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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한국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프로젝트 기획과 성과

by KOCCA 2021. 2. 24.

 

 

 

 

 

 

오늘 우리는 엔팝에서 제작한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를 대상으로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제작 및 유통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는 한국 제작 애니메이션 중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되는 방식의 계약을 성공시킨 극소수의 사례에 속합니다. 또한 해즈브로(Hasbro)가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의 사업화 권리를 구매하 면서 제작사인 엔팝은 글로벌 완구 기업과도 사업적인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개괄적으로 소개하면서 글로벌 애니메이션 제작 프로젝트의 진행과 관련한 시사점을 제시 해 볼 것입니다.

 

 

기획의 계기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는 전 세계의 미취학 영유아를 대상으로, 교육적이고 재미있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목표하에서 기획되었습니다. 영유아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친숙한 애니메이션을 반복적으로 소비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대상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직 분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문화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콘텐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한 부분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는 문화적 할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3~6세 연령을 주력 시청자로 설정했습니다. 또한 모든 문화권에서 아이들이 좋아하고 호기심을 보이는 보편적인 대상을 염두에 둔 결과 곰, 여우, 다람쥐, 돼지 등 동물을 캐릭터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동물 캐릭터가 시장에 이미 많았기 때문에 차별화하는 작업이 중요했습니다.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결과, 캐릭터의 디자인과 외관 등을 영국에서 만들 것 같은 클래식한 스타일로 구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기획했기 때문에 해외 파트너와의 공동 제작 및 선판매 (Pre-sale) 등 다양한 방식의 해외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엔팝은 한 가지 기준을 정했습니다. 작품의 기획 및 제작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대신 해외 시장에서의 유통이나 마케팅 등을 진행함에 있어서는 해외 파트너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협업 구도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 출처 : 엔팝

 

 

 사반 브랜즈(Saban Brands)와의 협업

 

기획과 캐릭터 디자인의 방향에 맞추어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의 트레일러를 완성한 이후 Mipcom, Kidscreen Summit, Asia Animation Summit 등 해외의 주요 마켓에서 이를 공개했습니다. 작품의 스타일, 외양(look) 등은 특히 미주와 유럽 바이어들의 관심을 샀고, 미국의 사반 브랜즈(Saban Brands, 이하 사반)라는 기업이 공동 제작 의향을 문의했습니다. 사반은 <파워레인저(Power Rangers)>, <폴 프랭크(Paul Frank)> 등 유명한 IP를 보유한 콘텐츠 기업으로, 새로운 IP를 찾던 중이었습니다. 사반은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가 탐정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자연스러운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 애니메이션과 캐릭터의 완성도가 높다는 점, 이야기 구조와 기획 방향이 미국 및 유럽에서 성공할 만한 잠재력을 가진다는 점 등을 이유로 공동 제작을 제안했습니다.

 

당시 엔팝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공동 제작의 구조는 해외 파트너가 금융 투자만 담당하고 실제 제작은 엔팝이 국내에서 직접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제작 이후의 사업들을 진행함에 있어서는 해외 파트너의 역량이 클수록 더욱 매력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사반은 엔팝이 원하는 조건들을 충족하는 기업이었습니다.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한 결과, 엔팝이 원하는 조건에 대한 기초 협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즉 사반은 애니메이션 완성 이후의 사업들만을 담당하고 엔팝은 사전제작부터 본제작의 모든 과정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의 연출 등 창작 전반과 관련된 작업을 담당하면서 작품과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하는 것이 엔팝의 목적이었습니다.

 

 

* 출처 : 엔팝 홈페이지

 

예산, 투자 금액, 역할 분담 등에 대한 대략의 조건을 협의한 후에는 본격적인 계약서 협상을 진행했다.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 공동 제작의 기본적 방향에 대해 엔팝이 원하는 구조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반과의 계약 진행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사반은 미국에서도 계약 성사가 쉽지 않기로 유명했습니다. 특히 일본의 대표 콘텐츠 중 하나인 <파워레인저>의 미주와 유럽에 대한 권리를 영구히 획득하여 커다란 수익을 창출한 것은 사반의 협상력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입니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단독으로 이런 기업을 상대하는 과정에는 여러 모로 어려운 점들이 많았습니다. 자본력, 시장 지배력, 법률 지식 등 모든 면에서 월등한 대기업과 협상을 하면서 엔팝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작품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버티는 것이었습니다. 엔팝은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사반과 계약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다행이었던 점은 사반 이외의 다른 기업들도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에 비교적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지난한 협상 과정에서도 조급해하지 않고 차분하게 정해 둔 기준을 지키며 대응한 것이 사반과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대신 그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기초적인 조건 협의가 완료된 시점부터 최종 계약에 합의하기까지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엔팝과 사반은 그동안 수백 통의 이메일을 교환했고, 화상회의 또한 수백 건 이상을 진행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계약

 

사반과의 협상이 마무리되며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의 제작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사반은 엔팝과 공동 제작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기 이전에 넷플릭스와 협상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사반은 이미 넷플릭스와 사업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고, 이에 기반하여 상대적으로 손쉽게 거래를 제안할 수 있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 출처 : 넷플릭스

 

 

다만 넷플릭스와의 협상에서도 결국은 엔팝이 기존에 제작했던 트레일러와 작품 관련 정보(Bible)들을 활용해 주요 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결론을 정리하면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가 한국의 신규 애니메이션 중 최초로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계약을 하게 된 결정적 근거는 1분 30초 분량의 트레일러와 작품 바이블이었다.

 

여기에 사반의 협상력이 더해졌습니다. 넷플릭스와도 구체적인 조건을 협의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했는데, 이 단계에서는 사반과 함께 협상 전략을 논의하며 조건들을 조율할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OTT를 대표하는 넷플릭스와의 치열한 협상을 사반과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과정은 엔팝에게도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사반의 영향력과 사업적 역량이 넷플릭스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넷플릭스와의 계약도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엔팝은 2018년 6월에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 시즌 1을, 같은 해 12월에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 시즌 2를 공개하는 것으로 일정을 정하고 본격적인 작품 제작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해즈브로의 사업화 권리 인수

 

2018년 5월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 시즌 1의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사반이 보유하고 있는 IP 전체를 미국의 완구 회사인 해즈브로가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해즈브로는 사반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IP를 약 5억 2,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그 인수 대상에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도 포함되었습니다. 물론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의 경우는 엔팝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제외한, 사반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만을 인수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엔팝 입장에서는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의 공동 제작 파트너가 사반에서 해즈브로로 변화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몇 년간 협업했던 파트너가 갑자기 새로운 기업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엔팝 입장에서는 우려와 불안이 많았습니다. 특히 한동안은 해즈브로와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아 답답함이 컸습니다. 해즈브로는 기업 문화도 사반과 다른 부분이 있었고, 사반보다 규모가 컸기 때문인지 의사 결정도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 출처 : 해즈브로 / 매경 프리미엄

 

그런 상황에서 2019년 말, 해즈브로는 다시금 <페파 피그(Peppa Pig)>, <파자마 삼총사 (PJ Masks)> 등을 보유하고 있는 제작사인 이원엔터테인먼트(eOne Entertainment, 이하 eOne)를 약 40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eOne은 캐나다의 법인이면서 영국에 상장이 되어 있고 세계 주요 지역에 지사가 있는 다국적 기업입니다. 사반과 달리 eOne은 회사 자체가 인수 되었기 때문에 eOne의 임직원들은 모두 해즈브로 소속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 인수 이후 해즈 브로는 본업인 완구 제조 유통과 캐릭터 라이선싱을 담당하고 eOne은 콘텐츠 기획 제작 및 배급을 담당하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그 결과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와 관련된 파트너는 eOne으로 다시 한 번 변화했습니다.

 

 

* 출처 : 넷플릭스

 

그런데 eOne의 Kids and Family 부문 사장인 Olivier Dumont은 엔팝과 기존에 면식이 있는 인사였다. 그 영향이었는지 eOne과의 소통은 해즈브로와의 그것에 비해 매우 원활 해졌습니다. 무엇보다 <페파 피그>와 <파자마 삼총사>를 전 세계에 성공적으로 배급, 유통하고 있는 eOne의 마케팅 방식과 사업 운영 노하우를 엔팝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 점이 의미가 컸습니다.

 

 

글로벌 협업 활성화가 한국 애니메이션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의 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협업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긍정적 측면

 

1) 리스크 분산으로 인한 제작 활성화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는 사반과 제작비를 분담하면서 투자 리스크가 절반으로 감소했습니다. 엔팝이 모든 제작비를 부담했을 때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지 못한다면, 당연히 경영 에는 커다란 타격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반과의 협업으로 제작비 규모가 낮아짐에 따라 이러한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공동 제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작 개발 도 과감하게 추진하는 등, 기획 제작 과정 전반이 활발해지는 효과도 발생했습니다.

2) 글로벌한 수준에서 수용 가능한 작품 제작 경험

 

엔팝은 작품을 주도적으로 제작했지만, 제작의 모든 과정에서 사반 및 넷플릭스에서 제시 하는 의견을 참고했고 수용하기도 했습니다. 동양에서 만드는 콘텐츠에 서양의 아이디어가 결합 되면서, 내용과 비주얼 등 여러 면에서 동서양 어디에서나 받아들일 수 있는 고품질의 글로벌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는 넷플릭스 내부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이것은 향후 eOne이 적극적으로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 관련 사업을 추 진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3) 사업적 Win-Win

 

넷플릭스와의 협상은 사반의 네트워크와 사업 역량에 힘입어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파트너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믿고 맡겼을 때, 직접 그것을 진행 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얻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사반은 아시아 관련 사업의 진행은 엔팝에 일임했고, 특히 중국을 넷플릭스의 독점 범위에서 제외하여 엔 팝이 자유롭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협력했습니다. 이는 아시아나 중국에 대해서는 엔팝이 자신보다 더욱 잘 알고 있다는 사반의 신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처럼 각자의 특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 활용을 통해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사업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 Treehouse Detectives 유튜브 채널 : youtu.be/waabYRCrmDM

 

 

부정적 측면

 

1) 모든 파트너들의 시장에서 통용되는 작품 개발의 어려움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는 해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명한 미디어 가이드라인 사이트 Common Sense Media에서 별 4개로 호평을 받았고, 해외 매체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볼 만한 넷플릭스 프로그램’ 중 2위에 선정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시청 데이터를 얻지는 못했지만, 해외에서 많이 재생되어 넷플릭스 내부에 서 만족하고 있다는 정보를 전달받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다. 초기부터 서양적인 외양을 추구했던 점, 개발 과 정에서 파트너의 의견을 수용하며 한국적인 색채는 더 많이 녹이지 못한 점 등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파트너들의 의사를 반영하면서 매뉴얼화된 스토리 구성, 카툰스러운 캐릭터 설정, 상황 중심의 시트콤 스타일 등이 작품에 많이 반영되었다. 그 결과 해외에서는 좋은 평을 얻지만, 해외의 애니메이션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영유아들은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를 다소 낯설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문화적 차이가 있는 기업과의 공동 제작 상황에서 대부분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 고 보여진다. 이러한 문제점은 향후 한국의 애니메이션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 할 수 있다.

 

2) IP에 대한 통제력 약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반이 보유한 모든 IP를 해즈브로에 매각한다는 소식은 엔팝에 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 당시는 엔팝이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 시즌 1과 시즌 2의 제작을 막 마치고 사반과 다음 시즌의 제작을 논의하려는 찰나였기 때문입니다. 사전에 이미 사반과 후속 시즌 제작에 대해 동의한 상태였기 때문에 차기 시즌 제작은 거의 확실한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공개한 후 배급과 라이선싱 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던 엔팝 입장에서는, 시즌 1과 시즌 2 이후 곧바로 다음 시즌을 공개해야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의 브랜드화를 진행 할 수 있었습니다. 즉, 후속 시즌 제작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 가 해즈브로에 인수되면서 사반과 합의했던 계획은 백지화되었고 2020년까지도 차기 시즌이 제작되지 못했습니다.

 

IP를 함께 소유하는 공동 제작의 경우 이런 부분에 불안정성이 존재합니다. 어느 한편에서 상이한 방향으로 사업의 내용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업을 진행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IP를 통제하는 힘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동 제작 프로젝트는 안정적인 파트너십과 꾸준한 소통이 담보되어야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의 의견 차이를 능동적으로 절충해 갈 수 있는 협상력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상호 간의 의견 조율을 위한 이러한 노력은 작품 제작에 집중해야 하는 제작사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습니다.

 

3) 공동 제작 성사와 지속의 보장 불확실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는 공동 제작 파트너를 찾아 제작이 확정되기까지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3년은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도 없고, 언제 제작을 시작할 수 있을 지 기약 할 수도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처럼 공동 제작의 경우에는 적합한 파트너를 만날 때까지 프로젝트가 무기한 보류되는 사례가 매우 많습니다. 문제는 이 기다림의 기간이 전적으로 제작사의 경영 부담으로 직결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작사는 다른 작품을 제작하거나, 외주 작업을 하거나, 별도로 투자를 받아 파트 너를 찾는 등의 작업을 병행하며 운영을 지속해야 합니다. 엔팝의 경우는 <콩순이>라는 다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서 사반과 계약을 마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노력을 기울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파트너를 찾지 못하는 경우 또한 허다합니다. 따라서 공동 제작을 추진할 때 경험할 수 있는 위험 요인들과 극복 가능한 전략 방안을 사전에 면밀히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콩순이 유튜브 채널 : youtu.be/3DrcvLuS3Uc

 

 

이상과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영세하거나 중소규모인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글로벌 협업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 제작비를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공동 제작이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글로벌 공동 제작의 성공적인 사례들을 발굴하고 시사점을 정리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꼬마탐정 토비와 테리> 가 하나의 참고 자료가 되고, 나아가 다른 성공적 프로젝트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되기를 기대합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대한민국 애니메이션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