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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행사

[현장취재-2013 콘텐츠채용박람회 #1] 진짜사나이 최민근 PD, “PD가 되고 싶은 건지, PD를 하고 싶은 건지 냉철하게 생각해라”

by KOCCA 2013. 7. 22.

 

▲사진1 강연 중인 최민근PD

 

지난 18일 목요일 코엑스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개최한 ‘2013 콘텐츠 채용박람회’를 방문한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2013 콘텐츠 채용박람회’는 콘텐츠 분야 구직자들과 기업들이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었습니다. 특히 콘텐츠 분야로 취업을 어렵게 생각하는 구직자들을 위해 현업인들의 콘텐츠 취업 특강이 열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전 11시엔 요즘 MBC의 간판 예능이라고 할 수 있는 <진짜 사나이>의 최민근PD의 특별 강연이 있었습니다.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강연을 들으러왔는데요. 몇몇 사람들은 사전등록을 하지 못해 앉을 좌석이 없자, 바닥에 앉아서 강연을 들을 만큼 강연장의 공기는 뜨거웠습니다.

 

▲사진2 2013 콘텐츠 채용박람회 현장

 

▲사진3 2013 콘텐츠 채용박람회 포스터  

 

“처음 말아먹은 프로그램 이름이 ‘대망’이었어요.”라는 말로 운을 띄우는 최민근PD는 <진짜사나이>라는 대세프로그램을 만들기 전에 <일밤>에서만 11개의 프로그램을 접어야 했다고 합니다. <진짜 사나이>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본부장도 만류했지만 최민근 PD는 자신을 믿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바로 ‘고기맛’을 알기 때문이었지요.
 

MBC 예능의 전설적인 인물이자 최민근PD가 존경하는 선배인 여운혁PD는 ‘너는 ‘고기 맛’을 봤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잘 할 것이다.’라며 최민근PD를 격려했다고 합니다. 최민근PD에게 ‘고기 맛’을 맛보게 해준 프로그램은 바로 <라디오 스타>였습니다. 지금은 명실상부 인기 프로그램이지만 처음 출발 당시엔 MC가 넷이 줄줄이 나오는 형식파괴적인 프로그램으로 앞날을 점칠 수 없었다고 해요. 하지만 MC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점차 <라디오 스타>만의 캐릭터를 잡고 이제는 선배 프로그램격인 <무릎팍 도사>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큰 프로그램이 되었지요. 이렇게 자기가 만든 프로그램이 인정받고 커가는 맛, 고기 맛은 최민근PD가 11개의 프로그램이 좌절되는 동안에도 인내하고 더 열심히 뛰게 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어 최민근PD는 자신이 PD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며 구직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었습니다. 최민근PD는 ‘내가 PD가 되고 싶은 건지, PD를 하고 싶은 건지 냉철하게 생각해봐라. 단어는 미묘한 차이이지만 후일 둘의 격차는 어마어마해진다.’라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최민근PD는 남들과 달리 언론고시도 포기한 PD지망생이었습니다. 하지만 TV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 정말 좋았고, 그래서 남들이 도서관에서 고시공부를 할 때 수중에 있는 30만 원을 가지고 무작정 단편 영화 <변비쾌락이론>을 제작했습니다. 남들이 큰 영화제에 뛰어들 때 최민근PD는 자기 수준에 맞는 영화제에 참가했고 입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작은 발돋움들을 토대로 해외 유학이라는 기회도 잡게 되죠. 최민근PD는 남들이 스펙을 준비하는 동안 좋아서 했던 일들이 스펙이 되었다며, PD가 되고 싶다면 정말 TV를 좋아해야한다는 당부를 했습니다. 또한 정말 PD를 하고 싶다면 공채만 노릴 게 아니라 어디든 가서 자신을 보여주도록 하고, 진정한 경쟁은 면접부터이니 ‘구체적인 나의 이야기’를 만들라는 구직자들을 위한 진솔한 충고도 했습니다.

 
너무 떨어서 첫 강연이자 마지막 강연이 될 것 같다던 최민근PD는 강연 내내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강연을 듣는 청년들의 눈에도 열정이 깃드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그를 보며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TV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무척 즐기면서, 일주일에 겨우 반나절 쉴 수 있을 만큼 노력하는 자세가 있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 사진출처

- 사진1,2 직접 촬영

- 사진3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