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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행사

[문화원형스토리] 철길 위의 낭만, 간이역

by KOCCA 2013. 9. 13.

 

 

다가오는 추석, 고향 갈 준비는 마치셨나요? 매년 이맘때면 귀성길 교통편 찾기가 큰 이슈로 떠오르는데요. 극심한 정체를 피해 기차를 이용하려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혹시 기차를 타고 가다 간이역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추억과 낭만의 공간이자 시골의 정취가 가득한 그 곳, 그러나 이용횟수가 줄어 점차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까운 간이역으로 문화원형스토리가 떠나보겠습니다.

 

 

◎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남평역

 

▲사진2 <사평역에서>의 배경이 된 나주 남평역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 -

 

한국 현대시 최고 수작 중 하나로 꼽히는 <사평역에서>는 간이역을 배경으로 한 서정적인 시입니다. 사평역은 어디에 있는 역일까요? 정답은 ‘없다’ 입니다. 실존하지 않지만 어디엔가 있을 것이라 믿고 싶은 공간. 사평역은 그리운 사람들 곁으로 실어다 줄 기차가 도착하는 곳입니다.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 춘포역

 

 

▲사진3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 210호로 지정된 전라선 춘포역

 

 

 

 

'가장 많은, 가장 큰, 가장 높은'. ‘가장이라는 수식어는 우리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역은 어디일까요? 바로 춘포역입니다. 1914년 영업을 개시한 춘포역은 지금도 슬레이트를 얹은 지붕의 모습으로 간이역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5 11월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그 의미가 더 깊습니다.

       

                                             

◎ 문학과 영상의 영향을 받은 간이역들

 

 

▲사진4 최초로 사람 이름이 역명에 사용된 김유정역

 

 

간이역은 문학과 영화, 드라마 등의 콘텐츠에서도 종종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영향을 받기도 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김유정역입니다. 김유정역의 원래 이름은 신남역이었으나 인근에 김유정 생가가 있다는 이유로 개명됩니다. 최초로 사람의 이름이 역명에 사용된 경우라고도 하네요.

 

 

▲사진5 정동진역의 스탬프 

 

일출의 명소로 유명한 정동진역은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가 방영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진 것이랍니다. 당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던 역이 드라마의 인기와 해돋이 관광열차의 운행을 계기로 아주 유명해졌어요. 전국에서 해안에 가장 가까운 역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사진6 전라선 곡성역에 설치한 영화세트장

 

 

 

이 밖에도 간이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는 많습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드라마 ‘토지’, ‘야인시대’ 의 곡성역, 영화 '편지',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인 경강역이 있으며 강원 정선에 위치한 함백역에서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촬영되었다고 하네요. 화면 속의 감동을 더욱 생생히 느끼기 위해 간이역으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추억과 그리움의 공간, 스쳐가는 이들을 품어 주는 따듯한 공간,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졸며 기댈 수 있는 소박한 공간. 이러한 간이역에 담긴 문화와 역사를 느껴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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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08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간이역과 사람들> 프로젝트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모든 사진은 문화콘텐츠닷컴<간이역과 사람들>에서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