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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다락방

365일 열리는 재미난 장터, 늘장

by KOCCA 2014. 11. 24.

 

 


늘장은 여러 상점과 문화시설이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는 작은 규모의 공간입니다. 삭막한 고층 빌딩들 틈 속에서 매일매일 생기 넘치는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늘장'에 가보았습니다. 지금부터 '늘장'의 모습과 '늘장'에서 열린 '청년무죄' 행사를 소개하겠습니다. 

 


▲사진1 늘장 입구



▲사진2 늘장 상점거리




늘장은 ‘누구나 참여하면서 생활을 놀이로 즐기는 장터’란 콘셉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늘장’은 어디서 왔든지 상관없이 누구나 다 같은 주민이 되는 마을이기도 하고, 편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공원이 되기도 합니다. 또, 누구나 상점을 열 수 있는 장터이며 예술가들이 작품들을 전시하는 전시관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것을 즐기며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늘장' 입니다. 이렇게 복합적인 기능을 하는 곳이다 보니 주말에는 각종 행사도 많이 열립니다. 



▲사진3 늘장을 즐기시는 어르신들



늘장의 기본기능 : 장터


마포 우체국 뒤쪽으로 가다 보면 고층빌딩들이 쭉 펼쳐지는데 그 틈에서 난쟁이들의 마을 같은 아기자기한 늘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열린 공간임을 대변하듯 울타리는 낮았고 입구에는 문이 없었습니다. 장터이다 보니 대부분 장소는 상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점들은 조금 특별합니다. '늘장'에서는 종종 각 상점의 주인들이 자리를 비우고 다른 상점에 가서 기웃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손님들과 물건을 사고파는 대화 외에 제품 자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모습 등을 보면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특이한 점은 전문 사업자들이 아닌 일반 시민이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본인들이 사용하던 물품들을 가지고 나와서 파는 것을 보면 ‘바자회’ 또는 ‘Yard Sale’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시장 그 이상의 시장


좋은 공간은 사람을 부르고 사람이 모이면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늘장'은 시장이라는 플랫폼 속에서 자발적으로 시민들이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일종의 공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시장에서 만들어지는 'UCC'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독창적인 제품 또는 작품들을 볼 수 있고 거래도 할 수 있습니다. 또 항상 열려있기에 접근성이 좋습니다. 오늘은 뭐가 있나 하면서 슬쩍 들러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각종 문화행사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도 '늘장'이 단순한 시장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진4 늘장에 있는 피규어 상점



늘씨네


늘장과 영화가 만난다면? 늘씨네! 늘씨네는 영화 도서관입니다. 약간 생소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늘씨네는 시민들을 위한 소규모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또 열람할 수 있듯이 자유롭게 소장된 영화를 관람할 수 있고 대여도 가능합니다. 이외에도 늘씨네는 다양한 행사 또는 모임을 위해 장소를 대여해주기도 합니다. 또한, 늘씨네에서는 커피 농가에 적정한 수익을 돌려주는 공정무역커피를 팔고 있습니다. 조용히 영화 한 편에 착한 커피를 곁들이고 싶다면, 늘씨네를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5 늘씨네 입구



늘장마루 


요즘 소위 '착한 기업'이라고 불리는 사회적 기업이 화두입니다. 사회적 기업은 자본이 아닌 사람과 지역사회에 초점을 맞추는 사회적 경제의 대표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늘장마루는 카페 형태로 공간이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사회적 경제 관련자들의 모임과 교육의 장소로 활용됩니다. 또 이곳에서 사회적 기업의 생산품을 전시하고 홍보하기도 합니다. 



▲사진6 늘장마루 내부 모습




이번 늘장에 방문하였을 때 한국과 일본의 청년 문제와 해결 방법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는 단체인 '한일청년포럼'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청년들은 취업, 학업, 연애, 결혼, 육아, 다이어트, 돈, 주거, 가족 등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모두 자기 책임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짐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청년무죄'라는 주제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한일 연합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일본 청년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만화나 영화에서만 봤던 일본 축제(마츠리)의 특이점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금붕어, 슈퍼볼, 요요 잡기’를 직접 경험해 볼 수도 있는데요. 이번 ‘청년무죄’ 행사의 메인 무대에서는 가수들 만나볼 수 있습니다. 청년들의 고민을 다루는 노래들로 구성된 무대는 노래하기 전 노래의 제작배경을 설명하면서 관람객들과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며 자유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청년무죄’ 행사 부스들을 돌아보던 중 ‘100일 학교’의 한 직원분과 이야기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사진7 청년무죄 시민참여 광장 메모



<100일 학교>



▲사진8 백일학교 담당자


Q1. 100일 학교가 무엇인가요?

A. 대안학교의 일종으로 '청소년 100일 학교'가 있고 '청년 100일 학교'가 있습니다. 100일 학교는 100일 동안 전국 곳곳에 계신 스승님들을 찾아가 분들의 삶의 지혜 및 기술을 배우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풍물, 농사, 건축 등을 배우고 이를 통해 그 선생님들의 지혜를 배우는 것입니다. 지금은 8기가 진행 중입니다. 1년에 상, 하반기 2기수로 운영됩니다. 대학생들은 일반적으로 휴학을 하고 참여합니다. 청소년은 학교를 쉬고 있거나 자퇴한 친구들이 옵니다. 100일이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시간인데, 100일 동안은 깊이 배우기보단 체험을 하게 해요. 해보고 마음에 들면 그 스승님의 문하생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되었는데 현재 100명 정도의 스승님들이 물심양면으로 학생들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Q2. 진로를 못 찾고 있는 학생(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주저하지 마시고 우리 학교로 오시길 바랍니다. 근거지는 지리산이지만 전국을 돌아다녀 지역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습니다. 틀에 박힌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것에 불만만 느끼지만 말고 용기를 내서 행동으로 옮겨보세요. 틀을 깨고 나오지 않으면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거기에 순응할 뿐이죠.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한번 알아보고 싶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연락해주세요. 여기에 와서 이것저것 부딪치다 보면 여러분의 진짜 삶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늘장은 다양한 기능을 합니다. 고층 빌딩들 사이에서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항상 그 자리에서 시민들을 기다리는 늘장은 어떻게 이용하는 걸까요? 첫째, 손님으로서 놀러 가시면 됩니다! 둘째, 상점주로 참여하기가 있습니다. 누구나 상점을 개설할 수 있는 늘장에 상점을 여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늘장은 블로그를 이용하여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로 들어가시면 온라인 신청서가 있습니다. 그리고 공지사항을 통해 원하는 날짜를 확인하시고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나날 시장은 수, 목, 금에 열리고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7시까지입니다. 운영비는 수, 목은 무료이고 금요일은 5,000원입니다. 토, 일시장은 12시부터 6시까지이고 한 테이블에 8,000원입니다. 


팔고 싶은 상품이 있다면 판매자로서 늘장을 만나보세요. 끊임없이 변화하는 늘장은 일상에 지친 여러분께 좋은 휴식처가 될 것입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직접 촬영

- 사진 1~8 직접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