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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응답하라 1997 보고서 - 응답했다 2012

by KOCCA 2012. 9. 20.

 

 

 

지난 18일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응답하라 1997>이 막을 내렸습니다.

케이블 드라마로써의 최고시청률 9%(5%~6%)를 달성하며 정말 '박수칠 때 떠나라.' 라는 말에 걸맞게 많은 박수와 함께 드라마가 막을 내렸는데요. 그동안 많은 기사들을 통해 <응답하라 1997>을 접해보셨을거라 생각됩니다.

이번 기사는 종영한 <응답하라 1997>이 남긴것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 예능국 출신들의 반란.

 

<응답하라 1997>의 제작진분들이 누구인지 아시나요? 바로 KBS 프로그램 <해피 선데이> 1박 2일의 연출을 맡으셨던 신원호PD님, 이명한CP님과 작가를 맡으셨던 이우정, 이선혜, 김란주 작가님이십니다.

 

이 분들의 모습은 <해피 선데이> - 남자의 자격, 1박2일에서 얼핏얼핏 볼 수 있었는데요, 예능PD작가이신 분들께서의 드라마 제작은 쉽지 않았습니다.말 그대로 예능과 드라마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의 다른 점들 때문에 처음으로 드라마를 연출하고 대본을 만들었기에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작업과정에서부터 차이가 났는데요, 일반적인 드라마라면 작가가 대본을 쓰고 연출자가 그것을 연출하며, 연기자가 연기하는 식의 제작과정이었다면 이 작품은 모두 협업하는 이른봐 예능식으로 제작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하지만 연기자들의 캐릭터를 발굴하는 데 능한 예능 제작진들 때문에 어느 드라마 보다 연기자들의 캐릭터가 더 살아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한 장면 한 장면 놓치지 않은 제작진들의 섬세함과 중간 중간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장면들까지. 이러한 것이 예능PD, 작가분들의 장점이 응답하라 1997을 만든거겠죠? 이렇듯, 한번도 연출하지 못한 분야에 대한 제작진들 스스로의 걱정, 계속해서 거절당하는 캐스팅 단계 등의 많은 위기에서 승리한 예능국 출신들의 제대로된 반란이었습니다!

 

 

두 번째, 연기자들의 재발견.

 

<응답하라 1997>캐스팅단계에서부터 난항을 겪었습니다. 제작진 대다수가 드라마를 처음 연출하는 제작진이기에 그만큼 신뢰가 가지 않았던 점과 케이블 드라마라는 점 등의 이유로 많은 배우들에게 캐스팅 제의를 했을 수도없이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그 중 많은 오디션을 거쳐 뽑힌 이들이 지금의 <응답하라 1997>의 연기자들인데요. 연기자들을 보면 성동일 이일화씨를 제외한 나머지 배우 분들은 처음 보거나, 다른 연예계 분야에 종사하였던 연기자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응답하라 1997>의 성공은 드라마 연기자들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슈퍼스타k의 우승자인 가수 윤윤제역의 서인국씨와 에이핑크의 멤버인 성시원역의 정은지씨, 입에 착착 감기는 사투리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줬던 방성재역의 이시언씨, 아이돌그룹 인피니트의 강준희역의 호야씨, <응답하라 1997>의 배경 때 실제로 젝스키스의 리더였던 도학찬역의 은지원씨까지. 이들이 이렇게 캐릭터를 잘 살릴지 생각이나 했을까요?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었던 사람들에게 보란듯이 드라마의 캐릭터로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응답하라 1997>로 인해 많은 영화, CF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들. 이들의 캐릭터를 살리는 연기는 배역에 감정이입하게 한 가장 큰 몫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세 번째, 90년대의 아련한 시절 속으로.

 

그동안의 복고는 40~50대를 기준으로 80년대 모습의 드라마, 음악 등의 콘텐츠가 제작되었다면 이번 <응답하라 1997>은 20~30대를 기준으로 하여 90년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게 하여줍니다. 4050시대의 복고는 양희은의 아침이슬이었다면 2030시대의 복고는 H.O.T의 캔디인거죠. 현재 일상생활에 지쳐 바쁘게 살아가고 있 20대 30대들에게의 90년대 이야기는 순수하고 아련한 추억들을 느낄 수 있는 돌아가고 싶은 시절입니다. 그 시절을 생각할 수 있게 한 것이 이 드라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란 것을 알기에 많은 사람들이 보면서 그때의 시절을 더욱더 그리워하며 공감하며 생각하게 한 것이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가 아닐까요? 그땐 전부였던 나의 오빠들 나의 가수들을 생각하게 만들고, 거기에 더불어 같이 나오는 배경음악들까지! 그 시절 미친 듯이 챙겨봤던 나의 오빠들이고, 미친 듯이 들었던 노래였지만 어느덧 지금은 잊고 지내는 그것들.

다시한번, 그 오빠들을 검색하게 만들고, 다시한번 CD플레이어를 꺼내보게 만들고 나도 모르게 그때의 음악, 음반을 찾게 되는 시청자들의 감성을 부풀리기에 충분하도록 만듭니다.

 

 

또한 빠질 수 없는 것이 그때의 물건들이겠죠? DDR, PCS, 샤킬 오닐 가방, 삐삐, 이스트팩, 다마고치 등의 출현으로 저 또한 저의 90년대를 생각하게 만들었답니다.

 

 

네 번째, 한국 사람만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드라마.

 

요즘 한국드라마 콘텐츠가 다양한 나라로 수출되는 거 아시나요? 그 만큼 ‘한국 드라마가 그 나라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고, 정서에 맞게 제작된다.’ 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응답하라 1997>은 기존의 드라마들과 다르게 한국 사람만이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이 됩니다. 한국의 90년대의 문화를 아는 사람, 한국의 정서를 아는 사람, 한국의 사투리를 아는 사람. 이렇게 한국인만이 그때의 그 추억을 생각하게 해준 드라마가 아닌가 싶네요. 드라마가 100% 표현하려했고 또한 표현했으며, 한국 사람들이 100% 받아드리고 흡수해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응답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눠서 응답하라 1997 보고서를 작성해보았는데요. 저 또한 이 드라마를 한주한주 챙겨보면서 옛날 생각도 하고, 많이 후회도 하고, 많이 자극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장면의 내레이션 기억나시나요? '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90년대여 ... 여러분들의 90년대...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