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2013콘텐츠채용박람회 #2] KBS 오정연 아나운서, "아나운서는 머슴의 자세로 준비해야 한다."

▲사진1 강연 중인 오정연 아나운서

지난 18일 코엑스에서는 콘텐츠와 관련된 기업이 한 자리에 모인 <콘텐츠 취업 박람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짝짝짝~ 박람회장 내에 마련된 세미나실은 취업 특강을 듣기 위해 모인 지망생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는데요. 이 날 취업 특강은 1부 PD특강과 2부 아나운서 특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진2 2013 콘텐츠채용박람회 현장

 

아나운서 특강의 강연자는 바로 <건강 365>와 <애니월드>의 진행을 맡고 있는 KBS 오정연 아나운서였습니다. 강단에 올라서는 순간부터 특강 내내 미소를 잃지 않고 학교 선배처럼, 아는 누나, 언니처럼 친절한 강의를 이어나갔습니다.

오정연 아나운서는 아나운서가 되기까지의 경험을 생생하게 전해주었는데요! 처음부터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오정연 아나운서의 경우 처음부터 아나운서를 꿈꾸고 대학에 진학을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요. 오정연 아나운서는 서울대학교 체육 교육학과에서 발레를 전공했는데요. 돌연 아나운서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계기는 대학교 3학년 1학기 전공 수업에서 아주 우연히 찾아 왔다고 합니다. 이전까지는 소위 안전주의자였다는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 놓기도 하였죠 :-)

 

한 전공 수업에서 갑자기 발표하라는 과제가 주어지게 된 것이죠. 어떻게 하다 보니 발표를 잘 마친 오 아나운서는, ‘말을 하는 것을 통해서 시간이 잘 흘러갈 수 있구나, 나도 말을 잘 할 수 있구나’ 라는 사실을 깨닫고 작은 기쁨을 느꼈다고 해요. 더 결정적이었던 것은 교수님의 권유였습니다. 스포츠 캐스터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교수님의 말씀에 오 아나운서는 막연하던 삶에 무언가 쫓아야 할 꿈이 생겼다는 사실에 들뜨게 되었다고 해요.

 

오 아나운서는 준비생 시절 주변에 아나운서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말하고 다녔습니다. 꿈을 여기 저기 알리고 다니는 것을 통해서 꿈에 대한 책임감을 키웠고, 주위에서 아나운서 채용과 관련된 정보들도 많이 전해 주게 되었다고 해요.

   

오 아나운서는 바로 지상파 3사에 지원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요. 작은 회사들부터 닥치는 대로 지원을 한 것이죠! 이렇게 “닥치는 대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오 아나운서는 이런 자세를 ‘머슴의 자세’에 비유했습니다. 낮은 위치에서 아나운서로써 지원할 수 있는 곳에는 모두 지원해 보라는 것이죠.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게 되고, 다양한 지원자들을 만나면서 자극도 받을 수 있고, 면접 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첫 직장으로 청주 MBC를 택했던 오 아나운서는 회사에서 쌓인 자신감으로 사표를 과감히 던지고 지상파에 도전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MBC에서 보았던 최종면접 이후 그녀는 본인이 아나운서가 되어야 한다는 조급함에 시달렸고, 이것이 면접관들에게 까지 드러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후 그녀가 택했던 행보는 사람들의 예상을 깨는 선택이었습니다. 오히려 아나운서 분야가 아닌 직종까지도 지원하는 방법을 택했던 것이죠!

 

잦은 지원으로 입사 시험 경험을 쌓고 있었고, 합격했던 기업도 꽤 되었는데, 이것은 공채에 혹시 떨어진다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보험과 같은 존재가 되어 주었습니다. 아나운서라는 꿈에만 집착하고 있었을 때에는 오히려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면접에서 번번이 낙방했었습니다. 오히려 차선책을 마련하고 나니, 면접에서 한 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었고, 그것이 합격의 견인차 역할을 해 준 것이죠.

 

시험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가지고 있고 자기 나름대로의 틀을 잡아 놓았다면 다른 일을 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도전해도 괜찮다는 것이 오 아나운서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러한 경험들은 방송을 하는 데에 있어서 분명히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죠. 또, 마음이 자꾸 조급해 지고 여유가 없어진다면 차라리 여행을 다니며 특별한 경험을 쌓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3 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아나운서 지망생들

 

오 아나운서는 아카데미의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이야기 했는데요! 아카데미에서는 아나운서 지망생에게 필요한 다양한 정보가 집약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아둔 정보가 없는 처음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아카데미를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취업 커뮤니티나, 다양한 스터디 모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준비생은 혼자서 공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오 아나운서는 소위 ‘귀족고시’라고 불리는 아나운서 준비의 비용 문제에 대해서 소신 있게 의견을 말했는데요. 아카데미의 수강료의 경우 아르바이트를 하여 충당 할 수 있는 금액의 수준입니다. 또, 아나운서 직종이 아닌 타 일반 직업을 위한 취업 준비에 소요되는 금액도 아나운서 아카데미 수강료와 큰 차이는 나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부담을 가질 정도는 아니라고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오 아나운서는 준비생들이 많이 하고 있는 취업 스터디와 공부법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도 해 주었답니다. 필기 스터디 보다는 실기 스터디를 추천했는데요. 기본적으로 아나운서 필기시험은 그렇게 난이도가 높지 않고, 스스로 상식책과 신문으로 공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논술 작문은 유명 언론분야 취업 커뮤니티에 올라온 타 직종 취준생의 작문과 모니터링 댓글을 모두 읽어보고, 실제로 자신의 글도 올려보면서 최대한 활용하기를 추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현직 아나운서의 특강을 많이 찾아 듣기를 권하면서 경험담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하셨는데요! 자세하고 현실적으로 본인의 아나운서가 되기까지의 경험담과 조언을 들려준 오정연 아나운서는 입사한 이후에 현직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아나운서가 갖추어야할 자질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사진4 강연중인 오정연 아나운서

 

가장 먼저 강조하였던 자질은 바로 삶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입니다. 방송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중을 화합하는 데에 그 의무가 있죠. 아나운서는 본인의 성향은 최대한 감추고, 어느 한 쪽에 치우치려는 경향이 없어야 합니다. 또 사안을 입체적으로 보는 능력을 가져야 하고, 눈과 귀를 열어 두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 안에 들어있는 진실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나운서가 갖추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둘째는, 남을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는 자세입니다. 아나운서는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아닌 출연자를 돋보이게 하는 프로그램의 조력자라는 것이 오 아나운서의 생각입니다. 돋보이고 싶다는 마음에 방송의 꽃이 되고 싶어서 아나운서가 되려는 사람들이 실패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고 하시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아나운서 준비생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체력의 중요성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방송은 24시간 이루어지기 때문에 진행자는 방송에 생활 패턴을 맞출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특히 지방에 취재를 나가게 되는 경우 그 환경은 더더욱 열악하기 때문에 아나운서는 그 것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사실 아나운서는 직업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직업군에 속한다고 해요. 오 아나운서는 그 이유를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는 데에서 찾았습니다.

아나운서는 공익을 추구하는 직업이죠! 일반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인 반면에 방송의 경우 공익을 중시 여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윤 추구에 대한 직업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해요. 또, 절대 선을 위해 사회적으로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부터 나오는 뿌듯함과 자부심이 일을 하는 데에 원동력이 되어 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 단점 또한 무시할 수가 없죠. 소위 “미소 우울증”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내면 상태와 상관없이 겉으로는 항상 웃고 있어야 하고 정갈해야만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우울증이 오는 것이죠. 이러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스튜어디스, 전화 상담원, 아나운서 순으로 높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방송 진행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조차 감정을 숨기고 밝고 단정한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점 때문에 우울증이 실제로 자주 생긴다고 합니다.

 

 

 

▲사진5 강연중인 오정연 아나운서

 

힘든 점보다 일에서 얻는 보람과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계속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이야기로 강연을 마쳤습니다. 오정연 아나운서는 강연 내내 어디서나 쉽게 들을 수 있는 판에 박힌 이야기 보다는 좀 더 특별하고, 자신의 경험과 밀접하게 연관된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게다가 다양한 수치와 자료까지 사전에 준비해오고, 마지막까지 모두의 질문을 하나 하나 들어주는 모습을 통해 지망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고 싶다는 오정연 아나운서의, 아나운서 선배로서의 마음이 느껴지는 강의였습니다!

 

◎ 사진출처

- 사진 1-5 직접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