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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현장취재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의 매력. ‘2015 보드게임콘’

by KOCCA 2015. 8. 18.



지난 8월 15-16일 양일간 코엑스 D1홀에서 2015 보드게임콘이 열렸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가 주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보드게임콘은 올해로 벌써 11회째를 맞는 국내 최대 보드게임 축제입니다. 교육적 효과는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인 만큼 최근에는 주변에서 보드게임을 쉽게 즐기고 있는데요. 그 재미와 인기만큼 많은 이들이 2015 보드게임콘을 즐기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그 뜨거웠던 현장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사진 1 2015 보드게임콘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


행사 시작 30분 전 도착한 보드게임콘 입구. 이른 아침임에도 많은 이들이 보드게임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행사 전 사전접수가 온라인에서 진행되기도 했는데요. 사전 접수 이외에도 당일 등록 작성대에서 간단한 표를 작성한 후 접수대에서 입장 손목 띠를 배부받고 나면 누구나 보드게임콘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 사진 2 2015 보드게임콘 전시장 배치도


2015 보드게임콘에는 젬블로, 코리아보드게임즈, 행복한바오밥, 조엔, 놀이속의세상, 매직빈, 우보펀앤런, 에듀카코리아, 게임사피엔스, 공간 27, 조이매스 등 국내 11개 대표 보드게임사를 비롯해 스완 판아시아 게임즈라는 해외 보드게임사까지 총 12개의 회사가 참가했습니다. 행사장에는 국내외 300여 종의 보드게임을 무료로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공간과 다양한 보드게임 대회가 열리는 대회장을 비롯해 보드게임 작가존이나 중고장터, 보드게임 관련 세미나까지 풍성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가히 국내 최대 보드게임 축제다운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첫날 15일에는 현 보드게임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건희 작가와 mandoo associate의 김기찬 대표의 강연이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선정한 이달의 우수게임에 김건희 작가의 <아브라카 왓?>이 선정되기도 했죠. 때문에 보드게임콘은 단순히 보드게임을 즐기는 사람뿐만 아니라 보드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는 예비 개발자들의 이목도 사로잡을 만했습니다.



▲ 사진 3 아이와 함께 <아브라카 왓?>을 즐기는 어머니


오전 10시, 드디어 2015 보드게임콘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행사 시작과 동시에 행사장은 보드게임을 즐기기 위해 온 이들로 금세 가득 찼습니다. 보드게임 체험공간에서는 부모님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부터 친구, 연인, 외국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보드게임을 시작했는데요. 재미있는 보드게임이 수백 여 가지나 존재하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즐거워했습니다. 보드게임 체험 공간 중에서도 특히 신작체험 공간은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웠는데요. 기존에 알던 게임들이 ‘내가 알던 그 재미’라면 신작 게임은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 만큼 스텝들의 설명에 귀 기울여가며 신작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유독 많았습니다.



▲ 사진 4 아마추어 작가존에서 작가의 설명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한편 보드게임 아마추어 작가존에서는 작가와 함께 아직 발표되지 않은 보드게임이나 올해 발표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이날은 총 16팀의 아마추어 작가가 함께했습니다.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가 바로 직접 게임을 테스트해보고 플레이어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하죠. 이 때문에 아마추어 작가존에서 이루어진 여러 번의 게임은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신선함을, 개발자들에게는 좀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밑거름을 선물하는 공간이었습니다. 



▲ 사진 5 보드게임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


식스틴, 루미큐브, 미니빌, 우봉고, 스플랜더 등 보드게임 대회도 행사장 한편에서 진행되었는데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에 빛나는 대상과 한국보드게임협회장상인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의 자리를 두고 많은 이들이 경쟁했습니다. 사전 온라인 신청자뿐 아니라 현장 오프라인 신청 역시 가능했기에 더욱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졌는데요. 특히 우봉고와 스플랜더는 15일 예선, 16일 본선 대회로 나누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놀이이자 승부이기도 한 ‘게임’이기에 참가자들 모두 승부욕 넘치는 모습으로 대회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사진 6 보드게임 중고장터에 몰린 사람들


체험과 대회 이외에도 보드게임콘에서는 보드게임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중고장터도 큰 인기였습니다. 시중에서 보드게임을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는데요. 작년 보드게임콘처럼 올해도 중고장터에는 사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원하는 보드게임을 얻고 즐거워하는 이들의 표정 속에서 보드게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벤트 코너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보드게임콘을 돌아다니며 여러 활동을 하면 스텝들이 팸플릿에 확인 스탬프를 찍어주었는데요. 3개 이상의 스탬프를 모으면 에어볼 이벤트에 참여해 경품을 받아갈 수 있었습니다. 게임도 즐기고 경품도 받는 일거양득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2015 보드게임콘이었습니다.



▲ 사진 7 <보드게임 개발자로 살아남는 법>이라는 강연을 펼친 김건희 작가


많은 이들이 보드게임을 즐기고 있을 때, 세미나실에서는 보드게임 관련 강연이 펼쳐졌는데요. 오전 11시,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보드게임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건희 작가의 <보드게임 개발자로 살아남는 법>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김건희 작가는 앞서 이야기한 이달의 우수게임 선정 작품 <아브라카 왓?>뿐만 아니라 <토끼와 거북이>,<고려>,<조선> 등 다양한 보드게임을 만들어 낸 작가인데요. 보드게임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개발자와 이를 유통하고 판매하는 퍼블리셔 중에서도 개발자의 입장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는 보드게임 개발의 아이디어가 나오는 원천으로 세 가지를 이야기했는데요. 우선 개발자 스스로가 즐거워하고 애정을 담을 수 있는 일로부터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역시도 지금의 10대가 겪고 있는 방황, 지금의 20대들이 마주한 진로에 대한 불확실함을 경험했기에, 무엇을 하던 ‘늘 해왔던 것’을 직업으로 삼았을 때 샘솟는 아이디어의 귀중함을 긴 시간에 걸쳐 전했습니다.  


또한, 그는 자신의 게임 <아브라카 왓?>을 예로, ‘상상력은 곧 편집하는 능력’이라고 전했는데요. 카드와 숫자의 장수를 동일하게 하는 <달무티>의 설정과 플레이어가 자신의 패를 볼 수 없는 <하나비>의 설정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게임 <아브라카 왓?>에도 이를 인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즉,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기발한 것뿐만 아니라, 기존에 있던 요소를 잘 조합해 또 다른 신선함을 만들어 내는 편집으로 곧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그는 똑같은 것이라도 관점을 달리해 보는 것이 개발자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드게임을 위해서는 “한 판 더 하자”라는 말이 나오는 보드게임을 만들 때까지 힘써야 한다고 답했던 김건희 작가. 플레이어가 즐기는 방향대로 게임을 수정하고, 플레이어들의 입장에서 만들어야 진짜 재미있는 보드게임이 탄생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결국, 콘텐츠를 즐기는 수용자의 관점에서 생각한 콘텐츠가 더욱 사랑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김건희 작가가 전하고자 했던 이 말들은 보드게임 개발자, 나아가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새겨도 좋을 말들이었다고 봅니다.



▲ 사진 8 보드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


보드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부터 보드게임에 대한 애정 가득한 이들까지 모두 만족하며 즐길 수 있었던 2015 보드게임콘. ‘보드게임’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모인 이곳에서 누군가는 보드게임을 즐겼고, 누군가는 보드게임을 즐기는 이들을 끊임없이 바라보며 더 좋은 보드게임을 만들고자 했고, 누군가는 그 과정이 가진 가치에 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보드게임은 그동안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즐기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놀이였습니다. 그리고 이 놀이를 좀 더 재미있고 참신하게 만들고자 한 이들에게는 끊임없이 개발하고 싶은 하나의 콘텐츠겠지요. 즐기는 이들과 더 재미있게 만들어보고자 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곳에서 보드게임이 앞으로 하나의 놀이 문화이자 문화 콘텐츠로 자리할 수 있는 역량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보드게임,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올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