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상발전소/문화기술

문화기술 현장 탐방 : 단국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학과

by KOCCA 2014. 7. 24.




문화기술 현장 탐방 : 단국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학과 

현장 중심의 창의적인 스토리텔러 및 융합형 인재 양성 



▲ 사진1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전경



창의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스토리 창작자를 찾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매년 1억 가까운 상금을 내건 공모전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은 올해 2학기부터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학과를 만든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중심이 되어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형식의 영화콘텐츠와 기술을 연구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아직 낯설다. 하지만 학과의 탄생 배경을 보면 시대가 보이고 미디어와 예술이 친숙하게 느껴진다. 


많은 학자들이 주목하다시피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인간의 감각도 확장되고 있다. 미디어가 인간의 생각을 표현하는 매개체에서 머물지 않고, 인간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상호작용(Interaction)’으로 설명할 수 있다. 상호작용은 미디어의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지금까지 영상을 미디어로 한 영화라는 장르가 스크린을 통해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었다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다르다. 한마디로, 이미 다 만들어진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참여를 통해 영화가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비완결성’과 ‘변화성’을 함께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예술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한다. 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발터 벤야민이 주장한 예술 고유의 ‘아우라’가 사라지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이 능동적으로 참여해 경험과 감각을 극대화하고, 인간이 기억을 통해 삶을 더 주체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은 열린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예술 개념이 생겨나고 있다. 결국 남는 문제는 인간은 왜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며, 그러한 세계에서 무엇을 꿈꾸는지에 대한 생각을 갖게 한다는 점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이런 점에 주목한다.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 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인간의 삶에 대한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삶의 ‘스토리’에 모두 담겨 있다는 것을 직시하는 것이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학과는 진화하는 콘텐츠에 맞는 전문적인 스토리텔러를 길러내기 위해 국내에서 첫 번째로 첫발을 내디딘다. 기술과 예술, 문화와 인문사회를 이해하고 현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콘텐츠, 혹은 미래사회에 필요한 스토리를 기획 개발할 수 있는 실전능력을 갖춘 전문인을 배출하려고 한다. 


커리큘럼을 들여다보면 이런 포부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는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을, 인터랙티브는 영상(영화, 게임, 애니메이션)과 관객(사용자)사이의 상호 작용을, 스토리텔링은 사용자 참여를 통해 새로운 스토리를 창작하는 것을 배우고 실전에 적용한다. 


주목할 점은 활용 방식이다. 모바일, 웹, TV, 광고 등의 미디어를 통해 학과에서 만든 결과물을 융합이라는 그릇에 담아 확대 재생산한다. 인문(스토리 창작), 예술(디자인), 기술(CG, 가상현실, S/W), 사회(문화현상), 경영(마케팅)을 조화시켜 독창적인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해 융합 콘텐츠를 개발하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커리큘럼이 짜인 것이다. 

이론적 고민에만 그치지 않는 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융합, 상상과 창작 개발, 콘텐츠 사업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중심으로 미디어의 장점을 녹여내는 시도를 한다. 이를 통해 졸업 후 엔터테인먼트 회사, 각종 미디어 회사 등에 취업할 기회를 제공한다. 


입학 등록금 전액 면제 혜택을 주는 것과, 미국 연구소 및 해외 대학 연수 참가, 정부 연구개발 프로젝트 참여 등을 통해 강의실과 현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나가려고 한다. 


이런 목표가 실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애플사의 핵심은 디자인도 첨단 기술도 아닌 스티브 잡스라는 인재(人材)였다. 창의적 인재의 대명사가 된 잡스는 애플을 잠시 떠나 있을 때에도 3D 애니메이션 회사인 픽사(Pixar)를 만들어 콘텐츠 창출에 기여했고, 이후 회사를 디즈니에 75억 달러를 받고 매각하는 성과를 냈다.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 지브리를 이끈 미야자키 하야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나 유튜브의 스티브 첸 같은 '창의적 인력'이 창조산업의 핵심이 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학과의 성과물이 세계로 진출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LA에 단국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를 만들어 국제 세미나와 영상포럼을  지속적으로 펼쳐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중요성과 가치를 폭넓게 전파하고 있다. 


재미연구원, 세계 엔터테인먼트 기업, 국내외 문화기술, 예술 전문가들이 교류와 화합을 하는 장을 마련해 스토리텔링의 외연을 확대한다. 신입생들은 인터랙티브 시네마, 디지털 스토리텔링, 감성스토리텔링, 3D, CG, VFX 등이 결합된 영상 기술과 게임, 애니메이션, 가상현실, 공연/전시 등의 장르, 영화 흥행 예측 모델 수립, 콘텐츠 가치 평가 모델 수립 등 다양한 분야를 배워 실전에 적용할 예정이다. 


세계무대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졸업 후 현장에 바로 투입돼도 손색이 없는 인력을 길러내는 것이 목표다. 그만큼 연구소를 통해 해외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미국의 영화 제작 시스템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고, 학생들이 해외 진출을 하는  교두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콘텐츠 산업 현장에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인력과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기술인력 모두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실제 인력수급에서는 장르별 특화 인재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한 것이 현실이다. 게임 산업의 경우 프로그래머에, 연예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배우나 가수 등 실연자들에게만  관심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 영화산업에서는 감독, 공연 분야에서는 작가나 연출가 등 '예술 지향형' 인재육성에만 치중하는 것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문화산업의 핵심은 콘텐츠다. 창의적인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기술과 예술적 감수성을 아우르는 인재가 미래의 문화콘텐츠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창의적인 콘텐츠 생산의 중심에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학과는 지금 발돋움을 하고 있다. 이런 실험이 성공한다면 한국 문화 콘텐츠의 양적 성장과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 가 마련돼 제2, 제3의 한류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 사진2 인터랙티브 시네마워크샵 참여자 전원





본 기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개발실 <CT로 통하는 이야기(https://www.facebook.com/CreativeCT)>에서 발췌했으며 제3기 CT리포터가 작성한 내용입니다. ⓒ CT리포터 김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