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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장르의 특성을 뛰어넘어 시대를 이야기 하다.

by KOCCA 2012. 6. 27.

 

상상하는 것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다면, 그것은 곧 한 편 의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의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은 하얀 종이 위에 그려졌고, 새로운 현실로 재구성되었습니다. 만화는 허구의 세계를 보다 사실적으로 그리고 그 속에 작가가 담고자 하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대표적인 창작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는 만화의 주인공들이 허구의 인물들로 구성되어 그려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있을법한 이야기가 만화로 그리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그리는 일도 있긴 합니다만 대부분 각색을 통해 더 극적이고 과장되게 표현하는 것이 애니메이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애니메이션의 특징에도 실제 사건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실존 인물을 등장시켜 그린 만화들이 있습니다. 바로, 아트 슈피겔만의 <>마르얀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입니다.

 

 

'다큐멘터리'를 그린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두 개의 만화 중, 먼저 바로 아트 슈피겔만의 <>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아버지 블라덱의 이야기를 아들 아트 슈피겔만이 만화로 재구성한 이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나치와 그 때문에 학살 받은 유대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악명 높은 아우슈피츠에서 살아남은 자의 입을 통해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유대인을 쥐로 표현했으며, 나치는 고양이로 표현하였습니다. 2권의 이야기 속에서 쥐들은 살아남기까지의 과정과 그 후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트 슈피겔만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봅니다. 유대인에 대한 연민과 동정이 밑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아닌, 정말 그 당시에 일어났던 사건들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다가가고자 노력합니다. 살아남기 위해 더러운 짓도 서슴지 않았던 쥐들의 행동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표출함으로써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에 맞는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선을 유지하면서 살아남기까지의 과정과 동시에 생존 후 그들에게 남긴 정신적 상처를 이야기합니다. 사실에만 주목하는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적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말이죠.

 

 

 

 

당시의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한 <쥐>의 등장은 만화가 가진 장르적 특성을 뛰어넘은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또 다른 다큐멘터리 형식 만화의 등장에 크게 이바지합니다. 그 후에 출간된 다양한 작품들 가운데 본 기사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만화는 바로 마르얀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라는 작품입니다.

 

 

 

 

이란 남서부 펄스지방에 있는 아케메네스왕조의 수도의 이름이기도 한 <페르세폴리스>는 이란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 마르얀 사트라피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혁명과 이란 이라크 전쟁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는 <페르세폴리스>를 통해 자신의 성장 과정을 보여줍니다. 검은색과 흰색만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작가는 격변하는 이란의 정세를 전부 다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이 책은 작가의 성장 과정을 큰 뼈대로 구성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당시 상황에 휩쓸려 죽어간 사람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긴 합니다만 그것은 자신이 좋아하던 삼촌의 죽음이 슬퍼서였기 때문이지 그 당시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해서 흘리는 눈물이 아닙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비극들에 관한 묘사들은 작가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통해 보이기 때문에 그만큼 더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명의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와 있는 이 작품 역시 아트 슈피겔만의 <>와 더불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꾸며진 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트 슈피겔만의 <>마르얀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는 역사적으로 아픔이 있는 사건들을 바탕으로 구성된 만화들입니다. 하지만 이 둘은 이러한 역사의 아픔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그리고 사실적으로 바라보고, 표현합니다. , 이 두 작품은 다큐멘터리와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지는 만화라는 장르와의 거리를 좁혀준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허구의 이야기만을 그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 만화라는 장르도 충분히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이야기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 두 만화는 만화 본연의 특성을 그대로 담아 사람들에게 더 쉽게 역사에게 알려줍니다. 그들이 겪은 일에 대해 주관적인 시선과 감정이 뒤섞인 편파 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최대한 객관적으로,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위의 두 가지 작품을 통해 만화도 충분히 역사적 사건에 대해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역시 이런 작품의 배경이 되는 사건들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