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이 름 : 양 선 우 주요 경력 현재 찰라브로스(주) 대표 전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 / 애니메이션 감독 2012년 IKOKI(이코키) 캐릭터 런칭 예정, 2010년 찰나에서 온 묘로 2009년 Burning Stage, 2008년 우측통행(Keep Right) 2007년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A Child Who Lost a Smile) 2003년 꼭두각시(Marionatte)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5년 동안 국내에서 개발한 CG 기술을 활용해 해마다 1편씩 5편의 Full 3D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 양선우 감독. 지난 2010년 ‘찰라브로스’라는 이름의 캐릭터 개발회사를 열고 게임과 애니메이션, 출판, 상품 등 다방면에서 살아 숨 쉬는 캐릭터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창작이야 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축복의 유희’라고 말하는 양선우 감독과 2년 만에 다시 만났다.

 

애니메이션 제작에 아트와 기술의 융합 시도
“글쎄요. 제가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쫓다 보니 어느새 이곳까지 와 있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에 생명을 불어 넣고 그것이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일. 바로 그것이 캐릭터를 만들고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하는 창조적인 작업의 매력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우연한 기회로 만나게 됐던 양선우 감독은 ETRI 시절에도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많아 보였다.

 

“왜, 하나님도 세상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마지막에 ‘내가 보기에 참 좋았노라’라고 하셨지 않나요? 저희가 만든 세상 속에서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는 것을 볼 때면 이렇게 좋은 감동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는 이런 매력들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들이 살아있는 애니메이션, 게임 같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계속 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 우리의 생활과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며 행동하는 캐릭터를 개발하고 있는 찰라브로스

 

 

“지난 몇 년간 3D애니메이션 전문 스튜디오와 협업을 통해 함께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면서 매우 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픽사(Pixar)가 애니메이션을 잘 만들 수 있는 것은 훌륭한 독창성과 창작 능력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작 인프라와 그것을 운용해온 경험과 노하우도 빼놓을 수 없는 점이죠. 단순히 아트워크 기반의 한정된 분야에 치중했다면 산업적 측면에서 상업 애니메이션으로 성공 반열에 오르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는 픽사가 아트를 표현하기 위해 기술자와 함께 했고, 둘의 시너지가 지금의 픽사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하면서 기술과 아트적인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었던 ETRI 시절의 경험들이 회사를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애니메이션 감독이었지만 아트(Art) 기반이 아닌 기술개발기관에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통해 5년여의 시간 동안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왔습니다. 아트와 기술의 융합을 통한 창조적 작업이 얼마나 큰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지를 충분히 경험했던 소중했던 시간이었죠. 그 동안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셨던 ETRI의 구본기 부장님께 특히 감사한 마음입니다.”

 

▲ 찰라브로스의 주축 멤버인 3명의 순간형제들. 왼쪽부터 최광진, 이재엽, 양선우

 

 

1년에 한 편씩 Full 3D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
그는 ETRI에 근무하면서 1년에 1편씩 총 5편의 Full 3D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하지만, ETRI가 정부출연 국책연구기관이여서 상업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 동안 몇 편의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면서 나름대로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이제는 대중과 더 많이, 그리고 깊게 만날 수 있는 상업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새로움을 추구해온 그의 도전의지가 캐릭터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회사인 찰라브로스를 만든 계기가 된 셈이다.

 

“찰라브로스를 만들기 전에 진행했던 애니메이션은 <꼭두각시(Marionatte), 2003년>,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A Child Who Lost a Smile), 2007년>, <우측통행(Keep Right), 2008년>, <Burning Stage, 2009년>, <찰나에서 온 묘로, 2010년>까지 총 5편이 있습니다.” 양선우 감독은 현재 아이스크림이 녹는 것을 가슴 아파하는 아이인 ‘IKOKI(이코키)’라는 캐릭터를 런칭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 꼭두각시(Marionatte)

2003｜6mm DV｜7:40

▲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 2007｜HD(720P)｜12:29	▲ 우측통행(Keep Right) 2008｜HD(720P)｜7:59	▲ Burning Stage 2009｜HD(720P)｜3:55

▲ 찰나에서 온 묘로
2010｜HD(720P)｜9:15

 

“이코키는 10대 이상 성인을 주 타깃으로 하는 캐릭터입니다. 현재 4분 내외의 시리즈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인데요. 지난 4월에 ‘파일럿 영상’이 제작 완료된 상태입니다. 올해 국내외 애니메이션 마켓들을 통해서 소개될 예정이구요.” 그는 배급사와 투자사 등이 결정되면 곧바로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인데, 이코키 캐릭터는 게임으로도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찰라브로스는 캐릭터 기반의 콘텐츠 창작 개발회사지만, 자체 콘텐츠 외에도 외주 일을 종종 진행하고 있습니다. 외주라도 대부분 저희 회사의 성격에 맞는 작업들이 대부분이죠. 예를 들면, 작년에 진행했던 ‘LG Cinema3D’ 모니터 홍보영상 같은 경우는 제품 소개를 위해 캐릭터들이 나와서 애니메이션을 통해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그는 외주작업은 주로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게임 등과 관련된 것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가끔은 영화, CF 등과 같은 CG작업도 맡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는 자체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LG-Cinema 3D 홍보영상 외주 제작 사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죠!
그 역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거나 제작할 때는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많이 본다고 한다. “작품 제작에 참고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너무 좋아해요. 시간만 허락된다면 항상 극장이나 집에서도 많이 보는 편이죠. 이렇게 차곡차곡 하나둘씩 보았던 영상들이 나중에 기획과정에서 소스로 많이 활용되는 것 같습니다.”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정말 그때그때 다릅니다. 또, 팀 단위로 움직이는 기획과정이 있기 때문에 제 머리 속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고, 다른 팀원으로부터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팀워크 중심의 브레인스토밍이 아이디어나 발상을 추출해 나가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캐릭터 개발의 경우는 캐릭터 개발 이전에 사업기획이 먼저 선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그는 말한다. 의류 사업자와 함께 의류 관련 캐릭터 브랜드를 만들어 보거나 캐주얼 소셜게임을 만들어보는 제안을 하는 것이 그런 경우다.

 

그는 찰라브로스만의 특별한 툴이나 기법은 없다고 강조한다. 콘텐츠에 따라서 툰 형식으로, 3D 그래픽으로, 혹은 회화적인 방법으로도 접근해 다양하게 표현하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저희 미술감독님이 전체적인 조율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찰라브로스만의 색깔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 찰라브로스에서 현재 준비 중인 IKOKI(이코키) 캐릭터

 

 

그 동안 만들었던 작품들 중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는지 궁금했다. 양선우 감독은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요. 그래도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고 있는 ‘IKOKI(이코키)’ 캐릭터가 가장 애착이 갑니다. 이코키의 초창기 모델이 2009년에 만들었던 <Burning Stage>라는 작품에서 나왔던 것을 감안한다면 4년여의 시간이 흐른 셈이네요.”라며 그 시간 동안 변화되고 성장했다고 말한다.

 

“캐릭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공을 들인 만큼 좋은 퀄리티가 나오거든요. 사용자들도 그 부분을 느끼는 것 같구요. 또 서비스 직전에 있는 캐릭터라 더욱 기대되는 것도 있구요. 아직 공개하지 못한 캐릭터가 세 종류나 더 있는데요. 각각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친구들도 어떻게 나오게 될지 저 역시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그는 창업하고 나서 ETRI에 있을 때와 많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조직화된 연구원의 구조와 달리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반면에 창작에 대한 책임이 고스란히 회사 사정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위험한 도전을 기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시장 위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긴박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개인적인 성향과는 잘 맞는 것 같다고 한다.

 

▲ ‘IKOKI-A Train For The Forgotten Season’ 애니메이션 스틸 이미지

 

 

영혼을 창조하는 친구 같은 캐릭터 개발할 터
양선우 감독은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게임 분야에 도전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창작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심장과 손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창의적인 사고와 예술적 감각은 분명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길을 닦기 위해서는 이쪽 분야에 대한 산업적인 이해와 관심이 필수적인 것 같습니다.”

 

그는 “충분한 경험과 학습을 토대로 사고가 결합되어야 한다는 게 최근 들어 많이 느끼고 있다.”며, “관련 산업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고 있고 어떤 기업에서 어떤 콘텐츠들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과 학습이 자신이 개발한 캐릭터나 콘텐츠를 세상 속에서 설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찰라브로스의 모토는 ‘Breathing Character’입니다. 단순히 콘텐츠 안에서만 도안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캐릭터를 창조하고자 합니다. 실제로 저희와 같이 존재하고 살아서 활동하는 캐릭터 콘텐츠들을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제 캐릭터가 하나의 인격체가 되어 캠페인 같은 사회운동을 하고 파티를 하는 등의 움직임을 여러분 곁에서 보여줄 계획입니다. 진정으로 당신 곁에서 당신을 응원하고 위로하고 같이 기뻐할 수 있는 친구와 같은 캐릭터 영혼을 창조하는 찰라브로스가 되겠습니다.”

 

그는 현재 IKOKI(이코키) 캐릭터를 런칭시키기 위해 여러모로 준비할 것이 많아 보였다. 그의 새로운 캐릭터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올 지 궁금하다.

 

■ 글 _ 박경수 기자 twinkak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