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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산업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과 IP 비즈니스

by KOCCA 2022. 11. 3.

다양한 플랫폼에서 연재를 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웹툰’. 웹툰 산업이 점차 발전하면서 읽는 것만이 아닌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웹툰의 트랜스미디어와 스토리텔링, IP 비즈니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웹툰산업과 트렌스미디어 스토리텔링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미디어 학자 헨리 젠킨스 MIT 대학교수가 『컨버전스 컬처』에서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그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는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고, 각각의 새로운 텍스트가 전체 스토리에 분명하고도 가치 있는 기여를 한다”고 정의했습니다.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 OSMU)가 동일한 이야기를 다른 미디어로 옮기는 것을 가리킨다면, 트랜스미디어는 여러 미디어에서 쓰인 개별적인 이야기가 하나의 세계를 구현하고,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재창출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트랜스미디어는 단계적이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각각의 콘텐츠가 개별의 세계를 표현하고, 그것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또 다른 통합적 세계가 창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 아니라 핵심 이야기의 배경 이야기, 부차적 플롯, 주인공 캐릭터의 변화, 세계관 구축, 다양한 관람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OSMU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만화의 원작을 장기간에 걸쳐 일련의 영화로 옮기는 작업을 일회성으로 멈추지 않고 방대한 세계관 창출의 모습으로 진행한 마블 코믹스 원작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Marvel Cinematic Universe, MCU)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전형적인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이와 같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전략은 OSMU 전략이 미디어 환경이 고도화되면서 진화한 형태인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웹툰의 경우 이러한 진화가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웹툰, 카카오페이지를 중심으로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성공한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 드라마를 만들던 OSMU 전략에서 플랫폼의 경계를 넘어 IP 비즈니스 확장을 국제적인 규모로 진행하며 파트너십, 인수, 투자, 합병의 활성화와 함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양상으로 진화하였습니다. 웹툰이 원천 IP로서 가치가 높아지고 영상화의 다국적 협력이 활발해지면서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IP 전략이나 카카오페이지의 슈퍼웹툰 프로젝트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현실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콘텐츠 IP 벨류체인’

네이버웹툰은 국내외로 기획, 제작, 유통을 아우르는 ‘글로벌 콘텐츠 IP 밸류체인’을 내세웠습니다. 네이버는 2020년 CJ ENM과 1,500억 원, 스튜디오 드래곤과 1,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결정했습니다. 네이버가 보유한 웹툰, 웹소설 원천 IP를 스튜디오 드래곤과의 협업을 통해 영상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스튜디오 드래곤은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인 웹툰 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는 미국 현지 작품 영상화를 위해 3개의 국내외 영상 제작 스튜디오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 속도를 냈습니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영화 <레고무비>(2014), <그것>(2017) 등을 제작한 ‘버티고 엔터테인먼트(Vertigo Entertainment)’,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잘 알려진 ‘루스터 티스 스튜디오스(Rooster Teeth Studios)’와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또한 영화 <설국열차>(2013)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옥자>(2017)의 프로듀싱에 참여한 ‘바운드 엔터테인먼트(Bound Entertainment)’와도 파트너십을 맺어 미국에서 방영될 SF TV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이처럼 네이버는 국내외 협력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 IP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이미 확보하고 있는 웹툰 IP 기반으로 드라마, 애니메이션, 영화 등 IP 확장을 염두하며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IP 비즈니스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의 드라마화

 

출처 : (좌) Tving (우) Netflix

다양한 국가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네이버웹툰 <여신강림>(야옹이)은 2020년 12월, tvN에서 16부작 드라마로 선보였습니다. 또한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2억뷰를 기록한 웹툰 <스위트홈>(김칸비/황영찬) 역시 2020년 12월 넷플릭스를 통해 10부작의 독점 드라마로 공개되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 <스위트홈>은 미국 내 넷플릭스 TV쇼 부문 일일 랭킹 8위로 시작하여 3위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 등 넷플릭스 11개국 1위를 차지하는 등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된 <스위트홈>은 웹툰의 세계관을 가져왔지만 등장인물 설정, 드라마 전개, 결말 등에 변화를 주며 새로운 ‘스위트홈’이라는 반응을 얻었습니다.

 

네이버웹툰의 애니메이션화

2010년대를 대표한다고 할 만한 네이버웹툰 <신의 탑>(SIU), <노블레스>(손제호/이광수), <갓 오브 하이스쿨>(박용제)은 애니메이션화 되어 선보였습니다. 이 세 작품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참여하였는데, <신의 탑>은 텔레콤 애니메이션 필름(Telecom Animation Film)이, <노블레스>는 프로덕션 I.G(Production I.G)가, <갓 오브 하이스쿨>은 마파(MAPPA)라는 제작사가 참여했습니다. 또한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크런치롤(Crunchyroll)을 통해 전 세계에 선보이는 등 제작과 배급에서 국제적인 협력 관계를 활용하였습니다.

출처 : Netflix

특히, 애니메이션 <신의 탑>의 경우 1화 공개 이후 다양한 반응이 있었습니다. 국내의 경우 원작과 비교해 생략되는 부분이 많고 전개가 빨라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성우들의 연기가 좋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1화 공개 이후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9위에 등극, 미국 유명 커뮤니티 레딧(Reddit)이 공개한 주간 인기 애니메이션 랭킹 1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한편, 네이버웹툰의 미국 현지 작품인 <로어 올림푸스(Lore Olympus)>(레이첼 스마이스)는 현재 ‘짐 헨슨 컴퍼니(The Jim Henson Company)’와 애니메이션 제작을 진행 중입니다. 그 밖에도 오성대 작가의 네이버웹툰 <기기괴괴>를 원작으로 하는 <기기괴괴 성형수>(2020)가 국내 제작사 스튜디오애니멀에 의해 제작되어 9월 개봉하였고, 코로나19로 극장의 모객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누적 관객 10만 명을 동원하였으며, 제46회 보스턴 사이언스픽션 영화제에서 최고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와이랩과 슈퍼스트링 프로젝트

네이버웹툰은 2020년 웹툰 콘텐츠 확보를 위해 제작사 와이랩에 약 53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 12.6%를 취득하고 이어서 와이랩 재팬을 인수하였습니다. 와이랩은 전 세계 6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신암행어사>의 작가 윤인완이 설립한 웹툰 콘텐츠 제작사로 웹툰 제작에 프로듀스 시스템을 도입하고 다양한 2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와이랩의 슈퍼스트링 프로젝트는 “와이랩이 제작한 여러 작가의 웹툰 속 주인공들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통합시켜 스토리를 전개하며 이를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장르로 확장해나가는 와이랩의 블록버스터 IP”로, 한국형 마블 프로젝트라고도 불립니다. 네이버웹툰 플랫폼에 연재되었거나 연재될 예정인 일련의 웹툰 콘텐츠들의 주인공들과 사건 배경의 공통점을 만들거나 특정한 이벤트나 콘텐츠에서 주인공들이 함께 활약하며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2020년에는 <한림체육관>(혜성/이석재), <정글쥬스>(형은/쥬더), <테러대부활>(한동우/고진호) 등이 공개되었으며, 이들 콘텐츠는 <테러맨>(한동우, 고진호), <부활남>(채용택, 김재한) 등 기존에 선보였던 작품들과 연결되는 작품들입니다.

 

슈퍼스트링의 스토리는 게임으로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와이랩은 팩토리얼게임즈와 모바일 게임 <슈퍼스트링>을 공동 개발하여 슈퍼스트링 속 주인공들이 하나의 세계관 안에 등장하는 모바일 수집형 역할 수행 게임(RPG)을 준비 중입니다.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웹툰 IP는 팬덤을 보유하고 있고,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새롭게 출시되는 게임에 유리하며 성공 가능성이 비교적 높습니다. 원작 웹툰 역시 게임으로 제작됐을 때 원작의 관심도가 증가하며 IP의 가치, 주기가 증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와이랩은 직접 기획/제작한 만화 콘텐츠 IP의 다양한 2차 사업을 통해 IP의 영속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카카오페이지의 ‘슈퍼웹툰 프로젝트’

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의 ‘슈퍼웹툰 프로젝트’는 작품성, 대중성, 확장성 등을 바탕으로 슈퍼 IP(지식재산권)를 선정합니다. 카카오페이지의 이러한 전략은 작품성이 뛰어난 웹툰을 기반으로 IP를 확장해 유니버스를 구축하여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슈퍼웹툰 프로젝트는 <이태원 클라쓰>(광진)를 시작으로 <어린>(윤태호), <승리호>(홍작가), <스틸레인3 :정상회담>(양우석/제피가루)을 차례로 선보였습니다.

JTBC를 통해 드라마로 방영된 <이태원 클라쓰>는 ‘슈퍼웹툰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으로, 원작 웹툰은 조회 수 4억 건, 누적 구독자 수 2,000만 건을 기록한 검증된 작품입니다. 드라마 또한 박새로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그 배경으로는 연출과 각색이 있었습니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원작 웹툰 창작자인 광진 작가가 직접 극본에 참여한 사례로, 원작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인물들의 감정을 드라마에서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또한, 원작의 캐릭터 설정을 바꾸고, 극적인 장면을 추가하는 등 연출에 변화를 주어 원작과 다른 재미가 있었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넷플릭스 종합 톱 2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글로벌 인기 IP임을 입증했습니다.

 

카카오페이지의 ‘슈퍼웹툰 프로젝트’ 두 번째 작품은 윤태호 작가의 어린(물고기 비늘)-남극편(이하 어린)입니다. 어린은 물고기 비늘이란 뜻으로 윤태호 작가는 “물고기를 보호하는 갑옷과 같은 역할을 하듯, 우리도 자기 자신을 지키는 저마다의 어린과 같은 무엇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린>은 <이끼>, <미생>으로 웹툰 원천 콘텐츠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는 윤태호 작가의 차기작으로 발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으며 2020년 3월에 공개되었습니다.

 

세 번째 슈퍼웹툰 프로젝트는 <승리호>다. 영화 <승리호>(2020)와 웹툰 <승리호>는 같은 세계관과 캐릭터를 공유하며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사례로 주목할 만합니다. 코로나19로 극장 대신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영화 <승리호>는 개봉하자마자 많은 관심을 받으며 2,600만이 넘는 유료 구독 시청을 기록했습니다. 영화 <승리호>가 나온 후 머지않아 웹툰 <승리호>가 한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프랑스, 북미 5개국에 동시에 공개되었는데, 국내에서는 연재 15화 만에 누적 조회 수 500만을 넘기며 웹툰 역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평행 확장형 웹툰 영화 프로젝트를 위해 카카오페이지는 3년 전에 영화 투자 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가 개발 중이던 영화 <승리호>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으며 카카오페이지는 이 작업을 ‘승리호 IP 유니버스 구축’이라 밝혔습니다. <승리호> 영화와 웹툰은 동시에 기획, 제작됐으나 두 작품은 기본 설정 정도만 공유할 뿐 주된 스토리는 다릅니다. 웹툰 <승리호>의 홍작가는 “웹툰 ‘승리호’는 영화 ‘승리호’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40%는 재창조된 스토리가 전개될 것”이라 밝히며, “각각의 캐릭터별로도 하나의 웹툰 시리즈가 나올 만큼 승리호의 확장성은 무한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승리호>의 경우, 웹툰, 웹소설에서 영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 아닌 영화 시나리오를 시작으로 웹툰을 기획・제작하여, IP 유니버스 구축을 함께 진행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좌) Netflix (우) JTBC

2020년 하반기 마지막 슈퍼웹툰 프로젝트 작품은 웹툰 <스틸레인3 : 정상회담>입니다.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은 웹툰 ‘스틸레인’ 시리즈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영화 <강철비> 시리즈에 작품 투자를 해 왔습니다. 스틸레인 시리즈는 분단 한국을 모델로 하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액션 스릴러물입니다. 2011년 웹툰 <스틸레인>(양우석/제피가루)을 시작으로 웹툰 <스틸레인2: 강철비>(양우석/정하용/브리헴), 웹툰 <스틸레인3 : 정상회담>(양우석/제피가루) 까지 총 3편의 웹툰과 <강철비>(2017), <강철비2: 정상회담>(2020) 2편의 영화를 통해 10년간 분단 한국을 소재로 하는 세계관을 이어왔습니다.

 

2020년 개봉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은 웹툰 <스틸레인3 : 정상회담>이 원작으로, 2017년 개봉한 영화 <강철비>의 속편입니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은 코로나19 시국에도 100만 관객을 돌파하였고, 원작 웹툰 <스틸레인3 : 정상회담>도 재조명받으며 조회 수가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양우석 감독과 함께 스틸레인 유니버스를 구축해 온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는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10년간 하나의 유니버스를 구축해 온 스틸레인이란 IP는 국내 유일하며, 단일 IP가 다양한 장르로 확장하며 작품의 롱테일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웹툰 ‘스틸레인’- 영화 ‘강철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는 의미하는 바가 깊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웹툰과 영화를 오가는 ‘스틸레인 유니버스’는 하나의 IP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카카오페이지가 ‘IP 비즈니스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2020년, 카카오페이지는 슈퍼웹툰 프로젝트의 성과를 기반으로 오리지널 IP 확보를 위해 많은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글로벌 영화・드라마 제작사 크로스픽쳐스를 인수하며 원작 IP의 영상화는 물론, 글로벌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였습니다. 보유한 원작 IP를 기반으로 다양한 IP 사업, 확장을 통한 세계관 구성 등 국내외로 양질의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만화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