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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해 변화된 보드게임 시장

by KOCCA 2022. 8. 5.

보드게임 즐겨하시나요?

거리를 걷다 보면 보드게임 카페가 정말 많이 보입니다. 주말이면 웨이팅을 할 만큼 사람들로 붐비는 곳인데요.

난이도, 유형, 인원에 따라 다른 재미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코로나 19로 인해 변화된 보드게임 시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국내시장 현황

2020년 테이블 보드게임 업계는 코로나 19 유행의 영향으로 큰 변화를 맞았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드게임의 출판과 유통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이를 충분히 홍보, 유통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신상품을 대면으로 소개할 수 있는 박람회가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개최되었고, 오프라인 스토어의 매출이 약했기 때문에, 주로 온라인 채널에서의 매출과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부 출판사는 캐릭터, 브랜드 아이피(IP)와 협업하여 매출 신장을 꾀하기도 하였고, 중대형 출판사들은 더 화려한 상품을 출시하여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출처 : 코리아보드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코리아보드게임즈’는 온라인 채널에서의 매출 강화로 2020년 49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32.7%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보드게임 <할리갈리(Halli Galli)>, <루미큐브(Rummikub)>, <다빈치코드(DaVinci Code)>, <스플렌더 (Splendor)> 등 오랜 기간 판매되어 온 게임들로 인해 매출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보드게임 및 교육 용품 전문 온라인 유통 기업인 ‘팝콘에듀’는 2017년 보드게임 전문 브랜드 ‘팝콘게임즈’로 자사 출판 게임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0년 15개 신작 게임을 선보였고, 이를 통해 전체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였다. 신작 게임 중에서 주식거래 경제 게임 <스탁파일(Stockpile)>는 코로나 19의 유행 이후 주식에 관한 관심이 뜨거웠던 영향으로 흥행하였습니다.

 

과거에는 해외 게임의 직수입 유통만을 담당했던 기업들도, 출판과 제작을 담당하는 브랜드를 분리하여 변화하였습니다. 또한, 캐릭터 IP와의 컬레버레이션 게임을 진행하며, 우리나라 작가,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 시장 동향

모든 사업이 코로나 19의 유해에 큰 영향을 받았지만, 대면 취미 생활인 테이블 보드게임 부분은 특히나 더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수집으로서의 보드게임 취미 확대

오프라인 만남이 줄어들면서 실제 플레이로서의 보드 게임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보드게임 수집 및 소장으로서의 수요가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어 보드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가의 보드게임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킥스타터(Kickstarter)’, 국내의 ‘와디즈(Wadiz)’, ‘텀블벅(Tumblbug)’ 등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사이트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예를 들면 ‘만두게임즈’에서 출시한 <스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Small World of Warcraft)>,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발표한 <글룸헤이븐(Gloomhaven)>, <더 위쳐(The Witcher)> 등 유명 아이피(IP)나 고급스러운 플라스틱 피규어로 무장한 초고가의 보드게임들이 큰 성과를 달성하였습니다. 이들 게임은 소비자가 20만 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판매 개시 직후 매진되는 사례를 보여주는 등 한국 시장이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울러 <포켓몬(Pocketmon)>,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 등 트레이딩 카드 게임(Trading Card Game, TCG)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30% 이상 성장하였다. 트레이딩 카드 게임은 오프라인 커뮤니티 기반의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리셀링 마켓에서의 개인적 교환, 판매가 확대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소그룹 플레이 양상

ⓒ클립아트코리아

모임과 만남이 제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2인용 보드게임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게임올로지’의 <장미전쟁(Rosenkonig)>, ‘만두게임즈’의 <지킬 대 하이드 (Jekyll vs. Hyde)>, ‘룩아웃게임스’의 <패치워크(Patchwork)>, ‘레포스 프로덕션’의 <세븐 원더스 듀얼(7 Wonders Duel)> 등 2인용 게임의 판매량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플레이어들이 혼자서 할 수 있는 1인용 퍼즐류의 게임들도 많이 늘어났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크라임 신(Crime Scene)>과 같이 시나리오 기반의 추리를 바탕으로 하거나, 기존의 게임에 1인용 게임의 규칙을 포함하는 사례가 늘어났습니다. 전통적인 직소 퍼즐에도 보드게임의 규칙이 접목되어서, 단지 퍼즐을 맞추는 것을 넘어서서 다인용 게임으로서의 플레이를 향유하도록 한 제품들이 늘어났습니다.

디지털 플랫폼

코로나 19로 인해 디지털 보드게임 시장이 확대되었습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앉아야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보드게임의 장점이자 한계인데, 이를 디지털 기술로 극복하려는 시도들이 많이 보입니다.

 

‘아이오에스(iOS)’와 ‘안드로이드(Android)’의 모바일 생태계에서 앱으로 전환된 보드게임의 수는 꾸준히 늘어났으며, <보드게임 아레나(BGA: Board Game Arena)>, <테이블 탑 시뮬레이터(TTS: Tabletop Simulator)>, <테이블토피아(Tabletopia)>, <브렛스피엘웰 트(BrettspielWelt, BSW)> 등의 디지털 플랫폼에서 플레이 가능한 보드게임의 수와 그 사용량은 2020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보드게임 퍼블리셔의 경우 오프라인 박람회 및 컨벤션을 통해 신상품을 홍보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출시 이전에 <테이블탑 시뮬레이터> 등으로 먼저 상품을 공개하는 방식의 홍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플랫폼은 새로운 마케팅 툴로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교육 시장에서의 변화

국내에 약 3만 명의 보드게임 지도사가 보드게임 방과후학교, 보드게임 교육센터 등에서 활동 중입니다. 이들은 그간 보드게임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큰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젬블로’의 <라온> 등 여러 종류의 교육용 보드게임들이 온라인 수업으로서 소개하기 편한 방식으로 변형되고, 현장에서 사용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드게임은 대면 수업으로서의 효용이 훨씬 더 큰바, 보드게임 교육 현장의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보드게임 카페의 저성장

보드게임 카페는 2010년 중반 이후 다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보드게임 문화의 보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2020년에는 코로나 19 방역 조치로 인해 영업에 제한을 받았습니다. 사적 모임을 가지기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보드게임 활동은 외부보다는 가정 내에서 주로 이뤄졌습니다.

물류비 및 제조 원가 상승
 

2020년 중반 이후 전 세계적으로 물류비가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중국의 경우에는 대체로 원자재, 특히 플라스틱의 가격이 상승하였기 때문이며, 유럽의 경우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통관 시 컨테이너의 검역 절차가 강화되어 사용 가능한 컨테이너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으로 파악됩니다. 이로 인해 보드게임 상품 가격이 상승하였습니다. 국내는 주로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받기 때문에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유럽과 미 주 지역의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2020년 이후 전반적으로 6∼10%가량 소비자 가격이 인상되었습니다.

온라인 유통 채널의 급상승

코로나 19로 인해 보드게임도 온라인 유통이 증가했습니다. 전체적으로 30% 이상 차지하였던 오프라인 하이퍼마켓(hypermarket) 시장이 20% 이하로 줄어들었고, ‘쿠팡’, ‘카카오스토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서의 보드게임 매출이 급상승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이 자사의 판매 채널보다도 대형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서의 판매에 좀 더 집중하는 모양새를 띠었습니다.

 

인기 신작 보드게임을 출시하는 날에는 서버가 접속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태도 발생하였으며, 온라인 라이브 쇼핑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판매 방식도 등장하였습니다.

온라인 광고, 홍보 플랫폼

ⓒ클립아트코리아

광고 플랫폼도 변화의 물결을 맞이했습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전성기를 맞이하여, 많은 회사가 다양한 SNS에 마케팅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에 전문 채널을 개설하여 신작 출시 및 할인 이벤트를 알리고 있으며, 유튜브에도 다양한 보드게임 관련 채널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 인플루언서 등과 제휴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은 2020년의 두드러진 변화 가운데 하나입니다.

외부 투자 유치

 그전까지 다양한 퍼블리셔들이 성장해 가며 시장의 크기가 커졌다면, 2020년 이후에는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덩치를 키운 회사들이 등장했습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아스모디 그룹’은 2021년 1월 ‘아스모디코리아’ 법인 설립을 통해 국내에 진출하였습니다. <도블(Dobble)>, <스플렌더(Splendor)>, <딕싯(Dixit)>, <아컴 호러 (Arkham Horror)>, <세븐원더스(7 Wonders)> 등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고, 디지털 사업과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보드엠’은 ‘시티케이코스메틱스’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영역 진출을 진행 중입니다.

 

‘앵그리라이온스그룹(ALG)’과 ‘별빛바다’는 코어 게임의 한글화 수입을 진행해 온 회사로, 국내 보드게임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왔으나, 거대 유통을 필요로 하는 시장 흐름에 따라 2020년 ‘코리아보드게임즈’에 사업 부문 일부를 인계하였습니다.


■ 향후 전망

친환경 제품

<모노폴리(Monopoly)>, <젠가(Jenga)>로 세계 시장을 리드하는 회사인 ‘해즈브로(Hasbro)’는 2020년에 더 이상 상품에 비닐마감포장(shrink-wrap)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스모디 그룹(Asmodee Group)’에서는 점진적으로 상품 내 플라스틱 케이스와 플라스틱 게임 말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프랑스의 ‘바이오비바 (BioViva)’ 의 경우 보드게임에 재생지만 사용하여 생산하기도 합니다.

 

이는 그간 완구, 보드게임 업계의 보통의 생산 방식에 비추었을 때 상당히 전향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운송과 판매 과정에서 상품 손상의 가능성이 커지고, 생산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감수하고 환경에 대한 조치가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캐주얼 게임-코어 게임의 양극화

ⓒ클립아트코리아

보드게임의 소비 방식이 변함에 따라, 상품의 초점이 양극화하였습니다. 보드게임은 대체로 초등학교 저학년도 플레이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중급 패밀리 게임, 어려운 게임인 코어 게임으로 삼분할 수 있었으나, 2020년 이후 중급의 패밀리 게임은 많은 관심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성인 4명가량이 외부에서 모이기가 어렵고, 판매 채널이 온라인에 국한된 환경에서, 중급의 패밀리 게임의 내용을 홍보하기가 어려웠던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디지털 기기와의 융합

 

상품의 단가를 증가시키지 않는 아날로그-디지털 융합은 보드게임 분야에서 많은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체코게임스에디션(CGE)’이 선보였던 <연금술 아카데미(Alchemists)>는 디지털 기기를 테이블 보드게임에 성공적으로 융합한 사례가 되었으며, 이후 스마트폰과 앱의 발달로 많은 보드게임들이 디지털 기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피 컬래버레이션

왼쪽 : 젬블로 ‘신비아파트 라온’ 이미지. ⓒ젬블로 / 오른쪽 : 오뚜기 ‘진라면 보드게임’ 패키지 이미지. ⓒ오뚜기

캐릭터, 브랜드 등 유명 아이피(IP) 소유자와 협업하여 게임의 생산,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지금까지 디지털 온라인 게임의 전유물이었으나, 2020년 이후 보드게임 분야에서도 컬래버레이션 상품이 속속 등장하였습니다. ‘젬블로’와 ‘게임올로지’는 ‘CJ엔터테인먼트’의 <신비아파트> 애니메이션과 협업하여 다수의 <신비아파트 보드 게임>을 탄생시켰고, ‘놀이속의세상’과 ‘아스모디코리아’는 식품 브랜드 ‘오뚜기’와 협업하여 각각 <오뚜기 루미큐브>, <진라면 보드 게임>을 출시하여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의류 브랜드 ‘폴햄 (Polham)’의 경우는 반대로, ‘씨앗사’의 <부루마불>을 IP로 하여 자사의 의류에 관련 콘셉트를 입히는 작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2022년 즈음 코로나 19 상황이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시장은 단시간 내에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보드게임이 이미 온라인에 맞는 방식으로 홍보되고 판매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요인으로 상승했던 가격이 다시 내려가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게임 소비 방식이 외부보다는 가정 내 플레이, 소장으로 바뀐 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향후에는 새롭게 바뀐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는 출판사와 유통사들이 성장할 그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새로운 상품, 새로운 판매 방식으로 시장의 모습을 다채롭게 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백서[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활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