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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새로운 트렌드, ‘스마트 토이’

by KOCCA 2022. 7. 21.

디지털 디바이스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집에서도 즐겁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스마트 토이’

스마트 토이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스마트 토이는 완구 업계의 중요한 키워드이자,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내수경기 침체와 저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키즈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골드키즈(귀하게 자란 외동)’ 증가와 핵가족화,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키즈산업의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입니다. 키즈업계에서는 아이 한 명을 위해 8명의 가족(부모, 양가 조부모, 삼촌, 이모, 고모 등)이 지갑을 연다는 이른바 ‘에잇포켓(8pocket)’ 현상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키즈가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가 됨에 따라, 패션, 식품,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를 속속 출시 중입니다.

 

전통적인 키즈산업 분야라 할 수 있는 완구산업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시도들이 발견됩니다. 일반적인 완구에서 ‘스마트 토이(smart toy)’로의 완구 패러다임 전환이 대표적입니다. 스마트 토이란 말 그대로 실감 기술(가상현실‧증강현실 등),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 IoT) 같은 차세대 정보통신 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이하 ICT)이 접목된 장난감을 뜻합니다. 많은 완구 업체들이 기존 장난감에 ICT를 활용하거나, ICT 기반의 완전히 새로운 장난감을 개발하는 데 주력합니다. 그리고 기술과 함께 자라 상대적으로 기술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는 스마트 토이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린이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스마트 토이의 수요가 증대한 측면도 있습니다.

 

시장 확대 역시 스마트 토이의 글로벌 인기를 증명합니다. 글로벌 뉴스공급사인 비즈니스 와이어(Business Wire)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 토이 시장은 2020년 41억 달러 규모로 조사되며, 2027년 56억 달러 규모(연평균 4.5% 성장)에 이를 전망입니다. 2020년 기준 세계에서 가장 큰 큰 스마트 토이 시장을 가진 국가는 미국으로 전체 시장의 약 29.3%(12억 달러)를 차지합니다. 아시아 시장은 아직 규모가 미미하지만 특히 음성·이미지 인식 토이를 중심으로 전체 시장 평균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아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국가는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입니다.

 

스마트 토이의 유형

간단한 움직임을 보이는 정도에 그쳤던 초기 스마트 토이에, 기술 발전과 업계의 관심증대, 그리고 이용자들의 수요 확대가 합쳐져 다양한 기능이 접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마트 토이에는 어떠한 유형이 있을까요?

 

스마트 토이는 기준에 따라 크게 기능별 그리고 서비스별로 분류 가능합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먼저, 기능별 유형에는 대화형, 완성형(조정형), 블록형이 있습니다.

 

‘대화형’ 스마트 토이는 어린이-장난감 간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과 정서적 교감을 꾀할 수 있게끔 합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소리 인식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어린이들을 위한 대화형 스마트 토이 개발·출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완구사 마텔(Mattel)의 ‘헬로 바비’를 꼽을 수 있습니다. 바비인형은 인공지능을 통해 아이와의 대화법을 학습해 상황별로 적정한 말을 건넵니다.

 

‘완성형’ 스마트 토이는 말 그대로 완제품으로 만들어져 따로 조립할 필요가 없는 장난감을 말합니다. 간단한 조정기능을 가진 형태부터, 매우 정교한 컨트롤을 하게끔 만들어진 형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등의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원격조정하는 ‘조정형’ 스마트 토이도 이에 속합니다.

 

‘블록형’ 스마트 토이는 블록 형태의 모듈들이 센서와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해 서로 연결됨으로써 스스로 움직이는 등 새로운 기능이 구현된 장난감을 가리킵니다. 다양한 형태로 제작 가능해 어린이들의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다음으로, 서비스 유형은 말 그대로 스마트 토이가 어떤 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른 구분입니다. 프로그램 언어 사용을 통해 코딩 학습을 시켜주는 등의 ‘교육토이’, 부모-자녀 간 상호작용을 통한 감성 교감이 가능한 ‘감성토이’, 실감기기를 활용해 가상현실 공간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게 하는 ‘레저토이’, 재활이나 심리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토이’, 기억·추억할 일을 3D 프린터를 통해 구현해주는 ‘기념토이’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두 기준(기능, 서비스)에 따른 분류는 편의상 지금까지의 사례들을 카테고리화한 것일 뿐, 상호배타적이지도 망라적이지도 않습니다. 가령, 감성 교감과 함께 학습을 시켜주는, 이른바 감성토이이자 교육토이인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향후 또 다른 기술 접목에 의해 스마트 토이 유형이 얼마든지 등장 가능함은 물론입니다.

주목할 만한 스마트 토이 트렌드

기존의 유명 완구 브랜드들은 선진기술을 도입, 전통적인 인형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스마트 토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시장 확대와 함께 경쟁 또한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여러 주목할 만한 트렌드들이 만들어지는 상황입니다.

‘포켓몬 고’ 이미지, ⓒ 나이언틱

첫째,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과 같은 ‘실감 기술’ 기반 스마트 토이 열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 기기의 고성능화, 게임 <포켓몬고(Pokémon GO)>의 열풍 등으로 키즈 산업에 실감 기술 접목이 확대되고 있으며, 다양한 관련 제품이 출시 중이다. 일본 완구 업체 메가하우스는 2017년 가상현실 헤드셋으로 만화 <드래곤볼(Dragon Bal)> 속 세상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 ‘드래곤볼 Z VR 세트’를 출시해 주목받았습니다. 세트에는 가상현실 헤드셋 외에 에네르기파를 발사하기 위한 핸드센서, 전용 가상현실 매트 등이 포함됩니다.

왼쪽 : 바비인형 ⓒ 마텔 홈페이지 / 오른쪽 : 증강현실 게임 ‘신비아파트 고스트 헌터’

별도의 헤드셋이나 헤드셋에 준하는 장비가 요구되는 가상현실 스마트 토이에 비해, 증강현실 스마트 토이는 훨씬 더 많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20년 10월 마텔은 증강현실을 접목한 어린이 도서 애플리케이션인 북풀(Bookful)과 협력해, 바비, 토마스와 친구들 등 인기 캐릭터를 스마트폰을 통해 3D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증강현실 바비 도서에는 ‘의사가 되는 바비’, ‘패션 디자이너가 되는 바비’, ‘체조선수가 되는 바비’ 등의 스토리를 담았습니다. 토마스와 친구들은 <바쁜 토마스>, <런던을 방문하다>, <구조대> 등을 제목으로 하는 증강현실 도서를 선보였습니다. 증강현실 도서 앱 론칭은 어린이의 스마트폰 보급 증가를 염두에 둔 마텔의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바비인형은 한 때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지만, 2000년대 들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스마트 기기의 보급 확대, 그리고 유튜브 등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확산 등으로 인기가 시들해졌습니다. 비현실적인 몸매로 어린이들에게 정형화된 아름다움과 성 고정관념을 주입한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양성이라는 시대의 화두 수용, 코로나 19로 인한 홈 토이 수요 증대, 그리고 무엇보다 공격적인 디지털 전략 추진으로 마텔은 3분기 연속 시장 점유율 증가라는, 전에 없는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시리즈를 소재로 한 <신비아파트 증강현실 트레이딩 카드게임(TCG)>도 인기입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스마트 기기에 앱을 다운로드해 해당 카드를 비추면 카드 속 캐릭터가 스마트 기기의 스크린 상에 3D 형태로 소환되고, 각 제품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게임도 즐길 수 있는 식입니다. 2019년 전기 전체 완구 중 단일품목 매출 1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모바일 앱 인기 순위 1위 등 다양한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2020년에는 <제6회 대한민국 토이 어워드>에서 대상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여, 한국 제작 스마트 토이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왼쪽 : 신비아파트 ‘오피키언 울트라세트’. / 오른쪽 : 레고 슈퍼 마리오 스타터킷. ⓒ레고

둘째, ‘캐릭터 IP 활용 확대’가 두드러집니다. 완전히 새로운 스마트 토이보다는, 이미 익숙한 캐릭터를 활용해 ICT를 접목시킨 스마트 토이가 아이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신비아파트>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2014년 투니버스를 통해 방영된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444호>를 시작으로 극장판 애니메이션, 드라마, 뮤지컬, 게임 등으로 다양하게 매체 전환되고 있는 <신비아파트> IP는 완구로도 이식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신비아파트 증강현실 트레이딩 카드게임>뿐 아니라, 완구와 모바일 게임을 결합한 <신비아파트 소울파이터즈> 피규어 또한 인기입니다. <신비아파트> 피규어 완구를 개별적으로 수집하는 재미뿐만 아니라, 해당 피규어를 스마트폰 근거리 무선통신(near filed communication, NFC)에 인식하면 동명의 모바일 게임 속으로 캐릭터를 소환·플레이할 수 있어 이용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해당 피규어는 새로운 에디션이 등장할 때마다 판매 시작 직후 전량 매진을 기록하는 등 어린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신비아파트>는 완구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과 게임이 결합하는 트랜스미디어적 스마트 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레고’의 블록형 스마트 토이도 인기입니다. 레고 그룹은 그동안 <스타워즈(Starwars)>, 마블 <어벤져스(Avengers)>등 수많은 글로벌 정상급 IP와 협업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형태의 레고 블록에 콘텐츠로서 기존 IP를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랬던 레고도 스마트 토이에 관심을 갖는 중입니다. 특히 2020년 8월 레고 그룹이 일본의 비디오게임사 닌텐도(Nintendo)와 협업해 선보인 ‘레고 슈퍼 마리오’는 레고 조립과 게임 플레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시리즈입니다. 센서와 액정이 탑재돼 있는 레고 마리오 피규어를 활용해 실제 레고 브릭으로 만든 스테이지를 누비는 등 상호작용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에 앞서 출시한 ‘레고 히든사이드’ 시리즈는, 레고 최초로 증강현실 기술과 디지털 게임 콘텐츠를 레고 블록에 접목시킨 사례로, 한국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첫 주 대비 400% 가까운 매출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셋째, '코딩 교육형' 스마트 토이의 꾸준한 인기입니다. 2018년부터 의무화된 코딩 교육으로 인해 어린이 코딩 교육 열풍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 스마트 토이에도 코딩 교육이 접목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완성형과 블록형 스마트 토이가 코딩 교육도구로 빈번하게 활용됩니다. 대표적으로 ’레고 마인드스톰(mindstorms)’의 경우 다양한 형태의 블록으로 구성된 일반 레고와 달리, 제어·동력 모듈과 색상·터치·적외선 센서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코딩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레고를 조립하며, 비주얼 코딩 입력 후 작동시키는 식입니다.

 

스마트 토이가 캐릭터산업에 주는 시사점

디지털 디바이스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집에서도 즐겁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스마트 토이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완구 업계도 이에 부응하는 다양하면서도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 토이는 완구 업계의 중요한 키워드이자,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당분간 코로나19로 인해 어린이들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증됨에 따라, 스마트 토이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스마트 토이는 캐릭터산업에 어떤 시사점을 줄까요?

ⓒ 클립아트코리아

첫째, 캐릭터 IP 활용 확대에 있어 스마트 토이로의 영역 확장을 고려해야 하는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존 캐릭터산업에서는 자체 제작한 캐릭터 등장 콘텐츠에 기반해, 상호작용 없는 완구, 문구, 의류, 식기, 식음료 등의 연계 식품을 제작·유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이러한 IP 사업도 캐릭터의 인기를 확대하고 수익을 다각화하는 데에는 틀림없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하지만 스마트 토이를 통해서는 이용자-완구 간 상호작용에 의한 몰입뿐 아니라, <신비아파트>의 사례처럼 트랜스미디어적 효과(애니메이션-완구-게임)까지 꾀할 수 있습니다. 각 요소에서 오는 개별 효과와 요소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IP의 지속성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IP 활용 확대의 중요성이 점증한다는 점은, 양질의 원천 IP 확보가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단순히 시각적인 매력을 넘어, 시대를 반영하면서도 IP 확장을 염두에 둔 콘텐츠 전략이 요청됩니다.

 

둘째, 스마트 토이 시장도 점차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바, 혁신적인 사업전략에 기반한 부가가치 창출이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바비의 부활은 캐릭터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 완구 업체들은 다양한 캐릭터를 개발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에 따른 아이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완구 업계의 지형이 변하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기존 캐릭터 IP를 활용하면서 전에 없던 기술적 발상을 담은 결과물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신’기술이 아니라, 기술의 ‘새로운’ 접목입니다. 그 과정에서 전술한 트랜스미디어 전략이 함께 요구됨은 물론입니다.

 

스마트 토이는 장난감 이상의 장난감으로서, 단순히 그것을 갖고 노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어린이들 사이에 스마트 토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세계 교육계에 컴퓨팅 사고가 강조되면서 스마트 토이는 앞으로도 장난감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거대 장난감 회사들의 스마트 토이로의 사업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속에서, 한국 업계의 빠른 진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캐릭터 산업백서]를 활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