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인도 만화 시장은 전년 대비 17.2% 증가한 4,900만 달러 규모로 추정됩니다. 향후에도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의 시장 성장 동력으로는 전자만화 시장의 대두가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오늘은 인도의 만화산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16년 6.5%에 불과했던 인도 디지털 만화 시장 규모는 2020년 10%p 이상 성장하였습니다. 인도 만화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6.52% 성장하여 2025년까지 6,700만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 시장 특성
시장 구조
1960년대까지 서구에서 수입된 만화책이 인도 만화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으나, 1960년대 중반 《The Times of India》가 인드라잘 코믹스(Indrajal Comics)를 선보이면서 인도 만화책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인도는 1960년대 중반부터 자국의 만화산업을 육성시켜 독창적인 캐릭터와 이야기로 산업의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인도 최초의 만화는 프란 쿠마르 샤 르마(Pran Kumar Sharma)의 <Daabu>이며, 그는 인도의 첫 만화가로 1960년 델리 (Delhi)의 《Milap》 잡지에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미국 만화들이 인도 잡지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1960년대 시도된 첫 인도 만화(Comic Strip)로 기록됩니다. 이후 <시리마티치 (Shrimatiji)>, <핑키(Pinky)>, <빌루(Billoo)>, <차차 초다리(Chacha Chaudhary)>등이 발표되어 1970년대부터 인도 만화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인도 만화의 인기는 급속히 하락하여 시장 규모가 현저하게 감소하였습니다. 인도 만화의 쇠락 원인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불법 복제로 인해 만화 콘텐츠의 수익성이 악화된 점, 둘째는 시장 참여자들이 디지털 형태로의 만화산업 전환 기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던 점입니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대부분의 인기 만화가 이미지를 스캔하는 형태의 불법 복제를 통해 온라인으로 퍼지면서 유료 독자 수는 점차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자녀를 둔 소비자를 중심으로 불법 디지털 복사본을 다운로드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만화 회사들은 소득과 로열티를 확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인도 만화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라지 코믹스(Raj Comics)139)는 디지털 형태의 만화 판매 기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였습니다. 미진한 대응의 배경으로는 독점으로 인해 출판사 간 경쟁이 부족하다는 점, 콘텐츠 품질과 스토리의 구성력 하락, 외국 만화의 수입, 신간이나 홍보・마케팅의 저조 등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한편, 현재 인도의 만화산업은 출판물로서의 콘텐츠가 아닌 디지털 형식의 웹툰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한 크로스픽쳐스의 크로스코믹스는 2019년 인도 최초 웹툰 플랫폼으로, 출시 후 단 6주 만에 2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였습니다. 카카오는 인도 서점에 어린이용 만화만 있는 것을 보고, 어른을 위한 만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하여 웹툰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하였습니다. 주 타깃층은 15~24세의 젊은 여성이며, 최초로 공개된 40개의 웹툰 모두 한국 작품입니다. 이후 한국, 중국, 일본으로부터 100여 작품을 수입하여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크로스코믹스는 공포, 로맨스, 코미디, 액션, 스릴러, 드라마 등 9개 장르의 웹툰을 영어와 힌디어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 주요 사업자
라지 코믹스 (Raj Comics)
라지 코믹스는 1986년도에 설립된 인도 만화책 출판사이며, 인도 최대의 만화 유통사 중 하나입니다. 라지 코믹스는 슈퍼히어로 장르의 작품을 주로 출시하고 있으며 Nagraj, Super Commando Dhruva, Bhokal, Doga, Parmanu, Tiranga, Bankelal, Shakti, Inspector Steel, Ashwaraj, Bheriya, Anthony 등의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라지 코믹스의 작품들은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불법 복제로 인한 손실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라지 코믹스는 2021년 7월, 인기 캐릭터인 Nagraj와 Tausi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자사의 만화책 <Pralay ka Devta>를 3D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각색 예정임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인도 업계 최초로 두 명의 슈퍼히어로 캐릭터가 등장하는 크로스오버입니다.
Amar Chitra Katha(ACK Comics)
ACK Comics는 1967년에 창립된 인도의 만화, 그래픽노블 출판사로 주로 종교와 역사 적 인물, 전설 등을 소재로 작품을 출판합니다. 이 회사는 인도의 어린이들이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정작 인도 신화에 대해서는 모르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설립되었으며, 초창기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문화적 유산을 가르쳐주는 만화 시리즈로 시작하였습니다.
인종차별적인 피부 채색을 배제하는 등 다양성을 존중하는 모습을 또한 보여주었습니다. 과거에는 선한 인물은 하얀 피부로, 나쁜/추한 인물은 검은 피부로 표현하였으나, 새로운 신화 작품인 <파르바티(Parvati)>에서 여신 샤크티(Shakti)의 피부색을 어두운 색으로 표현하며 인종차별적인 요소를 지양하고 있습니다. 소재 선택에 있어서도 널리 알려진 이야기에 서 점차 인도 각지에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수집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소수 부족과 덜 알려진 인도 신화들을 탐구할 계획입니다.
《Tinkle》은 인도에서 격주 발행되는 어린이 잡지로 2007년에 ACK Comics의 모회사인 ACK Media가 India Book House로부터 인수하였습니다. 이 잡지에는 만화, 이야기, 퍼즐, 퀴즈, 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콘테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어, 힌디어, 벵골어 및 말라얄람어 등과 같은 많은 지역 언어로 출판되고 있습니다.
그래픽 인디아 (Graphic India) 그룹
그래픽 인디아(Graphic India) 그룹은 Indian War Comics와 같은 전쟁 영웅을 소재로 한 만화를 주로 제작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영속적인 캐릭터와 신화적 영웅을 활용하여 창의적인 스토리로 인도 젊은이들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콘텐츠의 질적 수준에서도 뉴미디어에 집중하여, 디지털 매체에 잘 어울리는 향상된 시각 효과와 인터랙티브 요소를 사용하여 독창적인 만화책 스토리텔링 기법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최초의 단편 만화책 <18 Days: The Mahabharata>와 여성 슈퍼히로인 시리즈 <DEVI>로 2천만 뷰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래픽 인디아는 2021년 4월 모바일 기기 전용 만화 플랫폼인 ‘툰수트라(Toonsutra)’를 론칭했습니다. 크로스코믹스 등 주요 웹툰 앱들의 월간 이용자 수가 7,000만 명이 넘으며, 연간 1,000억 회 이상의 조회 수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 토종 모바일 전용 만화 플랫폼이 경쟁에 뛰어들게 된 것입니다. 툰수트라는 큰 성공을 거둔 인도 영화나 TV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아 웹툰을 제작하며, 슈퍼히어로, 판타지, 로맨스, 공상 과학, 신화, 발리우드,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인도 작가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얄리드림(Yali Dream Creations)
얄리드림(Yali Dream Creations)은 2013년 이후 그래픽노블 제작을 시작한 인도의 만화 제작사이며 주로 인디언 캐릭터, 토착 인디언, 인디언 이슈 등을 소재로 하는 <카라반 (The Caravan)>, <빌리지(The Village)>, <라크삭(Rakshak: A hero Among Us)>과 같은 작품을 발간하였습니다. 얄리드림은 자사의 캐릭터 IP를 활용하여 영화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장편영화로 각색될 예정인 첫 번째 그래픽노블은 <Rakshak: A Hero Among Us> 로 범죄와 부패로 가득한 도시에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슈퍼히어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인도 만화 시장의 변화
1990년대 이전까지 인도의 만화 시장은 호황기를 누렸으나, 1990년대 초반 라지 코믹스 (Raj Comics)가 시장에서 가장 큰 제작사로 성장하면서 기존의 만화 제작사들이 문을 닫거나 인수되었고 사실상 시장에서 경쟁이 없는 독점 구도가 시작되었습니다. 독점적인 지위를 얻은 라지 코믹스는 대중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독단적인 운영으로 이들에 대한 소비자와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습니다. 또한 시장의 독점 업체인 라지 코믹스는 만화의 예술성을 향상한다는 명목으로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만화를 제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만화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디테일 등에서도 이질적인 느낌을 주면서 대중의 관심도가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니즈를 헤아리지 못한 라지 코믹스가 인도의 만화 시장을 독점하는 양상으로 흘러가자 인도의 만화 시장은 침체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한편,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과 함께 글로벌 대형 만화 제작사들이 인도 만화 시장의 거대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직접 인도 만화 시장에 뛰어들며 마블과 DC 코믹스의 글로벌 히어로가 인도 독자들에게 노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인도 만화에도 히어로가 있고 빌런이 있었지만 마블 코믹스나 DC 코믹스의 슈퍼히어로들은 화려하고 그들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독자들은 글로벌 슈퍼히어로들에게 빠져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도의 만화책 소비는 TV 만화로 인해 줄어들고, 그 마저도 모바일 게임 등으로 인하여 점점 줄어들게 되며 인도의 만화 시장은 위축되어 갔습니다.
과거 1990년대 인도의 방송 송출은 대도시에만 한정되었고, 케이블 TV를 시청하는 가정의 수도 적었습니다. 부모들은 케이블 TV가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 때문에 설치를 꺼려했고, 자연스럽게 만화를 읽는 것이 아이들의 주 여가활동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인도의 케이블 TV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아이들은 TV를 통해 만화를 즐기고, 아이들을 위한 전용 채널도 생기면서 만화책 소비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닌텐도 등의 비디오 게임기가 있는 친구의 집에 모여 게임을 즐기곤 했다면 현재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모바일 게임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성장함에 따라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도 아이들이 만화책과 멀어지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그 밖에도 만화 제작 소요 시간 증가, 인플레이션 등 만화 출판 비용이 증가하면서 만화의 가격도 동반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만화 구매 비용이 커지면서 아이들에게 만화를 사줄 수 있는 구매 능력을 가진 가정이 많지 않았다는 점 또한 인도 만화 시장이 침체되는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인도 만화 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 만화의 불법 복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라지 코믹스가 디지털만화에 큰 관심이 없던 시기부터 독자들은 온라인상에서 무료로 불법 복제 만화를 구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만화책(인쇄 및 디지털)을 구매하는 독자들은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만화 시장은 세계적으로 큰 인구 규모를 가진 시장일 뿐만 아니라 무선 인터넷 보급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인도의 만화산업이 다시 예전처럼 발전하기 위해서는 라지 코믹스 같은 만화 제조사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독자들의 니즈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화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함과 동시에 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인 불법 복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규제 및 관리방안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편, 디지털 기기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웹툰은 한국에서 시작돼 중국,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빠르게 인기를 얻으며 성장해 왔습니다. 현재 인도에 진출한 웹툰 플랫폼으로는 레진, 코미코, 네이버(라인), 카카오 등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한국의 플랫폼입니다. 2019년에는 한국의 영화・드라마 제작사인 크로스픽쳐스(Kross Pictures) 가 중국, 일본, 한국의 콘텐츠를 인도에 출시하고자 웹툰 플랫폼인 ‘크로스코믹스(Kross Komics)’를 론칭하였습니다. 2019년 12월 인도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00만 다운로드(2021년 6월 기준)를 기록하였으며, 월간 활성 사용자만 110만 명에 이르는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 4월 인도 자국 회사의 플랫폼도 출시되었는데, 그래픽 인디아(Graphic Indi a)라는 회사가 만든 모바일 만화 플랫폼인 ‘툰수트라(Toonsutra)’입니다. 툰수트라는 독립형 만화 외에도 라자물리(S. S. Rajamouli) 감독의 영화 <바후발리(Baahubali)>,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시리즈인 <하누만의 전설(The Legend of Hanuman)> 그리고 인도의 슈퍼히어로 영화 <차크라 더 인빈서블(Chakra The Invincible)> 등 영화 및 TV 프로그램의 IP를 기반으로 한 웹툰 만화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iOS 및 안드로이드(Android) 플랫폼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한 툰수트라는 인도 작가들의 웹툰을 힌디어 및 기타 인도어 버전으로 무료 제공하고 있으며, 슈퍼히어로, 판타지, 로맨스, 공상 과학, 발리우드, 신화 및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만화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그래픽 인디아의 공동창업자인 샤라드 데바라잔(Sharad Devarajan)은 《버라이어티 (Variety)》지와의 인터뷰에서 “웹툰 플랫폼들은 아시아를 넘어 큰 성공을 거두고 있고, 현재 주요 웹툰 플랫폼들은 월간 이용자 수가 7,000만 명이 넘으며, 연간 조회 수는 1,000억 회 이상에 이르고 있다”라고 하면서, “툰수트라에서는 큰 성공을 거둔 인도 영화나 TV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웹툰을 제공하고, 인도 작가들이 전 세계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웹툰을 창조하는 새로운 플랫폼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인도에서 웹툰은 생소하고 새로운 것이지만 인도의 빠르게 성장하는 만화산업에 기여하고 있으며, 현재의 성장률을 감안할 때 미래에 천문학적인 수요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도 만화 시장 침체에 영향을 미친 불법 복제와 저작권법
인도 만화 시장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의 판매가 활성화되고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불법 복제가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디지털만화 시장에 대한 중요도가 낮아 대부분의 만화들이 온라인을 통해 불법 복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인도에서 불법 복제 관련 법적 대응으로 승소한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불법 복제 유포자들이 온라인 시장을 더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법에 위반이 되는 병행수입으로 인도에 들여온 불법 복제 만화에 대해서도 뾰족한 대응책이 없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의 저작권법 보호 및 불법 복제 해결을 위한 정책이 절실히 필요해 보입니다.
인도에서 만화 캐릭터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작권법 및 상표권법에 따라 캐릭터를 동시에 보호하는 정책을 고안하는 것입니다. 만화책 캐릭터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없는 경우, 상표권법으로는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의 저작권법 제13항은 원작, 예술, 뮤지컬, 극적인 작품, 음원 및 영화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만화는 ‘문학작품’으로 분류될 수도 있지만 만화의 그림 및 그래픽은 ‘예술 작품’으로 분류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만화의 법적 저작권 보호는 아이디어가 아닌 저작물로만 가능합니다. 만화 캐릭터는 저작권법에 따라 명확히 보호되지는 않지만, 일부 지역 법원들은 해당 캐릭터가 이름, 외모, 캐릭터의 유통 방식, 목소리 등 고유한 특성을 가지는 경우에 대해 저작권을 보호해 준 사례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만화 캐릭터는 상표권법에 따라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만화 캐릭터의 저작권은 제작자가 별세한 60년 뒤 만료되지만, 상표는 정해진 기간이 없어 만료되지 않고 영구적으로 권리를 보유할 수 있습니다. 1999년 상표권법 제2항에서 만화 캐릭터, 이름, 로고 등은 마크 형태로 보호받을 수 있음이 명확히 명시되어 있고, 저작권 보호와 달리 상표권법 은 만화 캐릭터의 보호 및 이름과 형상에 대한 부분까지 보호가 가능합니다.
과거 인도에서 있었던 몇 차례 저작권 관련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들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캐릭터 저작권 보호를 위해서는 1) 캐릭터는 일반적으로 외모뿐만이 아닌 성격적 특성을 갖고 있어야 하며, 2) 캐릭터가 등장했을 때 매번 동일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충분히 묘사’ 되어야 하며, 3) 캐릭터는 그 캐릭터만의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저작권법에 따라 캐릭터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캐릭터의 외모와 성격이 구체적이고 독특하여 확실하게 구분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고 상표권법에 따른 법적 보호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도 만화산업 부활을 위한 전문가들의 움직임
인도 만화산업 부활을 위해 제작사부터 유통 업체, 출판사에 이르는 이해관계자들이 인도 최초 만화책 중심 웹 서밋(Web Summit)인 ‘Comic Books & More Summit’을 통해 모범 사례를 공유하였습니다. 만화 제작자, 출판사 등 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인도 만화산업의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된 것입니다.
2021년 4월 9일과 10일 2일간에 걸쳐 진행된 회담은 4월 9일 첫날은 개회사, 기조연설, 스토리텔링의 예술, 만화의 유통 및 라이선스, 온라인 교육의 창의성, 디지털 출판 및 유통 등의 주제로 각 분야의 전문가가 발표를 진행하였으며, 4월 10일 둘째 날은 인도의 다양성 과 언어의 힘, 코믹아트 및 글쓰기 마스터 클래스, 코스프레 산업의 성장, 크로스 문화, 웹 코믹, 책에서 스크린까지 나아가는 만화 등의 주제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인도 만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1) 웹만화, 2) 디지털만화, 3) 만화 부가 산업, 4) 만화의 유통, 5) 코스프레 총 5가지 테마에 대한 회담이 진행되었으며, CBAM 어워즈(Comic Books and More Awards)를 동시에 진행하였다. 이 행사는 만화산업의 중요한 행사이자 축제로 만화 제작사 및 관련 업계의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인도 TV(Indian Television) 그룹 산하의 회사인 애니메이션 익스프레스(Animation Xpress)가 주최하였고, 다수의 업계 전문가들은 인도 만화산업의 발전과 종이만화에서 디지털 매체로의 전환에 대해 의논하였습니다.
글로벌 코믹스 비즈니스 개발 담당 이사 에릭 태퍼(Eric Tapper)는 디지털 매체가 이미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향후 몇 년 안에 만화산업을 지배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차세대 시청자는 손끝만으로 스토리와 콘텐츠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지고, 모바일 및 태블릿으로의 전환은 시간문제일 뿐이며, 차세대 독자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만화에 접근할 수 있고, 만화 작가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훨씬 더 광범위한 독자들에게 풀어낼 수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인도 최고의 애니메이션 및 만화 제작사 중 하나인 바카르맥스(Bakarmax)의 창립자 수미트 쿠마르(Sumit Kumar)는 유통 네트워크가 인도의 만화 작가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 문제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먼저 웹만화를 출판하고 인쇄에 들어가기 전에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유통 체계가 발달되지 못한 인도에서는 웹만화를 먼저 출시하여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한 후 만화책으로 출판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운 방법이라고 보았습니다. CBAM Summit 2021을 통해 인도 만화의 미래 방향성이 제시되었으며, 처음으로 인도 만화산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인도 만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뜻을 모으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인도는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민족, 언어, 문화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다양성은 인도의 만화산업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도 만화의 역사와 진화는 ‘만화와 만화 잡지의 시대’, ‘만화 스트립의 시대’, ‘디지털화 시대’ 등의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단일 패널 만화에서 멀티 패널 스트립으로의 전환, 단일 페이지 만화에서 다수 페이지 만화로의 전환, 그리고 현재의 디지털 만화로의 전환은 독자의 만화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독자들의 대부분은 인도의 중산층 사람들입니다.
현재 인도의 만화산업은 연간 수백 개의 만화를 제작하는 20개 이상의 제작사 중 3개의 주류 제작사들과 연간 12개 미만의 만화를 제작하는 소수의 인디 제작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이들은 침체된 인도의 만화산업에서 2,000권을 출판하여 인쇄를 하더라도 판매처를 찾기가 어려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반면, 디지털만화 및 웹만화로의 개혁은 인도에서 만화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했을 뿐만 아니라 독립 예술가와 소규모 제작사가 선행 투자 없이 콘텐츠를 배포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였습니다.
지속적인 디지털화와 함께 인도 만화산업의 미래는 혼란과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도 주류 출판사들은 검증된 베스트셀러들의 출판에 더 관심을 갖게 됨에 따라 가격이 높은 편인 인도의 만화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독립 출판사들이나 개인 만화 작가들도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정부 차원 에서 만화 작가나 제작사, 출판사 등에 지원을 확대하여 만화산업의 부흥을 이끌 수 있기를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 소결
인도의 만화 시장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는 불법 복제와 디지털 시대로의 산업 변화에 대한 미흡한 대응으로 침체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산 전자만화나 웹툰을 바탕으로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고 있는 상태이며 자국의 만화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독창적인 캐릭터를 기반으로 만화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인프라 부족으로 좋은 소재와 유능한 창작자의 작품 활동에 제약이 있었으나, 창작 환경이 개선되면서 양질의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생겨나고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만화 산업 부흥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소비 성향 측면에서 인도는 특히 슈퍼히어로 캐릭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인데, 많은 만화 회사들이 슈퍼히어로를 소재로 작품을 제작 중입니다. 이미 인도에는 다수의 슈퍼히어로 캐릭터가 있지만 마블과 DC 영화의 연속적인 성공은 인도 시장이 슈퍼히어로 이야기에 대해 더 높은 소비 여력이 남아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만화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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