옆집화랑>처럼 만화가 될 수도 있으며 <플라워 보이 화랑>처럼 애니메이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우리만의 고유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옛것이라고 구닥다리 취급하지 말고 현대의 시각으로 다시 재해석하고 꾸밀 수 있다면 우리나라 콘텐츠의 정체성이 강화되고 국제무대에서 우리만의 색깔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 사진 및 동영상 출처
- 사진1,2,3 MJ COMPANY 제공-사진 4,5 네이버 웹툰 <옆집화랑> 캡쳐
- 동영상1 스튜디오 카브 제공
'상상발전소 > 음악 패션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샐러리맨의 유쾌한 반란! 직장인밴드 ‘유기농 증폭기’를 만나다. (2) | 2014.05.27 |
---|---|
따뜻한 봄날의 음악소풍, 가장 행복한 음악축제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4> (0) | 2014.05.27 |
그 안에 인생의 모든 맛이 담겨 있다, 뮤지컬 <소금> (1) | 2014.05.26 |
공연을 사랑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그대에게 <저가 공연 즐기기> (0) | 2014.05.23 |
사랑이 피어나는 여기는 ‘풀 하우스’! 뮤지컬 <풀 하우스> (0) | 2014.05.20 |
인생의 아름다움을 연주하다 - 집시재즈밴드 라비에벨 (0) | 2014.05.19 |
조금은 불안하지만 아름다운 우리들의 세계를 들려주는 <랄라스윗의 너의 세계> (0) | 2014.05.16 |
그 어느때보다도 뜨거운 5월 가요계 컴백 라인업 (0) | 2014.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