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의 2015년 해외여행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호되는 여행 형태로 '개별 자유여행(Frequently Independent Traveler) 또는 (Foreign Independent Tour)'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패키지상품처럼 정해져 있는 여행보다는 자신만의 여정으로 여행하고자 하는 여행자들의 심리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여행 트렌드에 발맞춰 해외 배낭여행을 콘셉트로 한 TV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함께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가슴 설레는 여행 프로그램들은 어떤게 있었을까요?
배낭여행 콘셉트 프로그램의 대표주자는 ‘꽃보다’시리즈의 <꽃보다 할배>입니다. 그 인기를 입증하듯 <꽃보다 할배>의 시즌3 그리스편이 올해 3월에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받으며 방영되었습니다. 꽃보다 시리즈의 첫 시작이었던 <꽃보다 할배>는 2013년 ‘황혼의 배낭여행’이라는 콘셉트로 방영되었습니다. 평균연령 76세(방영당시)의 할배들이 배낭여행의 메카인 유럽부터 대만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이 전무후무한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이었습니다. 더불어 할배들의 유쾌하면서도 당황스러운 행동에 시청자들은 열광했습니다. 고령의 출연진들은 젊은 사람들도 힘들어 할 일정을 소화하며, 배낭을 메고 세계 곳곳을 누비는 모습은 감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선사했습니다. 보통의 예능 프로그램이 그렇듯 잠시 이슈화되었다가 다시 정체기에 이르는 것이 아닌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애정을 받을 수 있었던 <꽃보다> 시리즈와 같은 여행 프로그램은 매력요소는 무엇인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사진1 TvN <꽃보다 할배>
여행 프로그램이 가지는 유일무이한 매력 때문에 한 번 시청자는 영원한 시청자가 됩니다. 기존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웃음이외의 다른 코드들이 주가 되기 때문입니다. 아마 출연진들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비난을 받지 않는 유일한 예능 프로그램일 것입니다. 스토리가 없어도, 여행지가 주는 이국적인 모습이 멋진 배경이 되고, 그 안에 어울려 있는 사람들이 스토리를 만들어냅니다. 출연진들 또한 주가 되기 보다는 여행이란 큰 틀 안에 소속됩니다. 시청자들은 자신을 대신해 여행을 해주는 듯한 출연진들을 보며 여행의 묘미를 느낍니다.
이렇듯 <꽃보다 할배>와 같은 여행 프로그램의 장점은 시청자들이 여행을 간접 경험해볼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유럽편에서는 한국인들이 가장 가고 싶은 해외여행지로 뽑히는 프랑스 파리가 배경이었습니다. 할배들은 에펠탑 앞에서 사진을 찍고 샹젤리제 거리를 여유롭게 누비며 파리지앵으로 변신했습니다. 할배들의 좌충우돌 여행을 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됩니다. 파스텔톤으로 아름답게 펼쳐지는 여행지의 모습은 누군가에게는 떠나지 못했던 여행에 대한 대리만족 또 누군가에게는 앞으로 떠날 여행의 설렘으로 자리 잡습니다.
▲ 사진2 TvN <꽃보다 누나>
배낭여행 프로그램의 현주소인 ‘꽃보다’시리즈는 현재까지 ‘꽃보다 청춘’, ‘꽃보다 누나’등의 다양한 시리즈로 제작되었습니다. <응답하라 1997>에서 청춘의 아이콘이 된 유연석, 손호준, 바로뿐만 아니라 언제까지나 음악으로서 우리를 청춘에 젖게 하는 가수겸 작곡가 윤상, 이적, 유희열까지 <꽃보다 청춘>이란 이름으로 라오스, 페루를 여행했습니다. 특히 라오스편에서 등장한 액션캠은 여행객들에게 MUST HAVE ITEM으로 재조명 받기도 했습니다. <꽃보다 누나>에서는 그간 멀게만 느껴졌던 톱스타들의 편한 옆집 언니와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샀습니다. '꽃보다' 시리즈의 인기와 더불어 관련 여행 도서, 여행 상품 또한 방영 후 판매율 대폭 상승했습니다.
▲ 사진3 TvN <꽃보다 청춘>
이와 같은 여행 프로그램들은 평범한 우리의 일상에 ‘여행’이란 키워드를 갖게 해줍니다. 잊고 지냈던 혹은 일상에 치여 잠시 감춰두었던 여행의 첫 페이지를 넘겨주는 것입니다. 한 장 한 장 넘겨가는 우리가 꿈꿔왔던 여행은 기대한대로 너무 멋지기도 하고, 생각보다 험난해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처음은 서툰 것처럼 처음 만난 출연진들이 함께 떠나는 낯선 여행은 삐거덕대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들이 우리의 모습들과 많이 닮아있기에, 우리는 좀 더 이들의 여행에 공감하게 됩니다. 자유여행은 패키지여행에서는 겪지 못했을 웃지 못할 해프닝들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서툴렀던 처음과 달리 여행이 계속되며 잘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동행자에게 힘을 서로 주고받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대신 해주는 여행이지만 언젠가는 느껴봤을, 느껴보고싶은 감정에 공감합니다. 생소하던 크로아티아나 가까우면서도 그 매력을 잘 몰랐던 라오스 등 세계 각지의 숨겨졌던 여행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기도 합니다.
해외여행객 중 2명 중 1명꼴로 ‘꽃보다’시리즈가 여행에 영향을 줬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 조사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국민 중 84.7%가 TvN ‘꽃보다’ 시리즈를 보았으며, 이중 64,7%는 프로그램이 해외여행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또한 촬영지였던 스페인, 스위스, 프랑스, 크로아티아 등 프로그램의 배경이 되었던 곳들이 다수 선정되었습니다. 이렇듯 여행 관련 TV프로그램이 여행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막대합니다. 여행객들은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뿐만 아니라 ‘여행을 꿈꾸고 계획하는 나만의 자세’와 같은 마인드 컨트롤까지 배우게 됩니다.
최근 이 흐름에 맞춰 '여행'이란 동일한 콘셉트로 동행자를 '유부남'으로 한정한 SBS <보내줄 때 떠나라! 남자끼리>, 여행 중에 생길 수 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인 낯선 이성과의 로맨스 MBC <로맨스의 일주일2>, 세계에서 다양한 모습을 살아가는 가족들을 밀착 취재 하는 KBS <용감한 가족>등이 방영되었습니다. 이중 각기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친구의 집으로 찾아가는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중국, 벨기에에 이어 네팔에 방문하며 아시아, 유럽 관계없이 세계 전역으로 발을 넓혔습니다.
▲ 사진4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개별자유여행’ 또한 여행 프로그램의 붐처럼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틀에 박힌 패키지여행보다는 나만의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들은 배낭여행에 대한 의향을 높였을뿐만 아니라, 즉흥적인 일정의 여행에 대한 의향 또한 높였습니다. 혼자 여행하는 ‘나홀로족’ 또한 많아졌고,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여행 커뮤니티가 우후죽순 생겼습니다.
서로의 여행 스타일과 정보를 공유하고 더 현명한 여행객이 되기 위해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여행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 연령의 사람들이 여행하는 모습을 보며 ‘누구나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는 요즘입니다. 미처 가보지 못한 곳으로도 여행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들. 이러한 프로그램들과 함께라면 우리는 항상 여행을 꿈꾸며,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사진 출처
- 사진1 TvN <꽃보다 할배>
- 사진2 TvN <꽃보다 누나>
- 사진3 TvN <꽃보다 청춘>
- 사진4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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