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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행사

문화원형디자인 연구회를 찾아가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2. 28.



214, 서경대학교 비주얼콘텐츠디자인 전공교수이시자 문화원형디자인연구회에서 회장직을 맡고 계신 남현우 회장님을 만나, '문화원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문화원형이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된 우리 민족 문화의 모든 것이다라는 단순한 설명에서 벗어나, 어렵지 않고 친근하게 문화원형을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 함께 나누어볼까요!


Q.
문화원형을 쉽게 설명해주세요. 

문화원형을 굉장히 복잡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거창하게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가지고 뭔가를 이야기하면서요. 그것도 물론 맞지만, 문화원형이란 쉽게 말해서 근본입니다. 개인으로 따지면 자라나온 히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쌓아왔던 어려움, 즐거움 이런 것들과 가지고 있던 어떤 희망, 포부, 이런 히스토리가 말 그대로 그 사람의 개인문화원형입니다. 이렇게, 국가나 역사문화원형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문화원형도 있는 겁니다. 개인의 히스토리를 통해 자기만의 독특한 문화원형을 만든다. 굉장히 멋있잖아요. 사람들이 그런 개인문화원형을 표출시키는 곳 중 하나가 바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일 테고요. 누구나 문화원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정체성, 그보다 더 큰 개념으로 자신을 존속시켜줄 수 있는 것이지요.



<출처 @ 와라! 편의점 홈페이지 / @ MBC 빛과 그림자 홈페이지>



요새 아이들이 좋아하는 재밌는 애니메이션이 하나 있습니다
. <와라! 편의점>이라고, 우리나라의 편의점 문화를 각색해서 만든 애니메이션입니다. 그것 자체가 사실 우리나라의 문화원형 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문화원형, 편의점의 문화원형인 셈이지요. 저도 그걸 보면서 웃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풍속이거든요.

최근 월화드라마 인기 1위가 <빛과 그림자>입니다. 이 드라마를 중장년층이 많이 보는 이유는 1970년대 역사상을 완전히 복원시켜놨기 때문입니다. ‘, 나도 예전에 국도극장 가서 영화 봤는데.’ 저도 어렸을 때 거기 다녔던 기억이 나거든요. <빛과 그림자>는 그 때 당시의 헤어스타일, 의상 같은 걸 모두 복원시켜서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5~6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 향수를 느끼는 겁니다. 이 드라마가 30년 전 이야기인데 대박이 났습니다. 한마디로 30년 전 것을 존속시켰단 얘기죠.

문화원형에는 과거의 문화원형, 현재의 문화원형, 미래의 문화원형이 있습니다. 과거의 문화원형은 복원시키는 것이고, 현재의 문화원형은 새롭게 디자인 하는 것이고, 미래의 문화원형은 새롭게 계획하는 것이고. 이렇게 다 공존하는데, 사람들은 자꾸 과거만 찾습니다. 그래서 제가 많은 분들께 주지시키고 있는 부분이 이런 겁니다. 문화원형은 그런 게 아니다. 과거를 복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 과거, 아니면 미래도 문화원형이 될 수 있다. 미래의 문화원형을 예측하고, 거기에 맞춰 새롭게 계획을 짜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Q. ‘문화원형 디자인연구회’? 조금은 생소한 곳인데 알기 쉽게 설명해 주세요. 

<출처 @ 문화원형디자인연구소 홈페이지>

 

우리나라의 문화자원이 가지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기술을 통해 현대에 맞게 복원하는 기술 또는 디자인 개발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 설립된 곳이 문화원형 디자인연구회입니다.

우리 고유의 문화원형을 환경(건축, 공공디자인), 디지털 콘텐츠(,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인(아이덴티티, 광고, 그래픽, 제품, 가구), 예술(공연, 연출, 연극, 영화, 무용, 음악) 등의 분야에 현대화 시킬 수 있는 개발 기술을 논의하고, 학술적으로 연구하며, 실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린 연구가 좋아서 순수한 목적에서 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모이면 동호회가 되는 거고, 교수들이나 전문가들이 모이면 연구회가 되는 거죠. 그 차이점만 있을 뿐이에요. 같이 어울려서 밥도 먹고 문화원형 관련된 이야기도 하고 몇 가지 실적도 만들어 보고 하는 곳입니다.


Q. 문화원형을 복원 개발하여 활용한 사례들을 소개해 주세요.

지켜줘서 고마워 <출처 문화원형디자인연구회>

 

먼저, <지켜줘서 고마워>는 한국의 전통문양인 귀면문을 복원 개발하여 활용한 동화책입니다. 보통 도깨비 문양이라고 얘기하는 귀면문은, 일반적으로 귀신이나 나쁜 액을 물리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대문에 그려졌죠.

밤하늘 별자리 이야기 <출처 문화원형디자인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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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별자리 이야기>는 별자리 문화원형을 활용한 책이고요,


도깨비 야주 <출처 문화원형디자인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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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야주>에서는 가야시대 도깨비 문화원형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호랑이 도깨비, 곰 도깨비, 댕기 도깨비나 갓 도깨비 등 다양한 도깨비들이 등장하고, 의상이나 건축도 가야시대의 것을 복원한 것입니다.



Q. 문화원형을 복원하고 개발하는데 어떤 기술들이 사용되고 연구되고 있나요 ? 


문화원형 복원기술이 시작된 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1세대 복원 전문가입니다. 사실은 그래서 문화원형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요.

거북선을 예시로 문화원형 복원기술에 대한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거북선의 명량대첩 복원 시뮬레이션을 한다고 하면 먼저, 거북선이 어떻게 생겼으며 제작 방법은 어떤지 리서치를 해야 합니다. 거북선이 판옥선을 개조한 거거든요. 그래서 사학자들을 만나고, 고증을 통해 판옥선을 만드는 방법을 시뮬레이션 하는 거죠. ‘로프팅이라고, 뼈대를 세워 배의 뼈대에 나무판자를 겹쳐서 쌓아 올라가는 방식이 있습니다. 당시 이런 로프팅 작업을 하는 과정 내에서, 지금까지 거북선의 복원이 잘못됐었단 걸 알게 되었죠. 그리고 그때 제대로 복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3D를 이용한 복원기술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먼저 철저한 고증과 검증, 시뮬레이션이 필수적입니다. 그래야 내가 3D로 모델링한 것이 제대로 된 것인지 검증이 될 테니까요.

복원기술에는 기초 기술, 응용기술, 활용 기술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건 응용 기술에 해당되는 거고요. 3D스캐닝을 하거나, 적외선 스캐닝, 초음파 스캐닝, 단층 촬영을 하는 것 등이 기초 기술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응용과 활용 중간에 영상복원기술 등이 있겠고. 더 나아가 문화원형복원에서 최종적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아카이브 기술, 아니면 저작권 관련 기술, 유통기술. 이런 것이 활용기술에 해당하는 겁니다.

기초에서 활용기술까지, 파생되는 기술만 해도 수십, 수백 가지가 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들이 한두 가지로 설명되기는 힘들지요.

 

Q.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통문화 콘텐츠에 근거한 창작물의 성공사례가 흔치 않은데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1차적으로는 정부의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겠지요.

문화원형을 복원시키려면 인문학적인 기반 연구가 꼭 이루어져야하고 예술학적 연구가 지원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공학적 연구가 지원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기초, 응용, 활용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기초지원, 응용지원, 활용지원이 끝난 뒤에 되어야 하는 것이 사업화지원이고요. 그런데 기존의 문화원형 지원 정책은 대부분 사업화지원이지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연구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박물관에서는 전시 도록을 무조건 만듭니다. 그리고 전자책으로 출시합니다. 그래야 사라지지 않고 영구보존 되니까요. 그게 필요한 겁니다. 사실, 얼마나 좋은 콘텐츠들이 많습니까? 자료를 잘 모아서 축적해놓으면 누군가는 활용만 잘 하면 됩니다.

우리나라의 활용하는 기술은 가히 천재적이거든요. 거기에 소스로 들어가면 됩니다. 그러면 소프트웨어 강대국이 될 수밖에 없겠죠. 그게 정답입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부분도 국가문화유산 아카이브시스템이고요.



Q. ‘문화원형 디자인 연구회2012년의 계획 또는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출처 @ 문화원형디자인연구회>


올 상반기에는
놀이문화원형을 가지고 전시를 하고 하반기에는 한국과 일본의 의식주 문화원형을 가지고 비교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올해 전시 2, 워크숍 2회를 할 계획이고요. 공예문화원형 쪽으로 책을 3권정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박 공예, 완초 공예, 한지 공예. 특히 박, 완초 공예는 거의 사라졌거든요. 그것을 복원시키고자 4~7세용 버전으로 관련 책자를 기획하고 있고, 스마트 콘텐츠,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드는 것 까지도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기존에 냈던 책 중엔 도깨비 야주 시리즈 두 번째 책, 별자리 문화원형 두 번째 책을 현재 기획,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2
년에도 다양한 문화원형을 소개하고자 준비 중인 문화원형디자인연구회!

이렇게, 문화원형에 대한 남현우 회장님과의 인터뷰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남현우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문화원형에 대한 더 자세한 사항은 문화콘텐츠닷컴(링크예정)을 참조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