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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5G 보급과 실감 콘텐츠로서의 웹툰

by KOCCA 2021. 3. 31.

 

 

실감 콘텐츠로 주목받기 시작한 VR 웹툰

 

차세대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으로 VR/AR이 등장하고, 이에 대한 콘텐츠 형식으로 실감 콘텐츠가 떠오름에 따라 PC와 모바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웹툰의 변화가 VR/AR 환경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되었습니다. 특히 2019년은 차세대 모바일 인터넷인 5G가 상용화됨에 따라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VR/AR의 실감 콘텐츠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였는데, 그 중 엘지유플러스는 VR 생태계 확장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엘지유플러스는 다양한 VR 콘텐츠 확보를 위해 VR 제작사, VR 영상앱 플랫폼, 클라우드 VR 게임 등에 투자를 진행하였고, 2019년 4월 호랑스튜디오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국내 3D VR 웹툰을 최초로 상용화하였습니다.

 

호랑 작가의 옥수역 귀신 공간 * 출처 : LGU+

 

* 출처 : 스튜디오 호랑

 

VR 웹툰 플랫폼 중 하나인 코믹스브이는 2019년 7월 디지털 OTT 방송인 딜라이브를 통해 VR 웹툰을 TV 스크린으로 선보였습니다. 또한, 2019년 2월 글로벌 VR 헤드셋 제조사인 DPVR과 MOU를 맺고 DPVR 헤드셋에 자사의 VR 웹툰 앱을 탑재하며 글로벌 시장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플랫폼은 물론 방송, 통신 영역의 플랫폼 기업들이 잠재력과 지속성, IP의 힘이 있는 VR 웹툰에 관심이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 출처 : LG유플러스 / 서울파이낸스(http://www.seoulfn.com)

 

2019년 6월 20일 시각 특수효과 전문 기업인 덱스터스튜디오는 <유미의 세포들>을 Social VR Toon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덱스터스튜디오는 이전에도 네이버웹툰과 <조의 영역>, <살려주세요>를 VR TOON으로 공동으로 제작한 경험이 있으며 <유미의 세포들>을 통해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속해 직접 세포가 되어 상호작용을 하는 새로운 형태의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공감미디어는 2019년 12월 17일 광주 CGI센터 스마트미디어센터에서 ‘VR/AR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전시’를 통해 VR 웹툰 <녹두서점의 오월>을 제작 공개하면서 VR 웹툰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2019년은 VR 웹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보기에는 어려우나 5G 상용화에 필요한 실감 콘텐츠로서 웹툰이 한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한 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VR 웹툰은 VR 게임, VR 영상 등 타 콘텐츠 대비 저렴한 제작 비용과 강력한 IP, 다양한 장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VR 플랫폼 기업들이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VR 웹툰을 활용하고 있고, 이는 초기 웹툰이 포털 사이트 사용자의 지속적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역할을 했던 것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기술 측면에서는 스케치업과 같은 3D 작업 프로그램이 대중화됨에 따라 실감 웹툰의 제작이 고도화, 대중화되고 있으며 스토리 측면에서는 내러티브와 스토리텔링이 있는 콘텐츠들이 VR/AR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실감 웹툰의 IP 활용 가능성도 기대되는 바입니다.

 

 

VR 웹툰의 변화와 주요 플랫폼 사례

 

 

VR 웹툰이 국내 처음 선보이게 된 때는 2017년이었으나, 2019년까지 형식은 조금씩 변화해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360도 이미지를 통해 독자가 보이지 않는 영역의 연출이나 특정 포인트를 보는 것에 대한 인터랙션 등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적정 가격에 지속적인 연재를 요구하는 플랫폼의 필요에 따라 독자가 쉽게 보기 힘든 영역의 그림의 작화와 인터랙션의 빈도는 크게 감소하였고 VR 환경에 적합한 소리의 사용은 더욱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스토리텔링 중심의 웹툰 특성상 이야기를 끌어가는 컷을 독자 전면에 띄워 배치하는 단순한 형태의 이야기 진행, 주로 의자에 앉아 감상하는 독자의 감상 환경, 360도 전체 그림의 작업량 증가와 인터랙션 이벤트 설계에 대한 제작 부담에 의한 결과로 보입니다.

 

* 출처 : 스튜디오 호랑 유튜브 채널 https://youtu.be/Qo7vmyfDbcg

 

2019년 국내에서 VR 웹툰 기술을 공개한 기업은 코믹스브이, 스튜디오호랑, 덱스터스튜디오가 있으며 작가가 참여 가능한 형태의 제작 방법을 공개한 곳은 코믹스브이와 스튜디오 호랑입니다. 먼저 스튜디오호랑은 네이버웹툰과의 제휴로 네이버웹툰의 인기작들을 VR로 변환하여 자체 플랫폼인 스피어툰을 통해 VR 웹툰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2019년 12월 기준 240여 편의 VR 웹툰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장편 웹툰의 경우 100여 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체 개발 기술인 스피어툰 메이커(SphearToon Maker)를 통해 VR 웹툰 제작의 어려움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몰입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스피어툰은 레이어로 구분되어 Flat 3D 표현, 사용자의 시선에 기반한 인터랙티브, 공간 사운드 등 VR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효과들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3가지 타입의 배경을 제공하는데, 360도 이미지로 구성된 배경, 6장의 이미지로 만드는 배경, 정육면체 전개도 파일 기반의 배경입니다. 인터랙티브 기능의 경우 사용자가 특정 영역을 바라보면 다음 컷으로 넘어가는 효과를 줍니다. 3D 사운드와 함께 사용할 경우에는 소리가 나오는 방향으로 사용자가 고개를 돌리는 연출을 가능하게 도와줍니다.

 

 

한편 코믹스브이의 VR 웹툰은 연속된 360도 이미지와 스테레오 타입의 소리를 지원하는 단순한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순한 형식 덕분에 HTML 5 기반의 웹 VR을 지원하여 웹사이트와 모바일에서도 감상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두 번째, 양 사가 다루는 파일의 형식을 비교하자면, 스피어툰은 프로젝트 파일인 STW 파일로 저장되며, 최종적으로 서비스에 사용될 때는 압축된 STS 파일을 통해 매우 적은 용량으로 배포됩니다. 이에 반해 코믹스브이의 원고 형식은 일반인과 작가들에게 익숙한 ZIP 형식의 압축파일로서 JPG 이미지 파일과 MP3 음악 파일 같은 잘 알려진 형식의 파일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작가가 사용하는 익숙한 툴 사용을 독려하고 원고 제작에 필요한 제작 가이드 파일을 제공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매 장마다 고정된 크기의 큰 이미지 파일들을 사용 하기에 스피어툰 대비 큰 용량을 요구합니다.

 

 

 

세 번째, 플랫폼의 공개성 측면에서 비교하면 먼저 스피어툰은 제작 및 배포를 원하는 경우 툴을 공개적으로 다운로드하거나 배포하는 수단을 제공하지는 않기에 별도의 문의를 통해서만 가능한 반공개 플랫폼 형태입니다. 참여 작가와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 제공되었으며 배포는 퀄리티를 기준하여 협의를 통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코믹스브이는 공개 플랫폼으로 회원 가입 뒤 VR 일러스트를 업로드하여 공개 갤러리를 통해 공개할 수 있습니다. 작가 계정으로 전환 시 VR 웹툰을 직접 업로드하여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네 번째, 콘텐츠 생산의 접근 방식을 보면 스피어툰의 콘텐츠는 주로 <목욕의 신>과 같은 네이버의 오리지널 웹툰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바일 웹툰을 VR로 스튜디오에서 재작업한 형태로 생산성과 IP 중심으로 접근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코믹스브이는 작가에게 제작 가이드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작가가 직접 학습 후 제작한 웹툰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작가 교육과 콘텐츠 생산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코믹스브이는 강북진로직업지원센터와 VR 웹툰 교육을 실시하였고, 세종대학교와는 VR 웹툰 수업을 통해 다수의 단편 VR 웹툰을 제작하는 등 VR 웹툰의 교육과 생산, 대중화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VR 웹툰이 넘어야 할 문제들

 

 

5G가 상용화되고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며 VR 웹툰이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넘어야 할 근본적인 문제들은 아직 존재합니다. 첫 번째, 아직은 작은 시장의 크기입니다. VR 웹툰의 공통적인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 VR 헤드셋을 필요로 하기에 일반 이용자의 접근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코믹스브이가 실시한 자체 사용자 조사에 따르면, VR 웹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함이 49.1%이고 경험해본 이용자는 16.7%에 불과했습니다.

 

두 번째, 완성되지 못한 사업모델로 인한 낮은 작가 참여율입니다. 현재 VR 웹툰은 적은 사용자 수로 인해 기존의 모바일 웹툰과 달리 사업모델이 확실히 정립되지 못하였습니다. 사업 모델이 확립되지 않은 탓에 작가의 참여도를 높이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세 번째, 시장은 고품질 오리지널 VR 웹툰을 필요로 합니다. 현재 VR 웹툰의 양을 늘리기 위해 기존의 모바일 웹툰 IP를 VR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으나 모바일 웹툰은 인물 중심의 연출이 대부분이며 스토리 위주의 작품들이 많아 장면당 호흡이 긴 VR로 변환 시 전체적인 독자 호흡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VR 환경에 맞는 다양한 오리지널 VR 웹툰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네 번째, 기존의 웹툰과 다른 VR 웹툰 시장에 적합한 문법이나 장르 성격에 대한 확립이 필요합니다. 코믹스브이에서 실시했던 자체 사용자 반응 조사에서 즐겨보는 웹툰 장르는 코미디, 로맨스, 생활툰 순이었으나 VR 웹툰에서 보고 싶은 장르는 판타지, 스릴러, 로맨스 순으로 모바일 웹툰에서 기대하던 것과 VR에서 기대하는 것은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VR 웹툰의 이용 의향 부분에서는 남성이 75.0%로, 여성 50.7%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나 다소 여성이 강 세가 나타나는 모바일 웹툰 시장과도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모바일 웹툰과는 다른 VR 웹툰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맞춘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보입니다.

 

코믹스브이의 자체 사용자 반응 조사에 따르면, 향후 VR 웹툰 이용 의향을 묻자 58.7% 가 이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이용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5.5%로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VR 웹툰에 대한 확실한 기대감이 있으며, 실감 콘텐츠 기술의 성장에 따라 앞으로도 많은 발전이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특히 이동통신사가 주도하는 5G 콘텐츠 시장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커지고, 정부에서도 실감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어 향후 실감 웹툰은 글로벌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 실감 콘텐츠 중의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만화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