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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행사

한국판 마크 주커버그를 꿈꾸다

by KOCCA 2011. 3. 22.


지난해 6월 창업 이후 ‘8개월 만에 매출액 200억 돌파’, 그리고 ‘직원 수 5명에서 현재 200여 명’. 폭풍 같은 성장의 주인공,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놀랍게도 아직 20대 후반의 파릇파릇한 젊은이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소셜 커머스’라는 비즈니스 열풍을 몰고 온 그는 현재 한국에서 주목 받는 대표적인 젊은 CEO이기도 하다. 벤처 신화에 목말랐던 한국에서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그의 눈부신 성공가도는 연일 언론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반값’ 할인으로 우리에게 더욱 잘 알려진 ‘소셜 커머스’. 흔히 ‘소셜 쇼핑’이라 부르기도 한다. 간단히 정의하자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인맥을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로 만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위키피디어에서는 소셜 커머스를 소셜 미디어나 온라인 미디어를 활용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한 종류라고 말하고 있다. 신현성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를 도와주는 방식을 통칭하는 것이 두루뭉실하지만 소셜 커머스다.

 

그루폰, 소셜 커머스 알게 된 계기 

“소셜 커머스의 정의를 가장 적절하게 구현하고 있는 업체가 미국의 그루폰(groupon)입니다. 2008년 11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그루폰의 서비스는 기존 공동구매 방식에 혁신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어요. 누구보다 소비자의 심리를 잘 간파해 기존 온라인 구매 방식에 변화를 준 것이죠. 기존 공동구매는 상품들이 복잡하게 나열돼 있고, 구매가 확정되기까지 기간이 긴 한편, 거래를 책임지고 진행하는 중개인이 부재했어요. 반면, 그루폰의 서비스는 확실한 중개인을 바탕으로 지역별로 하나의 상품을, 원래 가격의 반값에, 게다가 제한된 수의 소비자에게만 제공한다는 사실이 여러모로 소비자에게 매력적이었죠.”


신현성 대표에게 그루폰의 서비스는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를 설립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때때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해 자발적인 바이럴도 수행하는 소셜 커머스는 이용자에게 일종의 게임 이벤트이자,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게는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었던 것. 세계적인 기업컨설팅업체 맥킨지를 그만두고, 연고도 없던 한국에 청운의 꿈을 품고 도착한 신 대표에게 소셜 커머스는 큰 가능성이 엿보이는 사업이었다.

“어쩌면 무모한 도전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한국에 도착할 당시만 해도 한국에는 아직 ‘소셜 커머스’라는 용어조차 생소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루폰이 그러했듯 오히려 새로운 시도가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라 믿었죠. 더구나 아이폰 출시와 더불어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함께 급성장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변화도 좋은 징조였어요. 굳이 대형 포털 사이트나 오프라인 광고 매체를 통하지 않고서도 저희의 사업을 알릴 수 있는 여지가 많았죠.”

 직원 5명, 자본금 500만 원으로 시작한 꿈

그렇게 청담동의 한 숙소에서 티몬은 탄생하게 된다. 함께 한국에 왔던 펜실베니아대 동기와 후배, 그리고 그들의 친구였던 한국과학기술대 2명이 합심해 총 500만 원의 자본금으로 탄생한 티몬. 사업 초창기만 해도 밤잠을 설쳐 만든 자료를 들고 ‘삼고초려’도 무색할 정도로 끈질기게 사업주들을 설득하는 현장 영업부터, 그리고 각종 유용 가능한 모든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티몬의 사업을 알리는 마케팅까지, 비용이나 인력 등 여기저기 산적한 어려움에 직면할 때가 많았다.

“한국의 경우 사실 벤처기업이 사업을 시작하기에 어려운 환경이어서 마땅히 투자 받을 곳도, 함께 힘을 합해 일을 추진할 인맥도 만나기 힘들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현장에서 사업주를 설득하는 과정이 험난했죠. 문전박대에다 잡상인 취급까지…(웃음).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업체나 할 수는 없었어요. 소비자와 제휴업체 모두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서는 저희 나름대로의 평가와 필터링이 꼭 필요했죠. 신뢰가 싸여야 제2, 제3의 만족스런 성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 

그런 의미에서 신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중개인의 역할’이다. 소셜 커머스를 그저 반값 쇼핑몰, 혹은 단기적인 매출 신장을 위한 도구로 인식하는 소셜 커머스 업체는 소비자나 제휴업체 모두에게 신뢰를 얻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할인된 가격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보다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휴업체를 설득하는 한편, 소비자에게는 높은 구매만족도를 통해 2, 3차 구매가 가능하도록 입소문을 유도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소셜 커머스의 성공 요인을 많겠지만 대략적으로 나열하자면, 상품력과 영업력, 지역 확장과 규모 그리고 브랜드 인지도와 회원수, 트래픽, 고객 신뢰도, 디자인과 콘텐츠 등이 있어요. 티몬이 국내 소셜 커머스 업체 중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요소가 서로 잘 배합돼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데일리픽의 인수와 더불어 그 동안 부족했던 디자인과 콘텐츠 부분의 질적인 양상도 기대할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올해는 좀더 큰 그림을 그려볼까 합니다.”  

신 대표는 티몬의 기존 서비스 지역을 세분화하는 한편, 올해부터는 총 50곳을 목표로 중소도시에도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덕분에 신 대표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미팅만해도 하루 서너 개다 보니 스케줄 맞추기도 급급하다고. 하지만 그의 최종 목표, 이른바 ‘Hyper-local Promotion’을 향한 꿈은 착착 실행 중이다.


“기존의 ‘Yelp’와 ‘Foursquare’, ‘Opentable’ 같은 사이트의 성격을 하나로 합쳐 국내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에요. 그렇게 되면 사용자들의 카테고리와 구매 지역 등 그 패턴을 분석해 개인에 최적화된 상품을 보여주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 봐요. 이미 티몬 앱도 출시했고, 조만간 스마트폰만 있다면 어느 지역에서나 개인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그것도 대폭 할인된 가격에 제안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실수가 두렵지 않다는 신현성 대표. 그래서인지 얼굴에 자신감이 충만하다. 각종 소셜 커머스 업계에서 들리는 불협화음에 움츠러들 법도 하건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꿈꾸는 미래 지도를 내보이는 그. 그렇기에 이 시대가 주목하는 젊은 CEO가 된 것은 아닌지, 여전히 그와 티몬, 그리고 소셜 커머스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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