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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문화기술

문자 예술의 아름다움, <제 26회 대한민국서예대전>

by KOCCA 2014. 5. 12.


요즘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캘리그라피와 POP글씨 문화강좌는 점점 늘어가고, 수강생도 많아지고 있으니까요. 예로부터 글씨는 마음의 창이라고 했지요. 많은 조상들이 글씨를 쓰며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현대에도 많은 사람들이 서예와 캘리그라피를 통해서 심신을 깨끗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글씨 문화의 총체를 보여주는 전시회가 있습니다. 바로 제 26회 대한민국서예대전입니다.


한국서예협회에서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후원하여 2014년 3월 6일 목요일부터 3월 8일 토요일까지 3일동안 출품작을 받았던 제26회 대한민국서예대전 수상작품 전시회가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2014년 4월 19일 토요일부터 4월 30일 수요일까지 12일간 3부에 걸쳐서 진행되었습니다. 1부는 4월 19일부터 4월 22일까지, 2부는 4월 23일부터 4월 26일까지, 3부는 4월 27일부터 4월 30일까지였고요, 대상과 우수상 작품은 3부 내내 전시되었습니다. 서체 관계 없이 성명 가나다순으로 전시합니다.


 


사단법인 한국서예협회는 1989년 창립되어 서예 창작활동에 관한 사업과 서예치 출판 및 교육적 자료 연구, 서예의 국제문화교류에 관한 사업 등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전문법인단체로서 전국의 16개 지회와 54개의 지부, 해외의 인도네시아지회 등에 4500여명의 회원이 있습니다. 


한국서예협회는 신인작가의 발굴을 위한 공모전인 대한민국서예대전을 통하여 누적 630명의 초대작가를 배출하였고, 초대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위한 초대전을 8회에 걸쳐 가졌으며 작가들의 지역 문화교류에 힘을 쏟았습니다. 또한, 국제문화교류전을 중국서법가협회와 한·중서예교류전을 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 주독 대한민국대사관 한국문화원에서 매년 정기전인 아름다운 우리 한글전이 5회 개최하였습니다. 그 외 아랍 5개국전, 몽골전, 쿠웨이트전, 폴란드전을 연 바 있으며, 회원들을 위한 회원전 및 기획전인 3.1운동 계승기념전, 8.15광복 60주년 기념전으로 깃발전을 주최했습니다. 한국서예협회의 20년사가 2010년 발행되었으며, 매년 발행되는 협회지인 "한국서예"는 제 25호를 발행하였습니다.


한국서예협회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서예대전 공모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한 대회이며 신인작가의 등용문으로써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창작활동의 기회제공과 일반인들의 공모전 참여를 통한 자기개발의 기회를 주며 그로 인한 자기개발의 자기 만족 성취감을 높여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시입니다. 


기성작가들의 작품과 다른 작품세계를 볼 수 있으며 일반인들의 서예보급을 통하여 서예 저변확대의 효과를 가질 수 있는 전시이며 서예, 문인화, 서각, 전각, 현대서예 등 다양한 분야의 전시를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전입니다. 




▲ 사진1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제 26회 대한민국서예대전은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1, 2전시실에서 열렸습니다. 


작품 부문은 전서, 예서, 해서, 행초서, 한글, 문인화, [전각, 현대서예, 서각] 7개 부문이었습니다. 전시실은 2층부터 있고,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는 수상작가분들의 이름이 모두 쓰여있었습니다. 매표소도 2층 1전시실에 있습니다. 표 가격은 일반인은 1000원, 초중고생 500원입니다. 



 ▲ 사진2 (왼쪽부터) 대상 서영화 작가 작품, 우수상 유숙정 작가 작품



▲ 사진3 (왼쪽부터) 우수상 최홍 작가 작품, 우수상 윤여옥 작가 작품



전시실에 입장하면 대상, 우수상 작품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특선과 입선 작품들은 1부, 2부, 3부동안 교체되며 전시되나 대상, 우수상 작품은 3부 내내 전시된다고 하니 모두 만나보실 수 있겠네요. 아름답고 시원시원하면서도 절제된 글과 그림이 일품입니다. 고대 명필들이 살아나 데운 술이 식기 전에, 순식간에 써내려 간 것 같지 않나요? 붓 터치 하나하나가 느껴져서 붓 터치를 따라 명필들이 글을 쓰는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 사진4 1전시실 모습



대상, 우수상 작품을 보며 전시실 내부로 발을 옮기면 많은 작품들이 보입니다. 전시실의 크기는 작지만 작품들이 굉장히 밀도있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입선 작품 사이에 특선 작품들은 초록색 이름표로 특선이라고 쓰여 있답니다. 천천히 걸으며 작품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내부 사진 촬영도 가능하였기에 수상자분들께서 자신의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큰 전시실에 방이 여러개 붙어 있는 형태의 전시관인데요, 방마다 의자도 있어서 전시를 보며 피로해진 다리를 쉴 공간도 있었답니다.


 

▲ 사진 5 (왼쪽부터) 임채준 작가 작품, 전병숙 작가 작품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서예'와 다른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임채준 작가의 작품은 보통 '서예'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와 상당히 다르지요? 한지나 종이에 붓으로 써내려간 작품이 아니라 글씨를 올록볼록 튀어나오게 입체적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나무나 돌 등에 글자를 직접 새긴 작품을 서각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번에 서각 작품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었는데요, 서각의 강렬함에 매료당하여 한참 쳐다보고 있었답니다. '뿌리 깊은 나무'라는 글귀가 나무 뿌리에 강건하게 새겨진 듯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아름다운 문인화도 많았습니다. 색이 칠해진 문인화와 흑백으로 된 문인화가 있었는데요. 양쪽 다 기품 있고 고고한 매력을 뽐냈습니다. 여백의 미가 한껏 살아 여백 이상을 채우는 작품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그림과 함께 써있는 글도 고풍을 더해주었습니다.



▲ 사진6 (왼쪽부터) 특선 이영수 작가 작품, 정윤철 작가 작품



정윤철 작가 작품은 상당히 독특합니다. 글씨 한 획 한 획을 사람들로 구성하여 마치 운동회에서 사람들이 글자 모양을 만들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네요. 논어의 한 구절인 군자유어의 소인유어리(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 "군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잇속에 밝다")가 쓰여 있습니다. 군자와 소인을 논하는 글귀를 사람들로 형상화하니 더욱 오묘합니다.



▲ 사진7 (왼쪽부터) 정문기 작가의 작품, 최충열 작가의 작품



너무나도 아름다운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고, 절도와 품위가 있는 글씨들 앞에서 한참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한 획 한 획이 어찌나 힘차고 고운지. 글씨를 늘 삐뚤빼뚤하게 줄 맞춰 쓰지 못하는 저로서는 줄 맞춰 정제된, 혹은 자유로운 붓놀림의 글씨 한 자 한 자에 감탄이 절로 나왔답니다. 갤러리 크기는 작아도 많은 작품들이 벽을 메우며 빽빽히 전시되어 있는데, 하나하나 모두 아름다운 작품들 앞에서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습니다.


날씨 좋은 날, 예술의전당으로 나서봅시다. 친구들과,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글들을 바라보며 일과에 지친 마음을 힐링해보는 게 어떨까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함께 예쁜 풍경을 거닐고, 멋진 작품들을 보며 서로 감상을 이야기하며 마음을 풍족하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행복한 사람들일 겁니다.



ⓒ 사진 출처 

- 사진1,5,5,6,7  직접 촬영

- 사진 2,3 사단법인 한국서예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