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스틸컷
연극, 뮤지컬, 오페라, 음악회, 통칭 공연!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같은 공연들은 직접 그 자리에 가야만 볼 수 있을까요? 물론 예전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여가활동이 발달하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공연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공연은 영화, 드라마 등과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하늘 아래 절대 똑같은 공연은 있을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같은 대본으로 같은 무대에서 같은 배우가 연기를 해도 몸짓, 표정 하나하나의 미묘한 차이는 존재하기 때문이죠. 또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것들을 그 자리에서 직접 느낌으로써 관객은 공연과 하나됨을 느낄 수 있는데요. 이러한 일회성과 현장성은 공연예술의 커다란 장점이고 매력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계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안장르로 ‘공연의 영상화’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좀 더 많은 이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또 다른 창구를 발견하게 된 것이죠.
▲사진1. 오페라 <마술피리> 포스터 ▲ 사진 2. 오페라 <돈 조반니> 포스터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수많은 공연이 멋진 영상으로 재탄생해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고 있습니다. 공연 실황 중계는 그것의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러 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공연을 촬영하고, 그것을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주는 것입니다. 시간과 장소가 매우 중요한 예술인 공연을 그것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게 하는 것이죠.
현재 상영 중인 <마술피리>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 영상의 경우 2014년 브레겐츠 페스티벌을 통해 상연한 모차르트의 동명 오페라인데요. 이것을 2015년인 지금,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이죠. 관람객들은 이를 통해 페스티벌에 가지 못했어도 보덴 호수 위에서 펼쳐진 신선하고 현대적인 무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또한 영화관 <메가박스>에서는 오페라, 콘서트, 발레, 뮤지컬, 연극 다섯 종류의 공연 콘텐츠를 실황 중계합니다.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 <폴 매카트니의 락쇼> 등이 개봉한 바 있죠. 오는 6월 6일에는 오페라 <돈 조반니>와 <세비야의 이발사>가 개봉하며, 6월 11일에는 발레 <누레예프 갈라>가 개봉한답니다.
지난 공연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극장에서 공연을 생중계하기도 합니다. 5월 15일에 상연과 동시에 개봉했던 <2015 빈 필하모닉 여름음악회>가 그 예인데요. 생중계를 통해 현장의 감동을 공연 동시간대에 멀리서도 느낄 수 있었죠. 이것의 경우 이미 지나버린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진행되고 있는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객은 더욱 더 벅참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절대 볼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무대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경험, 영상을 통해서가 아니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었겠죠?
이렇듯 많은 공연들이 스크린을 통해 보여집니다. 또한 제작된 영상은 DVD 등으로 제작되어 오랫동안 보존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영상화는 시간과 거리의 제약을 넘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그 순간을 지나서도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또한 클로즈업을 통해 실제 객석에서는 볼 수 없는 무대 위 아티스트들의 생생한 표정, 그리고 무대 구석구석까지 섬세하게 확인 가능합니다.
▲ 사진 3. SAC on Screen 발레 <지젤>포스터
외국 공연 뿐 아니라, 국내 예술의전당에서 상연했던 공연들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도 있습니다. 바로 ‘SAC on Screen(싹 온 스크린)’을 통해서인데요. 이는 예술의전당 무대의 공연을 영상으로 제작해 지방 문화예술기관 등에서 상영하는 사업입니다. 2013년 11월,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 실황중계를 문화예술회관 4곳과 CGV 영화관 5곳에서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었죠.
이는 발레, 연극, 현대무용, 뮤지컬, 음악회 등 다양한 콘텐츠를 대상으로 하는데요. 다양한 각도에서 10대 이상의 수많은 카메라에 의해 촬영된 초고화질 영상은 현장감과 예술성을 동시에 살리도록 편집되어 상영됩니다. 배우들의 표정은 물론 땀방울까지 보일 정도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으며, 무대 구석구석의 흥미로운 장면들도 볼 수 있어요. 또한 아티스트 인터뷰, 백 스테이지 스케치 등을 통해 무대 뒤 뒷이야기까지 확인할 수 있답니다.
이러한 ‘SAC on Screen’은 전국 중소도시의 문화예술회관과 작은영화관 등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예술의전당의 우수 예술 콘텐츠를 온 국민이 보고 함께 즐긴다’라는 공익성을 목적으로 둔 사업이기 때문에 무료상영을 원칙으로 해요. 또한 2015년부터는 한국 공연예술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해외로도 뻗어나가게 되었습니다. 지난 5월 28일 미국 LA 한국문화원 아리홀에서 상영된 유니버셜발레단의 <지젤>을 시작으로 해, 미국 LA, 터키,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멕시코 한국문화원 등 한국문화원 6개소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총 23회 상영할 예정이랍니다.
▲ 사진 4. <혜경궁 홍씨> 포스터
다가오는 6월 4일, 영화 <혜경궁 홍씨>가 개봉합니다. 동명 연극을 토대로 만든 작품인데요. 지금까지 이야기한 단순한 공연실황중계와는 다른 방식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바로 영화와 연극의 콜라보레이션, DnC 라이브로 제작된 작품이에요. DnC 라이브는 Drama & Cinema Live의 준말로, 연극을 영화 연출 방식으로 제작해 극장에서 상영하는 프로젝트를 말합니다. 상연하는 공연을 그대로 찍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시선에서 따로 촬영하고 편집한 것으로, 연극과 영화가 재융합된 콘텐츠라고 할 수 있지요. 이러한 DnC 라이브는 <혜경궁 홍씨>를 통해 국내최초로 론칭되는 거라고 합니다.
이윤택 연출의 연극 <혜경궁 홍씨>는 2013년 초연과 2014년 재연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발표한 '올해의 연극' 세 편 중 하나로 선정된 작품성 있는 연극입니다. 비운의 세자의 아내이자 왕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삶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연극과 영화의 콜라보레이션이 과연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또한 이를 통해 새로운 장르를 열 수 있을지 생각하며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공연의 영상화는 앞으로도 더욱 발전해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시공간의 제약을 없애 더욱 더 많은 이가 공연콘텐츠를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공연 그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이렇듯 공연과 영화, 두 장르의 혼합으로 인해 한층 더 문화가 융성되길 기대해봅니다!
◎ 사진 출처
표지, 사진 2 . 메가박스
사진 1. 유니텔 클래시카 명작 시리즈 페이스북
사진 3. 예술의 전당
사진 4. 영화사 숨
'상상발전소 > 문화기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SNS를 활용한 나만의 콘텐츠 만들기 (0) | 2015.06.19 |
---|---|
리얼 민낯 발굴 프로젝트 'Tree change dolls' (0) | 2015.06.16 |
아름다운 빛으로의 재탄생, 미디어 파사드 (0) | 2015.06.11 |
개별 자유 여행(FIT)의 붐, 우리 함께 여행할까요? (0) | 2015.06.04 |
기억에 오래 남는 낭독 독서법 (1) | 2015.06.01 |
너희 하나 되는 오늘을 축복해, 5월 달콤한 축가들 (0) | 2015.05.22 |
문화융성, 문화가 있는 날이 뭘까? 문화예술 파워블로거의 만남 (0) | 2015.05.14 |
신조어와 콘텐츠, 그리고 2015년의 우리들 (0) | 2015.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