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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나에게도 사랑을 찾아줘! <웹툰 속 각양각색 큐피트 대전!>

by KOCCA 2014. 4. 7.



어느덧 정신없던 3월도 훅 가고 점점 따뜻한 봄이 오고 있습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슬슬 피어날 계절. 나도 애인이랑 꽃놀이 가고 싶은데~ 나는 대체 언제까지 솔로로 지내야 하나? 다른 사람들은 다들 꽃놀이 간다고 하하호호인데 내 짝은 언제 나타날까? 나에게는 큐피트라도 뚝 안 떨어지나 고민되는 분들 많으시죠?

 

웹툰 속에도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이루어주는 큐피트가 있습니다. ‘큐피트’라고 하면 작은 날개를 달고 사랑의 활을 들고 다니는 아기천사를 생각하기 쉬운데, 여기 전혀 다른 모습들의 큐피트가 있답니다. 정종수 작가의 <러브메이커>, 오곡 작가의 <순정큐피트>, 정현주 작가의 <부토>, 김명현 작가의 <연애세포>에서 다양한 큐피트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정종수 작가의 <러브메이커>

 

올림피아시티에서 최고의 카사노바로 이름을 날리던 큐피트. 너무나도 많은 여신을 유혹하고 차버리며 문란한 사생활을 보내자 올림피아시티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내립니다. 큐피트의 심장과 사랑의 총 프시케를 빼앗고 하계로 추방하는 것이죠. 아무것도 없는 맨몸으로 하계로 떨어진 큐피트는 우연히 크리스마스이브를 혼자 보내고 있던 모태솔로 은경과 만나게 됩니다.

 



사진1 웹툰 <러브메이커>

 


마음씨 착한 은경은 눈 속에서 헐벗은 채 기절해있는 큐피트를 집으로 데려와서 먹여주고 재워줍니다. 은경을 흉본 소개팅남을 큐피트가 때려주기도 하고 둘이 함께 놀러나가기도 하면서 둘의 유대는 깊어집니다. 그러나 큐피트가 꼬신 후 무참히 버렸던 여인 중 한 명인 아글라이아의 연인인 타나토스가 하계로 내려와 큐피트를 죽이기 위해 다가오면서, 그리고 무색무취의 남자 남주가 큐피트가 잘못 쏜 프시케의 사랑의 총알에 맞으면서 이들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러브메이커>는 사랑에 관하여 많은 의문을 던집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프시케의 총알로 쉽게 사랑을 얻을 수 있던 큐피트는 사랑의 신이지만 진정한 사랑을 얻는 법을 몰랐습니다. 프시케를 빼앗긴 큐피트는 처음으로 없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사랑을 하게 됩니다. 이기적이기만 하고 진실한 사랑은 모르던 큐피트가 은경을 만나며 진정한 사랑을 깨달아가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순수한 감동을 줍니다.

 

웹툰을 그리기 위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음 온라인 만화 공모전에 진출하자마자 당선이 되어 순식간에 정식웹툰 작가로 올라선 정종수 작가의 데뷔 작품 <러브메이커>. 특이하면서도 유려한 그림, 선명한 색감으로 눈을 사로잡습니다. 섬세한 손길로 서울의 여러 장소를 배경으로 그렸기에 배경에서 실제 모습을 떠올려볼 수도 있습니다. 


연출도 뛰어나서 몇몇 장면에서는 숨도 못 쉴 정도로 긴박한 연출을, 어떤 장면에서는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리는 연출들을 보여줍니다. 특히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세상을 얼마나 아름답게 보고 있는지 묘사할 때는 만화를 읽고 있는 독자마저 세상이 아름답게 보일 정도지요. 또한, 이 작품에서 눈여겨봐야 할 요소 중 하나는 올림피아시티 신들의 모습입니다. 귀여운 아기천사 큐피트가 아니고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꼬맹이 큐피트, 미소년 헤르메스가 아니라 앞니 툭 튀어나오고 안경 쓴 헤르메스, 늘 하프를 들고 다니든 금발 미남 아폴론이 아니라 쌍권총을 쏘는 정장 입은 아폴론, 아름다운 여인 프시케가 아니라 큐피트의 권총 프시케 등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신들의 이미지와는 다른 이미지들의 신이 속출합니다. 하나하나 개성 강하면서도 작품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집니다. 우리가 평소 생각하던 신들의 모습과 비교해가면서 정종수 작가가 그린 신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 오곡 작가의 <순정큐피트>

 

하늘에서 태어난 사람, 하늘 사람들을 땅 사람들은 천사라고 부릅니다. 천사들은 늘 땅을 내려다보며 땅사람들을 도와주려고 노력하죠. 땅 사람들의 사랑 멘토 역할을 하는 천사들이 바로 큐피트입니다. 큐피트들은 사랑이 이루어지기 원하는 사람들 곁에 머물면서 지켜보며 응원하다가 그 사람이 사랑을 간절하게 원하는 시점에 사람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사랑을 이루어줄 수 있는 능력은 없습니다. 큐피트들은 사람의 곁에 머물며 그 사람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만 할 뿐입니다.

 

사진2 웹툰 <순정큐피트>

 

 

<순정큐피트>는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1부에선 여러 사랑의 모습을, 그리고 2부에선 주인공 큐피트인 세일의 사랑 이야기가 나옵니다. 1부의 사랑 이야기에서는 고등학생 커플, 소꿉친구 이야기, 오래된 커플, 삼각관계 등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의 여러 모습이 보입니다. 오곡 작가는 이 모든 이야기를 유연한 시선으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각각의 사랑하는 모습을 존중하며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따스하게 감싸줍니다. 전체적으로 따뜻함이 느껴지는 1부와는 달리 2부는 큐피트 세일의 힘들었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며 독자들에게 슬픔과 애절함을 전달합니다. 세일이 사람들의 사랑을 이뤄주는 일을 다른 큐피트들에 비하여 열심히 했던 이유와 사람들의 감정에 함께 공감했던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순정큐피트>는 많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사가 없는 컷도 많습니다. 그러나 오곡 작가는 공백과 대사를 적절히 사용하며 사람들의 감정선을 부드럽고 유려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사랑하면서 느끼는 실망, 슬픔, 아픔, 기쁨, 두려움, 즐거움 등을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아름답게 이야기합니다. 한 자 한 자 가슴을 파고드는 언어들과 함께 부드러운 색감과 그림체는 만화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죠. 


특히나 색감은 <순정큐피트>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순정큐피트>는 풍부한 컬러로 구성되지만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단색으로 진행되는데요, 이러한 색감의 선택이 매우 탁월합니다. 인물들의 감정과 그들이 처한 상황이 단 하나의 색으로 모두 표현이 되며 말 한마디 없어도 그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역할까지 합니다. 한 컷 한 컷 천천히 보다 보면 어느새 웹툰에 몰입하여 감동에 젖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정현주 작가의 <부토>

 

원래 부토는 LOCUS사의 오리지널 캐릭터에서 시작했습니다. LOCUS사가 부토를 출시하고 홍보용으로 웹툰을 시작했는데 웹툰이 유명해지면서 부토 자체도 유명해진 케이스죠. 이름이 '부끄러운 토끼'인 만큼 본래 캐릭터 설정은 부끄러움이 많으며, 사람들의 감정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귀여운 토끼였습니다. 하지만 웹툰에서는 또다른 이미지로 변했는데요, 여기서는 웹툰 <부토> 속 캐릭터를 기준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겠습니다.

 

 

사진3  웹툰 <부토>

  

 

부토는 강한 짝사랑의 염원을 가진 사람 앞에 나타나서 사랑이 이루어지지는 것을 도와주는 귀여운 사랑의 정령입니다. 남자 주인공 홍성호는 아름이를 2년이나 짝사랑했고 3번이나 고백했으나 번번이 차이기만 합니다. 그는 아름이에게 세 번째 차였을 때 홧김에 핸드폰을 바꾸러 가는데 핸드폰가게에서 만만한 고객으로 취급받고 귀여운 토끼 핸드폰 줄까지 강매당합니다. 집으로 가던 길에 토끼 핸드폰 줄 캐릭터는 갑자기 커져서 빨간 부토가 되어 성호에게 너의 사랑을 이뤄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부토는 번번이 시대착오적인 대시 방법만 알려주고 성호는 부토의 엉뚱한 사랑 지침들을 따르며 점점 더 정상인에서 멀어져갑니다.

 

성호 주변에 짝사랑하는 인물들에게도 부토가 한 마리씩 붙습니다. 성호의 친구인 강민을 짝사랑하는 유미에게는 노란 부토가, 게임을 좋아하는 여자아이 혜인이에게는 파란 부토가, 게임 좋아하는 남자아이 원호에게는 초록 부토가 붙습니다. 부토의 주인들은 성격도 서로 매우 다르지만, 부토의 성격은 더욱 천차만별이라서 모두 매력이 달라 각각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부끄러운 토끼’라는 원래 이름과는 전혀 다르게 웹툰 속 '부토'들은 부끄러움을 모릅니다. 정말 사랑스럽고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막장스러울 정도로 성격 강한 캐릭터 들은 모이면 우당탕 시끄럽기 일쑤입니다. 이 모습들이 독자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합니다. 4컷만화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읽을 때 부담 없이 스크롤을 내릴 수 있고 저돌적인 개그에 마구 웃음이 나는 즐거운 작품입니다.

 

웹툰 속 부토의 주인들은 모두 커플 진입에 성공했고, 이 웹툰이 연재된 후 실제로 부토 인형으로 고백에 성공한 분들도 있다고 하니, 부토가 정말로 사랑의 정령이 맞나 봅니다.

 


김명현 작가의 <연애세포>

 

우리는 ‘연애세포’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오랫동안 연애를 못했을 때 “연애세포가 죽었어!”라고 말하곤 하죠. 김명현 작가는 작품 속에서 연애세포를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그의 작품에서 연애세포는 수줍어하거나 두근거리거나, 설레거나, 가슴 뛰거나, 노래를 불러주거나, 편지를 쓰거나, 사랑을 고백하는 마법을 부린다고 합니다.

 

 

작중 주인공인 마대충은 솔로 9년 차인 백수입니다. 연애를 하려는 생각은 하지도 않고 의지조차 없습니다. 연애를 완전히 포기한 거죠. 오래된 솔로 생활에 정신마저 편안해지는 경지에 이르자 대충의 몸에서는 분홍색 슬라임 같은 것이 빠져나옵니다. 분홍색 슬라임은 자신이 연애세포라고 소개하고 1년 후에 자신이 소멸 될 것이라고 합니다. 연애세포 소멸 위기에 처한 대충은 그제야 사태를 깨닫고 심각해지는데, 그 순간 대충이 키우는 고양이 나비가 연애세포를 물어뜯어 죽여버립니다. 슬퍼하는 대충 앞에 나비가 갑자기 말을 시작합니다. 연애세포가 고양이 안에 들어가 살아난 것입니다.

 

 

 


사진4 웹툰 <연애세포> 속 연애세포, 사진5, 연애세포를 먹은 고양이 네비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 번 잃어버린 연애세포는 다시 몸으로 돌아오게 할 수 없습니다. 솔로들의 왕중왕 모태솔로님께 여쭤본 뒤 얻은 해답은 연애세포를 다시 자라게 하는 것. 하지만 그 조건은 정말 까다롭습니다. “사로잡거라.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그녀를”. 모태솔로님의 한 마디에 연애의 네비게이션 고양이 네비와 대충의 무한도전은 시작됩니다.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스타 서린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솔로 9년차 백수가 최고의 인기 여가수를 사로잡는다는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대충이 네비의 조언을 받아 스스로 가꿔가면서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하고 점점 멋져지는 것이 이 웹툰의 포인트입니다. 고양이 네비는 연애조언자로서 최고의 역할을 하고 둘의 연애에 엄청난 공헌을 합니다. 연애세포는 마법을 부릴 수 있기에 네비는 몸속에 들어온 연애세포를 이용하여 여러 마법을 부리는데 하나하나가 영특하고 기발합니다. 뻐꾸기 똥을 섞은 뻐꾸기 껌을 만들어 씹는 사람이 말을 술술 하게 만들거나 꾀를 써서 우연을 가장해 둘을 계속 만나게 하거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치워버리는 역할들을 합니다. 실질적인 주인공은 네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이죠.

  

 

큐피트가 우리의 사랑을 완전히 책임져줄 수는 없지만 이런 개성 있는 큐피트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사랑이 조금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실제로 그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진지한 마음일 것입니다. 진정 마음이 가는 상대가 있다면 내일 커피 한 잔 하자고 카톡을 보내보는 게 어떨까요? 모습을 숨긴 큐피트가 사랑을 도와줄지도 모르니까요.



◎ 사진 출처

- 사진1 다음 만화속세상 <러브메이커>

- 사진2 다음 만화속세상 <순정큐피트>

- 사진3 네이버 만화 <부토>

- 사진4 네이버 만화 <연애세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