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벚꽃은 예년보다 일찍 피고 금세 져버렸습니다. 어쩐지 갑작스러운 첫사랑을 만난 것처럼 설렜다가 예고 없는 이별을 맞은 듯한 느낌에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하지만, 아직 봄은 다 가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에게 설레는 봄을 되찾아 줄 봄을 닮은 영화를 소개합니다.
봄은 사랑이 시작되는 계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어설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영화들이 있습니다.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와 <건축학개론>은 그렇게 봄 새싹처럼 여러분의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합니다.
그러나 봄이 마냥 아름답기만 한 계절은 아닙니다. 꽃이 피면 지듯이 안타까운 생명들은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영화 <한공주>는 화려한 봄의 뒷모습을 보여줍니다. 봄 풍경에는 이처럼 아름다움과 안타까움이 공존하는데요. 그 가운데 봄바람에 흔들려 이리저리 흔들리는 청춘이 있습니다. 영화 <셔틀콕>은 위태롭게 흔들리는 청춘들이 길에서 답을 찾아가는 로드 무비입니다.
그럼 제각기 다른 매력으로 여러분에게 봄을 되찾아 줄 봄을 닮은 영화들을 감상해볼까요?
▲ 사진1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포스터
발랄한 여자 ‘현채’는 할인마트 판매원입니다. ‘현채’의 감당할 수 없는 엉뚱한 매력 때문에 꿈에 그리던 이상형의 남자도 결국 떠나버리고 맙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를 ‘곰탱이’라고 부르는 학창시절 친구 ‘동하’와 우연히 재회하게 되고, ‘동하’는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현채’에게 고백하려 합니다. 하지만 ‘현채’는 도서관 책을 통해 사랑의 메모를 보내는 미지의 남자를 운명의 사랑이라 여기고 사랑에 빠집니다.
배두나, 김남진 주연의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는 어설프지만 순수한 사랑과 멀리서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마음을 전하는 사랑이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주옥같은 OST로 더 유명한데요.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이 음악감독을 맡아 섬세하고 감상적인 음악들이 영화 속에 녹아들어 가슴을 울립니다. 2003년에 개봉했으니 벌써 11년 전의 영화지만, 풋풋하고 마냥 사랑스러운 커플은 여전히 심장을 간질입니다.
‘당신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귀여운 곰같이 사랑스럽답니다. 이것은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의 시작입니다.’ 영화 속 미지의 남자가 보내는 사랑의 메모는 마치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보내는 봄의 메시지처럼 느껴집니다. 벚꽃과 함께 찾아온 설레는 감정을 살짝 고백하고 싶다면 이렇게 한마디 건네 보는 것은 어떨까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 사진2 영화 <건축학개론> 포스터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진하게 여운이 남는 포스터의 카피에는 첫사랑의 설렘이 가득합니다.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이 흘러나오던 CD 플레이어의 아날로그 감성에 가슴이 두근두근하는데요, 한가인•수지, 그리고 엄태웅•이제훈의 완벽한 2인 1역 캐스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 <건축학개론>을 다시 추억합니다.
▲ 사진3 영화 <건축학개론> 스틸컷
대학생 새내기인 건축학과의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만난 음대생 ‘서연’을 좋아하게 됩니다. 수줍은 마음에 서툴게 다가가던 ‘승민’과 ‘서연’은 서로의 오해로 결국 마음을 고백하지 못합니다. 15년이 지나, 건축가가 된 ‘승민’에게‘서연’이 자신의 집을 지어달라며 찾아옵니다.
아련한 첫사랑이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찾아온다면 어떨까요? 어설펐던 나의 말을 뒤늦게 후회했던 적도 있겠지요? 그때는 몰랐던 그녀 혹은 그의 행동이 이제야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요, 봄비가 촉촉하게 땅을 적신 오후, <건축학개론>을 보며 추억에 젖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면서 봄 햇살을 즐기는 꽃들 사이에 봉오리조차 틔우지 못한 안쓰러운 한 생명이 있습니다. 영화 <한공주>는 미처 피지 못하고 꽃대가 꺾여야했던 소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더욱 안타까운 영화입니다.
열일곱 살 소녀는 음악의 꿈을 접고 강제로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끔찍한 일을 겪고 나서 모든 것을 잊고 살아가려는 ‘공주’에게 이전 학교의 학부형들이 찾아와 손가락질하며 폭언을 퍼붓습니다.
영화는 충격적인 실화 소재를 사용했으나 크게 자극적인 장면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합니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시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피지 못한 꽃도 아름답습니다. 봄볕의 따사로움과 꽃의 화려함 사이에는 ‘공주’처럼 그늘에 가려진 작은 꽃봉오리도 분명 존재합니다. 영화 <한공주>는 4월 17일에 개봉하여 현재 상영 중입니다.
부모님이 재혼하여 남매가 된 민재와 은호, 은주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의 사망보험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은주가 전 재산 1억 원을 가지고 사라지고, 민재는 은주를 찾아 나섭니다. 민재를 몰래 따라온 남동생 은호는 치마를 입고 매니큐어를 바르는 행동으로 민재를 곤란하게 합니다.
영화 <셔틀콕>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가상과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독립영화의 우수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면서도 목표를 향해 내리꽂히는 셔틀콕을 닮은 영화 <셔틀콕>은 4월 24일 개봉하였습니다.
ⓒ 사진 및 동영상 출처
- 사진1 맥스무비,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포스터
- 사진2,3 영화 <건축학개론> 포스터&스틸컷
- 동영상1,2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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