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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봄날의 멜로영화 좋아하세요? - 세 번째 이야기 진가신 감독의 <첨밀밀>

by KOCCA 2013. 5. 13.

 

▲ 사진1 진가신 감독의 <첨밀밀> 영화 캡쳐본

 

 

 봄날의 멜로영화 좋아하세요?’라는 주제로 벌써 세 번째 글을 쓰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를 두 번째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를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그 세 번째로 진가신 간독의 <첨밀밀>을 알아볼 생각입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봄날은 간다>는 한국영화이고, <러브레터>는 일본영화, <첨밀밀>은 중국영화입니다. 동북아의 삼국인데요. 거리는 가깝지만 신기하리만큼 각자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그런 차이가 멜로영화에서도 투영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첨밀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첨밀밀>1997년 작으로 당대 대스타였던 여명, 장만옥이 주연을 맡으며 화제가 되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1986년 소군(여명 분)이 기차를 타고 홍콩으로 넘어오면서 시작됩니다. 소군의 꿈은 다름 아닌 많은 돈을 버는 것이죠. 고향에 소정이라는 약혼녀가 있는 소군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러던 중 이요(장만옥 분)를 만나게 되죠. 이요도 홍콩으로 돈을 벌기 위해 넘어온 참이었고, 하루하루를 악착같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꿈을 안고 홍콩에 왔다는 것과 대만 최고의 가수 등려군을 좋아한다는 것 말고는 없어 보였죠.


▲ 사진2 진가신 감독의 <첨밀밀> 영화 캡쳐본

 

 처음 이요는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소군을 이용합니다. 영어회화 학원을 소개해 주는 것이었죠. 그 둘은 1987년 구정 전야에 광장에서 등려군의 앨범을 파는 장사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홍콩 사람들에게 등려군은 관심 밖의 가수였고, 장사는 보기 좋게 망하게 되죠. 이렇게 홍콩이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 우여곡절을 함께하던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에게 의지하게 되고, 점점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 사진3 진가신 감독의 <첨밀밀> 영화 캡쳐본

 

 그러던 중 이요는 좀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하던 주식의 실패로 모은 돈을 모두 잃고, 빚을 지게 됩니다. 그런 이요에게 돈 많은 암흑가 보스 표형이 나타나게 되죠. 아무 조건 없이 이요를 바라보는 소군의 사랑과 자신의 불안한 미래 사이에서 고민하던 이요는 결국 소군의 곁을 떠나고 맙니다. 1990, 소군이 고향에 있던 약혼녀 소정을 홍콩에 불러 올린 결혼식에 이요가 표와 함께 참석하게 됩니다. 3년만의 재회이죠. 하지만 소군의 옆에는 소정이, 이요 옆에는 표가 있었죠.

 

 각자 옆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음에도 서로의 사랑에 변함이 없음을 깨달은 두 사람은 새로운 곳으로의 도피를 계획합니다. 소군은 결혼한 소정까지 포기하면서 약속한 장소로 달려가죠. 하지만 이요는 갑작스런 사고가 일어난 표를 결국 버리지 못하고 다시 그들의 사랑은 엇갈리게 됩니다.


▲ 사진4 진가신 감독의 <첨밀밀> 영화 캡쳐본


▲ 사진5 진가신 감독의 <첨밀밀> 영화 캡쳐본

 

  이요가 떠나버린 뒤 소군은 모든 희망을 잃고 소정과도 헤어지게 됩니다. 차마 표를 버리지 못하고 떠난 이요도 미국에서 표가 사망하고 혼자가 됩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려 5년 뒤인 1995년 뉴욕에 간 소군은 별 생각 없이 뉴욕의 거리를 걷다가 등려군의 사망소식을 알리는 뉴스에 발걸음을 멈춥니다. 그렇게 서있는 소군의 옆에 한 여자도 와 그 소식을 듣습니다. 바로 이요였습니다. 서로를 알아보고 말없이 바라보는 두 사람은 결국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는 등려군의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1986년 만남을 시작으로 많은 엇갈림 속에서 결국 사랑을 이루어지지 못했던 둘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1995년 다시 낯선 땅 미국에서 만나게 됩니다. 마치 낯선 홍콩에서 서로를 만났던 그 때처럼 말입니다.

 

 

                                                              ▲ 사진6 진가신 감독의 <첨밀밀> 영화 캡쳐본

 ▲ 사진7 진가신 감독의 <첨밀밀> 영화 캡쳐본


 

 영화 속 명장면을 꼽자면 소군이 이요를 자신의 자전거 뒤 자석에 태우고 홍콩의 거리를 달리는 장면입니다뒷 자석에 있던 이요가 등려군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 노래를 듣고 소군도 같이 부르고요. 소군과 이요가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게 되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 장면 속에서 스키니진을 입고, 단화를 신은 장만옥에 반한 저는 아직도 그러한 패션의 여성을 보면 <첨밀밀> 속의 그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첨밀밀>을 한 마디로 표현하지면 다음과 같겠습니다.

 

"만나게 될 사랑은 결국 다시 만나게 된다."

 

◎ 사진출처

사진1~7 영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