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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SBS스페셜 <완장촌> 권력이 뭐길래

by KOCCA 2013. 7. 17.

 

▲사진1 SBS 스페셜 <완장촌> 방송 캡쳐

 

권력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무엇인가 하도록 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권력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타인을 조작하거나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죠.

 

오늘은 SBS 스페셜에서 기획한 출세만세 2부, ‘나도 완장을 차고 싶다’는 프로그램을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권력에 대한 인간의 본성을 관찰하고, 출세 지향적 구조를 가진 우리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프로그램에는 서로 이름, 나이, 출신을 모르는 7명의 남자들이 등장하며, 그들은 완장촌에 모여 생활을 하게 되는데요 . 완장촌 내에서 각 남자들은 1호, 2호, 3호 등의 번호로 불리며, 촬영하는 동안 완장촌의 규칙을 지키게 되는 시스템입니다.

 

▲사진2 SBS 스페셜 <완장촌> 방송 캡쳐

 

 

그 규칙은 완장을 찬 사람에게 절대복종 하는 것이며, 완장촌 12강령을 반드시 지키는 것인데요. 그들은 완장촌에서 매우 원시적인 삶을 살며 절대 권력을 상징하는 완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투쟁을 벌입니다.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동안 완장촌의 완장은 3번 바뀌고, 이에 따라 완장촌 내의 분위기와 완장촌의 구성원들의 행동 또한 바뀌게 되죠. 완장이라는 권력이 존재하면서 각 구성원들의 상호작용 방식이 어떻게 일어나고, 구성원들이 완장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완장촌의 특성이 구성원 개인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조명하는 것이 바로 이 프로그램의 목적입니다.

 

 

 

▲사진3 SBS 스페셜 <완장촌> 방송 캡쳐

 

앞서 언급했듯이, 완장촌에서 권력의 중심은 완장을 차고 있는 자입니다. 완장을 차고 있는 자는 절대 권력을 갖게 되며 완장촌 12강령에 따라 그 권력을 보호 받죠. 이에 완장촌의 구성원들은 완장을 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요. 그 결과 1대 완장은 6호가, 2대 완장은 3호가, 3대 완장은 1호가 완장을 차지하게 되죠. 

 

▲사진4 SBS 스페셜 <완장촌> 방송 캡쳐

 

첫 완장은 공정하게 달리기를 하여 정했습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1호가 실수로 완장을 놓치자, 그 뒤에 따라온 6호가 어부지리로 운 좋게 완장을 손에 넣게 되었죠. 완장을 차지하는 것에 있어 운이 작용했던 6호였지만, 그는 스스로 완장을 하루 만에 내놓게 됩니다. 구성원들 사이에서 한정된 식량 때문에 발생한 갈등을 잘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결국 구성원들은 6호의 완장 자격을 의심을 품게 되고 그것을 서운하게 여긴 6호는 스스로 완장의 자리를 포기하게 됩니다.

 

6호는 완장의 역할을 구성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자 하는 것에 의미를 두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완장으로서 강압적인 모습을 보여야 했을 때, 오히려 구성원들을 배려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의지하는 등 사려 깊은 모습을 보였죠. 그리고 그는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 않는 구성원들에게 서운함을 느껴 완장을 내려놓게 됩니다. 이러한 모습은 6호가 구성원들로부터 “완장이 너무 물러서 의견을 내놓지 못했다”, “완장이 좀 더 세게 나와야 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하죠. 6호는 첫 번째 완장이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취지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특성과 집단의 특성을 완전히 파악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는데요. 이 때문에 그에게 완장다운 완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이죠.

 

▲사진5 SBS 스페셜 <완장촌> 방송 캡쳐

 

2대 완장의 후보자들은 매우 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2대 완장이 되기 위해 땅속 지렁이를 먹고 지난 정권의 책임을 묻기 위해 1대 완장의 뺨을 때리죠. 2대 완장은 1대 완장의 선택으로 선발 되고, 그 주인공은 3호였습니다. 2대 완장은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상과 벌을 주며 하나로 융합시키려는 노력을 했죠. 이 덕분에 완장촌 내에 어느 정도 기틀이 다져졌고 2대 완장은 구성원들로부터 신임을 받는 지도자가 되었죠. 그러나 그는 완장을 명예, 절대 권력보다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관심을 받는 인기 많은 완장을 꿈꾸었어요. 촬영할 때와 촬영하지 않을 때의 그의 이중적인 통치방식(촬영할 때는 권위 있는 권위 있는 모습, 촬영을 하지 않을 때는 완장을 내려놓고 구성원들과 친화력 있는 모습)은 조직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신뢰를 잃게 만들었죠. 이 때문에 그는 구성원들로부터 “추진력이 부족하다”, “지도력이 없다”고 평가받게 됩니다. 마지막에는 3호 또한 1대 완장이었던 6호처럼 완장의 자리에서 물러나죠.

 

 

▲사진6 SBS 스페셜 <완장촌> 방송 캡쳐

 

마지막으로 3대 완장이 된 완장 1호는 처음부터 완장이 되고 싶어 했던 욕망이 컸죠. 권력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었죠. 그는 1대, 2대 완장들의 실수를 거울로 삼아 강력한 완장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는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절대 권력을 가진 완장으로 보이기 위해 호칭 문제를 정리하고, 완장촌 12강령을 구성원들에게 다시 상기시켰죠. 게다가 구성원들이 자거나 쉴 때, 완장촌을 정비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구성원들 또한 1대, 2대 완장에 비해 추진력 있는 그의 행동을 만족스러워 하고 잘 따랐죠. 3대 완장은 1대, 2대 완장보다도 권력을 이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고 구성원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방법이 뛰어났습니다.

 

그러나 구성원들을 잘 관리하고 통제했던 3대 완장도 앞선 완장들처럼 실패한 완장으로 떠오르게 되는데요. 그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법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완장이 강력한 힘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지도자라고 생각해 주로 강압적 권력을 많이 사용했는데, 이 때문에 구성원들은 그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구성원들로부터 소외되는 존재가 되죠.

약 1시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완장촌은 우리 사회를 거울 비추듯 잘 반영했습니다. 모든 완장들이 실패했다는 점은 아쉽지만, 오히려 그들로부터 지도자의 역할과 그 중요성을 깨닫는 기회였다고 생각되는데요. 완장촌을 시청해보며, 자신이 완장이라면 누구와 같았을지, 그리고 우리 시대에 적합한 완장은 어떠한 사람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요? 

◎ 사진출처

- 사진1-6 SBS 스페셜 <완장촌> 방송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