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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어른을 위한 동화! 독립애니메이션 정기상영회 인디애니씨앗터

by KOCCA 2012. 5. 10.


어른을 위한 동화! 독립애니메이션 정기상영회 인디애니씨앗터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인디애니메이션을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인디애니메이션이란 보통 비상업주의적 작품들을 일컫는다고 하는데요. 사실 저도 인디애니메이션 작품을 처음보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갔습니다. 제작하시는 분들의 상상력과, 촬영기법으로 인해 신기하면서 난해하기도 한 작품들이 많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감상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재미있고, 다양한 장르의 작품 때문에 여러작품들을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감상했습니다.^^

 


보통 인디플러스는 독립영화전용관으로 애니메이션은 상영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디애니씨앗터’로 특별히 매월 한 번씩 인디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고 하는데요. 시중에 있는 애니매이션과는 다른 것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와보셔도 좋은 인디애니씨앗터!!

 


이번 5월에 상영한 인디애니매이션들은 ‘어른들을 위한 애니매이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관객들과 만남을 가졌는데요.

어떠한 상상력을 가진 작품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정말 중요한 정보부터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인디애니씨앗터는 '인디플러스'에서 상영하고 인디플러스는 신사역1번 출구에서 나온 후 5분정도 걸으면 바로 나옵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도 조금 걷기만 하면 바로 앞에 눈에 띄기 때문에 헤맬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처음에 인디플러스에 들어갔을 때 카페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바로 앞에 앉아서 쉬는 곳이 있고 맞은편에 매표소가 보이는데요. 다른 영화관보다 크지는 않지만 독특한 인테리어를 하고 있어서 독립영화관의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시면 표와 함께 그날 상영하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정보를 주는 팜플렛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이날에는 총 8편의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팜플렛을 살펴보니 어른을 위한 동화 63분 상영임에도 불구하고 전체관람가로 되어 있었습니다. 전체관람가라고 하니 아이들을 위한 내용인가? 생각했지만 어쨌든 기대해 보겠습니다.


위에 팜플렛에서 보이듯이 이번 9회 상영회의 컨셉은 "어른을 위한 동화"로 컨셉에 대한 설명은 이러했습니다.

결혼한 친구에게 줄 선물로 아이 선물을 고른다거나, 어린이 날이면 아이들을 위한 온갖 이벤트를 부러운 마음으로 쳐다본다거나... 아이들의 웃는 모습에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끔은 우리 어른들을 위한 시간을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것이 단순히 어릴 적을 아련히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현재의 우리들이 웃고, 울고, 즐길 수 있는 그런 이야기면 어떨까? 이번 상영회는 어른이 되어 주변의 누군가를 바라보고 챙겨야 해던 이들에게 보내는 즐거운 선물이다.


컨셉 설명을 보니 어른을 위한 어떤 동화가 나올지, 어른을 위한 시간이라 하니 궁금 반 ,기대 반 되었는데요.

궁금증과 기대를 가지고 인디애니씨앗터 상영관으로 향했습니다.

 

 


바로 이곳이 입장표를 내고 지나가는 출구인데요. 이곳으로 입장하시면 됩니다. 인디플러스는 2층 (3관)에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처음에 상영관 안에 들어갔을 때 사진에서 보시다 싶이 사람들의 숫자가 적어 놀랐습니다. 그런데 이후 상영시간이 다가오니 좌석들이 점점 자리를 채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던 상영작을 관람하게 되었는데요. 총 8편의 작품이 상영되었는데 그 중 몇 편의 애니메이션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작품은 <투란도트>라는 작품으로 2003년에 개봉되었던 작품입니다. 남자를 싫어하는 투란도트 공주가 누구든지 수수께끼 세문제를 답하는 자와 결혼하기로 왕과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문제를 틀리면 사형하게 되는데, 수많은 도전자들이 죽음을 당합니다. 주인공(키싱구라미)는 지혜롭게 문제도 풀어내고, 진정한 사랑을 갖게 된답니다.

 

 

 

2006년 최봉수 감독님의 작품인 <아기펭귄이 우울증에 걸렸어요.> 라는 작품입니다. 말그대로 우울증 걸린 펭귄내용입니다. 독립애니메이션이 왜 이해하기 힘든지 알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우울증 걸린 펭귄을 위해 생선을 갈아주다가, 펭귄이 죽자 펭귄요리를 하는 신기한 내용이었습니다.

 

 

 

2011년 윤진아 감독님의 <짝사랑>이란 작품으로 부모님이 자녀를 짝사랑하는 내용을 표현했습니다. 사람을 기계와 같이 표현하여 독특함이 나타났습니다.

 

 

 

2007년 박지연씨의 <지우개연인>이라는 작품입니다. 이별의 순간에 연인들이 서있습니다. 남자는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 보이며 이별을 통보하지만, 여자는 더 큰 비밀을 들려줍니다. 서로의 비밀을 폭로하면서 사랑하기에 자격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더 큰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콘텐츠는 물론 주인공들이 하는 멘트가 재미있어서 관객들이 웃으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2008년에 발표한 구본형 감독님의 <지옥행>이라는 작품입니다. 자고 있는 주인공에게 저승사자가 찾아 와서 저승사자와 함께 지옥에 갑니다. 하지만 지옥의 문턱에서 저승사자를 피해 도망을 가는 내용입니다. 저승사자와의 추격전을 표현하였는데, 영상의 이미지가 아름다워서 눈을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63분간 총 8편의 작품들이 상영되었는데요. 여러 애니메이션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다양한 형식과 스토리를 가진 애니메이션들이 쉴새없이 상영되서 지루한감이 없었고 참신한 작품들을 신선하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인디애니씨앗터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보았는데 이런 애니메이션 속에 있는 비하인드스토리가 궁금해 GV시간(감독간의 대화)시간에도 참여했습니다.


GV시간에는 <지우개연인>의 박지연감독님 <지옥행>의 구본형감독님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GV시간에 오고 갔던 대화들이 박지연감독님의 입담으로 재미있었던 부분도 많았고 감독님들의 작품이야기, 애니메이션 업계에 대한 이야기등 쉽게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있었기 때문에 GV시간에 나왔던 이야기를 최대한 열심히 기록해보았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감독님 각자 자기소개 해주세요!

구본형 감독님:

저는 구본형이라고 하고요. <지옥행>은 2007년도에 학교 과제작품으로 1년 정도 해서 만들었던 작품었고요. 지금은 졸업하고 취업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박지연 감독님:

저는 박지연이라고 하고요. 직업은 TV시리즈 애니메이션 작가로 12년째 일하고 있는데요. <지우개연인>은 계속 시나리오 쓰다가 시나리오 쓴 대로 애니메이션이 나오지 않는 것이 마음에 안들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내가 만들어봐야겠다 생각해서 만들게 되었는데 이 작품을 만든 이후로 시나리오만 쓰고 있습니다.직접 한 번 만든 이후로 애니메이터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고요. 디자이너들도 존경하고 마음가짐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 TV시리즈 시나리오를 쓰고 있습니다.

 

<<관객의 질문>>

 

첫 번째 질문

박지연 감독님, <지우개연인>컨셉은 어떻게 잡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박지연 감독님:

컨셉은 따로 잡은 건 아니고요. 제가 그림이나 컴퓨터와 거리가 먼데 무턱대고 애니메이션을 배워 만들다 보니까 어려워서 처음엔 무조건 쉽게 하려고 캐릭터도 2명만 만들고 나오는 배경도 거의 안바뀌게 하고 해서 한 1분정도 만들려고 했는데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대사가 길어져서 총 길이가 4분이 나왔습니다. 제가 잘 못만들다 보니까 그냥 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기승전결을 확실하게 하려면 배경이 바뀌게 해야하는데 그게 힘들었어요. 그래서 대사 안에서 한 두줄, 세줄 정도로 잡아서 세줄마다 반전식으로 수수께끼를 내고 관객들이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궁금해하고 생각하게 하는 형식으로 관객의 집중도를 노리는 꼼수를 써서 만들어보았습니다. 특별히 줄거리나 컨셉을 생각하고 한 것은 아닙니다.


두 번째 질문

<지옥행>이 과제로 한 작품이라고 하기엔 완성도와 퀄리티를 높은데 어떻게 과제로 이런 소재를 선택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구본형 감독님:

학교에 들어와서 처음 만든 애니메이션이였는데 군대 갓 제대하고 시작한 작품이여서 의욕 충만했을 때였어요. 처음 만드는 작품이라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좋아하는 작품들의 장면들을 제 작품에서도 똑같이 재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액션이나 코미디 위주로 먼저 장면들을 만들고 그 장면들을 이어 붙이기 위한 스토리를 만드는 식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

<지우개연인>을 보면 첫 번째 파트부분에서 음악과 싱크가 맞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의도된 것인지 아닌지 궁금합니다.


박지연 감독님:

의도적인 것은 아니고요. 제가 프리미어를 3~4일 배우고 만든거라서 "단기간에 이 정도 만든거면 천재다." 라고 생각했는데요. 단기간에 배워 만들어서 그런지 싱크가 잘 맞지 않았던거 같아요.


네 번째 질문

<지우개연인>에서 연인을 바퀴벌레로 표현하셨는데 왜 바퀴벌레인가요??


박지연 감독님:

그냥 처음엔 시작할 때는 의욕이 넘쳐서 남자주인공이 하이에나로 변신할 때는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보이게 하는 열의까지 보였는데 하다 보니까 의욕이 떨어져서 더 이상 큰 동물은 안되겠다 싶어서 그리기 쉬운 바퀴벌레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다섯 번째 질문:

<지우개연인>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셨는지?


박지연 감독님:

사실 만들때는 메시지를 딱히 생각하고 만든 것은 아닌데 영화제에서는 기획의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중에 기획의도를 만들게 되었어요. 주인공들이 서로 소통하지 않고 못알아 듣고 서로 다른 말을 하잖아요? 그래서 나중에 "서로 소통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여섯 번째 질문:

<지옥행>에 나오는 배경이 굉장히 서양적인 느낌이기도 하지만 중간중간에 장승이라던가 한국 문양이라던가 하는 요소들이 등장하는데 저승사자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구본형 감독님:

저는 먼저 비주얼적인 아이디어로 출발하기 때문에 주인공들이 재미있게 뛰어 다니고 위 아래로 이동하는 배경이 현실이 아니라 환상적인 공간이 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주인공을 선택하게 되었는데요. 그런데 제가 한국사람이다 보니 한국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강박이 잠깐 있어서 배경을 그런 식으로 표현했던것 같습니다.


일곱 번째 질문:

<지옥행>에서 지옥의 배경을 만들면서 영향을 받으셨던 것이 있다면?


구본형 감독님:

디자인은 제가 했는데 뒷 배경이나 요소는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였던 <톰과제리>나 <핑크팬더>에서 스타일을 많이 빌려왔습니다.


여덟 번째 질문:

<지옥행>의 영문제목이 "Escape from Hell"인데 한글 제목과는 약간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의도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구본형 감독님:

영문 제목은 한글 제목보다 좀 더 설명적으로 하고 싶었어요. 보통 외국 영화들의 원래 제목을 보면 한글로 만든 제목보다 설명적인 것들이 있잖아요? 저도 그런식의 의도로 영문 제목을 '지옥행'이란 이름과 다르게 Escape from Hell 이라고 해보았습니다.


아홉 번째 질문:

<지우개연인>에서 성우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였는데 성우들을 어떻게 연기시키셨는지 여쭈어볼게요.


박지연 감독님:

<지우개연인>을 만든 기간은 일주일정도 되는데요. 성우들 오디션 보는 게 거의 두 달 정도 되는데 만들기 전부터 계속 오디션만 봤어요. 그런데 제가 그 전부터 TV시리즈 애니메이션 일을 하다 보니 만나는 분들이 A급 성우들이라 그 정도가 되지 않으면 만족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발음이 성우에 근접한 분들을 찾다가 나중에 성우 지망생 분들에게 서바이벌식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한 mp3 파일을 보내라고 해서 성우를 선발했어요.

처음 만들 때는 그 분들이 녹음해 보낸 mp3파일을 붙여서 만들었고 나중에 영화제에 낼 때는 파일을 보낸 성우분들을 다시 불러서 더빙 작업을 했어요. 그런데 이 분들이 녹음실에서 녹음을 하려니까 떨려서 원래 실력을 잘 못 발휘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영화제 버전은 원래 녹음버전의 느낌이 다 표현되지 않았고요. 처음에 mp3으로 받았던 버전이 더 연기가 좋았는데 그 파일은 소리가 너무 작아서 쓸 수 없어서 아쉬웠어요.


열 번째 질문:

두 감독님들은 음악선택을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구본형 감독님:

저는 애니메이션을 다 만들고 음악을 나중에 찾았어요. 추격전 같은 것에 재즈 음악을 많이 찾아봤는데 다행이도 잘 맞는 음악이 있었어요. 전 당시 저작권법에 대한 개념이 없었을 때라 기존의 음악을 그대로 썼었는데 나중에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걸 알았어요. 학교에 제출할 때는 그대로 제출하고 이후 음악 작곡가한테 이메일을 보냈는데 작곡가는 음악파일 써도 괜찮은데 배급사와 따로 해결을 해야 할 것이라고 연락을 받았어요. 그래서 후에 배급사쪽에 전화를 했더니 한국지사에서는 괜찮은데 외국에서는 모르겠다라는 연락이 왔었죠. 제 작품이 주로 한국에서 상영되었기 때문에 저작권에 관한 문제는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박지연 감독님:

음악에 대한 별 생각이 없었는데 클래식음악은 연주자가 죽은지 50년이 지나면 까다로운 조건없이 음악을 사용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주로 클래식음악 위주로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그런데 50년전 이상된 곡들이라 음악의 속도가 느리더라고요. 그래서 프리미어에서 빨리 돌렸는데 요새 음악들이랑 얼추 비슷하게 들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식으로 빨리 돌려서 썼었고 마지막으로 나온 엔딩 노래는 같은 대학원에 다니는 락밴드를 하는 학생들에게 곡을 달라고 부탁해서 삽입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분들은 전문적인 가수는 아니고 문화 기획쪽 사무직, 공무원을 하고 있는 사람들인데 자신들의 곡이 어디에서 틀어지고 있는지도 알지 못하실거예요.


열한 번째 질문:

<지우개연인>에서 반찬 얘기가 잠깐 나오는데 왜 남자주인공은 반찬이라고 하기엔 조금 어색한 '삶은 달걀'을 좋아하는지 사소한 질문 드려봅니다.


박지연 감독님:

옛날 작품이었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 옥희가 아저씨에게 "무슨 반찬이 좋아?"하면 아저씨가 "삶은 달걀"하잖아요? 영화를 보면서 왜 굳이 반찬이 삶은 달걀인가 의심을 했지만 그 영화에서 느낌이 성우가 더빙한 목소리와 잘 어울린다고 싶어 제 작품에도 넣어보게 되었습니다.


열두 번째 질문:

<지옥행>감독님께 궁금한 질문인데요. 혹시 차기작으로 만들고 계신 것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구본형 감독닙:

작년에 졸업작품으로 꼬마 아이가 탐정하는 것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고 지금 씨앗에서 배급하고 계세요. 저는 지금 취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차기작 계획은 없습니다.


열세 번째 질문:

구본형 감독님께 질문드리자면, 어떻게 애니메이션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구본형 감독님:

원래는 만화를 그리고 싶어서 재수까지 하면서 학교에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학과가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같이 가르치더라고요. 그런데 만화는 언제든 그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애니메이션은 대학생때 아니면 배울 기회가 없을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해봐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는데 확실히 애니메이션은 움직이니까 좋아서 쭉 애니메이션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취직하시려는 쪽도 애니메이션 회사이시겠네요?


구본형 감독님:

그런데 애니메이션 회사가 월급이 많지 않아서…


박지연 감독님:

그럼 2D쪽으로 지원하시는 거예요???


구본형 감독님:

네, 캐릭터 디자인쪽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박지연 감독님: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이너는 월급 많이 받는 분도 많은데….


구본형 감독남:

아 그런가요?


박지연 감독님:

캐릭터 디자인 쪽은 괜찮은데 동화 쪽은 어려워서 어디다 소개를 시켜줘야 할지 난감하더라고요. 캐릭터 디자인을 잘 하시는 분들이 요즘 게임 회사쪽으로 가셔서 애니메이션 쪽에는 캐릭터디자인을 하는 분이 잘 없어요. 그래서 저도 가끔 시나리오를 토대로 캐릭터디자인을 한 결과물을 보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깜짝 깜짝 놀라거든요. 그래서 그냥 하는 소리로 "게임쪽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데리고 와라"하기도 하는데 현실상 게임 회사 분들은 애니메이션 쪽에 안 올려고 하시죠. 의외로 애니메이션쪽에 캐릭터 디자인 하시는 분들이 없는거 같아요.


열네 번째 질문:

박지연 감독님은 <지우개연인>을 실제로 만들어보니 어떠셨는지, 그리고 출품된 2007년 이후로 여러 번 상영된 작품이었는데 관객분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지만 "작품을 이렇게 만들어도 되는가"하는 논란들이 있었는데 감독님의 생각을 알고 싶습니다.


박지연 감독님:

이 작품을 만들기 전에는 '독립영화제'가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처음에 학교 졸업하고 바로 상업애니메이션 회사에 취직해 5년정도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상업애니메이션과 독립애니메이션이 동떨어있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실제로 종사자 분들도 서로 잘 모르고 그래요. 그래서 저는 회사를 다니는 동안 독립애니메이션이 있다는 것도 잘 몰랐었는데 이 단편을 만들면서, 우연히 영화제에 내게 된 계기로 독립애니메이션을 많이 보게 되고 다른 감독님이나 독립애니 쪽 분들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로서의 시장이 넓어졌어요. 독립 애니도 만들 줄 알고 상업애니도 아는 인력이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인력 면으로 레드오션을 잡게 되서 이렇게 하게 된 경향이 있고요. 그렇게 해서 예전에 독립 애니쪽의 일이 들어 온 적도 있었고요. 그리고 독립애니메이션에 분야를 조금씩 알게 되면서 독립 애니쪽에 인재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현실에서 그분들이 상업 애니회사에 잘 흡수가 안 된다는게 아쉬워요. 서로 루트가 다른것도 있고..... 상업 애니 쪽에는 "감독이 없다 없다" 하고 독립 애니 쪽에서는 감독님들이 많고 회사엔 안들어가겠다 그러는 상황을 보면서 아쉬움을 느꼈었죠.


열다섯 번째 질문:

듣다보니 궁금해진 것인데 둘 다 애니메이션을 하게 된 동기도 뚜렷하고 앞으로 애니메이션을 할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계속 두분 다 말씀하시는 것이지만 애니메이션업계의 현실에 대한 얘기를 하면 분위기가 좀 무거워졌잖아요? 그래도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애니메이션을 하는 이유와 두 감독님같이 앞으로 애니메이션 쪽에서 일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박지연 감독님:

저는 사실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경우는 아니였고요. 원래는 시인이 꿈이였는데 시인이 되기도 힘들고 된다고 해도 계간지에 작품을 내는 것보다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다른 애니메이션 하시는 분들은 돈보다 꿈을 쫓아 일을 하는데 저는 돈을 벌기 위해 이 일을 시작한 것이라 개념이 조금 다를 수 있을거 같아요. 그런데 학생 분들이나 주변 분들이 애니메이션을 하면 돈도 못 벌고 힘들 것이라는 말에 처음부터 겁먹어서 애니메이션과 학생 중에 전과하려는 학생이 있다던지 처음부터 게임회사나 광고회사에 가겠다고 정하는 학생도 있다던지 하는데 실제로 애니메이션 회사 사람들을 보면 생각과 다르게 정말 잘 먹고 잘 살고 그래요. 다 잘 살고 그러는데 너무 부정적으로 소문이 난 경험이 있고요

인력면에서 애니메이션 회사에서는 '사람이 없다'하고 학생들은 '취업이 안된다'라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기가 나름대로 시장을 형성해서 나름에 커리어를 쌓으면서 일한다면 애니메이션 시장은 충분히 일할 것이 많은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TV시리즈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써서 일을 시작했는데 한국에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가 열명도 채 안되요. 지금 그런 식으로 아는 사람이 계속 쓰는 시스템인데 다른 분야, 예를들어 스토리보드 쪽도 시나리오처럼 국내에 50명 남짓하는 스토리보드 작가들에게 일을 맡긴다고 하더라고요. 애니메이션쪽은 어떤 특정한 세분화된 인력이 필요한데 그런 인력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애니메이션과를 나오신 분들은 여러가지 능력을 고루고루 갖추었잖아요? 그러니 자기 나름의 시장을 만들어서 커리어를 형성하면 좋을 것 같아요.


열여섯 번째 질문

박지연감독님은 처음엔 돈때문에 애니메이션을 시작했다고 하셨지만 애니메이션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가질수 있는 재미가 있으셨나요??


박지연 감독님:

처음엔 재미있어서 시작했긴 했는데 이제는 일을 하라니까 하고 있고요. 그래도 애니는 표현할 수 있는 장르가 넓긴 해요. 예전에 드라마를 하려고 드라마회사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드라마 분야가 의외로 보수적이예요. 결정권자들이 보수적이여서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쓰기 힘든데 애니메이션은 장르가 다양하고 시도도 다양해서 달라요. 그리고 애니메이션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정말 하고 싶어서 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순수하고 열정이 넘쳐요. 비록 애니메이션이 큰돈은 못벌어도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고 드라마작가에 비하면 스트레스가 없어서 좋아요.


구본형 감독님:

애니메이션하는 학생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많이 있기 때문에 감독님 말씀하신대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볼 줄 아는 시야를 기른다면 다양한 길을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열일곱 번째 질문:

감독님이 작업을 하시면서 이런점은 재미있다던가 했던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구본형 감독님:

애니메이션 만들 때는 생각을 못했는데 만들고 나서 소리를 넣을 때 재미있더라고요. 신기하고요. 애니메이팅은 재미가 없는데 움직임을 주고 나서 거기에 소리를 입혀 주면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보여서 그 이후로는 사운드 효과같은거 어떻게 하는지 집중하게 되고 현재 제가 가장 흥미를 느끼는 쪽은 사운드 쪽인것 같습니다.


열여덟 번째 질문:

감독님들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구본형 감독님:

제 계획은 올해 안에 취업을 해서 집에서 전화가 걸려왔을 때 당당히 받을 수 있는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박지연 감독님:

저는 이 작품이 상영을 오래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상영해주셔서 감사하고 GV할 정도의 작품은 아닌데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요즘엔 제주도에서 지원하는 애니메이션의 시나리오를 작업을 하고 있는데 하반기에 방송에 나올 것 같습니다.


진행자: 궁금한 이야기가 많지만 질문시간은 여기에서 줄이겠고요. 참여해주신 관객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인디애니씨앗터 후기


우리가 일상에서 독립애니메이션을 쉽게 접하기 어렵고 직접 애니메이션을 작업하는 감독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잘 없기 때문에 매월 한 번씩 독립애니메이션을 상영하고 감독과의 대화시간을 마련해주는 인디애니씨앗터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고 좀 더 작품에 대해 깊게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혹은 애니메이션을 공부를 하고 계신 분이라면 작품이나 감독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인디애니씨앗터에 가보시길 권해드리고 싶고요. 관심이 없으시더라도 기존 미디어에서 나오는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나 형식이 지루하다라고 느꼈거나 답답하다고 느끼셨다면 인디애니씨앗터에서 상영되는 작품을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나 재미를 얻어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매 달, 첫 번째 수요일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독립애니메이션 정기상영회, 인디애니씨앗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