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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행사

[문화원형스토리] 풍문으로 들었소, 조선후기 시장 이야기

by KOCCA 2014. 1. 28.

진 1. 구한 말, 건물 벽 아래 좌판을 벌여 놓은 난전 상인의 모습

 

얼마 전 1만 명의 눈길을 사로잡은 ‘부천 원종 종합시장 플래시몹’ 유튜브 동영상을 보셨나요? 따뜻하고 정겨운 우리의 재래시장 모습과 그 안에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부르는 캐롤은 보는 이와 듣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에게 언제나 익숙하고 정겨운 재래시장! 조선후기 시장의 문화원형스토리를 살펴보고 이번 설 대목을 맞이하여 재래시장에 다시 온기를 가져다 주는 것은 어떨까요?



◎ 시장은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사진 2. 기산 김준근의 기산풍속도첩 속 장터의 모습


사극 드라마의 단골 장소, ‘저잣거리’. 우리가 TV를 통해 흔히 들어왔던 ‘저자’는 시장의 순 우리말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시장이 처음 열린 것은 신라 시대의 일입니다. 이 시기부터 시장은 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우리나라 경제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죠. 특히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시장이 바로 5일장과 같은 정기시장일 텐데요. 이 정기시장이 처음으로 형성된 것은 15세기 후반 전라도 지방에서입니다.


처음 정기 시장이 출현했을 때, 농민들이 농경 일보다 상공업에 집중하게 될 것을 우려하는 반대세력이 심했다고 해요. 하지만 곧 충청도, 경상도 지방으로 시장이 확산되었고 시장을 통한 상품교역은 활기를 띠게 되었습니다. 18세기에는 전국에 1천여 개의 정기시장이 개설되었고 정기시장은 지역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 왜 5일장일까?


사진 3. 현재의 5일장 모습


요즘에는 상설 시장이 흔한 형태이지만 처음에는 상설시장보다 어느 정도 날짜 간격을 둔 정기 시장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시장의 공급장인 농민들에게 매일매일 상품을 공급할 만큼 대규모의 공급처가 있었을 리 없었겠죠? 따라서 농민의 생산규모에 맞추기 위해 어느 정도 시간 간격이 필요해 5일장과 같은 형태가 생긴 것이죠. 또한 당시의 평민들이 시장까지 모이려면 쉽지 않은 여정이었는데요, 매일이 아닌 5일 간격으로 시장에 나가는 것이 여행 거리를 줄이는 방법이었다고 합니다. 



◎ 과거, 시장에서 정보를 얻다


사진 4. 조선 후기 시장을 찾은 서민들의 모습


옛말에 ‘시골장에서 파는 사람이 곧 사는 사람이고 사는 사람이 곧 파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경제적 교환은 물론이고 이와 같이 사회적 교환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그래서 시장은 현재의 인터넷과 같은 역할을 하는 ‘정보의 바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문이나 뉴스도 없던 과거에 조정은 시장을 통해 중요한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고 해요. 조정과 지방수령은 왕의 법령을 시장에서 반포하여 곳곳의 백성들에게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었죠.    

조정에서의 소식뿐 아니라 백성들도 민심을 전하기 위해 시장을 활용했는데요. 과거의 시장길목은 백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담은 대자보를 붙이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시장에 가면 예나 지금이나 여러 가지 소식을 들을 수 있는 메카였네요.



◎ 현대 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상인들


사진 5. 왼쪽부터 조선 후기 시장의 ‘꽈배기 장수’, ‘바구니 장수’, ‘나막신 장수’의 모습


조선 후기 시장에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상인들도 많았습니다. 

미남계로 많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을 것 같은 젊은 ‘꽈배기 장수’에서부터 진기명기를 보는 듯, 자신의 키를 넘는 바구니를 매고 장사를 하러 다니던 ‘바구니 장수’, 비 오는 날 서민들의 발을 책임졌던 ‘나막신 장수’까지. 생존을 위해 힘들게 일을 했지만, 시장 안에서 그들의 모습은 언제나 활기찼습니다. 파는 물건의 종류도 셀 수 없이 많았던 과거의 시장에서는 그들을 구경하는 재미 또한 컸을 것 같네요.



◎ 지금의 재래시장은?

 

사진 6. 현대화한 죽도 시장


재래시장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의 삶 속에 깊이 자리하여 개인과 개인, 촌락과 촌락을 연결해주는 끈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조용하던 농촌을 북적거리게 만들어주던 장날. 사거나 팔 것이 없더라도 구경 삼아 시장에 가던 당시 시장은 문화를 공유하고 정을 나누는 활기찬 공간이었습니다. 

현대의 재래시장은 상품권과 주차장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이전보다 더욱 인심과 편리함을 갖추어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새해 차례상은 재래시장에서 준비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넉넉한 인심으로 한 번, 저렴한 가격으로 또 한 번 훈훈해진 마음으로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콘텐츠닷컴에서는 전국의 재래시장의 분포 현황을 담아 장이 열리는 날짜와 장소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가까운 곳의 유명 시장도 알아보고 직접 방문해 올 설을 준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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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13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선 후기 시장> 프로젝트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사진출처

- 모든 사진은 문화콘텐츠닷컴 <조선 후기 시장>에서 사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