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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우리나라 유일의 책방골목 '보수동 책방골목'을 찾아가다

by KOCCA 2014. 4. 21.




매년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입니다. 


세계 책의 날은 1995년 유네스코가 세계인의 독서 증진을 위해 정한 날인데요, 정식 명칭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입니다. 세계 책의 날이 돌아오면 80여 개의 국가가 이날을 기념하는 축제, 행사 및 캠페인을 펼칩니다. 우리나라는 2012년을 '독서의 해'로 지정하여,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진행된 공모를 통해 '세계 책의 날’의 애칭을 '책 드림 날'로 정하고, '마음을 전하는 책 선물 문화' 정착을 장려해 오고 있습니다. '책 드림'은 '책을 드린다'는 뜻과 영어 'Dream'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아 '책에서 꿈과 소망, 희망을 찾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아끼는 사람에게 ‘책 선물’로 마음을 전한다는 것은 단순히 가격이 얼마나 높고 낮은지를 떠나 책 속에 담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부산 남포동에 위치한 ‘보수동 책방골목’은 서로에게 부담 없이 책 선물을 주고받음과 동시에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장소로도 단연 ‘유일한’ 곳입니다.


이 책방골목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서점으로 가득 차 있어 이색적인 풍경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루는 책의 범위도 문제집, 교양도서, 문학, 실용도서까지 없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종류라 할 만큼 넓고 다양합니다. 헌책은 40~70%, 새 책은 10~20% 정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헌 책을 직접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보수동 책방골목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지자체와 협력하여 책방골목을 발전시켜가고 있는, 모범적인 지역 콘텐츠 개발 사례입니다. 서점 주인들은 보수동 책방골목을 발전시키기 위해 번영회를 설립하고, 2005년부터 해마다 9월에 보수동 책방골목 축제를 개최해오고 있는데요, 올해로 11회를 맞이할 정도로 꾸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사진1 보수동 책방 골목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책방골목인 보수동 책방골목의 시초는 1950년 6ㆍ25 사변 때 였다고 합니다. 부산이 임시 수도가 되었을 당시 모두가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서적의 출판 문화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근처 노천, 천막교실에서 공부하던 학생과 지식인들은 책을 구입할 여건도 갖춰지지 않았을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북에서 피난 온 손정린씨 부부(구, 보문서점)가 보수동 사거리 입구 (현,글방쉼터) 골목 안 목조건물 처마 밑에서 박스를 깔고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헌 잡지, 만화, 고물상이 수집한 각종 헌 책 등으로 노점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생활이 어려웠던 피난민, 학생, 그리고 지식인들은 이러한 헌 책방에서 자신이 가져온 책을 내다 팔거나 필요한 헌책을 싼 값에 구입하며 학업을 이어갔습니다. 


때때로 개인이 소장한 값진 고서도 흘러 들어와 많은 지식인,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고 합니다. 헌 책방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나 성황을 이뤘고 차츰 다른 피난민들도 가세하여 오늘날에는 문화의 골목이자 부산의 명소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현재 책방골목에는 50곳이 넘는 서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 사진2 현재 보수동 책방골목 서점 분포 약도




 


 

이러한 보수동 책방골목만의 독특한 풍경이 자리 잡으면서, 부산광역시 중구청에서는 이곳을 보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2010년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관’을 개관했습니다. 부산 중구의 문화 센터로서도 기능하는 이 문화관은 보수동 책방골목의 서점들을 홍보하는 동시에, 그들을 지원하는데 힘을 쓰고 있습니다. 현재 부산의 대표적인 시민사회단체인 부산 민주항쟁기념 사업회가 부산광역시 중구청으로부터 관리·운영을 수탁 받아 운영하고 있는데요, 사무국에 재직하고 계신 김호진 국장님을 만나봤습니다.

 


 ▲ 사진3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관 김호진 사무국장님



Q.안녕하세요,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관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관은 책방골목에 대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알리고 지원하는 곳이며, 동시에 책방골목을 찾는 시민들에게 휴식공간과, 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 컨텐츠를 제공하고자 2010 12 8일 개관하였습니다.


Q.문화관에서 운영하는 각종 공연, 강좌, 강연, 전시 등의 문화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은데, 어떤 기준으로 프로그램을 기획, 선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전시, 인문학강좌, 작가와의 만남 등 기본적으로는 책과 관련된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문화관에서는 부산의 원도심 일대의 지역주민을 위한 콘텐츠를 함께 다양하게 기획하는 편입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음악강좌, 미학강좌, 철학강좌, 영화상영, 미술체험교실 등의 문화예술 강좌 및 행사와 생활자수, 학부모교실등의 평생학습프로그램이 있습니다.

 


▲ 사진4 4월에 진행된 문화관의 프로그램



Q. 진행되는 프로그램 중 호응도가 높은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주로 음악강좌, 철학강좌, 인문학 강좌와 골목극장(영화상영), 골목마당(공연행사), 책과 관련된 기획전시 등을 많이 좋아하시는 편입니다.

 

Q. 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관객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A) 음악강좌나 골목극장(영화) 등은 매회 25~30여명 정도이고,인문학강좌는 15~20명 정도, 골목마당(공연행사)는 250~300여명정도가 함께하십니다.


Q. 다가오는 23일이 세계 책의 날인데 이날에는 어떤 행사가 있나요?

A) 책의 날 당일에는 예정된 철학강좌를 진행하고, 25일에 부산 문단의 원로이며 최근 ‘물금나루’라는 시집을 발간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 중이신 강영환 시인과 함께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합니다.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관에서 진행하는 모든 강좌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좋은 행사이니 부담 없이 많이 참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Q. 보수동 책방골목의 멋이란 어디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A) 대형 서점들처럼 시스템화되어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는 현대식 서점들에 비하면 보수동의 서점들은 복잡하고 정리가 안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책방골목의 서점 주인들이 신기하게도 수많은 책들 중에서 손님이 찾는 책을 척척 찾아내 주는 장면이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저는 이런점이 이 책방골목 서점들의 독특함이자 멋이라고 생각합니다. 편리하고, 빠르게 찾는 것도 좋지만, 여기서는 책을 찾는 것도 하나의 즐거운 경험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죠.


Q. 보수동 책방골목을 찾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드릴 말이 있다면?

A) 보수동 책방골목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50개가 넘는 책방으로만 이루어진 골목입니다. 보수동 책방골목에 오셔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또 소중한 사람들에게 책방골목의 독특한 책을 선물하는 특별한 추억도 쌓아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문화관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다양한 행사 및 프로그램이 많이 있으니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보수동 책방골목에 오실 땐 혼자 오시지 말고 꼭! 친구들, 가족들,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오시길 추천합니다.

 


한편 문화관 건물 2층에는 보수동 책방골목의 역사를 안내하는 상설 전시실이, 3층에는 ‘조선시대 문집전, 옛 문인들의 삶’ 등의 기획 전시가 이뤄지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6층과 7층에는 북카페도 마련되어 있어 편히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 사진5 (위에서부터 아래로) 문화관의 2층 상설 전시실, 3층 기획 전시실, 6층 북카페




특히 2012년에는 부산시가 정한 슬로시티 관광명소 1호로 지정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보수동 책방골목은 점점 그 명성을 알려가고 있습니다. 이곳의 서점에서 책을 산다는 것은 ‘그냥 필요한 책을 산다’는 행위 자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월과 함께 흘러온 책들과 새로운 책들의 장면을 보고 경험함은 물론 그 속의 분위기와 풍경을 느끼는 것까지 모두 포함하는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꼭 한번은 찾아가봐야 할 문화적 장소이며, 무수한 과거의 추억들과 새로운 추억들이 공존하고 있는 부산의 훌륭한 지역 콘텐츠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다가오는 수요일과 주말에는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한 발짝 물러난 보수동 책방골목, 그리고 책방골목 문화관에서 좋은 책 한 권, 공연과 함께 머리를 식히는 것은 어떨까요?



※ 방문에 참고하시면 좋은 정보입니다.


◎ 보수동 책방골목 

- 영업시간 : 오전 11시 ~ 오후 8시 (가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 휴무정보 : 매월 첫째 주, 셋째 주 일요일


◎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관

운영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까지

- 휴관정보 : 1월 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매주 월요일

- 홈페이지 : http://www.bosubook.com 

                  http://cafe.naver.com/bosubook (카페에서 매달 예정된 프로그램을 미리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보수동 책방골목 찾아가는 길

1) 버스이용 : 부산역에서 부평동 보수동 방면 59번, 60번, 81번 버스(배차시간 3~5분) 등을 타고 부평동이나 보수동 정류소에서 하차

2) 지하철 이용 : 지하철 자갈치역에서 하차 3번 출구로 나와 극장가쪽으로 올라와 국제시장을 지난뒤 대청로 네골목에서 보수동방면

 


 ⓒ 사진 및 동영상 출처

 사진 1, 2, 4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관 제공(http://www.bosubook.com)

사진 3, 5  직접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