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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문화기술

“당신의 이야기 창작을 도와드립니다.”

by KOCCA 2013. 2. 26.


“당신의 이야기 창작을 도와드립니다.”



― 류철균(이인화) 교수 인터뷰 -

  

     

  7번방의 선물! 최근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력뿐만이 아니라 탄탄한 작품성까지 좋은 평가를 얻고 있지요. 이처럼 한국 영화는 과거에 비해 다양하고 질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아가고 있는데요, 이제 할리우드 대작들과 맞붙어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지나친 자신감일까요?


 ‘네’. 적어도 시나리오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면에서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게 보입니다. 


   혹시 한 해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영화 시나리오가 몇 개나 되는지 아시나요? 5만 여 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한 해 한국에서 쓰이는 시나리오는 어느 정도 될까요? 1000 편 정도입니다. 양적으로만 비교해도 50:1 이라는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양적 차이는 결과적으로 시나리오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요, 좋은 영화의 시작이 좋은 스토리인 만큼 한국에서도 더 많은 시나리오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환경을 위해 오늘은 이야기 창작을 하는데 효율적인 도움을 주는 스토리텔링 지원도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CT R&D사업으로 지원하고, 이인화교수가 개발한 ‘스토리헬퍼’라는 프로그램인데요, 35개월의 개발기간을 마무리하고 무료 배포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개발자 류철균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류철균 교수는 ‘이인화’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소설가로 현재 이화여대에 재직중이며, 한국의 디지털 스토리텔링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더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들이 창작되어야 한다는 류철균 교수는 창작의 활성화를 위해 스토리헬퍼가 작가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류철균 교수와 인터뷰 일문일답.



- 스토리 헬퍼는 무엇인가요?



  
 

   “ ‘스토리헬퍼’는 작가들의 이야기창작을 지원하는 도구입니다. 프로그램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의 조각들을 입력하고, 객관식 문항에 따라 장르·인물·상황·행동 등을 설정하면 프로그램을 통해 정리된 줄거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스토리헬퍼’는 자신의 작품과 기존 작품들의 유사성을 백분율로 보여주기 때문에, 작가들이 스토리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서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 작가의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바로바로 작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많은 저작도구들이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작가들이 실제 작업에서 이용하는 경우는 낮았습니다. 이에 따라서 한국에서도 90년대부터 디지털 저작도구 연구가 실행되어 왔었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이제 그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스토리헬퍼’는 모티브이론을 이용한 저작도구 변형모델로 작가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한국형 저작도구군요. 기대가 됩니다. 그럼 스토리헬퍼는 어느 정도까지 완성이 되었나요? 진행상황이 궁금합니다. 


 “ 거의 완성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1차, 2차 개발을 끝으로 현재 3차 개발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3월 평가 후 무료 공개를 통해 상용화할 예정입니다. 


 

- 프로그램의 활용계획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활용에 따른 기대효과도 궁금합니다.


 “ 작가들에게 친화적이고 실용성이 높은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영화 시나리오의 시놉시스 기획 지원 역할뿐만이 아니라 시나리오 창작과 작성도구로 유용할 것입니다. 엄선된 2만4천개 작품의 DB가 구축되어있기 때문에 작가의 이야기 방향을 제시하고 글을 쓰는데 보다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이야기 창작에 소요되는 인력, 시간, 비용의 최소화가 기대되고, 글로벌 수준에 부합할 수 있는 양질의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객관적 평가 기준도 확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프로그램을 만드시면서 애로사항은 없으셨나요?


 “ 스토리헬퍼와 같이 공공의 가치를 위한 사업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금은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받은 지원금 중에서 인건비 한계가 정해져 있어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사업의 특성상 DB구축을 위해 작가들의 반복 입력 작업이 많기 때문에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건비 활용의 유동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번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면 스토리헬퍼를 해외에 수출해 보고 싶습니다. 해외에서 사용되는 기존 프로그램의 단점을 참고하고, 작가들을 고려하여 개발한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스토리헬퍼와 연계된 비쥬얼라이제이션 개발하고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단순한 텍스트 시나리오가 아니라 스토리보드를 출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요. 스토리헬퍼를 만드는데 10년 정도가 걸렸으니 비쥬얼라이제이션도 10년 후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하하.” 


 시간이 지나도 후배 작가 지망생들의 시나리오 작업이 수월할 수 있도록 큰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다는 류철균 교수. 이야기 창작콘텐츠의 활성화를 위해 주말에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의 열정을 응원합니다. 


신동근 기자

            ( 사진출처 : 서울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