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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현장취재

내가 직접 만드는 공연 콘텐츠 공모전, <마이 리얼 콘서트> 어워드 현장

by KOCCA 2015. 11. 13.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을 소개하면서, 애플이 음악에 집중하는 이유를 밝힌 바 있습니다. 잡스는 "우리 모두는 음악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죠."라면서 음악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는데요. 잡스의 말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관련 일, 그중에서도 공연기획에 도전하기 위해서 다섯 달 동안 열정을 불태운 대학생들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한국콘텐츠진흥원·부루다콘서트·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가 공동 주최한 공연 콘텐츠 공모전, <마이 리얼 콘서트>에 참가자들인데요. 이들은 아티스트 섭외와 공연 장소 및 콘셉트 결정부터, 티켓 판매와 공연 진행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업무를 총괄하며 자신이 만든 공연을 무대 위에 올리는 데에 성공했다고 해요. 그리고 11월 4일, 콘텐츠코리아 랩에서 열린 <마이 리얼 콘서트 어워드>로 공연기획 공모전이라는 대장정이 드디어 끝을 맺었습니다. '별빛이 내리는 가을 밤 야외콘서트'라는 콘셉트로 진행되었던 <제2회 마이 리얼 콘서트 어워드>, 그 현장을 함께 보실까요?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영철 부원장님께서는 "이번 <마이 리얼 콘서트> 공모전이, 공연 창작자를 위한 힘찬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며 축하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곧이어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의 김형수 대표님께서 간략한 심사평과 그간의 소회를 말씀하셨는데요. 옥상달빛과 함께 <희한한 나이, 28> 공연을 진행했던 '여름홍시' 팀은 팀원들이 명동에서 캐비넷을 직접 들고 홍보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또사람의 <썸머스테이> 공연을 기획했던 '섬사람들' 팀은 3D 그래픽과 영상디자인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고 하셨는데요. 전문가도 힘든 영역을 대학생들이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이어서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섬사람들'이 최우수상을, '여름홍시'가 우수상을 수상하며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의 영예를 안았고요. '끝물' 팀과 '옥타쿠' 팀은 각각 부루다콘서트상, 그리고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상을 수상했습니다.


▲ 사진 1. <마이 리얼 콘서트> 어워드 수상자 단체사진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2014년·2015년 <마이 리얼 콘서트>의 최우수상팀과 함께 공연했던 뮤지션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선우정아 씨는 "작년에 <마이 리얼 콘서트>를 통해서 올림픽공원에서 처음 공연을 하게 됐는데, 뮤지션으로서도 배운 점이 참 많은 공연이었다"고 작년 공연을 추억했습니다. 이어서 <비온다> - <뱁새> - <봄처녀> 세 곡을 들려주셨는데요. 변화무쌍한 보컬로 모든 공간을 지배하는 선우정아 씨의 마력 넘치는 무대에 수상자들도, 관객들도 흠뻑 빠져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무대에 오른 혼성듀오 사람또사람은 "함께 공연을 진행했던 섬사람들 팀이 최우수상을 받아서 무척이나 기분이 좋다"고 싱글벙글 하셨는데요. <특별한 사람> - <겨울밤>, 그리고 함께 고생한 섬사람들 팀을 위한 노래라며 <문제의 시작>까지. 역시 세 곡을 연주하셨습니다. 사람또사람은 노래 중간중간 위트 있는 토크를 섞어서, 자연스럽게 관객 호응을 이끌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곧 발매되는 사람또사람의 신보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이렇게 <마이 리얼 콘서트>의 공식 일정은 끝을 맺었습니다.


▲ 사진 2. 축하공연 중인 사람또사람



시상식 공식 일정은 끝났지만, 이날 최우수상을 수상한 '섬사람들' 팀원들은 <마이 리얼 콘서트>를 궁금해하는 분들을 위해서, 인터뷰에 기꺼이 응해주셨는데요. 이날 시상식에 참여한 이상지, 권유리, 김명훈 수상자의 인터뷰를 만나볼까요? (* 윤정현, 추진호 수상자는 개인 일정상 이날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최우수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우선, 다섯 분이 어떻게 팀을 구성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저희는 기획자 세 명, 그리고 디자이너 두 명으로 이루어진 팀입니다. 작년에도 <마이 리얼 콘서트>에 도전했던 상지 씨를 중심으로, 기존 대외활동이나 공모전을 함께했던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서 팀을 구성하게 되었는데요. 팀원 중에는 평일 홍대 공연 활성화 프로젝트, '먼데이 프로젝트'에서 활동했던 친구들도 있고요. 어머니가 "공연비를 다 합치면 차 한 대 값이 나오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공연을 좋아하는 친구도 있어요. 그리고, 음악은 좋아하지만 인디 음악을 자세히는 알지 못했던 친구도 있고... 저희 팀, 다양하게 이루어졌네요. (웃음)


Q. '섬사람들'이 기획했던 공연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저희가 먼저 떠올렸던 이미지는 '섬'이었어요. 그러다가 '섬'에다가 '-er'을 붙여서 섬머라는 이름을 생각해냈는데요. 섬에 갇힌 사람들, 즉 섬사람들이 되는 것이죠. 공연의 전체 콘셉트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방향으로 결정했고요. 저희가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오브제는 '물병'이에요. 쪽지를 담은 물병이 바다를 떠다니는 장면을 무대에 형상화하고 싶었습니다. 관객들에게 미리 사연을 신청받은 후, 그 사연이 적힌 종이를 물병에 담아서 무대로 올려보냈어요. 그러면 아티스트가 사연을 뽑아서 읽고, 노래를 들려주는 것이죠.


▲ 사진 3. 섬사람들이 기획했던 공연의 오브제, '물병'


Q. 함께 공연할 아티스트로 '사람또사람'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람또사람의 노래는 뭐랄까, 사람들을 다독여주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들의 외로움을 위로하자는 저희의 콘셉트와 가장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또사람의 공연을 보러가서 <마이 리얼 콘서트>에 대한 얘기를 했을 때, 멤버들도 무척이나 좋아하셨어요. 그리고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저희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주시고, 한편으로는 저희를 동생처럼 편하게 대해주셔서 준비 기간 동안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Q. 기획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궁금합니다.


A. 아무래도 티켓 판매가 제일 힘들었어요. 저희는 티켓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 공연과 아티스트를 동시에 알리는 프로모션을 기획했는데요. 저희 팀원 정현 씨 아버지가 운영하는 카페에 양해를 얻어서, 프로모션 공간을 만들었어요. 테이블을 물병으로 장식하고, 사람또사람의 신곡을 CD로 구워서 들을 수 있게 설치한 것이죠. CD를 듣고 음악이 마음에 들면 공연에 오라고 홍보를 하기도 했고, 신곡 자체에 대한 설문조사를 같이 진행하기도 했어요. 설문지를 거의 백 장 넘게 돌린 것 같은데, 사람또사람 멤버 분들도 엄청 좋아하시더라고요. 아티스트에게는 신곡에 대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니깐요.


사실 초반에 티켓 판매가 조금 부진했었던 것이, 저희가 더 열성적으로 노력하는 추진력이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러 가지 이벤트를 생각하고,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직접 발로 뛰면서 더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아요. 만약 티켓이 잘 팔렸다면 돌아보지 않았을 작은 부분 하나하나에도 더욱 정성을 쏟게 되더라고요.



▲ 사진 4, 5. 공연과 아티스트를 홍보하기 위해 카페에서 진행했던 프로모션


Q. 그렇다면, 공연을 기획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A. 공연이 끝나고, 퇴장하는 관객분들께 물병을 하나씩 나눠드렸어요. 그리고 공연 후기와 물병을 재활용하는 인증샷을 보내주시면, 추첨을 통해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아티스트의 CD와 공연 티켓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그때 관객들의 공연 후기들을 읽으면서 정말 크게 감동받았어요. 경품을 위한 후기보다는, 저희에게 공연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싶어서 진심을 담아 작성한 후기라는 것이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저희 공연을 통해 사람또사람을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되었다는 반응을 볼 때도 정말 많이 뿌듯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저희 공연을 찾아주신 관객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하고 싶어요.


Q. <마이 리얼 콘서트>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모든 여정을 끝마친 소감도 궁금합니다.


A. 하나의 공연이 만들어지기까지 그 엄청난 노고를, 온몸으로 겪을 수 있다는 것이 <마이 리얼 콘서트>의 매력이죠(웃음). 막연하게 로망으로 생각했던 공연 스태프가 실제로는 얼마나 많은 일을 담당하는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저희의 의견을 표현하고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데,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이 고생을 많이 하기도 했고요. 회의를 거치고 피드백을 받으며, 내 생각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라는 깨달음과 양보의식 또한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사진 6. 최우수상을 수상한 '섬사람들' (왼쪽부터 이상지 씨, 김명훈 씨, 권유리 씨)


Q. 마지막으로, 다음 <마이 리얼 콘서트> 도전을 꿈꾸는 분들을 위한 조언을 간략하게 부탁드릴게요.


인디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또는 공연기획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마이 리얼 콘서트>는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라고 생각하는데요. 하나부터 열까지 저희가 모든 것을 다 맡아서 하거든요(웃음). 아크릴판에 LED 조명을 하나씩 붙여서, 노래가 바뀔 때마다 투명 물병에 비춰지는 조명 색이 달라지도록 했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한데요. 전문적인 부분까지는 아니더라도,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다 손댄 기분이에요. 정말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내년에 개최될 제3회 <마이 리얼 콘서트>에는, 더 다양한 기획과 아티스트가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희,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해도 될까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콘텐츠코리아 랩, 부루다콘서트, 그리고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의 모든 관계자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 기획안을 애정 있게 멘토링 해 주셨던 분들, 공연장을 찾아주신 관객분들, 그리고 공연을 함께하며 많이 정들었던 사람또사람 멤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한 편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위한 몇 달간의 여정이 모두 끝난 지금, 섬사람들은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때로는 폭소를 터뜨리기도 하고, 때로는 울컥하기도 했는데요.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정이 넘쳐나는 젊은 공연기획자들이 있기에, 앞으로도 쭉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면서, 동시에 우리나라 공연의 미래가 무척이나 궁금해졌습니다.


내가 직접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다면, 공연기획을 하나부터 열까지 몸소 체험해보고 싶다면, <마이 리얼 콘서트>가 정답입니다! 내년에 개최될 예정인 제3회 <마이 리얼 콘서트>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