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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대구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영상박물관 탐방기

by KOCCA 2011. 7. 5.


안녕하세요!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기자 배지은입니다.
'세계 유일의 비디오 박물관' 혹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영상박물관'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 이 신기한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영상박물관이라고 하니 어쩐지 수도권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죠?
하지만 한국영상박물관은 대구에 있답니다.






대구의 도심인 이 곳에 한국영상박물관이 위치해 있습니다.






전혀 박물관처럼 보이지 않는 일반 건물의 2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작은 영상박물관'답게, 정말 소규모의 박물관이었습니다.






그래도 규모가 작다고 해서 그 소장품들까지 얕봐선 안되겠죠. 한국영상박물관에서는 영화카메라,
영사기, 사진카메라, 축음기, 영화필름, 기타 비디오 영상자료관력 서적 등 1500여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규모가 작다고 해서 그 소장품들까지 얕봐선 안되겠죠. 한국영상박물관에서는 영화카메라, 영사기,
사진카메라, 축음기, 영화필름, 기타 비디오 영상자료관력 서적 등 1500여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 많은 소장품들을 관람하는데 드는 비용은 없습니다.
관람은 무료이며 일요일을 제외한 오전10시~오후5시 사이에 관람하실 수 있답니다. :-)






대체 관장님께서는 이 박물관을 왜 만드신 것일까요?
종류와 기능은 천차만별이지만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열망은 모두 일정하게 담겨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카메라는 인간이 만든 그 어떤 문명보다 인간의 혼과 기억을 담고 있기에 나는
카메라를 수집하고 보관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집은 역사의 훼손에 맞서온 유일한 무기입니다. 흘러간 시간만큼의 연륜이 쌓이면 가치를 발휘하는 유물이 되며 미래 사람들에게 영상을 만들었던 기계들의 역사적 고찰과 과거라고 하는 문화의 향수를 안겨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미래세계와 연결되어 인류문명의 찬란한 영상예술 발전에 기여 하고자 설립 하였습니다.

(한국영상박물관 홈페이지 http://www.kvm.or.kr/ 중에서)






'역사 수집'을 자처하시던 관장님의 열정은 많은 표창장을 낳았습니다.
대통령께 화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하셨답니다. 여러 공로상은 물론이구요.






이 수많은 카메라들에는 그마다 분명 누군가의 '역사'가 담겨져 있을 것입니다.
한국영상박물관이 없었다면 이 많은 역사들의 흔적조차 볼 수 없었겠죠.






신기한 눈으로 내내 박물관을 구경하던 제게, 관장님께서 먼저 명함을 주셨답니다.
상상발전소 명함을 드렸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아직 명함이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






김태환 관장님. 대구시박물관협의회 부회장, 대한민국영상대전 초대작가, 한국비디오작가협회 회장 등
정말 많은 이력을 갖추고 계셨답니다. 그럼 이쯤에서 관장님의 얼굴을 공개할까요?






관장님 정말 미남이시죠? 대한민국 영상대전 초대 당시 받은 것이라고 하셨어요.






이어서 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특색있는 카메라들을 소개받았답니다.
금빛으로 빛나는 이 카메라는 1957년에 제작된 Hasselblad 500CM라고 합니다. 1969년 인간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의 첫 발자국을 촬영하여 최초의 우주사진을 기록하였던 모델입니다.
박물관에 있는 이 카메라는 그 기념으로 금으로 특별제작된 1400대 중 한 대라고 합니다.






현재에도 달 표면에 12대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계속 촬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증번호까지 있었던 Hasselblad 500CM.






렌즈가 3개인 이 카메라도 독특하죠? 사실 '렌즈 3개'라는 그 외관이 참 신기해서 여쭈어보았답니다.  HOLYDAY II라는 영화촬영용 카메라입니다. 지금이야 카메라에 줌 기능이 탑재되어 있지만,
이 카메라가 나올 당시에는 그런 기능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를
찍을때는 그에 맞게 렌즈를 돌려서 바꿔가면서 촬영하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래 사진의 오른편에 보이는 것은 '세계 최초의 즉석 카메라'입니다.
흔히들 폴라로이드 카메라라고 하죠?
이 '폴라로이드랜드95'(제작년도 1948년)는 에드윈 랜드가 왜 자신의 딸을 찍은 사진을 바로 볼 수 없는지
고민하다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D






그밖에 노란 빛깔이 고운 방수용 카메라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자 -  "카메라가 이렇게 많은데, 관장님이 가장 아끼시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관장님 "사람들은 흔히들 '고가'의 제품을 소중히 여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니에요. 제게 소중한 카메라가 두 대 있습니다. 하나는 죽은 제 친구가 맡기고 간 것입니다.
사실 그리 좋은 모델도 아니에요. 하지만 그 친구는, 제가 이 박물관에 그 카메라를 보관하게 된다면 자신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떠났습니다. 그 친구의 영혼은 아직 그 카메라 안에 살아있는 것이죠.
나머지 하나는 제가 가장 처음 사용했던 카메라입니다. 얼마나 소중하겠어요?
그 카메라가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박물관을 차릴 정도로 카메라를 좋아하게 된 것이니까요."






마지막으로 '한국 최초의 음악감상실-녹향'에서 사용되었던 나무상자형 축음기를 보여주셨습니다.






관장님 - "질문 두 개 할게요. 수집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사진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기자 - "음… 수집은 '좋아하는 것'들을 잊지 않는 것, 사진은 '좋았던 순간'을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요?"






관장님 - "좋아하는 것이라, 그것도 맞죠.
하지만 저는 수집은 역사를 간직해주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집하지 않으면, 그 물건이 가지고 있는 역사는 사라지기 마련이니까요.

이 축음기도 하나의 역사입니다. 이 물건이 이 박물관에 오지 않았더라면 그 누가 '한국 최초의
음악감상실에서 사용된 축음기'를 기억해줄까요? 같은 맥락에서, 사진은 '역사'를 찍는 것입니다.
시간은 흘러갑니다. 이 박물관도 언젠가는 사라지겠죠.
하지만 오늘 학생이 찍어간 사진에서 내 박물관의 역사는 남아있을거에요."






관장님 - "역사입니다, 역사."






박물관을 떠나기 전, 관장님과 사진으로 '역사'를 남기려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몸소 '사진은 이렇게 찍는 것이다'라며 보여주셨어요.






한국영상박물관 김태환 관장님과 함께. 오늘이라는 역사를 남겼습니다. :-)






한국영상박물관 탐방기, 재미있으셨나요? 관장님이 한국최초의 음악감상실 '녹향'을 추천해주셔서,
대구에 있다! 2탄에서는 녹향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