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디지털로 하는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는 문자가 아닌 사진, 동영상 등 이미지를 주요한 콘텐츠로 소비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디지털 마케팅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또 새로운 디지털 환경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디지털 시대의 캐릭터 마케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소셜 미디어와 캐릭터산업
소셜 미디어의 활성화로 디지털 마케팅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메타버스와 같은 새로운 디지털 환경이 나타났습니다. 2020년 1분기 우리나라의 소셜 미디어 이용률은 87%로, 세계 평균(49%)의 약 1.8배를 기록했고 국가별 순위로는 아랍에미리트와 대만에 이어 3위입니다. 이처럼 다수의 국민이 SNS를 이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캐릭터는 온라인 출판, 웹툰, 유튜브, 게임 등의 디지털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산업과 한층 밀접하게 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는 액세서리, 의류, 식품, 문구, 게임, 학습용 교재, 음반, 출판 등 다양한 상업적 영역에서 라이선싱 되면서 상품화 과정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캐릭터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산업 요소로서, 디지털 마케팅 시대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캐릭터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브랜드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소비자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기 위하여 적극적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개인이 주도하는 개방적이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매체인 소셜 미디어는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기반으로 기존의 신문, TV 방송, 잡지 등을 빠르게 대체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왔습니다. 정보 전달이 주요한 목표인 블로그와 달리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들은 각 미디어별 특유의 분위기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소셜 미디어의 이런 특성을 활용하여 이용자의 즉각적인 흥미를 유발하고, 감성적 상호작용에 기반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의 기본 목적인 소통을 강화하면서, 채널이나 계정의 인지도를 높이는 목적으로 캐릭터 마케팅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일례로 한국민속촌은 트위터 계정의 주인인 ‘속촌아씨’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캐릭터는 외양과 복장, 그리고 예스러운 대화체를 통하여 ‘한국적 전통’이라는 이미지를 철저하게 유지하면서도 유행하는 트렌드를 반영함으로써 이용자들과의 소통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2013년 처음 선보인 이 캐릭터는 2020년에도 한국민속촌의 트위터와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며, 긴 생명력을 유지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국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카카오가 카카오톡, 카카오 스토리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들에서 이용하기 위하여 2012년에 출시한 이모티콘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는 2020년에도 국산 캐릭터들을 대표할 만한 인기를 구가하였습니다. ‘카카오프렌즈’는 2020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캐릭터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였고, 그 인기는 지금까지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 유럽 등 해외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캐릭터의 인기를 기반으로 문구, 팬시 등 라이선싱을 통한 굿즈 제작이 활성화되었고, 강남, 삼성 등 서울 주요 지역에 개점한 팝업스토어는 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TV 방송에서 주로 활동했던 캐릭터들도 시청자의 미디어 소비 활동 변화에 따라 소셜 미디어를 넘나드는 현상도 가속화되었습니다. EBS의 인기 캐릭터인 펭수는 2019년 EBS가 제작한 유튜브 채널인 ‘자이언트 펭TV’를 통해 인기를 얻었으며, 2020년에 들어서 유튜브 채널과 오락 프로그램 등 방송 광고 시장을 넘나들면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였습니다. 초기에는 교육 방송을 시청하는 어린이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관심을 모으는 정도였지만, 타 캐릭터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거침없고 직설적인 어투와 센스를 기반으로 2030 직장인들의 공감대까지 얻으며 인기가 급상승하였습니다.
■ 세계관 담긴 캐릭터
과거에도 인터넷상의 캐릭터들이 인기를 바탕으로 광고 모델을 하거나 캐릭터 제품을 출시하는 등 상업적 활동을 한 예는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소셜 미디어 내의 캐릭터들은 단순히 캐릭터 디자인 개발에 머물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캐릭터 자신만의 스토리를 창작하고, 이에 기반한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 사례가 증가하였습니다. 이른바 캐릭터를 활용한 세계관 마케팅이 활발하게 전개된 것입니다. 세계관 마케팅에서는 브랜드나 상품을 의인화하여 대표할 수 있는 가상의 인격, 즉 페르소나(persona)를 만든 이후에 그 인물에 적합한 개성 있는 성격과 스토리텔링을 소셜 미디어를 통하여 부여합니다. 소셜미디어는 이용자와 활발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특징 때문에, 이용자들은 소셜 미디어의 계정 주인인 ‘캐릭터’가 실제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기가 쉬우며, 이용자들의 반응을 통해 캐릭터의 세계관은 더욱 공고해집니다.
예를 들어, 이마트와 백화점을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 그룹의 브랜드 캐릭터인 ‘제이릴라’는 화성에서 탄생한 고릴라로, 지구로 탈출하여 정착했으며 요리를 사랑한다는 구체적인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제이렐라는 인스타그램에서 유일하게 팔로잉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티객태격하면서도 친분 있는 모습으로 많은 팔로워의 반응을 끌어내며 나름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캐릭터의 외양이나 단순한 이미지만으로 홍보하던 과거와는 차별화되는 방식이며, 캐릭터에 대한 공감과 개방된 스토리 공간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2020년에 가장 주목받았던 캐릭터 세계관 구축 사례 중 하나는 빙그레에서 개발한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입니다. 세계관 속에서 빙그레우스는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로, 온갖 시련 끝에 빙그레 인스타그램 계정 관리를 무사히 해내고 결국 왕위에 오른다는 설정입니다. 이런 설정은 최근 유행하는 판타지 웹툰이나 웹 소설의 설정처럼 보이지만, 이는 빙그레의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빙그레우스의 전반적인 스토리텔링입니다. 또한, 캐릭터 외양 곳곳에 ‘바나나 우유’와 같은 빙그레의 제품을 형상화하는 등 다소 B급 감성의 캐릭터와 세계관이지만, SNS 이용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다양한 소셜 미디어와 유명 커뮤니티로 공유되었습니다. 그 결과 포스팅한 지 3주 만에 ATL(Above The Line) 광고 없이 1.7만 명 이상의 신규 팔로워를 확보하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빙그레우스 세계관의 인기가 높아지자 빙그레는 ‘투게더리고리 경’ 등 자사 브랜드에 추가적인 인격과 스토리를 부여하여 왕국 세계관을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이후 브랜드를 캐릭터화한 후 페르소나와 세계관을 부여하는 마케팅이 다양한 산업과 업종에서 빠르게 진행되었으며, 특히 식품, 유통 업체에서 활발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일반적인 정보 전달의 창구로 여기기보다는,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서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사회적인 요소를 더 크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캐릭터와 탄탄하게 짜여진 세계관을 활용한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몰입을 높이고,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몰입이 구매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의 확장과 브랜드로의 진화
캐릭터가 그려진 상품 디자인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 마케팅은 과거에는 어린이 대상 제품과 같은 특정 제품군에서 활용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특정 제품군에 국한되지 않고, 예전 같았으면 캐릭터를 내세우지 않은 제품들도 마케팅과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MZ세대가 상품의 주기능이나 가격뿐만 아니라 재미, 색다름 등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 트렌드에 부합합니다. 그리고 SNS의 활성화는 캐릭터를 활용한 포스팅이나 광고를 빠르게 확산시킬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이 이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재미’의 요소를 배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캐릭터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기업은 기존의 캐릭터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과 다르게,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캐릭터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원래의 제품과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하거나 캐릭터 고유 굿즈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주류 기업인 하이트진로는 새로 출시된 소주의 브랜드 강화를 위하여 과거의 브랜드 대변인이었던 두꺼비 캐릭터를 부활시키고, 광고와 관련 굿즈를 제작하여 공급하는 방식으로 TV 광고와 소셜 미디어 양쪽의 마케팅에서 활용하였습니다. 두꺼비 캐릭터가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인기를 얻자, 하이트진로는 2020년 국내 최초 주류 캐릭터 스토어인 ‘두껍상회’를 서울 성수동에 열고 두꺼비 관련 굿즈를 판매했습니다. 이는 추억을 소환하고자 하는 중년 소비층뿐만 아니라 MZ세대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다녀온 두껍상회의 사진과 캐릭터 상품들을 ‘#두껍상회’, ‘#두껍상회팝업스토어’, ‘’#두껍상회_성수‘ 등의 해시태그를 붙여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공유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이런 활동은 복고풍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켰습니다.
이런 경향은 유통점이 직접 조달하여 판매하는 이른바 유통 PB(private brand) 제품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대표적으로, 제분 기업인 대한제분은 편의점 CU와 협업을 통하여 맥주 신상품을 개발했습니다. 2020년 5월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발매 1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 개를 넘어섰습니다. 70~80년대 동네 밀가루 포대에서 볼 수 있었던 ’곰표‘의 북극곰 캐릭터가 예상하지 못했던 외도를 하면서 젊은 고객들에게 진기한 경험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곰표의 인기를 바탕으로 패딩, 화장품 등으로까지 컬래버레이션의 확장이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맥주만 보더라도 이후 내의 업체인 BYC의 백양 캐릭터를 소환한 ’백양 BYC 비엔나 라거‘, 구두약 브랜드였던 ’말표‘ 캐릭터를 활용한 ’말표 흑맥주‘가 연이어 출시되었습니다. 맥주와 내의, 맥주와 구두약 등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브랜드 간의 컬래버레이션과, 다소 촌스럽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기존 캐릭터 활용을 통한 레토르 감성으로 새로운 고객의 관심을 받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 가상세계와 캐릭터의 미래
캐릭터산업이 다양한 정보기술과 융합되면서 가상세계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기술이 캐릭터와 융합되는 트렌드의 일환으로 메타버스와 그 안에서 활동하는 아바타 캐릭터가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기반의 다양한 게임, 소셜 미디어, 스마트폰 앱 등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등장하면서 메타버스 내 캐릭터에 관한 관심 역시 증가하였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는 얼굴 인식과 증강현실(AR), 3D 기술 등을 이용하여 캐릭터 기반의 이용자 소통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어린이날 기념행사로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하여 가상 청와대를 구축하고 어린이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대통령 등 정치인까지 사이버 공간상의 캐릭터화를 통하여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디지털 구성된 캐릭터가 경제적 가치를 갖고 거래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기 시작한 것도 주요한 변화입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파일로 구성된 캐릭터는 품질이나 기능 저하의 우려 없이 무한대로 복제가 가능하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결과 캐릭터가 실물 경제로 나와 문구나 의류 등에 라이선싱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디지털로 구현된 캐릭터가 사이버 공간상에서 거래되거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의 개념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들이 등장하면서 디지털로 구현된 캐릭터의 경제적 가치가 재인식되고 있습니다. NFT는 캐릭터나 사진 등 디지털로 구현된 자산에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희소성을 부여합니다. 즉, 기존의 가상 자산과 달리 각각의 디지털 자산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함으로써 복제가 불가능합니다. 원본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게임, 예술품, 부동산 등의 기존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할 뿐만 아니라, 원본의 캐릭터를 거래 가능한 지적재산 수단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캐릭터 IP 자체의 NFT 발행 기회와 NFT 캐릭터가 이용자에게 희소가치가 있는 소중한 디지털 자산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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