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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행사

하늘을 향하여! 공군참모총장배/대한항공 비행시뮬레이션 대회

by KOCCA 2013. 11. 13.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 가을! 저는 높고 높은 가을 하늘을 보면 비행기를 타고 저 하늘을 누비고 다니고 싶다는 상상을 많이 하곤 합니다. 하지만 조종사가 아니므로 정말로 그렇게 해 볼 수는 없지요. 사실 세상에는 저와 같이 하늘을 동경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은 가상 환경에서라도 비행기를 조종해 볼 수 있는 특수한 게임을 활용하여 사이버 공간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러한 소위 '사이버 파일럿' 들의 비행기량을 겨루는 대회 두 개가 연달아 열렸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았습니다. 바로 공군참모총장배 항공전투시뮬레이션대회대한항공 Flight Simulation Contest 입니다.

 

▲사진2 비행 시뮬레이션의 한 장면

 

 

◎ 비행시뮬레이션은 무엇?
 
비행 시뮬레이션(Flight Simulation)이란 게임의 한 장르인 탈것 시뮬레이션(Vehicle Simulation)의 한 분야로서, 비행기에 작용하는 물리적인 법칙, 조종에 대한 반응, 하늘 및 주변 지형과 항공기 외관 및 내부 등을 현실과 비슷하게 구현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실제 항공기를 조종하는 것과 최대한 비슷하게 체험할 수 있게끔 해 주는 컴퓨터 프로그램 또는 장비를 말합니다. 주로 항공기 탑승체험이나 조종사의 모의훈련에 사용되는데요. 특히 상용 컴퓨터 프로그램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이나 현대전의 군용항공기를 구현한 것이 많으나 민항기를 구현한 비행 시뮬레이션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편입니다. 대표적으로 Flight Simulator, X-Plane, Prepar3D, Falcon 4.0, IL-2, Lock On, Rise of Flight 등이 있습니다.

 

▲사진3 비행 시뮬레이션의 한 장면

 

장르 자체의 특성상 쉽고 편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기보다 현실의 항공기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배우기 위해서는 사전지식이 많이 필요한 편입니다. 비행에 관한 기초 이론과 항공기 각 요소의 동작 원리, 조종석 안 여러 장치의 작동 방법, 운항을 위해 필요한 절차, 항공기의 제원, 공중전 및 지상 공격의 방법과 항공기와 관계된 역사까지 알아야 할 정도로 방대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또한, 시뮬레이션에서 조종을 하는 과정에서는 높은 집중력이 필요한 편이고요.
 
그래서 다른 장르의 게임에 비해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그만큼 교육적인 효과가 뛰어난 편입니다. 게임을 하기 위한 배경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과학, 공학, 군사학, 운항학, 역사에 관한 지식이 쌓이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현실에서 항공기 조종사가 하는 일에 관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조종사에 대해 막연하게만 생각해왔던 것들을, 비록 실제 항공기는 아니지만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체험해봄으로써 더욱 정확히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리하여 미래를 이끌어 갈 첨단분야 중 하나인 항공우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진4 공군참모총장배 항공전투시뮬레이션대회를 준비하는 모습

 


◎ 공군참모총장배 항공전투시뮬레이션대회
 
비행시뮬레이션이 이렇게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것을 미리 인식한 우리 공군에서는 비행 시뮬레이션에서의 비행 및 전투기량을 겨루는 공군참모총장배 항공전투시뮬레이션대회(이하 공참배 대회)를 지난 2001년부터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는 2013 서울국제항공우주및방위산업전시회(ADEX)의 일환으로 지난 11월 2일에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열렸으며 올해로 10회째를 맞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처음으로 시작된 공식 비행 시뮬레이션 대회라는 점과 더불어,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 나라의 공군에서 주최하는 공식 비행시뮬레이션 대회라는 점이 특별합니다. 공군에서 주최하는 대회이다 보니까 현재 공군에서 운용중인 군용기를 가지고 하는 종목이 많은데, 올해 대회는 1:1 공중전 부문, 공대지 부문, 그리고 항공레이싱 부문으로 나뉘어 열렸습니다.
 
먼저 <1:1 공중전 부문>은 'Lock-On Flaming Cliffs 3' 이라는 시뮬레이션으로 경기를 진행하였으며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 를 사용하여 공대공 미사일과 기관포로 상대방을 먼저 격추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종목입니다. <공대지 부문>은 'Falcon BMS 4.32'로 경기를 진행하였으며 공군의 또다른 주력 전투기인 KF-16을 사용하여 공대공 미사일, 항공폭탄, 기관포로 주어진 지상 목표물 및 공중 목표물을 가능한 한 많이, 그리고 빠르게 파괴하는 것을 겨루는 종목입니다. 마지막으로 <항공레이싱 부문>은 'Flight Simulator X'에서 우리 공군의 기본훈련기인 KT-1을 사용하여 제한 시간 안에 정해진 코스를 얼마나 빠르게 통과하는지를 겨루는 종목입니다.

 

이날 대회에서는 마침 비가 내려서인지 참가자가 예상보다 적었지만 모두 그동안 연습해왔던 기량을 아낌없이 선보였습니다. 참가자가 많았기 때문에 경기장의 열기가 대단했는데 대회장에 있던 대형 스크린에서 나오는 경기장면에서 긴박한 상황이 연출될 때마다 환호하기도 하고 탄식하기도 했습니다.

 

▲사진5 공참배 대회에서 현직 공군 조종사들이 채점을 하는 모습

 

▲사진6 대한항공 대회에서 현직 기장들이 채점을 하는 모습

 

◎ 대한항공 Flight Simulation Contest
 
공참배 대회가 열린 바로 다음날인 11월 3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대한항공 Flight Simulation Contest가 열렸습니다. 이 대회는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6회째를 맞고 있습니다. 이 대회도 공참배 대회와 비슷하게 세계에서 유일하게 민간 항공사에서 주최하는 공식 비행 시뮬레이션 대회로 알려졌는데요. 공군참모총장배 대회와 다른 점은 실제로 대한항공에서 운용 중인 민항기를 가지고 운항 실력을 겨루는 대회라는 것입니다.
 
이 대회는 딱히 종목의 구분은 없고, 공참배 대회의 항공레이싱 부문과 같은 프로그램인 'Flight Simulator X'에서 현재 대한항공에서 운용 중인 A380-800과 A330-300을 이용하여 정해진 공항(예선에서는 김포공항, 본선에서는 홍콩 첵납콕 공항, 결선에서는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이륙하여 수동 조작으로 정해진 비행경로를 따라 정확하게 비행하는 것을 겨뤘습니다. 특히 올해 대회부터는 결선에서 관제사에게 관제를 받으며 비행하는 과제가 추가되었는데, 실제로 민항기를 운항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대회 수준이 더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관제사와 참가자가 주고받는 교신 내용이 대회장에 중계될 때는 마치 실제 조종사와 관제사 사이의 교신 내용을 듣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비행기를 조종해서 활주로에 사뿐히 내려앉을 때는 관객석에서 환호성이 들리기도 했고요. 참가자들은 과연 이렇게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까요?

 

▲사진7 공군참모총장배 항공전투시뮬레이션대회가 인터넷에서 중계되고 있는 모습

 

사진8 이번 대회의 사회를 맡은 제4기 국민조종사 황치웅 씨(사진 오른쪽)

 
이틀에 걸친 두 대회는 모두 인터넷으로 생중계되었습니다. 공참배 대회는 다음팟TV로 생중계되었으며 대한항공 대회는 유튜브의 온게임넷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었습니다. 두 방송 모두 비행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일반인들에게 더 쉽게, 더 널리 알릴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습니다. 특히 공참배 대회는 올해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기 시작했는데, 경기 중계 및 해설을, 제4기 국민조종사로 선발되어 지난 10월에 열린 청주에어쇼에서 KT-1에 탑승했던 황치웅 선생님께서 맡아주셨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사진9 공참배 대회에서 한 관람객이 A-10 공격기 시뮬레이터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10 대한항공 대회의 일반인 체험 모습

  
앞서 이야기 드린 것처럼 비행 시뮬레이션이 널리 알려진 장르가 아니므로 이번 두 대회에서는 대형 전시회와 같이 열리는 대회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여 비행 시뮬레이션을 잘 모르시는 분들께 이를 알리려는 노력을 병행하였습니다. 비행 시뮬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차려서 일반인들에게 체험을 시켜준 것입니다. 공참배 대회에서는 FWU, VATKOR, DCS 제1연합 전술비행단, YSFLIGHT 네이버 카페, VAFA, WolfPack 등 국내에서 활동하는 6개의 비행 시뮬레이션 동호회에서 체험 부스를 운영하였으며 대한항공 대회에서는 대한항공 자체적으로 체험 부스를 운영하여 많은 사람에게 비행 시뮬레이션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이번에 열린 두 대회를 통하여 비행 시뮬레이션 유저들에게는 그동안 인터넷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다른 유저를 직접 만나보고 친목을 다질 수 있게 되었으며, 일반인들에게는 비행 시뮬레이션이라는 특수한 게임 장르에 대해 접해볼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항공을 사랑하는 사람과 항공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너나할것 없이 모여서 벌인 한바탕 축제와 같았습니다. 두 대회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서 우리나라 비행 시뮬레이션계의 저변이 더 넓어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영상1 대한항공 Flight Simulation Contest 생중계 영상

※생중계된 영상을 거의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올린 것이기 때문에  도중에 음성이 나오지 않거나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영상2 공군참모총장배 항공전투시뮬레이션대회 항공레이싱 부문 시범 플레이 영상

 

 

◎사진 및 영상 출처

-사진1-2,4,6-7,9-10 직접 촬영

-사진3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5,8 대한민국 공군 홈페이지

-영상1 Youtube

-영상2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