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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에서 디지털을 접하다! 2012 부산 비엔날레 <배움의 정원>

by KOCCA 2012. 10. 22.

 

2012 부산 비엔날레가 “배움의 정원”이란 주제로 9월 22일부터 11월 24일까지 열립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온 '배움(Learning)'의 사전적 의미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 기술을 배워서 익힘. 또는 기능, 지식을 의식적으로 습득함'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배움'의 의미를 지식과 경험에 있어 상대적 우위에 있는 자가 그렇지 않은 자에게 일방적으로 전하는 수직적이고 수동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이번 비엔날레에서의 '배움'은 수평적이고 능동적이라고 합니다.

 

관람객은 강의를 들어야 할 절실한 필요를 가진 계몽의 대상이 아니며, 그렇다고 오락만을 추구하는 소비주의 집단도 아닙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그들의 고유한 삶의 형태와 경험이 있으며, 이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서로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공유는 2012 부산 비엔날레의 중요한 출발이 됩니다. 또한 자신의 개인적, 직업적 전문지식이 특정한 작가들과 상호작용하게 되는 '협업'의 과정은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여 이러한 소통의 과정이 '배움의 정원'에 더욱 생기를 불어넣고 더욱 창의적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예술의 신비함과 예술이 진정 의미하는 바에 대한 통찰을 얻게 할 것이라고 하네요.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시겠다고요?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방문하고 온 따끈따끈한 현장의 소식, 지금부터 전해 드리겠습니다.

 

 

<배움의 정원;Garden of Learning>은 80여명의 시민, 참여 작가, 그리고 총감독이 함께 참여한 느리지만, 동시에 즉흥적인 전시 기획 과정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80여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배움 위원회(Learning Council)와 긴밀하게 작업하며 전형적인 비엔날레형 전시에 대한 의구심을 공유하고, 전시를 통해 더 폭넓은 공동체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였고 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는 다양한 예술적 접근 방법에 대해 연구하였다고 합니다.

 

 

위에 보이는 건물이 <배움의 정원;Garden of Learning>의 본 전시가 열리는 부산시립미술관 입니다. 공사현장 같이 보이지만 나름 미술 작품인 미술관의 외관 덕분에 저말고도 많은 분들이 무심코 지나쳐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헤맨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로비에서 부터 전시는 시작되었습니다. 안내 데스크와 티켓 판매처와 동시에 작품이 있다보니 어수선해 보일 수도 있으나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는 여타 비엔날레 전시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41명의 참여 작가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진중한 형태의 전시를 만들고자 했다고 합니다. ‘비엔날레’라는 구조적인 틀 안에서 글로벌한 미술관 컬렉션 전시 형식으로 <배움의 정원>을 기획한 것은 배움 위원회와 함께 내린 결정인데요. 이는 오늘날 시장원리와 포퓰리즘적 요구에 직면하고 있는 미술관이 가진 공공기관으로서의 중요성과 그 고유한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본 전시의 기획의도를 확장하여 부산의 특수성과 역사적 기억을 담고 있는 부산진역사, 부산문화회관, 광안리 미월드을 활용한 곳에서는 특별전(Outside of Garden)이 열리는데요. 특별전은 공모로 선정된 9명의 신진 큐레이터들이 기획한 9개의 전시로 구성되고, 무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시는 것처럼 시립미술관(유료) 티켓과 같이 입장권이 나옵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작품을 만나 볼까요.

 

 

보시는 것처럼 부산 비엔날레에는 그림 외에도 자수, 천 프린팅, 글자, 네온사인, 조형물, 그물, 철물 등 다양한 소재와 방법으로 작품이 구성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정적이고 단순한 작품마저도 입체적이고 개성있게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이 새롭게 느끼도록 했는데요. 전시회라고 하면 왠지 벽면에 일렬로 그림들이 붙어 있을거라는 편견을 확 깨버렸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기했던 것은 '디지털'화 된 작품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위의 작품들이 대표적인 '영상 (혹은 음성) 콘텐츠'를 사용한 것인데요. 정적인 작품과 조화를 이루기도 하고 콘텐츠 그 자체로 표현하기도 하면서 좀 더 입체적이고 다이나믹한 표현을 한다고 느껴졌습니다. 어려서 부터 미디어에 노출이 된 우리 세대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고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그 외에 기억에 남는 작품은 바로 메리 엘렌 캐롤의 No. 18 입니다. 이 작품은 과학, 비즈니스, 라이프와 스타일/다이닝과 푸드, 문화, 부동산, 종교와 철학, 도시, 국가, 세계, 이렇게 9개의 주제를 바탕으로 광범위하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습니다. 좌천아파트 1동 A501호, No. 18에서는 매일 게스트가 초대되어 대화를 나누며, 이는 CCTV와 인터넷을 통하여 부산시립미술관 및 전 세계로 생중계된다고 하니 참 신기하죠?

 

2012 부산 비엔날레의 디지털화 된 또 한가지가 있습니다. 보통 작품 설명이 없을 경우 안내 책자를 사거나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어야만 하는데요. 부산 비엔날레에서는 팜플렛에 나오는 QR코드나 인터넷 홈페이지(http://biennale.paul-it.com/index.php)를 통해 작품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이를 디지털 투어라고 하는데요. 관객과의 소통을 온라인으로 확대하고자 만들어진 웹, 모바일 전용 페이지로써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 관람객 스스로 수집하여 자유로운 관람을 계획할 수 있으며, 디지털 투어를 이용하는 관객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접함으로써 좀 더 깊게 <배움의 정원>을 경험하도록 만들었다고 하네요.

 

이 밖에도 도심 내에서 열리는 다양한 페스티벌과 이벤트들 통해 기획자들, 참여 작가, 배움 위원회 및 시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장인 <비엔날레 어반 스퀘어(Biennale Urban Square>와 부산 소재의 19개 갤러리들과 함께 부산비엔날레의 개막을 축하하는 행사를 가지는 <갤러리 페스티발(Gallery Festival)>로 열립니다.

 

 

가시는 길은 부산 지하철 2호선 시립 미술관역 5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면 바로 나오는 곳입니다. 맞은 편에는 벡스코가 있고, 시립 미술관으로 가는 길 목 마다 저렇게 현수막이 걸려있으니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관람시 유의사항과 요금은 사진을 통해 확인하시고,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은

2012 부산 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http://www.gardenoflearning.info/)를 참조해 주세요.

 

디지털화로 더욱 다양하고 새롭게 다가가고, 결과물 중심의 전시를 넘어 과정과 참여한 관객이 중심이 되는 진화된 예술과 예술의 자율성을 보여주는 2012 부산 비엔날레. 남은 기간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