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상발전소/게임

[한국 모바일 게임의 현주소①] 피쳐폰 시대

by KOCCA 2013. 7. 8.

 

▲ 사진1 스마트폰 사용 모습

 

우리는 하루에 평균적으로 4시간 동안 휴대전화를 들여다봅니다. 최신 기술의 집합체인 스마트폰으로는 정말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지만 사실 사람들이 늘 하는 건 정해져 있다시피 합니다. 통화와 모바일 메신저, SNS, 카메라 사용, 인터넷 검색, 그리고 어느새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 속에 자리잡은 모바일 게임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 사진2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와 전망

 

 

온라인 게임과 더불어 한국 게임 콘텐츠 산업을 주도하는 선두주자로 우뚝 선 모바일 게임!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이 어떠한 변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지,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피쳐폰 시대

 

 

◀ 사진3 왼쪽부터 폴더형, 슬라이드형, 바(Bar)형 피쳐폰

 

 

피쳐폰이란?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를 통칭하는 말이죠. 즉 범용 모바일 운영체제(OS)가 탑재되지 않은 구형 휴대폰을 피쳐폰이라 합니다. 피쳐폰 시대의 모바일 게임이 어땠는지 기억이 나시나요? 저는 수업시간에 몰래 책상 밑에서 하던 그 게임들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답니다. 그 시절의 추억을 한 번 돌이켜 볼까요?

 

 

 

특징 1 기존 게이머들을 중심으로 한 얇은 유저층

 

 

 

▲ 사진4 핸드폰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못하던 피쳐폰 시대

 

피쳐폰 시대에는 모바일 게임 유저의 수가 비교적 적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전화와 문자하는 용도로만 쓰고 있었죠. 기술이 발달하면서 음악 재생, 사진 기능 등이 하나하나 추가되었지만 기존의 MP3 플레이어와 디지털 카메라를 대체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였는데요. 휴대성이라는 큰 장점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 사진5,6 게이머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던 휴대용 게임기 PSP(좌) 닌텐도 DS(우) 


평소에 다른 플랫폼으로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그나마 휴대폰 게임을 쉽게 받아들였지만 그 수는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적었죠. 조그마한 액정, 게임 몇 개 깔면 꽉 차버리는 용량, 질 낮은 그래픽 등 한계를 느낀 매니아들은 PSP와 닌텐도 DS 등 휴대용 게임기를 사용하기도 했고요. 때문에 지하철에서 다들 핸드폰을 붙잡고 게임을 하는, 지금은 굉장히 흔한 풍경도 이때까진 볼 수 없었죠.

 

 

특징 2 유료 게임(데이터 통화료), DLC와 유료 아이템의 등장

 

 

 

▲ 사진7 무선인터넷사용요금

 

 

이 때는 모든 모바일 게임이 유료였습니다. 게임의 가격, 즉 정보이용료가 대략 3000원에서 5000원 사이. 그리고 용량에 따라 다운로드하는 데 패킷 당 데이터 통화료가 따로 부과되어 거의 게임 가격과 비슷한 값이 청구되고는 했죠. 사실 게임의 질과 플레이시간에 비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콘텐츠에 돈을 쓰지 않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조가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꽤나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값이었습니다.

 

 

▲ 사진8 국내 최초로 캐쉬 개념을 도입한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2>

 

그래서인지 게임회사들은 게임을 구매하는 소수의 유저들에게서 최대한 많은 금액의 결제를 유도하려고 노력합니다. 결국 게임 내 유료아이템이 생겨나고, 유료아이템을 구매하지 않으면 게임 진행에 지장이 생기는 괴악한 게임도 등장하기 시작하죠. 또 돈을 벌려는 의도로 집어넣는 DLC(DownLoadable Contents)가 심해지면서 추가 결제를 하지 않으면 스토리 진행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생겨나게 됩니다.

 

 

▲ 사진8 왼쪽부터 <하얀섬>, <테레지아>, 게임 스토리 진행을 위해 도중에 별도로 결제를 더 해야하는 DLC개념을 도입한 게임  

 

사실 모바일 게임은 당시 불법복제가 막혀 있는 거의 유일한 게임 플랫폼이었기 때문에, 제작사가 꼼수를 부리거나 통신사가 폭리를 취해도 그나마 건강한 시장 형성과 유지가 가능했습니다. 비록 그 수는 많지 않았지만 모바일 게이머 모두가 정품 패키지를 구매하여 회사에 이득을 가져다주고, 그 수익으로 더욱 질 좋은 다음 작품을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기도 했었죠.

 

특징 3 플레이타임이 길고 진입장벽이 있으며, 즐길 콘텐츠가 많은 게임들 

 

▲ 사진9 양질의 스토리텔링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검은방> 시리즈

 

피쳐폰 시대의 모바일 게임들은 평균적으로 퀄리티가 높은 소장가치 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내부적으로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거나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게임을 이끌어가는 등, 장르에 따라 달랐지만 일반적으로 긴 플레이타임을 보장했지요.

 

그리고 지속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구매하는 기존 게이머들이 주 타겟층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난이도를 갖춘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들로서는 어렵고 복잡한 게임을 붙잡고 있기 힘들었고, 때문에 일종의 진입장벽이 되기도 했죠.

 

 

 ▲ 사진11 여러가지 캐주얼 게임을 모아 놓아 인기를 끌었던 <액션퍼즐패밀리> 시리즈

 

누구나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도 있었지만  돈을 주고 구매할 정도의 퀄리티를 만들어내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니게임천국>, <액션퍼즐패밀리>처럼 여러 가지 게임을 하나로 묶거나 <놈> 처럼 스테이지를 나눠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지금까지 피쳐폰 시대의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요약해 보면 기존 게이머들을 중심으로 한 소수의 유저들이 돈을 내고 구매한 알찬 게임 컨텐츠를 즐기던 시절이었죠. 그래픽이나 핸드폰의 성능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지만, 저는 피쳐폰 때 모바일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겼던 것 같기도 하네요. 추억 보정 때문일까요? 여러분도 이번 기회에 서랍 속에 묵혀둔 피쳐폰을 꺼내서 그 때의 추억을 되살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럼 피쳐폰 시대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고 다음 편, '한국 모바일 게임의 현주소② - 스마트폰 시대'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사진출처

- 사진1 폴인러브 블로그
- 사진2 2012 대한민국 게임백서
- 사진3 한경닷컴
- 사진4,9 바이킹(BUYKING)
- 사진5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
- 사진6 한국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 사진7 올레닷컴
- 사진8  컴투스 <미니게임천국2> 캡쳐
- 사진9  좌) - 비주얼샤워 <하얀섬>, (우) - 워크잼, 에그소프트 <테레지아>
- 사진 10 : EA모바일 코리아<검은방>
- 사진 11,12:  컴투스 <액션퍼즐패밀리3>