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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어리 이야기>, 한국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가능성을 만나다.

by KOCCA 2014. 5. 15.


뽀로로, 라바, 또봇, 최근 ‘타요 버스’로 화제가 되었던 타요까지. 그동안 뚜렷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던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최근 들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선 캐릭터들의 뒤를 이어 또 하나의 강자로 거듭날 한국 애니메이션이 있는데요. 바로 NHC미디어의 <어리 이야기>입니다.


 

▲사진1 <어리 이야기> 



 <어리 이야기> 줄거리


주인공 어리는 마을에서 좀 떨어진 외딴 집에서 엄마와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숲에서 보내는 어리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하고, 항상 비누방울 총을 가방에 넣고 다니는데요. 어느 날 우연히 숲에서 잉키(잉크의 요정)를 도와주고, 요정의 친구가 되는 어리. 어리는 잉키의 도움으로 동물의 탈 모자를 쓰고, 책 속으로 들어가 쓰고 들어간 탈 모자의 역할을 하면서 어리의 생각으로 새롭게 이야기를 이해하고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2012년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사업 프로젝트 공모전에 선정되기도 했던 <어리 이야기>는 KBS 2TV에서 첫 방영 후 단 4회 만에 공중파 방송 3사에서 애니메이션 부문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서울랜드와 캐릭터파크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도 체결하며 <어리 이야기>의 인기를 제대로 입증했는데요.


상상발전소에서는 <어리 이야기>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NHC미디어를 직접 찾아가 유혜자 부사장님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과연 <어리 이야기>, 어떤 매력을 담고 있을 까요?


 

Q. NHC미디어와 <어리 이야기>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NHC미디어는 2008년도에 세워졌으며 어린이 콘텐츠, 특히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 업체입니다. 창업 이후로 어린이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경영진과 직원 모두 애쓰고 있고, 어리이야기는 저희가 제작한 첫 번째 결실이라고 할 수 있죠. 기획은 저희가 했습니다. 말레이시아 파트너와 함께 2010년 제작, 2012년 출시를 해서 지금까지 사업을 해오고 있는 미취학 아이들용 콘텐츠입니다. 어리이야기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면, 주인공 어리는 요정친구가 있어 책 속 여행을 떠날 수 있어요. 각종 동화책에 들어가 주인공이 되어, 동화를 익히고 놀고 나오는 컨셉으로 되어있습니다.


Q. 첫 작임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정말 좋아요.

A) 작년 말에 서울랜드랑 공동 캐릭터파크 협업을 했습니다. 실질적인 사업은 올해 이루어진다고 보면 되고, 그 첫 번째로 3월 중순부터 서울랜드 캐릭터 페스티벌을 하고 있습니다. 어리뿐만 아니라 한국 애니메이션의 훌륭한 캐릭터들과 함께 6월까지 진행되는 행사입니다. 캐릭터 페스티발을 시작으로 올해 좀 더 다양한 협업들을 이뤄내기 위해 양사가 긴밀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Q. 요즘 뽀로로나 라바처럼 사람이 아닌 형태의 캐릭터가 각광받고 있는데, 유치원생처럼 보이는 어리를 캐릭터로 잡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기본적으로 어리는 사람 캐릭터로 시작을 하지만, 실질적으로 만화에서 굉장히 많은 부분은 동물이 된 모습으로 나옵니다. 물론 동물 캐릭터에 자아를 투영해서 동일화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사람의 모습인 어리에 더 쉽게 자기와 동일화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읽고 책 속으로 들어간다는 면에서도 그렇고요. 캐릭터성 자체만 봤을 땐, 상품화 쪽에선 어리가 동물 모자를 써서 바뀐 귀여운 모습들을 더 밀고 있습니다.



▲사진2 <어리 이야기> 동물모자인형



Q. 어리이야기는 작업과정에서 동물 소스의 한계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도깨비 캐릭터나 바람 모자 등으로 확장되며 생각보다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되었는데요, 어리에게 어울리면서 동시에 이야기에 맞는 동물의 모자가 등장해야하고, 또 허투루 내놓을 수도 없는 동물 모자 등을 작업 하는 과정에서 힘들진 않으셨나요?

A)  캐릭터를 그리신 아티스트 분들이 작업하시면서 많이 했던 얘기중 하나가, 딱 보면 쉬워 보이는데 그리려고 하면 어렵다. 이런 말 많이 하셨어요.


Q. 보통 한 모자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A) 시간을 모자 당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시즌1 에피소드가 78편이에요. 그렇다고 78개의 모자가 있는 건 아니고, 시즌 통틀어 열 대여섯개 정도의 모자 종류가 나오고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곰, 토끼 이런 동물은 여러 번 출연을 합니다. 동물 모자를 정하는 건 그런식으로 접근을 했다고 하면 답이 될지 모르겠네요. 실질적으로 우화에서도 토끼가 주인공인 우화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요.


Q. 어리이야기 캐릭터상품은 여러 동물 모자를 씌울 수 있어 여자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아요. 어린 아이들 머리에 쓸 수 있을 만한 동물 모자 상품도 봤는데, 나중에 프랜차이즈 제과점 같은 곳과 콜라보레이션을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A) 하고 싶습니다(웃음). 2013년에 롯데리아와 조인트 프로모션을 했었어요. 어리버거 세트를 사면 어리 장난감을 주는 프로모션을 해서 꽤 성과가 좋았습니다. 요식업체들과의 조인트 프로모션은 항상 열려있고 항상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사진3 어리버거세트 프로모션



Q. 모자 중 꽃게모자가 유달리 눈에 많이 들어 와요.

A) 사실 만들 때 다리 쪽이 징그럽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해서 수정을 상당히 많이 했어요. 지금은 적당히 귀여운 모습을 찾았고, 색도 강렬한 빨강이라 눈에 더 잘 띄는 듯해요. 그리고 사실 토끼나 호랑이 캐릭터는 많은데 꽃게 캐릭터는 많지 않아서, (캐릭터상품을 가리키며) 저 인형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 꽃게어리에요.


Q. 어리가 숲속에서 만나는 요정 '잉키'는 세상의 모든 책을 관리하는 잉크의 요정입니다. 잉키는 어디서 영감을 얻으셨나요? 단순이 책 속으로 들어간다는 설정 때문에 나온 캐릭터인가요?

A) 디자인보다 설정을 먼저 잡았던 게 맞고요. 어리가 책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안내자 역할을 해줄 친구가 필요했습니다. 이야기 상 책이라는 속성과 관련있어야 했고요. 잉키는 책을 관장하는 도서관의 사서같은 친구에요. 집도 도서관처럼 생겼고요. 그런 설정에서 시작을 해서, 책의 활자가 잉크로 쓰여 있잖아요? 거기서 잉키가 나왔습니다.


Q. 요즘 자주 보이는 3D 애니메이션과 달리 어리이야기는 2D애니메이션의 정석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특히 책 속으로 들어가며 배경이 전환될 때, 나무와 바위가 나타나는 모습이 그런데요. 그래서인지 오히려 더 보기 편하고, 어릴 때 애니메이션을 보던 감성이 살아나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A) 2D보다는 3D 애니메이션이 약간 차가운 느낌이 있죠. 근데 3D가 가진 장점도 많아요. 특히 한국 3D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는 매우 우수해요. 그런데 우리가 2D를 선택한 이유는 좀 더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살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책 중에 디지털북은 하이테크적이지만 종이책은 아날로그적인느낌 이잖아요? 3D가 디지털북 같은거 라면 2D는 종이책 같은 느낌. 잉키도 자연과 함께 살며 호흡하는 캐릭터고요. 이런걸 어리이야기의 기본 정서로 잡았습니다. 이야기책은 ‘옛날에 할머니가 들려준’ 이런 따뜻한 느낌이잖아요. 컴퓨터로 검색하는 정보가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2D가 좀 더 그 느낌을 살릴 수 있겠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사진4 <어리 이야기> 영상 이미지



Q. 어리 이야기는 16개국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각 이야기는 화마다 교훈을 담고 있는데요. 흔히 말하는 에듀테인먼트로써 손색이 없습니다. 찾아보니 역시 어플리케이션도 있더군요?

A) 다른 어플리케이션도 더 나올 거에요. 또 올 초에 어리를 보며 영어공부도 할 수 있는 영문 버전을 출시했어요.


Q. 어리 이야기는 한국, 중국, 미국은 물론 싱가폴, 말레이시아, 영국, 러시아 핀란드 등 세계 각지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어리이야기를 보면 생소한, 생소해서 재밌는 이야기가 많아요. 그래서 성인인 제가 보기에도 재밌습니다.

A) 어리이야기에는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습니다. 전체 78편 중 1/3은 한국, 1/3은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권, 나머지 1/3은 우리에게 친숙한 이솝 우화같은 유럽이야기입니다. 한국이나 유럽이야기는 몰라도 나머지 부분은 좀 생소할 수 있어요. 시즌2에서는 좀 더 생소하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등장 할 예정입니다. 시나리오들을 보고 있는데, 이것만 봐도 재미있어요.


Q. 그 많은 이야기 중에서 어리이야기로 새롭게 탄생시키기 위한 소스를 뽑는 기준이 있나요?

A) 기본적으로 아이에게 좋은 이야기여야 해요. 어리이야기를 출시하고 부모님들한테서 받는 최고의 피드백은 ‘안전하고 건전하고 재미있는 콘텐츠’ 라는 것 이었어요. 틀어놓고 엄마는 딴 일해도 걱정 없는, 폭력이나 나쁜 메시지 없는 콘텐츠이죠. 사실 어린이 콘텐츠 제작사들이 이런 접근 방식으로 제작을 하죠. 어리이야기도 여기에 기준하여 선택을 하게 됐고요. 그렇다고 엄마는 좋은데 아이는 재미없어 하면 안되니까 재미요소도 많이 고려를 했어요. 


16개국에서 이야기를 골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에피소드별로 전하는 메시지도 다양합니다. 교훈적인 것도 있고, 유래 같은 것도 있고요. 예를 들어 ‘왜 곰의 꼬리는 짧을까?’, ‘왜 두꺼비는 우둘투둘할까?’ 이런 게 있죠. 과학적인건 아니지만 이런 유래들은 재밌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거든요. ‘왜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졌을까?’처럼 엉뚱하고 웃긴 에피소드도 있어요.



▲사진5 말레이시아버전으로 출시한 <어리 이야기> 책



Q. 가장 재밌었던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A) 시나리오를 보고 상상했을 때 재밌었던 에피소드는 ‘왜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졌을까?’, ‘코끼리 코는 왜 길까?’ 같은 것들이었어요. 근데 필름으로 나왔을 때는 상상했던 것과 살짝 달랐어요. 만들고 보니까, 그 에피소드들도 재밌었지만 우리가 다 아는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이야기가 되게 재밌게 나왔어요. 


또 우리는 특이하게 공포 에피소드도 있어요. 예를 들면 ‘여우누이’. 많이 순화해서 아이들 버전으로 만들었지만 실질적으로 아이들은 좀 무서워했대요. 근데 그 에피소드도 재미있게 나왔어요. 동화에 기반한 에피소드들이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각 에피소드가 우리가 알던 내용과 비슷하면서도 어리와 함께 하면서 약간씩 새로운 느낌?


Q. 우화같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해서, 사실 식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같은 이야기를 다른 방법으로 풀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A) 감사합니다(웃음). 어리라는 캐릭터 자체도 딱 그 나잇대 아이처럼 보이도록 잡았습니다. 마냥 착하지만은 않고 때로는 고집 세고 우기고, 먹는 거 좋아하고, 떼쓰는…. 그렇다고 악동은 아니지만 주 캐릭터라기엔 약간 어이없죠. 이런 캐릭터가 책 속에 들어가서 이야기가 진행되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재밌는 것 같습니다.


Q. 책 속으로 들어가는걸 보니 ‘옛날 옛적에’ 애니메이션이 생각났습니다. 거기서도 주인공들이 내용에 조금씩 개입을 하잖아요. 그것과 어리이야기가 조금 다른 점은 자기가 등장인물이 직접 돼서 개입을 한다는 건데, 이래서 더 신선했습니다.

A) 맞습니다. 이야기의 관람객이 되는 게 아닌 직접 주인공이 된다는 점이 어리이야기의 매력이죠.


Q. 16개국의 우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나라에 따라 금기시되는 동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A) 돼지가 안 나와요. 무슬림 문화에서 돼지를 싫어하니까요. 말레이시아 파트너의 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돼지 캐릭터가 없어요. 엑스트라로도 안 나옵니다.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도 아기 양 삼형제 이야기로 나와요.(웃음)




NHC미디어는 독특하게도 말레이시아 애니메이션 업체, 에드온라인 테크놀로지(이하 에드온라인)와 합작을 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이나 일본같은 애니메이션 강국과의 합작을 한 애니메이션은 많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었죠. 에드온라인과 합작을 하여 만든 <어리 이야기>가 성과를 내고 있으니 합작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과연 NHC미디어는 어떻게 <어리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을까요? 



▲사진6 <2013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캐릭터 대상>을 수상한 NHC미디어



Q. 우리나라와 일본이나 미국과 합작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그 나라에 많이 휘둘리는 감이 있습니다. 문화적인 요소도 많이 따라가게 되어서 국산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르기 애매모호한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요. 반대로 <어리 이야기>와 같은 합작에서, 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 좀 어색한 구석이 있지 않을까요?

A) 그럴 수 있죠. 예를 들어 한국적인 옷을 입고 한국 기와집이 나오는 한국 이야기들. (어리이야기 액자들 중 한국 에피소드 스틸컷을 가리키며) 저런 것들을 이상하게 보면 할 수 없는 거죠. 또 다른 한국의 문화라고 열린 마음으로 봐주면 좋은 거고요. 


그런데 전체가 다 저런 한국적인 색깔이면 거부감이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리 이야기>의 장점은 다양성이거든요. 말레이시아의 이야기도 분명히 들어있어서 <어리 이야기>는 크게 어색하지 않아요. 오히려 말레이시아에서 좋아하는 동물을 반영하기도 했어요. 현명한 동물 캐릭터로 토끼를 넣을 수도 있는 이야기를 ‘쥐사슴’이라는 동물을 넣어서 풀어냈죠.



▲사진7 <어리 이야기> 에피소드 스틸컷 모음



Q. 앞서 에듀테인먼트의 소재로 <어리 이야기>가 적절한 것 같다고 했는데요. 각 국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특히나 다문화가정에 대한, 다문화가정을 위한 좋은 애니메이션이 될 것 같아요.

A) 맞아요. 한국의 많은 다문화가정을 위해 다문화 자막서비스를 할 수 있게 지원 선정이 되었어요. 이제부터 중국어도 만들고 베트남어도 만들어서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Q. 아까 보니 상품개발팀이 있던데요. <어리 이야기>를 보면 단순히 애니메이션만 두고 판단할 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애니메이션은 인기를 끌고 나면 캐릭터상품이 파생되기도 하는데, <어리 이야기>는 전체적인 기획단계에서부터 파생될 캐릭터상품 같은 것까지 어떤 고민을 하셨나요?

A) 충분하진 않지만 노력을 했죠. 앞으로 더 노력을 해야 하고요. 작품이 나오고 나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확인해가면서 홍보나 상품이 구체화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저희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죠. 시즌2가 나오게 되는데, 시즌2에서는 시즌1에서 타이밍을 놓쳤던 부분에 대해 보완을 해서 조금 더 전략적으로 홍보를 하고 상품을 기획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최고의 상품과 최고의 기획은 작품 자체가 되어야 해요. 작품 자체가 재미있어야 해서 아트워크 스타일, 캐릭터 변화, 칼라워크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써서 업그레이드 되도록 많이 바꾸고 있어요. 이를 기반으로 상품개발팀에서 상품을 개발하죠.





▲사진8 아트워크 작업과 캐릭터상품 작업



Q. <어리 이야기>는 해외시장을 타겟으로 잡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에 <어리 이야기>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한국뿐만 아니라 각 국에서 만들어지는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은 세계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을 거 에요. 그런데 어떤 면에서 각 나라는 자국의 어린이에게 맞는 로컬 콘텐츠를 원합니다. 한국 아이들에게 계속 미국 콘텐츠만 보여주며 키우고픈 부모는 없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그 나라의 문화 색을 띤 콘텐츠가 필요하며, 중요하게 자리를 잡아야 할 것임은 분명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것은, 로컬 문화를 넘어서는 모든 나라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공통적인 가치를 <어리 이야기>가 담고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우리나라 아이든 미국 아이든 어른을 공경한다는 가치는 배워야 해요. <어리 이야기>는 다양성이 최고의 장점입니다. 중국아이들은 중국 로컬 이야기가 나오면 좋아하는 거고, 동시에 다른 에피소드에선 한국에 저런 이야기가 있었구나 하는 거죠.


Q. <어리 이야기>는 한국의 NHC미디어와 말레이시아의 에드온라인과 합작하여 만든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 합니다. 에드온라인과는 어떻게 함께 일하게 되었나요?

A) 싱가폴에서 1211월 마다 열리는 ATF(ASIA Television Forum; 아시아 텔레비전 포럼)이라는 영상마켓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리고 MIP TV('Marché International des Programmes de Télévision; 국제 텔레비전 프로그램 박람회)에서 계약을 하게 됐죠. 에드온라인을 처음 만났을 때 저희는 신생 회사였지만 에드온라인은 업력이 10년 가까이 된 회사였어요. 하지만 굉장히 젊은 사장님들이었고 두 젊고 작은 규모의 회사가 힘을 합쳐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자는 의기투합이 되어서 합작을 하게 됐죠. 당시 저희가 보여준 어리이야기 자료가 미흡했음에도 불구하고, 에드온라인에서 컨셉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해서 우리가 어리를 사랑하는 만큼의 애정을 보여줬어요. 그래서 여기와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죠.


Q. 인터뷰 하기 전에 스튜디오를 잠시 보니 빨간 머리한 여자아이 캐릭터를 만들고 계시던데, 차기작 만드시는 건가요?

A) 시즌 2에 잉키의 모습이 많이 달라질텐데, 그게 잉키의 모습입니다. 시즌1에서 잉키의 비중도 작고 주목도 많이 못 받아서, 시즌2에서는 잉키 분량도 늘어나고 모습도 약간 달라집니다. 잉키가 어리랑 티격태격하는 씬도 넣고 때에 따라 잉키도 같이 책 속 여행을 떠날 예정이에요. 



▲사진9 캐릭터 작업 중인 <어리 이야기> 시즌2


 

Q. 최근 미국이나 일본이 아닌,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의 업체와 합작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을 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일본이 아닌 아시아권과의 합작, 특히 동남아의 제작사와 합작하여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경우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이러한 합작 애니메이션의 전망은 어떤가요?

A) 간단히 말하면, 한국애니메이션은 시장 자체도 너무 작고 투자나 이런 부분이 어렵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기본적으로 해외 합작을 할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아마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유럽하고 미국이나 이런 쪽은 좀 줄어들 거라고 생각을 해요. 


<어리 이야기> 이전엔 동남아시아랑 합작을 많이 하지 않았었으나, 요즘은 많은 업체들이 말레이시아와 합작을 진행 하고 있고, 하고 싶어 해요. 사실은 어느 나라랑 하는 것보다도 어떤 파트너랑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Q. 현재 <어리 이야기>는 시즌1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는데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어리 이야기>는 시즌1의 2012년 출시 이후 2013년에 상품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완구같은 것들이 2014년 올 해 본격적으로 나오게 됩니다. 시청자들의 피드백이나 어리에 대한 인지도도 많이 상승해서 최근엔 부산에서 ‘렛츠런 가족공원’과 공동마케팅협약을 맺었어요. 때문에 여러 가지 공연도 하고 있습니다.


시즌 2는 <어리 이야기>의 인지도를 더 끌어 올려주고 더 많이 사랑받게 해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도록 계속 노력할거고요. 앞으로 시즌2를 넘어 시즌3, 시즌4 등 추가 시즌을 계속 만들어 가는 게 저희가 하고 싶은 바죠. 스페셜판 같은걸 해서 좀 더 긴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어요. TV시리즈로 하기에 너무 길어서 못한 이야기가 많아요. 하고 싶은 계획은 많이 있어요. 다 이루어지게 하려면 어리가 많이 사랑받도록 해야죠.



▲사진10 다양한 <어리 이야기> 상품



Q. <어리 이야기>의 뒤를 이을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A) 차기작은 몇 가지 있어요. 하나는 <에그봇>이라고, 알과 로봇을 합친 거에요. 알에서 깨어났다는데서 착안을 해서 ‘살아있는 로봇’에 대한 이야기고요. 어리보다 좀 더 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할 거에요. 또 다른 로봇캐릭터로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녹슨 로봇이야기도 있습니다. 이것 외에도 <풍뎅이뎅이>라는 다음 웹툰이 애니메이션화 될 예정인데 여기에 제작사로 참여 중이에요. 인도네시아 업체와 합작하기로 했습니다.


Q. 말레이시아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한국 업체와의 합작을 선호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애니메이션의 경쟁력이나 퀄리티는 세계적으로 입증된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의 제작력과 기획력을 많이 배우고자 하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Q.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차가운 시선도 존재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일단 업체에서 일차적으로 반성할 부분도 있고, 오해인 부분도 있고 그런 것 같아요. 요즘에 보면 뽀로로도 있고 라바도 있고 어리도 있고 한국 토종캐릭터들이 약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미국, 일본 캐릭터 힘이 막강하지만 예전에는 이정도도 못 했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고, 저희는 아시아 쪽과 밀접하게 일을 하고, 앞서 있는 업체 중 하나기 때문에 약간의 소명의식도 있어요.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이 분위기를 어떻게 아시아에서 키워나갈지 고민이 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열심히 해서 한국 토종 캐릭터들이 힘을 키워가는 것을 한국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아시아에서 한국 캐릭터가 위상을 높이고 시장을 장악해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업계에서 먼저 반성하고 먼저 움직여서 대중들의 시선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돌리려는 행동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관심함보다는 욕이 낫죠(웃음). 욕도 하실 분은 하시고 사랑을 주실 분은 주시고. 이것도 다 관심이니까요. 굉장히 오랫동안 아예 관심도 못 받았기 때문에 저는 일단은 좋게 보고 있습니다. 우리를 포함해서 한국 캐릭터들이 약진하고 있고, 그 범위를 한국 테두리 밖으로 넓히려는 시도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이런 와중에 동시에 전체적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애정이 자꾸 뭉치고 높아지면 산업 구조 자체도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지금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설 곳도 많아질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잘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안에서 NHC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흰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시청자들이 보기에 생각한 눈높이를 못 따라 가는 경우가 있을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하지만 완성도 면에서 내 맘에 쏙 드는 캐릭터가 탁 나오는 건 아니니까요. 저희는 그 부족한 부분을 계속 노력해서 나아가고, 어리는 어리이야기가 시즌2, 3, 계속 해 나가면서 더 나은 재밌는 캐릭터로 자리매김 하도록 할 거에요. 또 다른 차기작들, 다른 작품들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세요! 



▲사진11 NHC미디어의 수장 나현채 대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항상 고민하며 성장해가는 NHC미디어를 보니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앞날은 생각보다 더 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한국 업체가 주체적으로 기획하는 애니메이션이 많아지면, 한국 애니메이션의 독특한 매력과 색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지 않을까요? <어리 이야기>를 필두로 아시아권과의 합작과 계속해서 나올 매력적인 한국 캐릭터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또 어떤 활약을 할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 사진 출처

- 사진2,5,6,7,8,9,10,11 직접 촬영

- 메인 이미지 및 사진1,3,4 NHC미디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